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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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쥴렝 프렐조카쥬 & L.A 댄스 프로젝트 내한 공연
2014.11.1

 11월에는 유명 안무가의 내한공연이 잇따라 예정되어 있어 전문가들과 춤 마니아들을 뜰뜨게 하고 있다.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무대로 유명한 프랑스 안무가 앙쥴렝 프렐조카쥬(Angelin Preljocaj)는 〈Snow White〉로 한국 무대를 찾는다. 프렐조카쥬는 1975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클래식 발레를 시작했으나, 카린 바에너와 머스 커닝햄의 수업을 들으면서 현대무용으로 전환하였다. 이후, 도미니크 바구에 무용단을 포함한 다양한 경력을 쌓은 뒤, 1984년에는 본인의 첫 안무 작품 <암거래>(March Noir)로 바뇰레 콩쿠르 문화부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동일한 해에 프렐조카쥬 무용단을 창단했다.
 고전, 종교, 영웅, 사회 등 다방면의 소재를 진정한 예술로 완성해내는 놀라운 안무 실력 이상으로 그는 발레와 현대무용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어내는 연출력으로 유명하다. 클래식 발레의 정통성 위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완성한 그의 작품들을 뉴욕시티 발레단, 파리 오페라 발레단, 밀라노 라 스칼라 등 세계 유수의 발레단에서 주요 레퍼토리가 되었다.
 〈Snow White〉는 200년 넘게 전 세계에서 사랑 받아 온 백설공주의 스토리 라인에 ‘그림 형제’의 원작에 가까운 에로틱하면서도 잔혹한 분위기를 가미한 파격적인 발레 작품이다. 발레 <르 팍>(Le Parc)으로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당스’ 안무상을 수상한 프렐조카쥬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 속 주인공이 아닌 사랑에 눈을 뜬 진짜 백설공주를 가슴 아프고 매혹적인 어른들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문화 예술분야를 대상으로 프랑스 언론 연합에서 수여하는 ‘글로브 크리스탈(Globe de Cristal)’(2009)을 수상했다.
 그의 대표작은 〈Snow White〉외에도, 고전을 폭력적으로 재해석하여 충격을 준 1996년 작 <로미오와 줄리엣>, 바이올린과 엔진의 굉음이 섞인 칼하인츠 슈톡 하우젠의 ‘헬리콥터 쿼르텟’에 맞춰 마치 헬리콥터 프로펠러가 팔과 다리를 훑고 지나가는 것처럼 격렬한 춤을 보여주는 2001년 작 <헬리콥터>, 원시 제의식에 제물로 바쳐진 한 여인의 근원적 공포를 강렬한 이미지로 표현한 2001년 작 <봄의 제전> 등이 있다. 특히 1994년의 <르 팍>(Le Park)은 파리 오페라 발레단을 위해 안무한 작품으로 초연 당시 발레 역사상 초유의 기립박수가 터진 것으로 유명하다.
 오트 쿠튀르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패션계의 영원한 악동 장 폴 고티에가 이번 작품의 의상을 전담했다. 패션뿐만 아니라 영화 <제5원소> <나쁜 영화> 등의 의상감독으로도 참여했던 장 폴 고티에는 〈Snow White〉에서도 인물 하나하나의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관능적인 의상을 선보인다. 목이 깊게 파이고 두 다리가 드러난 백설 공주의 새하얀 의상과 몸에 달라 붙는 검정 옷에 하이힐을 신은 새엄마의 의상은 강렬한 대조를 이룬다. 주인공들의 섹슈얼리티가 강조된 세련된 고티에의 의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공연을 보러 갈만한 가치가 있다. 이번 내한공연은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6으로 기획되었다.



 안무가 벵자멩 밀피예(Benjamin Millepied)는 1977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시티 발레단 최고의 스타 무용수로 활약했고, 이후 안무가로 성공적으로 변신,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영화 <블랙 스완>에 안무가로 참여해 널리 이름을 알리며 대중적인 인기까지 누리고 있다. 아직 37세에 불과한 젊은 나이의 그가 2014년 가을부터 세계적인 명성의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예술감독을 맡게 되었다는 소식은 세계의 무용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으며, 그 놀라움만큼 밀피예가 지닌 예술적 카리스마와 리더쉽에 대한 기대가 더욱 더 커지고 있다.
 그가 안무한 작품은 뉴욕 시티 발레단에서 가장 많은 관객들을 끌어 모으는 인기 레퍼토리로 손꼽힐 정도이고, 그 외에도 아메리칸 발레 씨어터, 파리 오페라 발레단, 리옹 오페라 발레단, 네덜란드 국립 발레단, 스위스 제네바 발레단 등 세계적인 무용단들이 그에게 앞다퉈 작품을 안무를 의뢰해 그의 작품을 레퍼토리로 공연하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예술적 탁월함을 차근차근 드러내며 널리 인정을 받게 된 그가 2012년 새로운 예술적 열망을 불태우며 전혀 새로운 장소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야심차게 출발시킨 자신의 무용단이 바로 L.A. 댄스 프로젝트(L.A. Dance Project, 이하 LADP)이다.
 오는 11월 13일과 14일에 공연되는 벵자멩 밀피예 & L.A. 댄스 프로젝트는 모두 세 개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개념주의 미술가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의 타이포그라피가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는 가운데 감각적인 움직임들이 다양한 조합으로 펼쳐지는 밀피예 안무의 〈Reflections〉(2013), 이어 검은 여백 위를 생동감 있게 유영하는 무용수들이 돋보이는 엠마누 엘 갓의 안무작 〈Morgan’s Last Chug〉(2013), 그리고 마지막으로 금세기 최고의 안무가 중 하나인 윌리엄 포사이드가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보내는 러브 레터와도 같은 아름다운 걸작 〈Quintett〉(1993)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에 공연하는 <리플렉션>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예술적인 공동 작업을 통해서 탄생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은 비단 안무가 밀피예와 작곡가 데이비드 랭, 디자이너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뿐만 아니라 밀피예와 LADP의 무용수들과의 사이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강렬하게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빨간 바탕 위의 하얀 타이포는 미국의 개념주의 미술가 바바라 크루거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인식되는 작품 형식으로, 그리움과 욕망의 덧없는 감정들을 감각적으로 포착해 내면서 작품에 관능미를 더해 넣어준다. 미니멀(minimal)한 느낌의 피아노 솔로는 밀피예와 크루거가 이 작품을 위해 LA에서 워크샵을 진행하는 동안 미국의 현대음악 단체인 뱅 온 어 캔(Bang on a Can)의 예술감독이기도 한 작곡가 데이비드 랭의 곡들로부터 선택한 것으로 피아니스트 앤드류 졸린스키(Andrew Zolinsky)가 연주를 맡았다.
 남자 3명과 여자 2명으로 구성된 무용수들은 그레이톤의 단조로운 의상을 입고 다양한 템포를 아우르는 음악에 맞춰 듀엣, 솔로, 트리오로 변화무쌍하게 조합을 바꿔가며 유려하면서도 중력이 느껴지는 움직임을 선보인다. <리플렉션>은 프랑스의 쥬얼리 회사인 반 클리프 앤 아펠(Van Cleef and Arpels)의 위촉으로 보석에 대한 영감을 담아 제작되는 3개의 시리즈 중 첫 번째에 해당되는 작품으로 2013년 5월 파리의 샤틀레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 관련 기사 참고: <춤웹진> 11월호 뉴욕 현지취재 & 벵자멩 밀피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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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6 〈Snow White〉
2014년 11월 14일(금) 8pm, 15일(토) 5pm, 16일(일) 2pm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주최 현대카드
주관 (주)크레디아인터내셔널
관람등급 만 15세 이상 관람가
티켓가격 R석 15만 원, S석 12만 원, A석 9만 원, B석 6만 원, C석 3만 원
문의 클럽발코니(1577-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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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자멩 밀피예 & L.A. 댄스 프로젝트
2014년 11월 13일(목)-14일(금) / 8pm (총 2회)
LG아트센터

주최 LG아트센터
프로그램 1부: 벵자멩 밀피예(Benjamin Millepied) 안무 〈Reflections〉
     2부: 엠마누엘 갓(Emanuel Gat) 안무 〈Morgan’s Last Chug〉
     3부: 윌리엄 포사이드(William Forsythe) 안무 〈Quintett〉
출연 LA.댄스 프로젝트
문의 LG아트센터 (02)2005-0114

2014.11.1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