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김천흥 선생 5주기 추모문화제
김영희_본 협회 회원 / 우리춤연구가

 “심소 김천흥 선생 5주기 추모문화제”가 2012년 10월 19일(금)에 국립국악원에서 열렸다. 김천흥 선생의 예술활동을 기리기 위해 국립국악원, 심소 김천흥무악예술보존회가 주최하고, 한국춤문화자료원 주관으로 추모문화제가 개최되었다.

 

 

 



 

 

 

 

 이어서 1959년에 초연된 김천흥의 창작무용극 <처용랑>의 서곡과 1막 1장의 재현이 시연되었다. 재현 시연의 총진행은 김영숙 정재연구회 예술감독이 맡았고, 정재연구회 회원들이 시연했다. 처용랑의 시연은 김천흥 선생이 작성한 대본과 김기수 선생 작곡의 음악을 바탕으로 준비했다고 했다.
 이번에 시도된 <처용랑>의 재현 시연은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김천흥 선생의 창작 정신을 조명하는 일이며, 또한 근현대 무용사의 흐름 속에서 <처용랑>의 예술사적 위상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당일 시연은 서곡과 1막 1장만 이루어져 아쉬웠다.
 <처용랑>의 재현 작업은 한편 신중하게, 한편 서둘러 진행되어야 한다.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김천흥 선생의 창작정신, 창작방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간 김천흥 선생의 궁중무에 대한 활동에 대해서는 계속 조명되었지만, 전통춤의 무대화 작업 즉 창작작업은 별로 주목받지 못했었다. 선생의 창작 작업은 20세기 후반에 전개된 전통춤 무대화의 연장선상에서 보아야 한다. 또한 재현 작업의 주체나 이를 평가하는 관객들 모두가 외형적인 재현에 대한 관심 뿐만이 아니라, 김천흥 선생의 창작정신에도 관심을 두어야 한다. 즉 주제 설정의 독자성, 무대 구성상의 원칙, 정재 춤사위의 재구성과 민속춤 도입의 원칙, 음악의 구성과 배치, 의상의 선택 등의 측면에서 <처용랑>과 나아가 김천흥선생의 창작작업 전반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현 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당시 공연에 참여했던 관계자들과 관객들이 연로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53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 무용극 <처용랑>의 재현이 시도되었지만, 이보다도 기록과 영상이 남아있는 김천흥 선생의 기본춤이나 살풀이춤에 대한 재현과 연구가 병행되기를 제안한다. 어쩌면 선행되어야 할 과제일수도 있다.
 김천흥 선생이 타계하신지 5년이 지났다고 하지만, 1, 2년 전 한여름의 일인 듯하다. 세월이 유수처럼 흐르는 탓도 있으나, 선생의 예술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에 선생은 늘 곁에 계신 듯하다. 국악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추모기념전이 12월 18일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한가한 날 다시 선생을 찾아볼 생각이다. 그간 깨닫지 못했던 선생님의 가르침을 다시 깨우쳐주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10주기 즈음에는 김천흥 선생의 예술업적에 대한 진전된 연구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2012. 11.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