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지역춤 활성화와 한국 춤계의 생산적 활로모색’을 위한
2012 한국춤비평가협회 신춘 대구 포럼을 마치고
권옥희_본 협회 회원 / 춤비평가

 


 

 

 한국춤비평가협회는 지난 2012년 4월 21일(토) 대구에서(수성아트피아 알토홀)신춘 포럼을 개최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수성아트피아, LIG문화재단이 후원하였다. 신춘 포럼은 한국춤비평가협회의 주요사업으로서, 해마다 이 때 쯤(봄) 한국춤계의 현안을 논의하면서 지역의 춤계와 연계해서 그 현황과 활성화를 모색하는데, 지난해(2011년)에는 대전에서 개최했었다. 대구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한국춤비평가협회의 회원들과 대구지역 무용계의 김기전, 백년욱, 임혜자, 구본숙, 강정선...등의 원로 중견 인사들이 참가하였고, 지역의 젊은 무용가들과 무용을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은 물론 문화예술계 인사들까지 참가, 알토홀(80석)의 좌석이 부족하여 보조의자 40여석을 더 놓을 정도로 큰 성황을 이루었다.

 

 


 

 


인사말 _ 이순열
(본회 공동대표)

 개회 뒤 이순열(본회 공동대표)선생의 인사말 내용 중 "하이마트" "녹향" 이라는 단어가 귀에 들어왔다. 포럼에 참석한 젊은이들 대부분은 아마도 '하이마트'? 전자제품 파는 곳?을 연상했을는지도 모른다. '녹향'과 ‘하이마트’는 대구에 있었던 고전음악감상실로 ‘녹향’은 없어졌지만 '하이마트'는 아직도 살아남아 55년의 긴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대구의 문화아지트로서 1970~80년 전성기 때엔 손님이 많아 자리가 없으면 서거나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음악을 들었던 곳, 그런 곳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굳이 대구 춤을 말하지 않고도) 대구의 문화와 예술의 역사와 저력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고 하겠다.

 

 

 

 대구포럼의 1부는 “지역춤 활성화와 한국 춤계의 생산적 활로모색”이라는 주제로 이병옥(본회 회원, 용인대학교 무용과 교수)의 사회로 열렸다. 개회 후에 4명의 발제가 있었는데, 먼저 김태원(본회 회원, 공연과리뷰 편집인)은 「춤환경의 변화와 현금의 지역춤, 무엇이 문제인가?」를 발표했다. 그는 춤에 대한 관심 영역을 순수 예술춤 뿐만이 아니라, 대중춤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근래 춤에 대한 대중의 확대된 춤활동과 사고를 반영할 것과, 춤계의 활동역역을 광의의 춤으로 넓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춤계의 창작, 교육, 이론, 비평 등의 면에서 춤활동의 관점을 수정 확대해야 함을 제안한 것이다.
 김채현(본회 회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는 「춤 취업 활성화를 위한 상상과 제언」을 통해 무용전공자들의 직업 창출 활로모색의 방안으로 'BnR' 이라는 기업의 예를 들어 발표했다. 무용가들이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야 전망이 있고 춤 전공과 연계해 창조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신종직무의 창출이 이루어진다고 진단하였다.
 권옥희(본회 회원, 춤비평가)의 「한국 춤계의 소통 확대 방안」은 관객과 소통하는 작품 창작을 위한 제안으로, 춤 창작자가 지녀야 할 예술에 대한 자세와 책임과 더불어 춤계 소통방안으로 무용인들의 자기반성과 비판의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오레지나(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의 「한국의 무용교육 비전을 위한 제안」은 예술교육의 원리와 논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들면서 무용교육의 발전을 위한 한국적 사유의 틀 확립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서 신명체험교육이 필요하다는 논제를 피력했다.

 발제에 이어 김수영(영남일보 문화부 차장), 박현옥(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 원상용(대구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우혜영(영남대 무용과 교수), 채희완(본회 회원, 부산대학교 영상미학과 교수), 이만주(본회 회원, 춤비평가) 등이 토론자들로 나서서 발제자들과 질의와 토론을 이어나갔다. 김수영은 관객과 작품의 소통에 대하여 '춤판에서 10여 년간 춤 기사를 써 왔지만 이해하기 힘든 작품이 많다. 관객으로서 어려운(난해한) 작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에 대한 의문(필자는 고충이라고 이해했다)을 제기했다. 박현옥은 지원금 심사에 대한 질의로 '발제자(김태원)가 제안하는 '전문심사위원제도' 는 이름만 다른 것으로 발제자가 예전부터 참여해오던 심사와 지금 제안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채희완은 모든 발제내용에 대한 소회를 밝혔고, 원상용은 무용인들이 좀 더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문화재단사업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만주는 '신명춤이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의했다.


 

 

 2부는 장광열(본회 회원, 한국춤정책연구소장)의 사회로 “대구 영남춤계 발전을 위한 라운드 테이블”이 논의되었다. 패널로 참가한 이종호(본회 회원, SIDance 예술감독)는 대구지역의 국제교류와 관련하여 대구 무용인들에게 쓴 소리와 더불어 도움이 될 제언을 아끼지 않았다. 신은주(부산 춤문화공간 Shin 대표)는 부산에서 ‘공간 Shin’을 운영하는 독립무용가로, 지역에서 어렵게 일구어낸 소극장의 성공사례를 밝혔다. 김영희(본회 회원, 춤비평가)는 대구지역 전통춤 현황에 대한 질문과 대구지역 무용사의 정리 작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대구출신으로서 현재 서울과 아시아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립안무가(무용수)인 김용철(전 구미시립무용단 상임안무가)은 국제적인 춤 시장, 특히 아시아권역의 춤시장의 진출에 대한 정보와 더불어 지역 무용인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촉구했다. 이화석(전북대학교 무용학과 교수) 또한 대구 출신으로 타 지역간의 소통문제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편안하고 자유롭게 진행된 논의와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한 이병옥(본회 공동대표)의 지역마다의 다른 정서와 춤 이야기는 재미는 물론 지식과 교양의 함양, 소통에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이번 대구에서의 포럼은 지역의 무용인들과 함께 현 한국 춤계의 문제에 연계하여 대구 춤계의 현안을 논의한 점에 의의가 있었다고 본다. 학술적인 성격을 띤 포럼은 따분할 것이고, 관심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만 참여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자리가 없어 복도에 서 있는 이도 있을 정도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은 대구가 이러한 행사에 목말라 있었다는 정황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주제 발표 중 대구지역 춤계의 그간의 성과에 대한 발표가 없었고, 대구지역의 현안을 좀 더 심도 있게 논의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지역 춤계와 연계하여 개최하는 포럼인 만큼 지역의 성과와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좀 더 춤계의 관심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참석자 전체 모습

 


 





 

 

 

2012. 05.
사진제공_이만주ㆍ이재봉ㆍ김채현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