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2018 평창 문화올림픽 강릉아트센터 춤 공연
강릉, +몸짓
김인아_<춤웹진> 기자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17일 동안, 올림픽 베뉴 도시를 비롯한 곳곳은 매일 매일이 축제의 장이었다. 강원도 평창과 정선, 강릉의 경기장을 찾은 동계 스포츠 스타들이 긴박감 넘치는 승부와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하며 한반도 전체에 응원의 함성이 울려 퍼졌고 도시 곳곳에서는 문화올림픽의 일환으로 다양한 공연과 전시, 이벤트가 연일 이어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밝혔던 것처럼, 문화올림픽은 ‘올림픽 가치를 통해 개최국 및 세계의 사람들을 참여하게 만드는 다양한 문화, 엔터테인먼트, 축제, 체험활동’을 의미한다. 여기에 평창 올림픽에 문화를 더하여 레져 투어리즘(Leisure Tourism)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 뒤따랐다. 실제 올림픽 기간 동안 문화올림픽을 찾은 누적 관람객 수는 71만 3천여명으로 집계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다채로운 문화공연들이 있었다.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시즌 동안 개최지 강원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공연·전시·축제 등 문화행사는 200여 개에 달한다. 강원국제비엔날레와 평창겨울음악제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수준 높은 예술경험을 제공했고,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단오제’를 모티프로 올림픽 정신인 평화를 담은 창작 퍼포먼스극 〈천년향〉, 강원도 내 수려한 자연을 무대로 만든 미디어아트쇼 〈청산별곡〉, 설치작품을 버닝하여 경포 해변을 뜨겁게 달군 파이어 퍼포먼스 〈파이어아트 페스타〉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 문화행사들이 즐비했다. 그밖에도 올림픽 플라자 내 문화ICT관에는 백남준, 이중섭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현대 미술작가들의 작품전을 선보여 하루 평균 만천여명의 인파가 몰리는 등 높은 관심을 이어갔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밝혔던 것처럼, 문화올림픽은 ‘올림픽 가치를 통해 개최국 및 세계의 사람들을 참여하게 만드는 다양한 문화, 엔터테인먼트, 축제, 체험활동’을 의미한다. 여기에 평창 올림픽에 문화를 더하여 레져 투어리즘(Leisure Tourism)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 뒤따랐다. 실제 올림픽 기간 동안 문화올림픽을 찾은 누적 관람객 수는 71만 3천여명으로 집계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다채로운 문화공연들이 있었다.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시즌 동안 개최지 강원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공연·전시·축제 등 문화행사는 200여 개에 달한다. 강원국제비엔날레와 평창겨울음악제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수준 높은 예술경험을 제공했고,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단오제’를 모티프로 올림픽 정신인 평화를 담은 창작 퍼포먼스극 〈천년향〉, 강원도 내 수려한 자연을 무대로 만든 미디어아트쇼 〈청산별곡〉, 설치작품을 버닝하여 경포 해변을 뜨겁게 달군 파이어 퍼포먼스 〈파이어아트 페스타〉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 문화행사들이 즐비했다. 그밖에도 올림픽 플라자 내 문화ICT관에는 백남준, 이중섭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현대 미술작가들의 작품전을 선보여 하루 평균 만천여명의 인파가 몰리는 등 높은 관심을 이어갔다.
특히 국공립 및 민간 예술단체의 공연과 올림픽 기념 상설전시를 매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강릉아트센터의 프로그램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12월 준공된 강릉아트센터는 2월 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요 인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제132회 IOC 총회 개회식을 비롯해 무용, 클래식, 뮤지컬, 난타 등 다채로운 공연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회 기간 동안 사임당홀(998석)에 32개 작품, 소공연장(400석)에 67개 작품이 무대에 올랐는데, 그 중 무용 프로그램은 국립발레단, 국립현대무용단, 강원·경기도립무용단, 대전·울산시립무용단 등 국공립무용단과 지역의 민간단체, 해외단체가 야심차게 준비한 총 15개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강릉아트센터의 무용공연을 보기 위해 2월 12일과 18일 강릉을 찾았다. 지난해 12월 개통된 KTX 경강선은 서울에서부터 2시간 만에 강릉에 다다르는 가장 빠른 교통편이다. KTX를 타고 올림픽을 즐길 수 있는 평창, 진부역을 지나 종착역인 강릉에 도착하자 역사 안은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로 가득하다. 강릉역 내부에 설치된 시민 공모로 선정한 올림픽 응원 메시지와 국내 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매칭한 2,018개의 아트배너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강릉역에서부터 강릉아트센터가 있는 올림픽파크 인근까지 무료셔틀버스나 도보로 찾아갈 수 있다. 올림픽의 분위기를 몸소 느끼고 싶어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버스 대신 20분이 소요되는 도보를 택했다. 지름길로 잘 정비된 동산을 넘어가자 길 건너 강릉 올림픽파크와 아트센터가 한 눈에 들어온다.
12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울산시립무용단과 국립발레단의 공연을 만날 수 있었다. 소극장 무대에 오른 울산시립무용단은 전통춤과 국악이 어우러진 대표 레퍼토리들을 한 데 모아 〈한국의 미·울산의 신명〉을 공연했다. 울산 관광 명소인 태화강을 배경으로 청춘남녀의 사랑을 담은 〈울산연가〉, 전통춤 〈처용무〉 〈태평무〉 〈향발무〉, 민속악 〈시나위합주〉 등을 선보이고 대규모 타악 퍼포먼스 〈비상〉의 신명나는 무대로 마무리됐다.
울산시립의 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였지만 평일 낮에 진행된 탓인지 400석 규모 소극장의 약 2/3정도 객석점유율을 보였다. 활달한 흥취가 배어있는데다 한국적 색채가 짙어 외국인에게 더욱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공연이라고 생각되었지만 객석에서 외국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공연 당일 강릉 올림픽파크 내에 여러 빙상경기가 있었고 이를 찾은 해외 응원단도 적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세계인의 축제가 문화올림픽에까지 미처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같은 날 저녁에는 국립발레단의 〈안나 카레니나〉가 사임당홀 무대에 올랐다. 평창 문화올림픽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초연된 이 작품에 대해 2017년을 결산하는 춤비평가 방담에서는 올림픽 연계 프로그램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중론과 국립발레단이 내세울 만한 전막 창작 레퍼토리를 보유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올림픽 준비과정에서 갑작스럽게 예산을 편성해 공연을 진행시키는 주먹구구식 행정운영과 막대한 예산을 무조건 국립단체에 맡기는 식의 구태의연한 행정감각에도 일침이 가해졌다(2017 춤계를 말한다 - 춤비평가 방담 바로가기).
올림픽 준비과정의 크고 작은 문제점들은 공연장 신축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신 공연시설을 갖췄다는 강릉아트센터 소개와 달리 사임당홀에는 객석과 무대사이 오케스트라석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 대신 녹음반주로 진행됐지만 음향은 그마저도 고르지 않고 둔탁하게 들렸다. 〈안나 카레니나〉는 초연 당시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지휘자 폴 코널리가 이끈 코리안심포니의 라이브 협연으로 완성도를 더해 호평을 받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무대 뒤편에서 연주되는 조재혁의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 MR의 아쉬움을 달래줄 뿐이었다.
이날 공연은 빈자리 없이 만석으로 진행됐다. 공연을 본 관객들은 “밝고 환상적인 발레작품만 보다가 어둡고 진중한 분위기의 발레를 보게 되어 신선하다”, “방대한 원작을 드라마 발레로 풀어낸 세련된 감각이 인상적이다”, “지역에서 수준 높은 발레를 감상할 수 있어 기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18일에 다시 찾은 강릉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조성희AHA댄스씨어터의 〈비:손-일장춘몽〉을 관람했다. 사계절의 흐름과 같은 인생의 과정을 춤으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하체 움직임 없이 상체 동작과 포즈로 절제를 보여주는 솔로와 분란한 군무를 대비시키거나 비발디의 사계와 정가를 교차하여 오묘한 조화를 이룬 장면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강릉시민 관객은 “좀처럼 볼 수 없는 무용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라 반가웠다”면서 “현대무용에 전통음악(정가)을 접목시켜 어우르는 것이 서로 다른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화합하는 올림픽의 정신과 맞닿아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은 “프로그램 북에서 나온 공연 소개만으로는 작품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현대무용을 자주 접하지 못해서인지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졌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많은 지역 관객들이 공연감상의 기회를 상당히 흡족해했다는 점에서 강릉아트센터에서 연일 펼쳐진 공연 프로그램이 예술향유를 원하는 지역의 갈증을 일정 부분 채운 것으로 짐작된다. 한편 문화올림픽을 한국춤의 현주소를 세계에 알릴 중요한 기회로 본다면, 국공립무용단과 강릉 기반의 민간단체, 강릉시와 국제교류를 맺은 해외단체로 구성된 이번 프로그램이 얼마나 적절했는지 논의가 따라야할 것으로 보인다.
강릉아트센터는 3월 2일 국립현대무용단의 〈쓰리볼레로〉, 3월 15일 강원도립무용단의 〈겨울약속〉 등 춤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채로운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이 3월 8일 패럴림픽 개막축하무대와 함께 올림픽의 뜨거웠던 열기를 이어간다.
김인아
한국춤비평가협회가 발행하는 월간 〈춤웹진〉에서 무용 전문기자로 활동 중이다. 창작과 수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가치에 주목하여 무용인 인터뷰를 포함해 춤 현장을 취재한 글을 쓴다. 현재 한예종에서 무용이론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한국춤비평가협회가 발행하는 월간 〈춤웹진〉에서 무용 전문기자로 활동 중이다. 창작과 수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가치에 주목하여 무용인 인터뷰를 포함해 춤 현장을 취재한 글을 쓴다. 현재 한예종에서 무용이론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2018. 03.
사진제공_국립발레단, 울산시립무용단, 조성희AHA댄스씨어터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