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세계를 무대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안무가 레나토 자넬라가 국립발레단만을 위해 안무한 새로운 버전의 〈마타 하리〉가 지난해 초연에 이어 관객과 다시 만난다. 제9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참가작인 이번 공연은 6월 18-1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른다.
2막으로 짜여 진 본 작품은 네덜란드 출신의 여성 스파이로 알려진 마타 하리가 자유와 사랑을 찾아 무용수로 살고자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그린 작품이다. 레나토 자넬라의 〈마타 하리〉는 1993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강수진과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초연을 올린바 있으나, 슈투트가르트에서 올렸던 〈마타 하리〉가 아닌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켜 2018년 10월 세계초연을 올린 후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레나토 자넬라는 이미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198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입단하여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상주 안무가로 활동하였고,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발레단에서 예술감독과 발레학교장을 거쳐 그리스, 이탈리아, 루마니아 등에서 예술감독을 역임한 저력 있는 안무가이다.
국립발레단 〈마타 하리〉 김지영, 신승원 ⓒKorean National Ballet |
마타 하리는 프랑스와 독일을 오간 이중 스파이로 세계에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녀는 네덜란드의 작은 시골 마을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자유로운 인생을 살고자 한 여성일 뿐이다.
어린 나이에 결혼으로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꿈을 가지고 떠난 인도네시아에서는 군인인 남편의 폭언과 학대로 결국 이혼을 선택하고, 사랑하는 딸마저도 포기하면서 새로운 자유를 찾아 파리로 떠난다. 이후 파리에서 동양의 춤을 선보이는 신비롭고 이국적인 매력적을 가진 댄서로 인기를 얻고, 유럽전역을 무대로 많은 고위 인사층과 어울리며 유럽사교계를 매혹시켰지만 세계1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이중 스파이라는 혐의로 자유와 독립을 찾아 떠나온 파리에서 수감되고 만다.
2017년 마타 하리가 세상을 떠난지 100년이 되던 지난 해에는 마타 하리의 많은 자료들이 공개되었다. 마타 하리가 친구와 주고받은 손편지, 신비로운 댄서라는 스포트라이트 기사와 이중 스파이 기사 스크랩까지 많은 분량의 자료들이 공개되면서 안무가 레나토 자넬라는 이중 스파이라는 의혹을 받은 불운했던 여성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무용수가 되고 싶었던 마타 하리의 삶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국립발레단 〈마타 하리〉 ⓒKorean National Ballet |
1막에서는 불행한 결혼 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보았던 동양의 춤을 신비로운 베일의 춤으로 파리에서 선보여, 많은 남성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어 20세기 초 최고의 댄서로 부와 명예를 얻은 댄서 마타 하리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2막에서는 진정으로 사랑한 연인의 배신과 이중 스파이의 혐의를 얻고 사형에 이르는 비극적인 삶을 발레 작품으로 선보인다.
또한 무용수로서 더 높은 곳으로 오르고 싶었던 마타 하리를 통해 현 시대에서도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고 있는 발레 작품을 탄생시킨 발레 뤼스의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다. 발레 뤼스의 공연을 관람한 마타 하리는 발레 뤼스에 합류하고자 니진스키와 디아길레프를 만나지만, 디아길레프는 마타 하리를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시대 최고의 발레 무용수로 인기를 얻고 있던 니진스키와 함께 공연하면서 무용수로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마타 하리는 디아길레프의 거절로 무산되고, 대중의 인기로부터 점점 시들해져 가는 상황들이 불안 했다고 한다. 이 장면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는 것을 관객이 다시 한번 체감하며, 관람의 즐거움을 더해 주는 작품의 주요 장면이 될 것이다.
마타 하리의 자유를 갈망하는 몸짓과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베일의 춤, 남성중심의 시대적 흐름 속에서 스스로의 삶을 지키면서도 주체적인 여성이 되기를 갈망한 마타 하리의 사랑과 증오, 열정과 욕망의 이야기를 국립발레단의 〈마타 하리〉로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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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마타 하리〉 (*제9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참가작)
2019월 6월 18일(화) ~ 6월 19일(수) 19시 30분 / 2일 2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안무: 레나토 자넬라 (Renato Zanella)
무대: 알레산드로 카메라 (Alessandro Camera)
의상: 카를라 리코티 (Carla Ricotti)
의상제작: NICOLAO ATELIER di STEFANO NICOLAO. — Venice
조명: 자코포 판타니 (Jacopo Pantani)
영상: 세르조 메탈리 (Sergio Metalli)
그래픽: 마티아 메탈리 (Mattia Metalli)
지휘: 케빈 로즈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강수진 (Kang SueJin)
출연: 국립발레단 (Korean National Ballet)
러닝타임: 120분 (1막 55분 / 휴식 20분 / 2막 45분)
주최: 국립발레단, 대한민국발레축제조직위원회, 예술의전당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