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그룹 ‘공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07학번인 김정수, 홍민진, 손정현, 이혜상, 임다운이 작년에 만들었다.
이들은 같은 07학번 연극원 무대미술과 졸업생 김민수, 한주원과의 협업으로 미디어 퍼포먼스를 표방한 <SWUNG DASH ~[사이]>(6월 15일 대학로예술극장 3관)를 단체의 첫 작품으로 선보였다.
‘사이’라는 대주제를 놓고 각자가 해석한, 내가 있는 곳과 내가 있는 곳 사이/ 숨과 숨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무릎과 무릎 사이/ ?에서 !사이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다섯 가지 소주제가 큰 구분 없이 녹아들어 어우러진 무대였다.
깊이감이 적은 대학로예술극장 3관 무대의 뒤편에 객석을 세 줄 마련하여 터를 벌리고 좌우로 길게 늘였는데, 극장 원래 객석의 앞쪽이 경사가 높아 뒤에서 시야가 가려지는 점을 고려할 때 보다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아이디어가 좋았다. 그리고 무대 양쪽에 필라베니아라는 소재로 이등변삼각형 모양의 조각들을 입체적으로 이어 붙여 스크린 대용으로 사용했다.
성북동이나 북촌 어딘가를 배경으로 꽃무늬 원피스 차림에 변형된 족두리를 머리에 얹고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다니는 무용수의 여정을 찍은 동영상을 그 벽에 전사하며 좁은 무대 공간을 바깥까지 확장시켰는데, 그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울의 장소라도 얼마든지 낯설게 이국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효과가 있었다.
한편 그 방황하고 유랑하는 아웃사이더의 이미지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빼곡한 도시 안에 역설적으로 존재하는 ‘빈 공간’, 사람과 사람의 관계-사람과 공간과의 관계 등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이’에 대해 인지하도록 작품 전체의 바탕을 깔았다.
좁은 무대에서 펼치는 춤인지라 주로 두세 명 단위로 번갈아 등장하게끔 장면을 구성했고, 객석의 통로까지 등퇴장에 활용하였으며 다양한 방향으로 시선과 몸을 향하게 하는 등 변화를 꾀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의 차분한 동작으로 청춘의 일상과 고민을 전달하는 안무로 구성하였다.
바니걸스를 연상시키는 두 명의 퍼포먼스나 무릎을 꿇고 트렁크 위에 종이팩에 포장해온 생파스타를 올려놓고 먹는 퍼포먼스 등은 다분히 키치적인 감수성을 주조로 하고 있었다.
다음에는 보다 자신감 있게 춤을 전면에 내세운 공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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