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국립발레단 2024 라인업
2023. 12.

(재)국립발레단(단장 겸 예술감독 강수진)은 국립발레단의 2024년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번 2024년 라인업에는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인어공주(안무: 존 노이마이어)〉를 비롯하여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대표 클래식 레퍼토리 〈백조의 호수〉, 〈라 바야데르〉, 〈호두까기인형〉, 그리고 초연 이후 국립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돈키호테 (재안무: 송정빈 / 원안무: 마리우스 프티파)〉와 올해로 9회째 맞이하는 국립발레단의 시그니처 공연 〈KNB Movement Series 9〉까지 다양하고 풍성한 작품들이 이름을 올렸다.

2024년 국립발레단의 라인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5월 1일~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될 신작 〈인어공주〉이다. 이 작품은 현존하는 최고의 발레 안무가라 불리는 ‘존 노이마이어’의 작품으로, 그가 2005년 덴마크 극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로열 덴마크 발레단과 함께 제작하여 그해 4월, 덴마크 코펜하겐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존 노이마이어의 〈인어공주〉는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디즈니의 해피엔딩이 아닌 ‘슬픈 결말’로 끝을 맺는다. 존 노이마이어는 순수하지만 강렬한 인어공주의 사랑 이야기와 동시에 사랑으로 인한 인어공주의 비극적인 고통을 그만의 독특하고 신선한 해석으로 그려냈다. 사랑을 위해 고통을 감내하고 두 다리를 얻은 인어공주는 작품 속에서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 모습은 인간세계에 대한 동경, 사랑에 대한 그녀의 순수한 마음과 대조되는 차가운 인간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안무가는 작품 속에서 땅과 수중세계를 넘나드는 ‘시인’의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하였다. 이는 상상과 현실 두 세계의 공존을 보여주며, 시인은 그 두 개의 공간을 넘나들며 무대의 전개를 이끈다.

한편 〈인어공주〉뿐만 아니라 발레 〈카멜리아 레이디〉의 안무가로도 유명한 ‘존 노이마이어’는 본인의 작품 라이선스를 허가하는 것에 대하여 굉장히 까다롭기로 유명한 안무가이다. 그런 그가 지난 8월 국립발레단을 찾아왔을 당시, 4일간의 일정 동안 연습실과 무대에서 국립발레단 단원들을 본 후 “이미 머릿속에 〈인어공주〉의 캐스팅 구상을 마쳤을 정도로 국립발레단에 대해 흡족한 인상을 받았다”라며 국립발레단과의 작업에 대한 무한한 기대감을 밝혔다.

이후, 국립발레단은 발 빠른 행정 처리를 통해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의 〈인어공주〉를 국내 최초로 한국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되었으며, 그와의 작업이 이번 작품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해 차후 새로운 작품을 함께 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높였다.

국립발레단의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활약 중인 송정빈의 재안무 전막발레 〈돈키호테〉가 6월에 다시 한번 관객들을 만난다. 2023년 4월 초연한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원작 마리우스 프티파의 버전을 국립발레단 송정빈이 재안무한 국립발레단만의 버전이다.

안무가 송정빈은 원작과 달리 극의 매개체이자 상징적인 존재로만 등장했던 ‘돈키호테’를 ‘젊은 돈키호테’와 ‘늙은 돈키호테’로 분리하여 등장시키며 스토리의 개연성을 높이고 독창적인 레퍼토리를 탄생시킴과 동시에 여주인공 ‘키트리’의 캐스터네츠 솔로, ‘키트리’와 ‘바질’의 결혼식 그랑파드되 등 원작의 감동은 그대로 살려 극을 더욱 풍성하고 세련되게 만들어내며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으며, 약 88.23% 라는 높은 객석점유율을 달성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번에 발표된 국립발레단의 2024년 라인업에는 클래식 명작 세 작품이 포함되며 정통 클래식 발레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3월 27일~31일 발레 안무 거장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대표작이자 클래식 발레의 정수인 〈백조의 호수〉와 10월 30일~11월 3일 3년 만에 돌아오는 발레계의 블록버스터 〈라 바야데르〉, 그리고 12월 14일~25일 전 세계 연말 무대를 책임지고 있는 〈호두까기인형〉이 관객들을 만난다.

발표된 라인업 외에도 국립발레단은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며 2024년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대한민국 발레의 대중화 및 전 국민 문화 향유를 위한 ‘지역공연’에도 더욱 힘을 쓸 예정이며, 2021년부터 진행되온 문화소외계층 청소년들을 위한 발레 교육 및 국립발레단과의 합동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꿈나무 교실’ 사업을 2024년에도 지속한다. 특히 ‘꿈나무 교실’ 사업은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하는 만큼 조금 더 많은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더욱 의미 있고 특별한 체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하여 진행하고 있는 ‘아카이브’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국립발레단의 공적 기능 강화를 위한 대국민 서비스를 일부 시작할 예정이며, 대한민국 발레 역사의 보존 및 기록을 위한 자료 수집과 디지털화 작업에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예정이다. 더불어 2024 파리 올림픽 개최에 맞춘 프랑스 파리 공연을 비롯한 해외 공연들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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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