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한국춤을 박수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제대로 추어
우봉 이매방 화보 출판기념회

지난 4월 7일 오후 6시 메리어트 호텔에서 승무 살풀이춤 예능보유자 이매방화보출판기념회가 있었다. 400석 규모의 대연회장에 춤계를 비롯한 국악계와 각계의 인사들과 이매방춤보존회 회원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었다.

 

 



화보집을 든 우봉 이매방 선생 - 부인 김명자 여사

 

 이 기념 축하연에서 이매방은 이렇게 답사를 하였다. 그간 이매방의 답사나 발언은 소박 진솔하여 춤계에서도 널리 알려져 왔는데, 문자화된 적은 드물어 그날 답사를 그대로 소개본다.
 “날도 춥고 비도 오고 썩 좋지 않은데 여러분 이렇게 많이 왕림하셔서 고맙습니다. 용인대 이병옥교수와 이야기 중에 ‘80 인생 살아오신 것을 남기는 건 사진 밖에 더 있어요? 화보집으로 만들어봅시다’ 해서 만들었지, 예술은 한도 끝도 없어요. 그런데 예술을 머리 굴려서 옘병하게 하려고들 하고, 빨리 돈 벌려고 머리를 굴리면 안돼요.
 나는 어려서 광주극장에서 춤을 출 때 아버지가 반대하여 무대 위에까지 올라와 몽둥이로 두들겨 맞고 했어요. 오늘 젊은 제자 늙은 제자 수없이 많이 왔구먼. 다 모여서 너무 좋다. 예술가는 마음을 곱게 가져야 해. 그리고 내 춤을 배우면 변형시키지 말어야 해. 굳이 부탁하면 원형 보존하고,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머리 굴리지 말고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한국춤을 박수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제대로 추어.
 그리고 목포 소학교 후배 박지원 장관이 와서 축사해주니 너무 고맙고, 최광식 문화재청장된 지 몇 달 안되쟎아, 축사해줘서 고맙고, 그래서 내가 한복 한벌 해놓았어.
 그리고 내 집안 6촌 동생 이성림이 와서 축사해주고 하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좋고 너무 좋다. 음식 맛 없더라도 많이 먹어. 오늘 내가 춤을 춰야 하는데 허리 아퍼 출 수 없으니 내 딸이 잠깐 출 것이고, 최창덕이 승무 잠깐 추고, 그리고 남도소리 민요 중에 왕 육자배기, 육자배기 시조가 전라북도 출신 신방초에서 그 어른한테 흘러흘러 참 귀한 소리를 신영희 성창순이 와서, 박송희는 안왔구먼, 두분이 육자배기 흥타령 할거야.
 그리고 경기민요 이은주선생이 90이 넘었어도 왔어. 원로 무용가도 다 죽고 민요하는 사람도 다 죽고, 작년 재작년 이인범, 송범, 김진걸 무더기로 다 죽었어. 여자무용가로는 오늘 김백봉, 김문숙, 강선영이 살았고, 나머지는 다 죽었어. 이매방 나도 85세인데 많이 살았어. 자주 보기 바라고 건강하길 바래, 여러분 부디 건강들 하세요.” 


 



출판 기념회 기념 사진 _ 우봉이매방기념사업회 제공

 

 이번 출판기념회에는 원로무용가 전황, 김문숙, 김백봉, 한순서, 한순호, 조흥동, 김온경, 송수남, 이영희를 비롯하여 김복희 무용협회 이사장, 무용평론가 김채현, 이만주, 김영희, 이지현, 성기숙, 무용인 김숙자, 이명자, 정재만, 김근희, 정승희, 최청자, 김현자, 채상묵, 임이조, 양선희, 김명숙, 최은희, 오율자, 박재희, 진옥섭, 한윤희, 박진희 ,안병주, 백현순, 채향순, 오은희, 김운미, 남수정, 임수정, 양길순, 인남순, 심숙경 등이 참석하였고, 국악계 원로로 경기민요 이은주, 황병기, 이춘희, 원장현, 이호연, 신영희, 이영희 국악협회이사장, 홍성덕전주대사습보존회이사장, 성창순 보유자, 그리고 최광식 문화재청장, 박지원의원, 김수용영화감독, 이성림 예총회장과 많은 제자들이 참석하였다.
 이번 기념회의 주제인‘이매방 화보집’ 출간과 관련하여 편집을 주재한 이병옥 교수는 편집 방침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먼저 이매방 선생님이 한국무용사에 길이 남을 ‘국무(國舞)’라는 점을 확인하는 화보집으로 기획했다. 명창중의 명창을 국창이라 하듯이 명무중의 명무를 ‘국무’라 하는 개념을 도입하였다. 국무나 국창에 해당하는 인물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대개 국민과 국가적 명성, 천재성, 전통성, 역사성, 평생에 걸친 공로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매방선생님이 이러한 조건의 분임을 확인하는 화보집이 되도록 하였다. 둘째는 무용과 국악 분야 명인들과 그리고 중견원로 제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화보집을 만들자는 취지로 내용을 설정했다. 그래서 원로들의 글과 증언을 통해 우봉선생님의 국무다운 면모를 뒷받침하기에 애썼다. 덧붙여 자칭 타칭 마포권번 출신 중견제자들의 글을 통해 스승과의 끊을 수 없는 인연과 대를 이은 전승관계를 사진과 함께 실었다.”

2011. 04.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