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한국춤비평가협회(회장 이순열)는 1월 14일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집에서 2014년 한국춤비평가상 시상식 및 2015 신년 무용계 대화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은 한국춤비평가협회 소속의 춤비평가 회원들을 비롯해 단체장, 안무가, 무용수, 무용교육자 등 무용계 인사, 공공기관 관계자, 언론인, 기획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광열 한국춤비평가협회 상임운영위원의 사회로 진행됐다.
행사에 앞서 이순열 회장은 “이 자리는 지난해를 뒤돌아보고 앞으로의 꿈을 회태(懷胎)할 뿐만 아니라 춤계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그 공을 취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문화예술인 모두가 새해를 맞아 더욱더 높이 날아오르기 바란다”는 새해 덕담을 전했다.
김종규 삼성출판사 사장이 무용계 외부 인사를 대표해 “여기 계신 분들이 전부 문화유산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이런 행사를 통해 무용인들을 격려해주는 한국춤비평가협회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무용계를 대표해 국수호 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은 “지난 한 해 여러가지 사회적 사건들로 힘들었지만 무용계의 발전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해준 분들께 감사를 전한다”며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힘이 아닌 본인 스스로의 생각 안에서 우러나오는 내 안의 영혼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도 여러 선생님들, 동료들, 후배들 정말로 자기의 영혼을 불태워서 춤계의 밑거름이 되는 해가 되시길 바란다"는 새해 덕담을 건냈다.
이날 대화모임은 올해 계획 중인 춤 단체 및 지원기관들의 사업 계획 등을 공유하고 무용가 및 무용관계자들의 소통을 위해 열린 것으로 한국춤비평가협회가 지난 2011년부터 매해 개최해 오고 있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의 박인자 이사장은 2월 25일에 있을 댄서스 잡마켓에 대한 안내와 5월 29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에서 진행 예정인 무용수직업전환국제기구(IOTPD: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the TRANSITION of PROFESSIONAL DANCERS) 총회 개최 소식도 전했다. IOTPD는 영국, 미국, 캐나다, 스위스, 프랑스가 회원국으로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무용수직업전환과 관련한 심포지엄이 있을 예정이며, 이 심포지엄은 무용수였다가 성공적으로 직업을 전환한 사례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김석홍 본부장은 무용계에 도움이 될 만한 사업으로 두 가지를 소개했다. 하나는 기획자 인건비를 보조해주는 사업으로 월 120만 원 정도의 인건비와 지원자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센터스테이지코리아(Center Stage Korea)사업으로 해외 투어 공연을 나갈 때 여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해외문화교류 전문단체로 인정을 받아 해외 공연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올해와 내년에만 진행되는 한불수교 150주년 기념 상호 교류의 해 사업을 소개하며 “프랑스에 파트너가 있으면 지원 가능하고 1차 모집에는 많은 단체가 참여하지 않았으나 2차 모집이 남아있으니 많이 지원해 달라”고 전했다. 덴마크와의 커넥션 사업은 무용계 인사 3명을 뽑아 덴마크로 보내고, 덴마크 인사 3명을 초청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예술경영지원센터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와 많은 정보 받아가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홍은예술창작센터 최재훈 매니저는 “홍은예술창작센터가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아직도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며 “공간을 플랫폼으로 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올해 더 많이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무용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송미선 위원은 창작산실 사업의 진행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는 89건이 지원을 했고, 작년과 비슷한 포맷으로 진행되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작년에는 시범공연 지원을 대·소극장 구분 없이 1500만원을 지원했다면 올해는 대극장 1500만원, 소극장 1000만원으로 지원되고, 우수작품 제작지원에 있어서도 작년에는 대극장 4000만원, 소극장 2000만원으로 지원했다면 올해는 대극장 6000만원, 소극장 3000만원으로 상향조정되었다”고 전했다. 우수작품으로 선정되었던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재공연지원 사업은 3월에 공고가 나갈 예정이다.
또한 “국제교류 사업은 1차, 2차로 나뉘어서 진행되는데 1차는 마감을 했고 2차는 3월에 공고가 나갈 예정이며, 젊은 예술가분들에게 유용한 사업으로 레지던스 사업은 해외 레지던스 사업에 선정이 되었다면 체제비나 여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것으로 1차는 마감했지만 2차는 3월에 공고가 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작년에 처음 시작한 대관료지원 사업의 경우 수시로 접수 가능하고 한 단체가 연간 2000만원 이내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공연이 끝난 후 대관료의 80%를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이라고 전했다.
협회ㆍ단체 인사 및 춤 현장에서 활약하는 안무가와 기획자도 함께 자리했다. 무용교육혁신위원회 김화숙 공동위원장은 “무용교육이 체육교과의 일부로만 이루어지다가 12년 만에 드디어 무용교육 자격증 발급이 가능해졌다. 앞으로는 무용교과를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숙제를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모든 무용계가 무용교과를 만드는 일에 한목소리를 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고, 정승희 공동위원장도 함께 참석했다.
이밖에 한국발레협회 김인숙 회장, 현대무용협회 김현남 회장, 한국전통춤협회 채상묵 이사장, 국립발레단 김현아 팀장, 국립현대무용단 정순민 사무국장, 국립국악원무용단 한명옥 예술감독, 국립민속국악원 복미경 안무가, 강동아트센터 이창기 관장, 한국공연예술센터의 오선명 차창 등은 각 단체의 현황과 올해 활동계획을 알리며 참석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또한 창무예술원 김매자 이사장, 밀물예술원 이숙재 이사장, M극장 성아름 극장장,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장수혜 해외팀장, 한예종 김선희 교수, 김서령 공연기획가, 강일중 공연 칼럼니스트, 독립안무가 박호빈ㆍ이윤경ㆍ김형희ㆍ김용철ㆍ황미숙, 유니버설발레단 라선아 차장, 한국발레학회 조미송 회장, 문화투데이 이은영 국장, 월간 문화예술 전문지인 〈The MOVE〉의 임효정 발행인,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장승헌 상임이사 등 많은 무용계 인사들이 자리해 어느 때보다도 활기찬 대화모임을 가졌다.
대화모임에 이어 2014 한국춤비평가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한국춤비평가상은 1996년 제1회 무용평론가상이 제정된 이래 올해로 19년째 이어져온 역사 깊은 상으로, 한 해를 빛낸 자랑스러운 무용인들을 선정해 매해 1월 시상하고 있다. 한국춤비평가협회는 지난해 12월, 2014년도 한국춤비평가상 선정회의를 개최해 작품상, 춤연기상, 특별상, 베스트작품 등 총 4개 부문의 수상자를 뽑았다.
작품상에 김보람 안무ㆍ애매모호한무용단의 <인간의 리듬>, 춤연기상에 지경민ㆍ김분선, 특별상에 무용교육혁신위원회ㆍ권오춘ㆍ이수빈, 베스트작품으로 강민호 <길마중>ㆍ국수호 <용호상박>ㆍ김남진 <봄의 제전>ㆍ김보라 〈Thank You〉ㆍ김형민 〈Guest〉ㆍ박순호 <유도>가 수상의 영애를 안았다.
작품상을 받은 김보람 안무가는 “일단 같이 해주신 무용수분들이 잘해주셔서 상을 받게 된 것 같고, 주변에서 소리 없이 도와주신 분들, 저희가 계속 춤을 출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께 감사드린다. 일반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었는데 이렇게 상을 받게 되어 감사하고, 앞으로 더욱 관객들을 찾아가는 공연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이 상에 대한 보답인 것 같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고, 춤연기상을 받은 지경민ㆍ김분선 무용수는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특별상을 받은 권오춘 국어고전연구원 이사장은 "골프를 끊고 우리춤을 배우길 잘했다"고 이야기 하면서 "우리가 춤과 음악을 통해서 이시대의 이념적 분열과 지역적 분열과 기업의 노동자와 경영자의 분열, 여야의 분열을 화합하는 시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과거의 통치자는 예와 악을 통해서 통치했다. 이 시대는 예보다는 악을 통해서 우리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것이 되기를 기원 한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용호상박>으로 베스트작품상을 받은 국수호 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은 "춤을 춘지 50주년이 되어 그 동안의 춤을 정리하고자 만든 작품 이었다"고 이야기 하며, "서양의 춤은 프로시니엄아트에 합당한데 한국의 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프로시니엄 극장에서는 경쟁이 어렵다. 한국춤 전용극장이 있어야 하고, 한국춤을 추시는 분들은 자신의 춤의 무대가 있어야 함을 인식했으면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2014 한국춤비평가상의 수상내역 및 선정사유, 수상자들의 소감은 <춤웹진> 기획글 “2014년 춤계 결산(1) - 2014 한국춤비평가상 및 베스트작품”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한국춤비평가협회는 20년 넘게 한국 춤 평단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온 한국춤평론가회를 승계, 쇄신해 2010년 1월 11일에 창립했다. 2014년 1월부터 이순열 춤비평가가 회장을 맡고 있으며 운영위원(채희완 이병옥 김태원 이종호 김채현 장광열)과 회원(이만주 김영희 이지현 서정록 권옥희 김혜라 방희망)들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에도 한국춤비평가협회는 무용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오는 4월 정기포럼 개최를 시작으로, 가을에는 한국춤비평아카데미를 운영한다. 2013년 제정된 춤비평신인상 공모사업을 올해도 추진하며(9월 30일 마감), 연말에는 제20회 한국춤비평가상&베스트작품을 선정하고 서른다섯 번째 <춤비평>지를 발간한다. 매달 1일에는 무용전문지 월간 <춤웹진>을 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