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월간 몸이 주관하는 ‘제30회 무용예술상 작품상’으로 주재만 안무의 광주시립발레단 〈디바인 Divine〉이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80년 광주의 민주항쟁을 소재로 했으되, 극적인 서사를 배제하고 환상적이고 잔혹했던 시간들을 발레언어로 표현했다. 정치적 파국과 구원, 고통과 연대의 몸짓이 더할 수 없이 상서롭게 표현된 발레 작품으로서 동시대 한국무용계의 시대정신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되었다. 제30회 무용예술상 심사는 12월 26일 심사위원 김화숙, 박성혜, 김예림, 장광열, 김남수 등 5인이 엄정하게 진행했으며, 2023년 한해 동안 펼쳐진 국내 무용공연을 대상으로 공정하고 열띤 분위기 속에 심사하였다.
주재만 안무 〈DIVINE〉 ⓒBAKI |
그 결과 안무상은 〈제ver. 3 타오르는 삶〉를 안무한 99아트컴퍼니 장혜림이 수상하였다. 노동과 생명의 가치를 제의적인 이미지로 표현한 작품으로서 한국 전통춤에서 보여지는 춤언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조형해낸 안무력, 외국인 무용수의 색깔까지 버무려서 새로우면서 낯선 감성의 무대가 크게 평가되었다.
‘주목할 만한 시선’상은 지난해 신설된 부문이며, 안무상에 준하는 위상이다. 미래가 촉망되는 안무가로서 〈부엔 카미노 Buen Camino〉의 신영준, 〈맵 프로젝트 in 화성 Map Project in Hawseong〉의 박수영을 선정하였다. 신영준 안무는 피레네 산맥의 산티아고 순례길 체험을 소극장 속에 빛과 소리, 움직임 언어, 시공간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옮겨놓는 놀라운 안무로 수상하게 되었다. 박수영 안무는 수년째 이어온 ‘Map Project’로 현지 거주인과 이주민 사이의 관계, 생활세계를 무용의 예술적 자장 속에 완성도 높게 녹여낸 이번 작품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전통춤 연기상은 〈천년의 세월이 흐르는 춤/ 인의예지〉의 김미자와 〈結(결)-이음〉의 홍지영이 공동수상하였다. 한국전통춤의 본령을 살려서 전통과 창작, 동시대 감각과 재해석으로 이번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연기상 부문은 〈탄츠테아터원스- 겹겹이-겹겹〉의 김원, 〈갈라〉의 배진호, 〈서울발레씨어터- 클라라 슈만〉의 이윤희가 각각 수상했다. 김원은 상승과 하강, 긴장과 이완의 모던댄스 언어를 새로운 떨림과 열정의 춤으로 표현한 것이 높이 평가되었고, 배진호는 〈갈라〉에서 동시대 최고 수준의 창작력에서 뿜어져 나오는 예기와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윤희는 현대무용 기반의 무용수임에도 발레에서 현대적 감각의 발레 표현력으로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되ᄋᅠᆻ다.
무대예술상은 〈옵/신 페스티벌〉의 김성희 예술감독이 수상했다. 김성희 감독은 페스티벌 봄의 예술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 후신으로 〈옵/신 페스티벌〉을 통해 공연예술을 비롯하여 범장르의 영역에서 지대한 창의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이 높이 평가되었다.
포스트예술상은 창무포스트극장이라는 무용 전용 소극장에서 국내 될성부른 춤의 신진기예들의 창작 활동을 주목하고 격려하는 수상 부문이다. 이 부문 심사는 윤지현, 임재이, 윤상은 등이 진행했으며, 분기별 수차례의 논의 끝에 엄정하게 선정했다. 시니어 부문은 백소리 〈ㅅ 상승과 하강〉 , 장혜연 〈Ground〉, 주니어 부문은 이사랑 〈즙〉, 김나경 〈38℃〉, 전혜정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듯이〉, U dance 부문은 장유아 〈군함의 자태〉, 이민규 〈그 강.〉 이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