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국립현대무용단 안애순 예술감독의 2015년 신작 <공일차원>(Zero One Dimension)이 오는 6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공일차원>은 세속화된 자본주의 현실에 지친 사람들이 자기가 만든 가상세계를 통해 영웅을 찾는 내용이다. <공일차원>이란 제목은 공간적으로 0과 1의 조합으로, 디지털 시대를 이루고 있는 주요한 언어이지만 사실은 ‘없다’와 ‘있다’만을 가리키는 가장 단순하고도 기본적인 표현이다. 이는 기술이 고도로 발전된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삶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기본적 삶의 방식인 노동과 생존이 사회에서 지속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음을 나타낸다. <공일차원>은 0과 1의 언어로 이루어진 컴퓨터 세계를 재현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 수준이 기술의 그것에 도달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극도의 경쟁과 피로에 시달리는 현실을 첨단의 컴퓨터 가상세계로 불러내고 현실과 자리를 뒤바꾼 가상에서 게임과 우화를 통해 개인의 욕망과 억압이 분출하는 심리적 풍경을 드러낸다. 인간은 현실에서 혹은 가상에서 전쟁과 폭력, 성적 욕망과 병적인 노동윤리가 증폭하여 임계점에 다다를 때 우리는 영웅을 호출한다. 이 영웅은 위기의 징조인가? 구원의 가능성인가? <공일차원>은 위기의 순간에 현실상황으로부터 빠져나가, 영웅을 통해 대중의 세태를 조명하고 이 시대에 진정한 영웅의 의미란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되어야 하는지 묻는다.
안애순 예술감독은 인간이 영웅을 호출하기 위해 만들어낸 가상의 힘이야말로, 이들로 하여금 지금의 삶을 버텨내게 하는 원천이자 절망 너머 환희의 힘을 생성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이는 자유로운 관점과 시점 이동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시스템을 교란시키고, 현재의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에 해당한다. 안애순 감독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억압된 동시대에 던지는 환상과 가상의 분출구로써 고단한 현실을 어루만지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작품의 의도를 전했다.
<공일차원>은 미술작가이자 영화 <만신>의 감독 박찬경이 작품 전반의 시각연출을 맡았고, 영화, 무용, 국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특한 음악세계를 펼치고 있는 장영규가 음악을 맡았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멀티미디어 퍼포먼스그룹 덤 타입(Dumb Type)의 창립멤버이자 조명디자이너인 후지모토 다카유키(Fujimoto Takayuki)가 조명을 맡아 환상과 적나라한 현실의 교직을 무대 위에서 실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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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차원(Zero One Dimension)
2015년 6월 5일(금)-7일(일)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5시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안무 안애순(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시각연출 박찬경
조명 후지모토 다카유키(Fujimoto Takayuki)
음악 장영규
의상 임선열
무대 백경인
애니메이션 구인회
드라마투르기 김재리
무브먼트 리서치 황수현
출연 한상률 김동현 윤보애 조형준 김호연 허효선 강요섭 이윤희 김건중
조주연 정윤정 이흥원 김민진 김지민
입장권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예매처 공연예술센터, 인터파크, 예스24
문의 02-3472-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