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유니버설발레단 유병헌 예술감독이 (사)한국발레협회(사장 박재홍)에서 수여하는 제 27회 ‘한국발레협회상 시상식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유병헌 감독 ⓒ Universal Ballet_Photo by Kyoungjin Kim |
올해로 27회 째를 맞이한 ‘한국발레협회상 시상식’은 1996년에 제정되어 한 해 동안 한국 발레계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무용가 및 관계자에게 수여하는 시상식이다. 지난 26회 한국발레협회상 시상식 ‘대상’에는 김동곤 서울 유스발레단 단장, ‘올해의 예술가상’에 신무섭 국립발레단 부예술감독, ‘올해의 작품상’에는 신은석 서울발레시어터 부단장과 강효형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올해의 발레교육자상’에 이준규 선화예술고등학교 무용부 강사가 각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유니버설발레단 유병헌 예술감독은 1981년 지린예술학교를 졸업, 1988년 북경무용대학에서 발레 지도자 정규과정을 졸업한 후 지금까지 지도자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 1988년부터 1995년까지 북경 무용대학에서 부교수로 역임, 1995년 중국 광저우 발레단, 1997년 중국 국립발레단의 발레 마스터로 활동한 그가 유니버설발레단의 지도자로서 부임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23년 전인 1999년 2월이었다. 발레마스터로서 2년을 지낸 유병헌 예술감독은 2001년에는 부예술감독, 2004년에는 부단장, 2006년에는 총감독을 거쳐 2009년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후 현재까지 유니버설발레단을 이끌고 있다. 지도자로서 왕성환 활동을 펼쳐온 그는 2001년부터 안무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하였고, 〈심청〉과 〈발레 춘향〉, 〈트리플 빌〉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안무와 연출력을 인정받아왔다.
The Ballerina ⓒ Universal Ballet_Photo by Kyoungjin Kim |
지난해 6월, 7년만의 신작 〈트리플 빌〉을 통해 안무가로서의 의지를 재차 보여준 그는 올 한 해를 더욱 특별히 보내고 있다. 발레의 예술적 가치를 보여주고자 구상하기 시작하여 10년이 넘도록 준비한 신작 〈더 발레리나 The Ballerina〉를 지역대표 5개 문예회관과의 공동제작을 통해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공동제작은 상대적으로 서울에 편중되어 있는 양질의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보다 여러 지역 관객들에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연초부터 기획된 사업이다. 이에 유병헌 예술감독은 발레의 예술적 가치를 보여줌과 동시에 발레공연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무대 위의 빛나는 한 순간을 위해 무대 뒤에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무용수의 모습을 현실감 넘치게 전달하는 〈더 발레리나 The Ballerina〉를 제작했다.
〈더 발레리나 The ballerina〉는 발레에 대사를 입히는 시도를 한 실험적인 창작발레로, 무용수들의 무대 뒤에서의 일상과 에피소드를 현실감 있게 전달하는 작품이다. 현장감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대본 구성 단계에서 유병헌 예술감독 본인을 비롯해 지도위원인 진헌재, 엄재용과 단원 임선우, 이다정 등 유니버설발레단의 여러 무용수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했으며 발레마스터의 대사는 녹음 대신 라이브로 진행되어 현장감을 더했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막이 오른다는 표현이 불필요한 공연이라는 점이다. 막을 올려둔 채로 스튜디오에 단원들이 하나 둘 등장하는 클래스 장면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공연장을 하나의 큰 스튜디오로 느끼게 만들어 관객들이 직접 무용수와 일상을 함께하는 느낌을 준다. 클래스뿐만 아니라 리허설, 공연, 그리고 공연 후 무용수들의 모습까지 담아내며 아름다움을 위해 매일을 갈고 닦는 일상을 보여줌으로써 발레의 예술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더해 실험적인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주어 발레를 처음 접하는 관객, 발레 애호가들, 발레를 취미로 배우는 이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미 〈발레 춘향〉, 〈트리플 빌〉 등 다수의 주요 작품을 통해 안무가로서 인정받아 온 그는 기존 연출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을 구상하며 더욱 다양한 관객이 즐길 수 있는 발레 공연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게다가 한국적인 색채를 발레에 입히기 위해 연구하고 도전하는 그는 지난 〈트리플 빌〉에서 보여주었던 精(정) : 코리아이모션(Korea Emotion, 한국의 얼)을 비롯해 〈더 발레리나〉의 ‘비연’, ‘미리내길’ 외 한국의 다양한 ‘정’을 표현하는 작품들을 모은 ‘코리아 이모션’을 다가오는 2023년 유니버설발레단의 첫 정기공연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예술감독으로서, 창작자로서 유독 바쁜 시기를 보내며 제 27회 (사)한국발레협회상 시상식 대상을 수상한 유병헌 예술감독은 “늘 창작에 대한 갈증이 있습니다. 화려한 안무를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감동을 주는 그런 안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노력이 한국 발레계에 도움이 되어 이렇게 특별한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을 수 있음에 너무나도 기쁠 따름입니다” 라고 감사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