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신간안내_ 메신저 2045 : 박용구 선집 0권 서문 집합
2017.5.1

 
박용구+수류산방 엮음
2017년 4월 6일 펴냄 | 384쪽 | 12,000원 | 수류산방




“서문의 집합만으로도 박용구 선생의 문체와 생각의 흐름을 엿볼 수 있었다”
— 『메신저 2045 : 박용구 선집 0권 서문 집합』의 구성
이 책은 박용구 선생이 평생 쓰고 냈던 저서 23권의 서문 모음집이다. 『교양의 음악』의 경우에는 전집 중 각 편의 개관 글을 함께 실었다. 또 서문이 아니라 여러 필자가 함께 쓴 책에 수록된 전문을 소개한 경우도 있지만, 저자의 본문이 아니라 서문만 모은 독특한 기획이다.
‘무슨 서문으로 책이 되랴’ 싶겠지만 엮다보니 1940년대부터 2015년까지 박용구 선생의 문체와 생각의 변화와 흐름을 어렴풋이 엿볼 수 있었거니와,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서구 음악과 예술의 흐름을 읽기에 손색이 없었다. 근대 이후 우리가 서양 음악을 수용하는 동안 시대마다 다르던 고민과 양상도 읽혔다. 짤막한 서문은 그 책을 태어나게 한 작가의 이유와 시대의 이유를 알려 주는 증거이자 그 자체로 뛰어난 수필이기도 하다. 또한 막연한 서구 음악의 소개가 아니라 우리 입장에서 서양 음악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 질문을 던지는 글들이다. 선생의 대표작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음악 평론집인 『음악과 현실』처럼,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지난 한 세기 우리 음악과 현실의 평론집이 되기도 한다.

“손색없는 클래식 입문서이자 연구자를 위한 아카이브”
— 『메신저 2045』의 현재적 의의
다소 예스런 말투나 일본어투도 있었으나 그대로 말맛과 시대가 읽힌다고 여겨 되도록 고치지 않았다. 원 책의 오자나 탈자만 띄는 대로 바로잡았고, 고유명사와 외래어의 표기는 지금에 맞게 다듬었다. 음악 용어와 인명, 옛 한자어 등 본문 아래의 주석은 [원주]를 제외하고는 수류산방에서 작성했다. 각 책의 표지 이미지와 서지 사항, 차례도 실어 연구자들을 위한 아카이브가 되게 했다. 특히 『교양의 음악』 개관 글 등은 지금 읽어 보아도 클래식 입문서로 손색이 없는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 준다. 말미에 더한 부분은 박용구 선생이 꾸리던 음악펜클럽에서 내던 잡지 『음악방』의 「박용구 특집」에서 발췌했다. 1984년에 선생의 칠순을 맞아서 음악평론가들이 쓴 글 중 몇 편을 허락받고 재수록했다. 젊은 음악평론가 송현민이 박용구론을 썼다 .

“21세기에도 살아 있는 음악과 현실의 메신저!”
— 박용구 선집 0권의 제목이 ‘메신저 2045’인 이유
이 책의 제목이 ‘메신저 2045’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교양의 음악-③피아노곡』 중 「피아노 예술의 미래상」의 “피아노의 음은 물리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누가 건반을 누르거나 하면 해머는 현(絃)을 때려서 소리가 난다. 현이라는 발음체(發音體)와 음을 내려는 의지(意志) 사이에는 해머라는 메신저(전달자)가 개재(介在)한다.”라는 말을 통해 박용구 선생은 음악평론가답게 메신저의 개념을 규정했다.[본문 99~100쪽] 둘째, 박용구 선생은 20세기에 예술 분야를 비롯한 문화 전반에 있어 시대의 메신저를 도맡으셨다. 셋째, 이 책이 근대와 현대 초반의 예술・문화를 젊은 독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메신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 박용구 선생이 남긴 2045년의 스케치는 책 말미에 등장한다.
『메신저 2045 : 박용구 선집 0권 서문 집합』은 박용구 선집의 첫 권이다. 첫 권인데 0권이라고 한 까닭은 앞으로 이어질 모든 각론의 개관이자 서문이라는 뜻에서다. 서문 모음집인 이 책이 앞으로 이어질 박용구 선집의 서문 구실을 하리라는 약속이다. 앞으로 음악평론 선집, 무용평론 선집, 문명론을 비롯한 미발표 원고 선집 등을 틈나는 대로 엮어 낼 예정이다. 그렇게 박용구 선생이 우리 곁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

박용구 선집을 펴내며 (머리말 중에서)
『메신저 2045 : 박용구 선집 0권 서문 집합』은 음악평론가 박용구(1914~2016년) 선생의 작고 1주기를 맞아 수류산방에서 엮은 책입니다. 젊은 독자들 가운데는 선생의 이름이 생소한 분들도 있을 줄 압니다. 수류산방도 한 때 그 이름이 낯설었던 처음이 있었습니다. 사람의 일은, 누구나 누구에게나 그러할 것입니다. 엉뚱한 마음인지 모르겠지만, 그이가 이런 업적을 남긴 역사적 인물이니 알아두라고 소개하는 것이, 어쩐지 무람해집니다. 박용구 선생은 1914년 음력 7월 2일에 출생해 2016년 양력 4월 6일(음력 2월 29일)에 우리 나이로 백세 살로 돌아가셨습니다.
수류산방은 박용구 선생 생전에 선생의 책 몇 권을 약속했습니다. 부인인 정덕미 여사는 늘 말리는 몫이었습니다. 그 중에 대담집은 끝내 완성을 보지 못한 초고 상태로 남게 되었습니다. 1940년대에 데뷔한 이래 70년 넘는 세월 동안 썼던 글과 책을 다시 엮어서 세상에 내는 일은, 박용구 선생이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라 수류산방과 음악평론가 송현민이 청하여 시작된 일입니다. 선생은 언제나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는 자리를 자청하셨고, 수류산방은 그런 선생의 과거를 흘끔거립니다. 선집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박용구 선생이 소장하던 책과 원고를 수류산방에 넘기셨기 때문입니다.
선생 1주기를 맞아 묘소에 이 책을 놓을 수 있어 부끄러운 가운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갑자 넘게 어린 세대로서 생전에 선생께 배운 예술의 참된 기품과 기쁨을 이렇게 보답하려는 뜻이었는데, 다시 옛 책을 뒤져 읽고 글을 가려내고 생소한 한자어의 뜻을 헤아리는 것은 또다시 큰 배움의 시작이었습니다. 글에 깃든 기품과 기쁨, 쓴 시대에 따라 묻어나는 은근한 냉소와 방대한 지식은 글 쓰는 이를 좌절시키고, 편집하는 이를 자극합니다. 앞으로 한 세기쯤 사는 일은 예전보다는 덜 희귀할 것입니다. 우리 백 년의 삶을 지나갈 음악과 현실과 글의 감동도 그러하리라고는 쉽게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박용구 선생이 그렇게 눈을 반짝이며 기대했던 해방 후 100년, 2045년의 미래를 내다보려 할 때 자꾸 뒤를 다시 보게 되는 까닭입니다. 박용구 선집 0권의 제목은 『메신저 2045』입니다.


 


 

차례

• 박용구 선집을 내며

[0-01] 『임시중등음악교본』 [1945년]
[0-02] 『음악의 별들』 [1947년]
[0-03] 『음악과 현실』 [1949년]
[0-04] 『음악입문』 [1949년]
[0-05] 『교양의 음악』
[0-05-1]『교양의 음악-① 성악곡』 [1965년]
[0-05-2]『교양의 음악-② 관현악곡』 [1965년]
[0-05-3]『교양의 음악-③ 피아노곡』 [1966년]
[0-05-4]『교양의 음악-④ 현악곡』 [1966년]
[0-05-5]『교양의 음악-⑤ 교향곡』 [1966년]
[0-06] 『조선총독부』 [1968년]
[0-07] 『음악의 주변』 [1970년]
[0-00] 『현대 예술의 이해』 [1973년]
[0-08] 『음악의 세계』 [1975년]
[0-09] 『불멸의 음악가』 [1975년]
[0-10] 『음악의 광장』 [1975년]
[0-11] 『현대 음악의 창조자들』 [1976년]
[0-12] 『음악이 만나는 자리』 [1977년]
[0-13] 『음악을 사랑하는 벗에게』 [1978년]
[0-14] 『음악의 문』 [1981년]
[0-15] 『흙비』 [1985년]
[0-16] 『음반과 함께 하는 명곡과 명인들』 [1989년]
[0-17] 『오늘의 초상』 [1989년]
[0-18] 『어깨동무라야 살아남는다』 [1995년]
[0-19] 『20세기 예술의 세계-박용구 옹의 증언』 [2001년]
[0-20] 『바리』 [2003년]
[0-21] 『삼별초』 [2005년]
[0-22] 『박용구-한반도 르네상스의 기획자』 [2011년]
[0-23] 『먼동이 틀 무렵』 [2013년]

• 박용구(朴容九), 그 인간과 작품 [이강숙]
• 밝 [강석희]
• 쏘 홧 [김영태]
• 박용구, 현재 진행형 [송현민]
• 2045년의 세상 [박용구]

20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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