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2012 한국춤 비평 아카데미
김혜라

 한국춤 비평가협회 주최로 매 해 열리는 춤비평 아카데미 3기 강좌(서울)가 2012년 10월 15~17일까지 4개의 강좌, 2개의 공연관람 후 팀티칭 그리고 라운드테이블 주제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1강의 주제는 이순열(춤비평가)씨의「비평가론; 현대의 춤 비평가 역할론」, 2강은 로스필드 필리파(호주/라트로브 대학교수)씨의「컨템포러리 댄스 동향과 비평; 호주를 중심으로」강좌이며 3강 수업은 팀티칭으로 SPAF 공연관람 후 토론으로 구성되었다. 4강의 주제는 이만주(춤비평가)씨의「비평문에서 모호성의 문제; 춤 작품 감상과 비평의 실제」, 5강은 이종호(서울세계무용축제 예술감독)씨의「세계춤 동향; 춤 축제의 기능과 역할」이었으며 6강 역시 팀티칭 수업으로 SIDance 공연 관람후 토론으로 이뤄졌다. 마지막강좌인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타분야 비평가들과 함께「공연예술 비평의 현장적 특성: 공연 예술가와 비평가 어떻게 만날 것인가」라는 논제로 진행되었다.



첫째 날 강좌(
일시: 2012.10.15. 오후3~4:30/4:30~6/8~10시. 예술가의 집)
 

 

 




둘째 날 강좌(일시: 2012.10.16. 오후3~4:30/4:30~6/8~10시. 예술가의 집) 

 

 둘째 날 열린 이만주의「춤 감상과 비평의 실제」강좌에서는 효과적인 비평글쓰기 방법 이 논의되었다. 구체적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비평가 데보라 조윗(Debora Jowitt), 마르시 아 시걸(Marcia Siegel), 엘리자베스 짐머(Elizabeth Zimmer)가 공동으로 작성한 “춤 공연 평을 쓰기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스무 개의 질문들” 이란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리뷰를 쓰기 위한 요구사항에서부터 작품 분석 요소, 공연을 구성하는 요건에 서 관객의 입장까지 고려한 리뷰 구성"에 대한 것이었다. 또한 프로이드(Sigmund Freud), 수잔 손탁(Susan Sontag),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예술관을 소개하였다.
 뒤이은 강좌는「세계춤 동향; 춤 축제의 기능과 역할」이란 주제로 이종호는 자국의 문화 를 알리는 축제의 순기능을 강의하였다. 그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춤의 활로를 개척한 서울 세계무용축제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설명하였고 축제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성과를 소개하였다. 또한 그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레파토리 부재 문제를 지적하며 수강생과 함께 국립무용단의 정책과 비젼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
 두 번째 팀티칭 수업은 SIDance 참가적인 미연&박재천과 요노 요시토의 공연을 예술의 극장 소극장에서 감상하였다. 김만주와 수강자들은 부토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첫날 숨 무브먼트의 즉흥과 비교해가며 ‘즉흥의 현장성과 음악과의 관계’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나누었다. 이어 김만주는 부토가 세계화될 수 있었던 저력을 거울삼아 한국춤의 세계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논의하는 시간이었다. 공연 토론후 수강자들과 이종호는 뒷풀이에서 공연과 아카데미 참여계기 등 뒷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3일간의 개최된 아카데미를 통해서 수강자들은 현역 비평가들의 강좌와 공연저널리즘(SPAF) 서울포럼 참관 및 공연 관람을 통해 이론에서부터 현장 비평 토론까지 연계시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수강자들은 원로선생님의 비평적 인식과 자세에 대한 조언에 귀귀울였다는 의견과 글쓰기 방법론에서 제기되는 비평적 논제에 대한 고민 그리고 국내외 춤 현장의 폭넓은 이해를 돕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는 소감을 나누었다. 수강자는 90%의 수강률과 공연 리뷰를 제출하면 한국춤 비평아카데미 이수증을 받게 된다.



셋째 날 강좌: 라운드 테이블(일시: 2012년 10월 17일. 2~3:30/3:30~5시. 예술가의 집)
 

 장광열의 사회로 마지막날 열린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공연비평 환경계 진단”이라는 주제토론으로 타분야 비평가들과 함께 진행되었다. 연극비평가인 이태주씨, 음악 비평가인 이석렬씨, 국악비평가인 윤중강씨를 중심으로 춤비평가 이순열씨, 김채현씨, 이만주씨, 김영희씨, 김옥희씨, 이지현씨가 패널로 참석하여 공연비평계 현안이 논의되었다. 주제 토론의 현안으로는 각분야에서의 비평가 등단과정, 비평지 공공지원문제와 원고료 같은 비평 활동에 대한 각계의 경향을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이석렬은 음악계 비평가 등단과정이 전문잡지 <객석>에서 상을 받는 경우와 음악이론 분야에서 비평 활동을 하면서 입지를 굳히는 경우가 있다고 하였다. 현재 활동하는 음악비평가는 20~30명 정도이고, 비평지 원고료의 지급범위는 생계와는 멀고 오히려 잡지에 올리는 글은 비평적 환경을 마련해주는 역할과 개인의 사회적 인지도를 위한 수단이라고 했다. 공공지원은 잡지보다는 ‘음악동인’같은 원로인 책 출간에 지원이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음악계 비평 경향은 세계적 콩클을 입상한 인재 조명에 집중되어 그 외 다른 음악활동에 대한 비평적 활동이 부족하다고 진단하였다. 또한 일간지의 리뷰어와 평론가의 역할이 다름을 강조하였다.
 이태주는 연극계 비평가 등단이 개관지<여석기 평론협회상>을 통해서나 현역 대학교수들이 자연스레 활동한다고 하였다. 현재 연극비평가는 80여명 정도이고 점점 평론가의 사회적 진출이 어려운 상황을 나누었다. 70~80년대 신문과 잡지에서 확보한 지면과는 달리 현재는 비평가가 활동할 공간과 매체가 부족한 사태를 진단하며 그 주요 원인으로 일간지의 전문평론을 기피하는 상황, 다시 말해 신문기자의 글로 대체하여 기업의 방향에 맞는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한 연극의 방향이 대중화된 문화풍조에서 상업극이 조명되고 창작극이 없는 상태에서 예술의 순수한 평론꺼리도 부족할 수밖에 없는 연극 구조를 설명하였다. 그는 연극평론의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서 전문지와 신문, 잡지사에서 논쟁이 활성화되어 관객을 자극하는 순기능이 살아나야 함과, 평론가들은 지엽적·학술적·안정적인 논제가 아닌 전체 연극계의 큰 현안 문제를 제기하는 글의 필요성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윤중강은 국악계 비평가 등단과정이 <객석>에서 수상이나 이론 전공에서 비평으로 전향하는 경우라고 했다. 최근 국립국악원에서는 평론 학술상이 책정되어 또 다른 등용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악비평가 활동은 10여명 정도이며 비평가가 원고료만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2000년대 이후 국악계 비평경향은 비평문보다는 공연소개의 리뷰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작곡가론에서 연주가론으로 조명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토론 주제로 장광열은 비평가의 지원 심의 관여에 대한 문제를 제기 하였다. 이태주는 공연환경을 알고 객관성을 가진 평론가의 심의가 필요하며, 평가 결과에 대한 백서를 명확히 해야함을 강조하였다. 윤중강은 국악계의 경우 지원심의에서 비평가 1명 정도가 관여하고 있다 했다. 연이어 김영희는 춤계 비평가의 경우 기획과 정책에도 관여하는데 다른 분야의 경우에 대한 질의를 하였다. 이에 연극의 경우는 비평과 기획·행정이 병행되지 않는 상황이고 음악도 기관이나 단체에서 주관하여 병행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중강은 기획과 감독의 겸직을 병행하는 것이 비평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었는데, 예를 들어 연출가의 입장에서 무대 메카니즘과 음악 관계를 파악할 때 등의 경우를 들었다.
 또한 수강생들에게 현역 비평가들의 조언이 이어졌다. 이순열은 비평이 소외당하는 상황에서 “비평가의 기준이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시며, 비평가는 편견 없는 자세와 자기 비판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비평가는 작품의 결과만 보기보단 작품의 배아과정부터 수정 및 결과까지 무대 안팎을 알고 있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김옥희는 공연관람 후 누구나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글을 지향한다는 비평관을 나누었고, 김채현은 춤 공연 기록이 부족한 상황에서 작품에 대한 명료한 인식과 글쓰기 능력을 키우라고 당부했다. 김영희는 전통춤 공연이 비대해지는 것에 비해 춤 현장과 연계된 연구가 필요함을 강조하며 많은 전통춤 관람을 추천하였다.
 마지막으로 전체적인 3기 비평 아카데미에 대한 평가가 있었는데 이지현은 아카데미 방향이 대학 교육환경에서 해야 할 전문가 교육보단 대중에게 춤을 좋아하게 만들 방안을 모색하자는 의견을 내었고 비평 아카데미의 컨텐츠를 지속화 시킬 방안 등이 함께 논의 되었다.

 3일간의 개최된 아카데미를 통해서 수강자는 현역 비평가들의 강좌와 공연저널리즘(SPAF) 서울포럼 참관 및 공연 관람을 통해 이론에서부터 현장 비평 토론까지 연계시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음악, 연극, 국악 타분야 비평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공연 예술계의 비평적 논제와 현장의 폭넓은 이해를 돕는 유익한 시간을 마련하였다. 

2012. 11.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