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은 오는 9월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2014-2015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개막작으로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윤성주)의 신작 <토너먼트>(Tournament)를 선보인다.
이번 시즌의 포문을 여는 <토너먼트>는 예술감독 윤성주, 그리고 안무가 안성수의 공동안무작이다. 안성수는 2007년 안무가페스티벌의 <틀>, 2013년 <단>(壇) 이후 이번이 국립무용단과는 세 번째 작업이다. 두 안무가가 하나의 무대 위에서 전혀 다른 두 스타일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국적이고 강한 무게감이 강조된 춤을 선보여온 안무가 윤성주, 우아하면서도 유려한 춤들을 만들어온 안성수, 서로 다른 컬러의 두 안무가가 만들어내는 춤들이 과연 어떤 충돌과 조화의 그림을 만들어 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토너먼트>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관객층을 적극 겨냥한 작품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하고 패셔너블한 무대의상을 비롯하여 판타지와 결합한 스토리라인, 그리고 인기 방송 '댄싱 9'에서의 댄스 배틀 형식을 차용하여 재미를 더했다.
천상을 정복하고자 하는 야심에 찬 인간들과 이들을 막아 천상으로 통하는 문을 지키고자 하는 수호자들의 전쟁을 주된 스토리로 하고 있으며, 16명 vs 16명으로 구성된 두 개의 진영에서 개성 넘치는 무용수들의 춤 배틀이 펼쳐진다. 체스 vs 장기, 파가니니를 메인으로 하는 익숙한 클래식 음악 선율 vs 한국 전통 타악기들의 소리, 여성 vs 남성의 춤, 솔로 vs 군무, 레드 vs 블루의 컬러 대비 등 다양한 반대 요소들의 대치가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판타지라는 가상의 공간 안에서 곳곳에 배치된 이러한 대결코드들을 찾아보는 것은 이번 작품을 보는 또 다른 재미다.
그동안 국립무용단은 한국적 춤사위를 기본으로 하되, 동시대 살아있는 예술로서 현대적이고 세련된 장르로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왔다. 발레와의 교차편성, 현대무용 안무가 또는 해외 안무가와의 협업 등 도전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전통장르의 놀라운 확장가능성을 증명해보인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신작 <토너먼트>를 통해 ‘판타지’라는 요소를 더하며 또 다른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단순한 신화 속의 '판타지'가 아닌 젊은 층의 취향과 변화에 발맞춘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장르의 수용이자 활용이다. 국립무용단이 보여주는 이러한 기획은 최근의 대중적인 트렌드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함으로서 젊은 세대의 장르 유입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