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현 학교무용교육의 현황과 비전을 논하고 앞으로의 무용교육의 발전을 위한 여러 방책들을 탐색해보기 위한 무용교육추진위원회 제14차 세미나가 8월 23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연이은 폭염도 무용교육을 향한 교육자들의 열기를 꺾지 못함을 대변하듯 세미나실은 본 회의의 임원진들을 비롯하여 무용계를 대표하는 교수, 교육자, 그리고 앞으로의 무용교육에 몸담을 학생들이 참석해 입석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만석을 이루었다.
한양대 이해준 교수의 사회로 시작된 세미나는 본 회의의 공동위원장인 정승희 교수의 개회사로 문을 열었다. 2002년에 시작된 무용교육혁신위원회는 2014년 ‘무용교사자격증 발급’이라는 큰 성과를 이루었음을 강조하였고, ‘무용교과 독립’이라는 후속 목표를 위해 오늘의 자리가 마련되었음을 언급하였다.
기조강연은 이화여대 김경자 명예교수(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 위원장)의 〈2015 개정 교육과정과 교과 교육과정의 방향과 과제〉라는 발제로 이루어졌다. 내용은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대체적인 방향과 체육의 일부로 속해있는 무용교과의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논하였다. ‘선택’과 ‘배제’의 교육과정 개발 속에서 무용이 교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교과의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확실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안하며, 과학주의의 영향으로 정답이 없는 예술의 경우 교과 편제를 위해서는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고, 우수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무용교과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심사숙고해야 하는 시기임을 언급했다.
“2015개정 교육과정은 1.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 2. 학습경험의 질 개선(꿈과 비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각각의 교과가 어떠한 핵심역량을 증진시킬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었다. 무용교과의 경우 인문학적 소양, 정서적 역량의 강조, 모든 학생에게 가치 있는 경험임을 증명, 체육교과와의 관계 설정, 중학교 자유학기제, 학교스포츠클럽, 체육교과군(초, 중)과 예술교과군(고)의 성격 확인과 교과군 가로지르기, 교직기회 확충방안 등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사례발표의 첫 번째는 이화여대 이지혜 초빙교수가 〈미국의 학교무용교육〉에 대해 발표하였다. 미국의 예술교육정책의 설립배경과 변화, 학교예술교육의 특성, 예술교육 내 무용교육에 대해 논하였는데, 미국의 학교예술교육은 ‘타 교과와의 통합적 예술교육, 다양한 지역예술교육기관과의 협력, 다양성 인정과 문화정체성 확립, 학생들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한 커리큘럼 개발, 국가 현 실정에 맞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 커리큘럼’ 등의 특징을 갖는다고 언급하였다.
두 번째 사례발표는 한양대 고현정 교수의 〈호주의 학교무용교육〉으로, 호주 교육체제의 흐름, 학교 운영체제 소개에 이어 교육과정 내 예술교육 그리고 예술교육 내 무용교육의 내용 및 취지에 대해 언급하였다. 호주 무용교육에 대해 “가장 큰 핵심은 미시적으로는 무용지식을 습득하고 몸 이해를 돕는다면, 거시적으로는 사회 문화의 흐름과 맥락을 이해하고 연계망적 지식에 대한 학생 역량 개발을 위한 다양한 사고방식의 개방에 의의가 있다”고 발언하였다.
세 번째는 덕원예고 백연 강사가 〈뉴질랜드의 학교무용교육〉에 대해 발표하였다. 뉴질랜드의 초·중등 교육과정 체계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체육교육 내 무용교육’에서 2000년 무용이 핵심필수과목으로 무용이 인정되면서 ‘예술영역으로서의 무용교육’으로 변화된 과정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무용교과 독립이라는 과제에 시사해주는 바가 크게 다가왔다. 또한 교과서 위주가 아닌 교사의 자율성과 재량을 반영하는 교육 시스템은 예술강사와 문화예술교육사, 무용교사자격증 취득자 등이 수없이 배출되고 있는 현 우리나라의 예술교육 시스템과 교사양성, 관리 등에 여러 담론들을 제시한다고 본다.
마지막은 경성대 황정옥 외래교수가 〈한국의 학교무용교육〉에 대해 발표를 하였다.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육과정과 교육과정 내의 무용교육에 대해 언급하며, 변화하는 미래 사회에서 무용교육의 나아갈 방향으로 ‘무용교육 전문인력 양성에 대응하는 교육현장의 준비, 무용교육 내용의 체계화 및 다각화, 교과목 신설의 선택과 집중, 무용교육에 대한 인식 확산’ 등의 논제를 안겨주었다.
10분 동안의 휴식으로 열기를 잠시 식히고 자유 토론 시간이 시작되었다. 세종대 양선희 교수는 프랑스의 원로 교수들의 재능기부 등을 예로 들며 “대학 현장에서 무용과 학생들의 취업에 힘쓰느라 무용교육 현장에 애쓰지 못함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무용교과의 독립 또는 무용교과의 인식 확산을 위해 앞장서는 데는 망설임이 없으며, 또한 노력할 것이다. 무용교육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기구책을 만들어 그 뒤에서 울타리가 되겠다”고 확신있게 언급하였다.
국민대 문영 교수는 성명서 발표, 강경대응 등과 더불어 무용교육의 효과에 대한 여러 데이터를 종합하여 축적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하고, 각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융합, 통합을 강조하는 시대에 요구하는 것들을 전략적으로 개발, 노출할 것을 제안하였다. 청주교대 서예원 교수는 외국과 한국의 현행 교육과정을 생생히 비교할 수 있는 발표내용에 대해 감사하며, 앞으로의 무교혁의 활동에 기대가 크다고 하였다. 또한 "아이들에게 '예술교육이 나에게 어떠한 중요성이 있지?'하는 물음에 답을 주지 못하면 창의•인성을 부르짖고 있는 시대에 동떨어진 주지교육만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이어 백연 강사는 "발제를 준비하며 느낀 것은 우리나라의 무용교육에 대한 연구가 타국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으며, 현장에서의 노력에 상응하는 국가적 차원의 사고방식의 변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느꼈다"고 언급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또한 양선희 교수는 예술 강사들이 겪는 현장의 여러 문제점들을 듣고 싶다는 의견을 내었으며 앞으로도 무교혁에 많은 의견들을 개진해줄 것을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김화숙 공동위원장은 “무교혁은 ‘무용교과의 정체성을 갖는 것’과 ‘예술교과로서의 무용 독립’이라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를 갖고 지난 14년의 시간동안 많은 일들을 개진해 왔으며, 현재는 미래의 지도자, 무용인들의 앞날 개척을 위해 달리는 것이 목표이다”고 언급하였다. "모든 국민은 무용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구호와 함께 보다 도약적인 무용교육 현장의 발전이 있길, 그리고 그 곳에 한명의 무용교육자이자 예술가로서 몸담을 것을 다짐해 보는 시간으로 세미나는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