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겸 단장 김종덕)은 9월 17일~2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사자(死者)의 서(書)〉를 공연한다.
〈사자의 서〉는 티베트 불교 경전 『티베트 사자의 서』에서 영감을 받아, 망자가 죽음 이후 49일간 겪는 내세의 여정을 강렬한 춤과 에너지로 그려낸 작품이다. 안무는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김종덕이 맡았으며, 삶과 죽음,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무대 미학으로 풀어낸다.
작품은 총 3장으로 구성돼 죽음 후 망자가 겪는 49일의 여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1장 ‘의식의 바다’는 죽음을 애도하는 제의로 시작, 저승사자가 등장해 망자를 사후세계로 인도한다. 죽음의 강을 건너며 춤추는 망자의 독무와 죽음을 애도하는 살아있는 자들의 군무로 강렬한 대비를 보여준다. 2장은 ‘상념의 바다’로, 망자의 지난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소년기부터 장년기까지 순차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삶에서 겪는 기쁨과 슬픔, 회한과 체념 등 감정의 굴곡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마지막 3장 ‘고요의 바다’에서는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반복 움직임을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사후세계가 연결된다는 성찰과 위로를 전한다.
이번 재공연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흐름을 보다 압축적으로 재구성하고, 캐스팅에도 변화를 주었다. 초연 당시 2인의 남성 무용수가 맡았던 망자 역은 이번에 성별 구분 없이 5인의 국립무용단 주역 무용수가 번갈아 맡아, 인물의 다층적 해석과 신체 표현의 다양성을 더한다. 초연 멤버 조용진을 비롯해 관록의 장현수·김미애, 강렬한 에너지를 지닌 박소영·이태웅이 출연해 각기 다른 색채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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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사자의 서〉
2025년 9월 17일(수)~9월 20일(토) 수‧목‧금 19시 30분, 토 15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예술감독 겸 단장 ∙안무 김종덕
조안무 정소연 이재화
작곡·음악감독 김재덕 황진아
무대디자인 이태섭
조명디자인 장석영
의상디자인 노현주
영상디자인 황정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