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한국춤비평가협회는 4월 2일 오후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춤 국제 교류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지역춤 활성화’를 주제로 2011 신춘포럼을 가졌다. 4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는 대전 및 충청권 무용가들이 대거 참석하여 지역의 높은 관심을 대변하였다. 이번 포럼에서는 특히 지역 무용인들의 주체적인 활동이 춤 발전의 기초로 재인식되어야 하고, 지자체에서도 무용인들의 이런 새로운 인식을 반영하여 춤 지원 시책 등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이날 발제는 김채현 무용원 교수, 정연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공연사업팀 차장, 장광열 한국춤정책연구소장이 맡았다. 이번 포럼 행사에는 한국춤비평가회 회원을 비롯하여 임해경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사장, 김매자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 한상근 전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김제영 충청국제무용제 예술감독, 이동규 충북무용협회장, 박시종 청주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그리고 대전 충청 지역의 최영란, 박숙자, 유명옥, 강민호, 김채원 씨 등이 참석하였다.
‘커뮤니티 댄스의 국제적 동향’을 주제로 발표한 김채현 교수는 커뮤니티 댄스가 하나의 흐름으로서 뿌리를 내린 유럽과 미국 지역을 소개하면서 커뮤니티 댄스 활동에서는 특수한 전제를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을 중심으로 ‘지역문화예술공간의 국제교류’를 소개한 정연일 차장은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을 찾는 관객의 1/4 정도가 대전이 아닌 중부권 각지와 수도권 관객들로 파악되며, 공연단체들의 입장에서도 대전은 서울에 제외한 한국의 어느 지역보다 공연을 유치하기에 유리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지역에서 공연장들이 능동적인 기획으로 국제 교류를 활성화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어 장광열 한국춤정책연구소장은 ‘한국 춤계의 국제교류 양상과 문제점’에서 최근에 나타나는 국제교류의 새로운 양상으로, 네트워크를 통한 교류 활성화, 레지던시 및 공동제작 확산, 커뮤니티 교류 프로그램 확산, 국제교류를 위한 공적 프로젝트의 확대 현상을 꼽고 국제 교류 사업의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국내에서 현재 각 기관별로, 지자체별로 각기 다른 목적과 방식으로 난립된 국제 교류 지원사업과 기금 운용의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지만 아직도 시정이 되지 않고 있다. 해외 단체들의 내한 공연 시 언론 보도는 단체의 소개 정도에 머물고 있고, 교류의 성과 등에 대한 분석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시정을 환기하였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발제문 가운데 주요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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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댄스는, 앞서 소개한 대로, 지역성, 성별, 연령대, 사회 계층, 직업, 성적 취향, 정치 성향 그리고 개개인의 처지(장애 여부) 등 전세계적으로 각 지역의 매우 다양한 사회적 정체성을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그러나 특정 정체성을 절대시하는 배타주의적 태도는 커뮤니티 댄스의 취지와는 달리 사회에서 고립되는 한계에 직면할 위험성이 크다. 그러면 자기들의 정체성이 외면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이에 따라 커뮤니티 댄스가 행해지는 공간도 다양하기 마련인데, 커뮤니티 아트센터, 학교, 방과후 활동 공간, 스포츠클럽, 성인 교육 공간, 종교 기관, 노령인 센터, 요양원, 거리, 보호 센터(약물 중독, 정신건강, 여성, 청소년 대상), 노숙자 공간, 병원, 정당 행사 공간, 퇴직자 모임 공간, 이주 외국인 공간, 그리고 심지어는 교도소에서마저 일상적으로 혹은 종종 이뤄지고 있다. 다른 장르의 예술과 프로그램을 교환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부모회, 호스피스, 광원복지센터, 조 |
경사, 성가대, 자선단체 등 그 사회에서 춤을 필요로 하는 기관이나 집단에게 커뮤니티 댄스는 구심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사정에 따라, 일반 전문 무용가와는 사뭇 다르게 커뮤니티 댄스 실행가는 해당 집단의 상황을 주축으로 소통 방식이나 지역 환경 내의 공간-인적 자원 가동성 등을 필히 고려해야 한다. 춤을 할 수 있는 곳, 이 세상 어디에서나 커뮤니티 댄스는 존재할 것으로 전망된다.”(‘커뮤니티 댄스의 국제적 동향’, 김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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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성과 세계성의 조화와 균형’이라는 프로그램 기획방향을 설정한 기획전문공연장으로서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은 출범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국제교류를 추진했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 국제교류를 시작하면서 설정한 기본방향은 세가지로서 알리기, 만들기, 함께하기로 요약된다. |
프로그래밍 전략이 일정부분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다른 시각과 가치, 문화적 특색을 지닌 공연물들을 소개하는 역할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또, 장기적으로는 외국 공연물의 수입창구에서 수출창구로의 역할전환까지 요구된다. 이런 측면에서 왜라는 질문을 통해 국제교류가 공연장의 목적과 미래상에 어떻게 부합되는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는 각 공연장만의 개성적인 미래상과 독자적인 발전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지역의 중대형공연장들이 선택한 발전전략은 넓게보아 ‘예술의전당 따라하기’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이런 전략은 각 공연장들이 조기에 자리매김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예술가 집단도 다르고, 관객 집단도 다른, 공연장이 현재 위치하고 있는 지역의 현실과 특성을 반영한 미래상을 그리고 그에 따른 발전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셋째는 지역의 공연예술생태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문화예술기관이 많은 서울을 제외하면, 지역에서 문화예술의 중심적 기관은 역시 문예회관과 같은 복합 공연장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공공공연장들은 지역공연예술생태계의 꼭대기에 있는 포식자이니만치 이들이 어떠한 방향을 취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공연예술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지역문화예술공간의 국제교류’, 정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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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는 특정지역의 춤 관련 극장이나 단체들에 의해 형상된 네트웍을 통해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의 공연을 시행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자국에서 새로운 예술작품의 창작을 주도하고, 인적 교류를 확산하고자 하는 문화정책은 국제적으로 레지던시 공간의 확충을 갖고 왔으며, 이로 인해 차별화된 국제 교류와 해외 진출 확장을 위한 공동제작 공연도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
의 부재, 전문 인력 부족, 비탄력적인 정책 운용, 재원확보를 위한 노력 부재, 서울 중심의 국제교류 등이 그것이다.
이를 위한 개선방향으로는 국제교류에 대한 인식 전환, 무용예술의 정치 경제 분야와의 연계 노력, 국제교류 전문 네트워크와의 제휴 확대, 국내외 관련기관 시설의 프로젝트의 적극 활용, 재원 확보를 위한 발상 전환, 지역사회의 국제교류 활성화, 정책의 효율성 배가 등이 꼽혀진다. 우선 한국의 춤계는 국제교류는 특정한 단체, 특정한 사람만이 한다 또는 할 수 있다라고 하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래야 춤 문화와 춤 환경 전체가 골고루 강해질 수 있다. 21세기 들어서는 특히 문화외교가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국제적인 정치 경제 행사들에는 문화적 행사가 동반된다. 따라서 무용예술은 어떤 형태로든 정치, 경제, 사회 분야와의 연계를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 경제적 교류는 활발하나, 문화적 교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나라들과의 교류 확대 또한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고, 아시아의 공연예술 시장 역시 점점 더 확장되고 있는 시점에서, 아시아를 테마로 한 새로운 공간 설립은 주목할 만하다.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 안에 들어설 다양한 공간 안에 어떤 내용의 무용을 통한 국제교류 프로그램들을 담아낼지 그 구체적 활용을 한국 춤계에서 적극 제안하는 것과 아울러 모든 나라가 전통적인 문화유산으로서 춤을 보존하고 있어 교류를 통한 문화상품 개발 시 그 효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레지던시 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춤 단체와 기획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한국 춤계의 국제교류 양상과 문제점’, 장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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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럼에서 특히 도마에 오른 것은 서울 편중의 춤 현상이었으며, 서울에서의 춤마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진단이 모아졌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서울을 춤 모델로 기획 구상하는 것은 언젠가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음도 들렸고, 이러한 이유들에서 지역의 춤을 활성화할 방안으로 커뮤니티 댄스의 재인식, 자체의 신선한 국제 교류 기획, 지역 거점 기관들과의 협력 교류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