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경기아트센터와 이애주문화재단이 공동주최 하여 〈다시 천명(天命), 춤의 길〉 공연을 5월 9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고(故) 이애주 명무가 남긴 우리 춤의 정수를 온전히 톺아보는 기회이다. 특히 그가 길을 낸 전통 민속춤의 보존과 계승을 향한 길과 이 길 위에 중첩되어있는 우리 몸짓으로 삶의 현실을 밝히고 시대의 아픔을 춤추는 실천적 전범의 길, 더 나아가 구도자로서 걷는 ‘춤의 길’ 등 3색의 춤 세계를 재조명하고 있다.
〈다시 천명(天命), 춤의 길〉 1부 첫 무대는 춤꾼 이애주의 완판 〈승무〉를 이애주한국전통춤회가 재현한다. 한영숙의 뒤를 이어 1996년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보유자로 인정된 이애주는 전통춤 기법과 멋을 올곧이 이으면서 그 안에 녹아있는 원형이정(元亨利貞), 인간과 자연 천지 생명의 원리를 밝혀 승무에 대한 철학적 해석의 경지를 열었다. 이번 〈승무〉는 그동안 무대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40분에 이르는 긴 승무(완판 승무)를 예전 본모습 그대로, 더구나 홀춤이 아닌 무리춤으로 올린다는 의미가 있다. 생명이 나고 자라며 기운을 쌓아가고 다시 무(無)의 세계로 돌아가는 순환의 과정을 다채로운 장단 변화를 통해 온전히 춤으로 풀어낸다.
바람맞이 태평춤 |
두 번째 무대는 이애주춤•장단연구회가 〈바람맞이 태평춤〉으로 잇는다. 87년 6월 민주항쟁의 선두에서 온몸으로 시대의 아픔을 대변하고 수많은 죽음을 진혼했던 이애주의 한판춤 〈바람맞이〉 중에서 ‘씨춤’을 복원하고 한성준, 한영숙, 이애주로 이어진 ‘태평무’를 기반으로 ‘바람맞이’의 핵심 춤거리와 춤사위를 창조적으로 재구성하여 춤꾼 이애주의 일생에 걸친 실천의 춤이자 시대 춤의 현현이라 할 수 있는 〈태평춤〉을 한 판으로 짜 넣어 1987년 당시의 현장을 무대로 옮겨놓는다.
2부는 이애주한국전통춤회의 〈살풀이춤〉으로 문을 연다. 한영숙으로부터 이 춤을 이어받은 이애주는 살풀이춤이 ‘살을 맞는다’는 수동적 의미와 그 ‘맞은 살을 적극적으로 풀고 나간다’는 능동적 의미의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보고, 그 속성 또한 ‘한’과 ‘흥’ 두 가지 측면을 동시적으로 나타낸다고 풀이했다. 그 맥을 이은 오늘의 춤은 특히 정갈함과 기품이 극치를 이루고 정중동(靜中動)의 조화로운 절제미가 잘 드러나는 춤이다.
승무 |
완판 〈승무〉와 〈살풀이춤〉을 추는 이애주한국전통춤회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를 중심으로 끊임없는 수련과 올바른 전수를 목적으로 1991년에 결성된 우리춤 단체이며 고(故) 이애주 명무와 함께 〈승무〉, 〈살풀이〉, 〈태평무〉, 〈태평춤〉 등의 공연을 통한 우리 춤 알리기를 위해 국내외 활동을 지속해왔다.
〈바람맞이 태평춤〉을 준비한 이애주춤•장단연구회는 1980년대 당시 이애주 명무 곁에서 춤패신, 춤패 한사위 이름으로 춤문화 운동을 함께 해왔으며, 90년대 들어 ‘이애주춤장단연구회’ 이름으로 승무, 살풀이, 태평춤 등의 장단을 집중적으로 연구 및 발표 공연을 하고 있다.
마지막 무대로 경기도무용단이 창작 작품인 〈제(祭)〉를 선보인다.
전통춤에 우리의 시대상을 담아내는 움직임을 표현하는 〈제(祭)〉 공연은 한국적인 ‘제(祭)’ 의식과 기도하는 모습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정갈한 마음으로 기도드리는 행위는 무당의 ‘제(祭)’ 의식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 등에 착안하여, 우리 내면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기도하는 행위 과정을 춤으로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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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주문화재단 〈다시 천명(天命), 춤의 길〉
2023.5.9.(화) 19:30
경기아트센터(수원) 소극장
춤: 경기도무용단, 이애주한국전통춤회, 이애주춤•장단연구회
연주: 경기시나위보존회, 전통음악그룹. 판, 이애주춤•장단연구회
관람료: 전석 10.000원
예매: 인터파크 티켓 http://ticket.interpark.com
문의: 031-230-3333
주최: 경기아트센터, 이애주문화재단
주관: 경기도무용단, 이애주한국전통춤회, 이애주춤•장단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