춤계소식
국립발레단은 오는 7월 27-28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KNB Movement Series 5’를 공연한다. ‘KNB Movement Series’는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직접 작품을 안무하고, 국립발레단이 이를 적극 지원하여 새로운 안무가를 육성하고 국립발레단만의 레퍼토리를 보유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다. 강수진 예술감독 부임 이듬해인 2015년 시작되어 올해로 5회를 맞이하였고, 그간 발표된 작품들이 국립발레단의 주요 공연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국립발레단 단원이라면 누구나 무브먼트 시리즈에 안무가로 참여 신청할 수 있지만 두 번의 내부 심사를 거쳐 통과한 작품만이 무대에 설 수 있다. 1차 심사는 안무가가 계획한 안무 구성안을 서류로 제출하여 작품의 방향 설정과 실현 가능성 등을 판단하는 심사이며, 이어 작품의 일부분을 직접 선보이는 2차 쇼케이스 심사를 통해 최종 작품이 선정된다.
이번 ‘KNB Movement Series 5’에서는 강동휘, 김나연, 김명규, 배민순, 송정빈, 신승원, 이영철, 최미레(이상 가나다순) 총 8명의 단원이 안무가로 참여하여 신선한 안무작을 선보인다. 참여하는 단원 안무가들은 움직임 뿐 만 아니라 스토리, 의상, 조명, 무대, 음악 등 작품 전체를 모두 구성하여 무대에 올린다.
무브먼트 시리즈를 처음 시작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매회 안무작을 선보이고 있는 수석무용수 이영철은 ‘봄 날’을 주제로 한 작품 〈계절 ; 봄〉을 선보인다. 벚꽃 잎이 떨어져 있는 긴 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이 작품은 지난 3월 ‘Dance into the Music’에서 선보인 〈The Dance to Liberty〉에 이어 이영철이 올해에만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몇 개의 작품을 선보이며 안무자로서 색을 구축해 가고 있는 배민순과 송정빈, 신승원은 각각 영상과 음악 그리고 무브먼트가 돋보이는 작품을 색다르게 그려낼 예정이다. 먼저, 솔리스트 배민순은 ‘행복한 동행’을 주제로 한 작품 〈동행(同行)〉을 선보인다. 작품에 사용되는 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음악 역시 작품을 위하여 새롭게 작곡하는 등 무브먼트 외에 작품에 필요한 요소들에도 심혈을 기울여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세미 클래식발레 작품으로 안무의 색을 또렷이 하고 있는 송정빈이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Amadeus Concerto〉이다. 작곡가 모차르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며 그의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에 감탄했다는 송정빈은 이번 무대에서 모차르트의 음악과 무용수들의 움직임의 화합을 표현하고자 한다.
수석무용수 신승원의 〈Go your own way〉는 신승원이 직접 녹음한 빗소리로 무대를 시작한다. 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 신승원은 움직임과 표정, 근육 등 무용수 본연이 가진 것들에 집중한 안무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KNB Movement series 4’에서 코믹한 설정으로 춘향이와 몽룡이의 만남을 6명의 남성 무용수들로 유쾌하게 풀어냈던 김명규의 이번 작품명은 〈3 Tables〉이다. 작품명에서 알 수 있듯 한 레스토랑의 각기 다른 3개의 테이블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렸다. 이 작품은 발레와 재즈댄스, 댄스스포츠를 콜라보레이션하여 열정과 즐거움이 가득 찬 한편의 댄스컬과 같은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에 이어 두번째로 안무작을 선보이는 최미레는 ‘키 작은 남자와 키 큰 여자’라는 설정으로 〈제 키는 2m 조금 안 돼요.〉라는 작품을 꾸민다. 실제 2m가 조금 안되는 키를 가진 수석무용수 이재우(196cm)가 출연하는 이 작품은 코믹함과 귀여움을 앞세운 유쾌한 발레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이번 무대에서 첫 안무작을 선보이는 두 명의 안무가가 있다. 강인한 남성적 매력을 자랑하는 강동휘와 섬세한 표현력을 가진 김나연이 그 주인공이다. 강동휘는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의 팝 ‘bad guy’에서 영감을 얻어 〈Bad Guy〉라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가장 많은 22명의 단원이 출연하는 이 작품은 콘트라베이스와 피아노의 라이브 연주가 어우러져 더욱 풍성한 스케일로 꾸며진다.
김나연은 침착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의 작품 〈아몬드〉를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의 여러 공연 중, 특히 모던한 움직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그녀답게 무용수의 움직임에 초점을 둔 감각적인 모던발레에 특유의 섬세함을 입힌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2015 ‘KNB Movement Series’ 강효형 〈요동치다〉 ⓒ국립발레단 |
2015 ‘KNB Movement Series’ 이영철 〈빈집〉 ⓒ국립발레단 |
한편, 지난 5년간 ‘KNB Movement Series’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솔리스트 강효형이 2015년 ‘KNB Movement Series 1’에서 선보인 그녀의 첫 안무작 〈요동치다〉는 이듬해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Next Generation’에 초청받아 공연되었고, 2017년에는 강효형을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 안무가 부문 후보에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뿐만 아니라, 〈허난설헌-수월경화〉(2017), 〈호이 랑〉(2019)이 국립발레단 정기 공연 레퍼토리로 선정되며 강효형은 안무가로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또한 이영철의 〈빈집〉, 송정빈의 〈포모나와 베르툼누스〉, 〈흉터〉, 배민순의 〈Inside Out〉, 김명규 〈이몽룡아~~~~~~~〉 등 ‘KNB Movement Series’에서 탄생한 다양한 작품들도 국립발레단의 여러 갈라 공연 무대에 지속적으로 올라 새로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는 ‘KNB Movement Series’에서 발표된 안무작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레퍼토리화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초부터 준비를 시작한 ‘KNB Movement Series 5’는 빠듯하고 숨돌릴 틈 없이 달려온 상반기 일정 속에서도 꾸준히 작품 준비에 노력을 기울여온 단원들의 축제의 장이자 국립발레단의 2019년 하반기 일정을 시작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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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KNB Movement Series 5’
2019.7.27(토) ~ 7.28(일)│15:00 / 2일 2회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티켓가격: 1층석 10,000원│2층석 5,000원
예매처: 예술의전당 02-580-1300 sac.or.kr, 인터파크 티켓 1544-1555 ticket.interpark.com
런타임: 90분 (예정)
문의: 국립발레단 02-587-6181
예술감독: 강수진
안무: 강동휘, 김나연, 김명규, 배민순, 송정빈, 신승원, 이영철, 최미레
출연: 국립발레단
프로그램
강동휘 〈Bad Guy〉
김나연 〈아몬드〉
김명규 〈3 Tables〉
배민순 〈동행(同行)〉
송정빈 〈Amadeus Concerto〉
신승원 〈Go your own way〉
이영철 〈계절 ; 봄〉
최미레 〈제 키는 2m 조금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