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서울시발레단 Seoul Metropolitan Ballet’이 창단한다. 서울시(시장 오세훈)와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은 2024년 2월 20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서울시발레단’의 창단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서울시발레단'의 창단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서울시발레단'은 국립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에 이은 국내 3번째 공공 발레단으로 48년 만의 공공 발레단 창단 소식에 발레계와 문화예술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왔다.
지난해 9월, 서울시는 국제 문화도시로서 위상을 제고하고 국내 발레의 해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서울시발레단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매년 세계적인 라이징 스타가 배출되고 있고, 해외 유명 발레단에서 200여 명의 한국인 무용수들이 활약하고 있는 데 반해 턱없이 부족한 국내 발레 저변을 확대하고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가 적극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이번 간담회에서 서울시는 현재 무용수 외에도 안무가 등 발레장르 창·제작진에 대한 육성책이 미흡한 상황에서‘서울시발레단'의 창단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갖춘 창·제작 인재의 전략적 지원과 육성을 도모하고 장기적으로 발레 산업의 성장을 견인해 나갈 것이라 덧붙였다. 또한 미진했던 국내 신진 안무가를 발굴, 육성하는 창작 개발 플랫폼 역할도 성실히 수행하며 국내 발레계의 성장을 도모해 나갈 예정이다.
발레계는 물론 예술계에서는‘서울시발레단'의 창단으로 타 장르 대비 양적, 질적으로 열악했던 발레 장르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고, 대한민국 발레의 스펙트럼이 한층 넓고 깊어질 것을 기대하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또한 '서울시발레단'의 새로운 컨템퍼러리 발레는 최근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발레 애호가들에게 클래식 발레와는 또 다른 새로운 취향을 형성하고 예술적 안목을 확장시킴으로써 발레계 전체의 파이를 키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시발레단'의 창단과 함께 바야흐로 대한민국 컨템퍼러리 발레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서울시발레단'은 창단과 더불어 독창적인 자체 레퍼토리를 단시간 내 개발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한편, 해외 유명 안무가들의 검증된 라이센스 공연과 신작 작품을 선보이는 것에도 주력한다. 무용수와 안무가를 비롯한 동시대의 뛰어난 창작진이 모여 클래식 발레 너머 새로운 형식의 대한민국 컨템퍼러리 발레를 탐색함으로써 세계 무대에서 어깨를 견줄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또 하나의 케이콘텐츠((K-Contents)를 탄생시킬 계획이다. 향후 서울뿐 아니라 해외 투어 및 지역 공연도 적극 추진해 나간다.
한편, 서울시발레단은 창단공연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재미(在美) 안무가 주재만이 총연출·안무하는 〈한여름 밤의 꿈〉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다. 시즌 무용수, 프로젝트 무용수, 객원 무용수 등 30여 명의 무용수가 출연할 이 공연은 주재만 안무가가 호흡을 맞춰온 크리스틴 다치가 의상디자이너로 참여하고, 슈만의 음악과 작곡가 필립 다니엘이 이 작품을 위해 새롭게 작곡한 곡이 함께 사용된다. 필립 다니엘은 피아노 라이브 연주자로도 공연에 함께한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주재만 안무가 스타일의 컨템퍼러리 발레로 재구성할 이 작품은 삶이라는 여정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상상과 희망을 그린다. 희망은 어떤 이에게는 삶의 목적으로, 어떤 이에게는 그저 무언가를 성공하려는 욕구로 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무엇이든, 우리가 지금 있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있고 싶은 곳을 이해하고 시각화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바로 우리의 상상력이다. 우리가 가진 행복의 순간과 슬픔의 순간, 인간만이 지닌 상상력을 통해 희망을 찾고 끝없는 꿈의 환상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이는 새롭게 출발하는 서울시발레단이 관객과 함께 그려가고자 하는 세계와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주재만 안무가는 ‘삶과 죽음, 두렵고 외로운 욕망, 희망을 갈망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깊은 상상력과 상징적이고 환상적인 안무로 복잡하면서도 깊은 인간미가 솔직하게 표현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앞선 4월 26일~28일에는 세종M씨어터에서 서울시발레단 창단 사전공연 〈봄의 제전〉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안성수, 유회웅, 이루다 - 3인의 안무가가 트리플빌로 컨템퍼러리 발레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가 안성수, 유쾌하면서도 그 이면에 깊은 진정성을 녹여낸 재치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안무가 유회웅,‘블랙 토(Black Toe)’라는 컨셉으로 개성 넘치고 독보적인 공연으로 2023 한국발레협회 올해의 작품상을 받은 안무가 이루다의 작품이 한 무대에 어우러지며 대한민국 컨템퍼러리 발레의 ‘오늘’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봄의 제전〉은 현대무용의 대표작을 발레 버전으로 재구성(안성수「로즈」)하거나, 스핀오프 버전으로 창작(유회웅「노 모어」)하고, 안무가의 대표작을 완성도를 높여 재구성(이루다「볼레로 24」)해 무대에 올리는 등 24년 봄, 한국 발레의 풍성한 성찬을 만나는 장이 될 것이다. 서울시발레단은 본격적인 창단을 앞두고 선보이는 이 작품을 통해 제작 시스템을 점검하고 무용수들의 호흡을 맞추는 한편, 관객들에게도 앞으로 만나게 될 전혀 새로운 발레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환기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10월에는 더블 빌 작품을 준비 중으로 창작 신작, 라이센스 작품 등을 통해 한층 농밀하고 짙은 컨템퍼러리 발레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발레단은 또한 2025시즌 프로그램을 빠르게 구성해 무용수들과 관객의 호흡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