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현재, 학교 현장에서의 무용 수업은 체육교과 내에서의 표현활동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무용을 전공하지 않는 체육교사인 경우 지도의 어려움이 있기에 무용교육 본질에 초점을 두어 교육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5 개정교육과정은 무용이 진로 및 융합 선택교과 과목으로 편성되는 만큼 무용과 몸, 무용제작 실습, 무용기초실기, 무용전공실기, 안무, 무용 감상과 비평, 무용과 매체와 같은 다양한 무용분야 영역에서 무용과목이 개설되고, 무엇보다 미래 사회에 맞게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내용으로 구성되기에 학생들의 잠재된 역량을 충분히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울다솜관광고등학교 정수경 교사는 무용을 전공하지 않은 체육교사로 무용 수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점과 2025년에 개정될 무용교육 과정에 대한 기대를 이렇게 피력했다.
2022 대한민국 무용교육 포럼 ⓒ무용교육혁신위원회 |
무용교육혁신위원회와 사단법인 대한무용협회가 11월 11일 예술청 올라운지에서 주최한 ‘2022 대한민국 무용교육 포럼’은 2022 개정 예술계열 선택교과 교육과정에 무용이 진로선택과 융합선택교과로 진입하게 된 중요한 시점을 맞아 실제 교육현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무용교육이 이루어지도록하기 위해 범 무용계의 의지를 모아 개최되었다.
이번 포럼은 무용학계, 교육계 전문가들과 함께 교육과정 개정 계획에 맞추어 국가수준 교과 편제의 재구조화에 대비한 무용 교육과정의 방향을 고민하고, 무용전공 학생을 가르치는 학교 뿐 아니라 일반학교와 교사 수준에서의 선택과목으로의 수요 확산을 위해 무용교과의 미래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는 점 외에도 그동안 무용교과 독립과 공교육에서 행해지는 예술교과 안 무용과목의 채택 등 무용계의 오랜 현안을 무용교육개혁추진위원회 단독으로 추진하던 것을 대한무용협회(공동주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후원) 등과 연합해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대한무용협회는 이번 포럼을 2023 서울무용제 부대행사로 수용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장인주 무용위원은 무용교육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이번 행사의 개최에 힘을 보탰다.
포럼의 주제는 〈대한민국 무용교육의 미래 ”응답하라 2025!“〉로 한양대학교 서연수 교수의 사회로 대구가톨릭대학교 오레지나 교수(교육부‧예술계열 선택교과 시안개발 연구팀 연구책임자)가 ‘2022 개정 교육과정 무용분야 개발 방향 및 내용‘을, 상명대학교 김지안 교수(무용교육혁신위원회 사무총장)가 ’학교교육 현장에 맞춘 무용교과의 설계 및 선택수요 확산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초‧중‧고등학교 교사, 대학 교수 등 교육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포럼에서는 무용교육혁신위원회 김화숙 명예위원장(한국무용교육학회 명예회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박종관 위원장, 사단법인 대한무용협회 조남규 이사장(무용교육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 무용교육혁신위원회 홍보대사 강수진(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의 축사와 인사말이 있었다.
표현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부분 “오늘날 무용예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함께 무용교과가 학교에서 보편적 교육, 전인교육을 이끄는 선택교과로 선택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피력하며, 무용계 전체가 한마음으로 무용계의 당면과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모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2022 대한민국 무용교육 포럼 ⓒ무용교육혁신위원회 |
고교학점제로 인해 무용이 선택교과로 편제, 교과 독립에 대한 기대감 커져
‘2022 개정 교육과정 무용분야 개발 방향 및 내용’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오레지나 교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추진 배경으로
-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 혁신 필요(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이 특징인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 역량과 변화대응력 등을 키워주는 교육 체제 구현 필요)
- 학령인구 감소 및 학습자 성향 변화에 따른 맞춤형 교육 기반 필요(저 출생 현상의 심화, 디지털 전환 등에 대응하여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신장시키고 학생 스스로 진로를 설정하고 개척해 갈 수 있도록 학습자 삶과 연계한 학교 교육 혁신 필요)
- 새로운 교육환경 변화에 적합한 역량 함양 교육 필요(학습한 내용을 삶의 맥락에서 적용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핵심역량을 키우는 교육 혁신 필요)
- 현장 수용성 높은 교육과정에 대한 요구 증대(고교학점제 등 학습자의 특성 및 진로와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및 지원 체계 마련)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이어 예술계열 선택교과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과 관련,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총론과의 정합성을 고려하고, 미래사회에 적합한 역량함양이 가능하며, 이론과 실습의 적정화를 통해 학습자의 진로에 적합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위해 개발 방향을
1) 역량 교육 기반 교육과정
2) 고교학점제 기반 맞춤형 예술계열 선택교과 교육과정
3) 깊이 있는 학습이 가능한 예술계열 선택교과 교육과정
4) 현장 적합성이 높은 예술계열 선택교과 교육과정
5)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예술계열 선택교과 교육과정
6) 국가・사회적 요구사항을 반영한 예술계열 선택교과 교육과정으로 설정했음을 밝혔다.
2022 대한민국 무용교육 포럼 ⓒ무용교육혁신위원회 |
그는 무용 교과 교육과정 설계의 주요 내용과 관련해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고 풍요로운 삶(wellbeing)을 영위할 수 있으며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대한 대응 역량과 환경, 생태계에 대한 지속 가능성은 물론 공동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태도를 지닌 포용력과 창의력을 겸비한 자기 주도적 인간을 구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학습자는 무용 교과를 통해 체득할 수 있는 교육적 경험을 고등학교 과정에서 설계하며 여러 가지 진로 선택교과를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였다“며 ”무용 교과의 8가지 과목은 무용신체성, 무용동작성, 무용창의성, 무용관계성, 무용소통성이라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성격과 목표, 내용 체계와 성취기준, 교수・학습 및 평가의 방향으로 구분하여 내용을 구체화하였다. 궁극적으로 핵심 역량은 예측 불가능한 환경 변화와 급속도로 발달하는 미래사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교육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여 과목의 재구조화 및 내용 변경도 시도된다. 고등학교 예술 교육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여 분야별 과목을 재구조화하고 각 분야 과목의 성격과 내용 체계를 개정하여 개발한 것과 관련 오레지나 교수는 “학생 참여 중심으로 개편될 것이다. 〈무용의 이해〉 과목에서 ‘무용과 삶’의 영역을 신설했고, 〈무용 음악 실습〉과목을 〈무용 제작 실습〉과목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오레지나 교수의 발제 내용 중 2022 개정 교육 과정과 관련,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 소양과 ‘무용소통성’을 함양하기 위한 교과목으로 〈무용과 매체〉 과목을 융합 선택으로 편제, 무용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매체에 대한 열린 시각과 태도를 가지고 타 분야와 결합하고 매체를 통해 소통을 구체화하는 내용과 과정으로 구성한 것이 가장 눈에 띄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무용분야 개발 방향 및 내용‘을 주제로 한 1부 발제 후 지정 토론자로 나선 정수경 교사(서울다솜관광고등학교)는 “무용교육에 경험이 적은 학생들은 과목명만을 들었을 때 지나치게 전문성을 요구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가르치게 될 교사 또한 교과의 전문성에 많은 부담을 갖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고등학교 교과목은 입시와 직결되기 때문에 입시의 유불리를 생각하는 현실적인 고민도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용한 것은 학생들의 무용 경험이 자신의 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느냐이다.
따라서 무용이 어려운 예술영역이라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학습자의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위계적인 내용구성과 체계적인 지도법이 필요할 것이고, 교과 내 및 교과 간 교과와 비예술 교과 간 통합학습의 기능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장 적합성에 초점을 두어 범교과 통합으로 무용의 역할이 자신의 삶에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도록 인식시키는 게 필요하다. 이러한 기반으로 초,중학교 과정에서 무용교육의 효과를 최대한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고등학교 1학년 체육교과 내의 표현활동 단원도 학습자의 특성 및 진로와 적성에 맞는 진로, 융합선택과목과 연계될 수 있도록 내용을 기초로 하여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김옥희 서울무용교육원 대표는 “미래 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 개발이 중요한 시점에서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 무용분야 개발 방향 및 내용은 시의성 있게 구성되었다고 생각된다. 특히 고교학점제로 인해 무용이 선택교과로서 진로와 융합교과에서 선택될 수 있게 된 점은 무용교과의 독립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볼 때, 현장에서 무용이 선택교과로서의 필요성을 통해 교과 독립의 밑거름을 만들어 가길 기대하게 된다. 무용이 예술로서의 본질을 잃지 않고 학생들에게 무용 체험의 가치를 심화시켜 나가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무용 수업으로 만났던 대원외고의 경우, 언어를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친구들과 만나면서, 무용교육이 친구들의 삶에서 어떤 필요가 있을지 고민한 적이 있었다. 언어와 예술 모두 의사소통의 행위라는 점에서 그들에게 또 다른 의사소통으로서의 무용의 이해나 표현을 수업을 통해 진행하였다. 이처럼 진로 선택교과의 경우 꼭 무용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무용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교육적 가치를 확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과서의 지식을 넘어 몸소 느끼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살아있는 지식으로 체험될 수 있는 무용교육이 더욱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범국민적으로 무용교육 운동 펼쳐야
2부 순서로 ‘학교 현장에 맞춘 무용교과의 설계 및 선택수요 확산의 방안’을 주제로 발제한 김지안 교수는 “2022개정 무용교과 과정에서 주목해 볼 것은 기존 전문교과로서 ‘무용과 매체’는 2015 개정교육과정 교과에서 ‘매체의 이해’ 비중이 거의 절반에 가까웠다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무용과 매체의 호혜적 관계에 더욱 주목하여, 매체를 활용한 무용의 창의성과 소통능력을 높이기 위한 초점이 더 강조된 경향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방향을 잘 풀어, 매체와 무용 각각의 개체 특성을 이해시키는 분량을 줄이고, 삶과의 연계성에 무용과 매체가 결합된 형태로 보편적인 내용체계를 소개하는 것이 일반 학교 학생들의 니즈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생활 속 매체를 바탕으로 영화, 사진, 광고 등 다양한 매체 속 춤의 이미지를 탐색하거나 대중문화와 연계하여 해석할 수 있는 친숙한 내용에서부터, 디지털 리터러시를 연계한 다양한 기능, 이를테면 세계의 문화적 유산과 춤의 자원을 아카이빙 하는 것부터 정보와 콘텐츠를 재현하는 작동 등 인공지능의 미래 혁신기술을 접목한 융합에 도전하는 활동으로 무용의 대사회적 관계를 확장시키는 관점에서 무용과 매체의 관계를 이해시키고 체험시키는 내용으로 재구성,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지안 교수는 “입시위주의 교육현실, 그리고 학교폭력, 우울증 등 사회적 병리현상으로부터 아동청소년 시기에 긍정적인 정서 형성을 위해 무용교육은 최고의 처방전이 될 수 있다. 창의융합적인 사고는 물론, 사회적 역량과 인성 등 조화로운 발달을 돕기 때문 에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전인교육의 교과로써 학교무용은 아동청소년 시기의 필수적인 교육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학교 무용교육의 수요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 현장의 교육적 실효성을 발휘하기 위해서 무용교과 교육에 대한 교육계 현장의
긍정적인 인식과 수요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전국의 많은 고등학교에서 무용교과(융합선택)를 선택하는 수요가 조성될 수 있도록 무용교육의 다양한 가치를 현장에 알리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적극적인 홍보를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2022 대한민국 무용교육 포럼 ⓒ무용교육혁신위원회 |
무용교과가 일반 선택과목에 개설되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현안들로 그는
“첫째, 중등 정교사 2급(무용) 자격증 소지자 대상으로 현장에 투입 가능할 수 있도록 개정 교육과정 교과에 대비한 워크숍 혹은 연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무용 분야는 아직 교육부 산하 씽크 탱크인 교육과정평가원 내 무용교육 전문 연구위원이 부재하다.
셋째, 무용교원 선발을 위한 교원검정시험(임용고시)의 실시, 그에 따른 무용교사 정규 임용 및 배치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현실적인 과제들이 모두 원활하게 해결되었을 때, 온전히 무용교육의 생태계가 작동되고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제안하며 이후, 대학과 학술단체가 인력 양성과 내실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면 교원양성기관 확대(대학교 및 대학원)와 그에 따른 대학 무용학과 내 교직이수과목의 추가 편제 등이 연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무용계의 세대를 잇는 연대와 열정이 한국 무용교육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간 헌신적으로 무용교육의 발전에 힘써주신 무용계의 많은 선생님들과 선배님들에게 존경의 마음과 큰 감사를 드린다. 이제 우리는 세대를 이어 후속세대에게 밝은 무용교육의 미래를 안겨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미래 학교 무용교육의 꽃을 피우기 위해, 한마음 한 뜻이 되어 무용교과를 현장에 적극 소개하고 권하는 범국민적 무용교육 운동을 펼쳐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을 기점으로, 2025년부터 대한민국 무용교육의 르네상스를 기대 한다”고 마무리했다.
2022 대한민국 무용교육 포럼 ⓒ무용교육혁신위원회 |
‘학교 현장에 맞춘 무용교과의 설계 및 선택수요 확산의 방안’을 주제로 한 2부 발제 후 지정 토론자로 나선 남수정 교수(용인대학교)는 “먼저 무용이라는 과목을 교수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노력하시는 무용계 교수님들이 있어 너무 감사하다.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 예술계열 선택과목 무용분야도 긴 시간 연구로 개발이 되었기 때문에 학교에서 교육이 잘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진로선택, 융합선택교과로 개발이 된 무용과목이 수요가 많아지기 위해서는 체육교과 표현활동에 있는 무용의 내용이 확실히 분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체육교과 표현활동에서 분리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일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차수정 교수(숙명여자대학교)는 “많은 분들의 노력과 연구로 무용교과가 진로선택, 융합선택으로 편제 된 만큼 앞으로 시행될 고교학점제에서 무용 교과의 수요가 증가하기 위해서는 발제 내용과 같이 무용교과가 매체와의 융합, 타 교과 연계, 학교 밖 학습경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시대에 맞게 무용과 매체를 적절히 접목하여 학생들의 삶 안에서 교육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교과내용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에 계시는 교사 분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김선정 교수(단국대학교)는 “어린 시절 교수님들과 함께 무용교과 독립을 외치던 결의대회가 생각이 난다. 무용계의 오랜 노력이 있었기에 예술계열 선택교과, 진로선택과 융합선택으로 변경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무용계 선생님들, 선배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고교학점제 시행 시 학교 차원에서 또 학생들이 무용 교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수요 확산을 위한 노력이 더해져야 하는데 많은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학습자의 입장에서 배우고자 하는 내용이 잘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2022 대한민국 무용교육 포럼 ⓒ무용교육혁신위원회 |
무용은 1955년 1차 교육과정부터 현재까지 학교 교육에서 예술교과가 아닌 체육교과의 한 영역으로 존립해왔다. 무용계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조직된 무용교육혁신위원회의 오랜 노력 끝에 2014년, 교육부 교원자격검정 관련 법령 및 시행규칙이 일부 개정되면서 무용 중등교원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게 되었다. 중등학교(중학교, 고등학교)에서 무용을 가르칠 수 있는 중등 정교사 2급 자격(무용)을 배출할 수 있게 되었지만, 교육과정에 일반 교과로 편성되어 있지 않아 실질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없었다.
드디어 2022 개정 예술계열 선택교과 교육과정에 무용이 진로선택과 융합선택교과로 진입하게 되었다. 중요한 귀로에서 학교 무용교육의 온당한 자리매김을 위해서는 교육과정 개정 계획에 맞추어 국가수준 교과 편제의 재구조화에 대비한 무용 교육과정의 방향을 고민하고, 무용전공 학생을 가르치는 학교 뿐 아니라 일반학교와 교사 수준에서의 선택과목으로서의 수요 확산을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포럼은 이 같은 중요한 시점에 무용학계, 교육계 관계자들이 모여 무용교과의 미래 방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의미가 있었다.
무용교육혁신위원회는 지난 2002년 무용교과 신설을 위해 조직된 비영리 단체로 전국 대학 무용학과 및 대학원, 유관 학회와 협회, 국공립, 시립무용단 구성원이 연합하여 무용교육 발전에 힘쓰고 있다. 무용교육혁신위원회는 무용이 음악, 미술과 같이 예술교과 안에 편성되어 공교육 속에서 교육되어지도록 하는 범 무용계의 오랜 숙원을 성취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시행해오고 있다.
이날 배포된 포럼의 자료집 뒤에는 20년 전인 2002년 11월 27일 세종문화회관 광장과 컨벤션센터에서 있었던 ‘무용교과독립을 위한 심포지움과 전국 무용인 결의대회’에 대한 자료가 게재되어 눈길을 끌었다. 무용교과 독립에 대한 노력이 오래 동안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였다.
당시 주친과정과 무용교과 독립의 정당성을 담은 취지문을 참고자료로 게재한다.
참고자료_ 2002 무용교과독립을 위한 심포지움과 전국 무용인 결의대회
수 신: 전국대학 무용과 교수님 및 무용교육정책 관련 기관
발 신: 무용교과 독립추진위원회
제 목: 무용교과독립을 위한 심포지움과 전국 무용인 결의대회 개최 공지 및 참석의뢰
시행일자: 2002년 11월 27일
1. 지난 11월 13일 여러 무용단체장들이 모여 무용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널리 알리고 이를 정책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심포지움을 아래와 같이 개최키로 하고 ‘무용교과독립 추진위원회’를 결성하였으며 위원장으로 육완순 선생을 추대하였습니다.
2. 오늘날 우리 나라의 무용교육은 체육교과의 일부로 이루어지고 있어 예술교육으로서의 무용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에 체육교과로부터 독립된 무용교과목 확립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우리 나라 무용교육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논의하고자 전국 무용학회와 협회 그리고 단체장들이 공동으로 심포지움 및 전국 무용인 결의대회를 개최합니다.
3.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50개가 넘는 대학 무용과와 매년 2천여 명의 무용전공생을 배출하고 있는 한국 무용계는 초, 중, 고등학교 과정에서 무용이 독립된 학과목으로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이는 비정상적이고도 기형적인 우리 나라 무용교육의 실태를 명시해주는 사실입니다. 무용전공생들이 자신의 전공을 살려 발전적으로 사회건설에 참여해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은 이들을 가르친 자들과 그러한 제도를 있게 한 자들의 책임이자 국가적 인력의 낭비를 막아야하는 사회적 책임입니다.
4. 무용교과목의 정식학과목 채택은 한국 무용계의 현안 중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이미 30전부터 주장해온, 오랜 숙원입니다. 그러나 그 동안 이 문제는 무용계 안에서만 중요한 사안으로 논의되었지 대외적으로 이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적극 이를 알렸던 적은 없습니다. 이제서야 전국의 무용인들이 중지를 모아 대외적으로 현안을 천명하고 이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자 하오니 전국 무용과 교수님들 및 관계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열성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 아 래 -
■ 행사명: 무용교과 독립을 위한 심포지움 및 전국 무용인 결의대회
■ 심포지움 주제: `한국의 무용교육, 이대로 좋은가?’
■ 일 시: 2002년 12월 9일 오후 2시
■ 장 소: 세종문화회관 광장 및 도로, 컨벤션 홀
□ 주 최: 한국무용교육학회, 한국무용협회, 한국무용예술학회, 한국발레협회, 대한무용학회, 한국현대무용협회, 한국미래춤학회, 한국현대무용진흥회, 한국발레연구학회, 현대춤협회, 무용과학회, 한국무용연구회, 한국무용동작치료학회, 한국무용사학회
□ 주 관: 무용교과독립추진위원회
□ 후 원: 전국 대학 무용과
첨 부: 일정표 1부, 무용교과목 독립을 위한 취지문2002년 11월 27일
무용교과 독립 추진위원회 위원장 육 완 순한국무용교육학회, 한국무용협회, 한국무용예술학회, 한국발레협회, 대한무용학회, 한국현대무용협회, 한국미래춤학회, 한국현대무용진흥회, 한국발레연구학회, 현대춤협회, 무용과학회, 한국무용연구회, 한국무용동작치료학회, 한국무용사학회, 전국 대학 무용과 교수 일동
문의처: 무용교과독립을 위한 심포지움 및 전국 무용인 결의대회 사무국(780-4107)
무용교과목 독립을 위한 심포지움 및
전국 무용인 결의대회
‘한국의 무용교육, 이대로 좋은가?’
▶ 발 표 Ⅰ: 무용교육 개혁을 위한 긴급제안
- 김 화 숙 (원광대학교 교수)
▶ 발 표 Ⅱ: 무용교과 독립을 위한 방안
- 김 말 복(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발 표 Ⅲ: 무용교육현장 진단
- 전 혜 리(이대부속고등학교 교사)
▶ 종합 토론
▶ 결의문 낭독
사 회: 장 광 열( 무용평론가)
취 지 문_ 무용교과목 독립의 정당성
교육에 있어서 창의력의 개발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목표입니다.
문화의 다원주의와 함께 21세기에는 무엇보다도 창의적인 문화예술 활동이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기초로서 그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어지면서 오늘날 모든 국가가 정책적으로 문화 예술교육과 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통한 창의력 개발 프로그램들이 구체적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예술 교육의 국가적 표준이 제정되는 등 다양한 기획과 노력들이 교육 일선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에서는 예술교육의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으며 나아가 예술활동을 체육활동으로 잘못 분류해 교육할 뿐 아니라 그러한 잘못을 40년이 넘도록 방치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나라의 학생들 대부분은 초,중 고등학교와 대학과정에서 예술로서의 무용을 거의 접해보지 못한 채 그들의 감성이 형성되어 성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창의력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무용이 중요한 예술 장르임은 이미 선진 여러 나라의 연구결과와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해 가는 현실에서도 입증되고 있습니다.
무용을 통한 교육의 중요성은 공자와 플라톤과 같은 동서양의 고대 철학자들이 인정하고 실시한 바 있듯이 전인교육을 위한 이상적인 방안이자 매체이며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국가적인 투자입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무용을 접하게 하면 신체접촉을 통해 동료와 친밀해지고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그 역할에 충실해야 예술 작품이 제대로 만들어진다는 무대체험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본분과 자긍심을 키워주는 일입니다. 이는 결국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자연스럽게 함양하게 되는 것이며, 성장 후 이 같은 자질은 그대로 국가성장을 위한 근간이 됩니다. 무용 교과목이 독립되어 초 중등학교에서 교육되어지는 것은 이처럼 문화예술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키워 가는 중요한 키워드인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의 무용계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과거의 틀에서 잘못된 출발을 시정하고 오늘날의 변화한 무용형식과 내용을 교육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일입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시급히 시정되어야 할 무용교육의 문제는 체육으로서가 아닌 예술로서의 무용을 교육할 수 있도록 독립된 학과목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무용은 신체를 통한 표현활동이지만 단지 신체만의 운동이 아니라 지성과 감성 그리고 인성이 종합하여 자신을 드러내는 창조적 표현 교육이기에 무용은 어느 교과와도 대체할 수 없는 자기실현의 교육입니다.
따라서 우리 나라 초, 중, 고등학교에서의 무용교육이 독립된 교과로 확고히 자리하고, 종래의 신체훈련과 활동으로서의 체육교과의 일부가 아닌, 예술교육으로서의 창의성과 정서교육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은 무엇보다 우리 나라 무용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가장 시급한 사안입니다. 그리고 무용교과가 음악과 미술과 같은 예술교과로서 독립될 때 한국의 무용교육은 인성교육과 예술교육으로서의 본연의 정체에 충실한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장광열
춤비평가. 1984년부터 공연예술전문지 〈객석〉 기자, 편집장으로 20여 년 활동했다. 춤비평집 『변동과 전환』 『당신의 발에 입맞추고 싶습니다』 등의 저서가 있으며, 1995년 무용예술을 중심으로 한 국제교류를 위해 설립한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ipap) 대표, 한국춤정책연구소장, 서울과 제주국제즉흥춤축제 예술감독 등을 맡아 춤 현장과 소통하고 있다. 숙명여대 무용과 겸임교수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