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張紅心무용연구회 창립기념 학술강연
권번에서 출발해 근대를 향한
‘명무 장홍심 선생님’ 연구의 첫발 떼기
이지현_장홍심무용연구회 공동회장, 춤비평가

지난 3월 14일(토) 예술가의집에서 창립기념 학술강연 ‘새로 발견된 유품사진과 권번예인 장홍심의 삶’(주최: (사)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주관: 張紅心무용연구회)이 진행되었다.

선생님이 공연 활동하시던 때를 80년대라고 잡는다 해도 이미 40년이 지난 시간이라 선생님을 알고 계시는 많은 분들은 돌아가셨거나 뇌리에서 사라졌기에 행사를 준비하면서 과연 누가 관심을 갖고올까 걱정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장홍심 선생님을 기억하거나, 전해 들은 이야기로 뇌리에 장홍심이라는 단어가 있는 분들이 기꺼이 찾아주셔서 강연회는 정원을 훨씬 넘어 혹시를 생각하며 가져간 간이 의자까지 차는 성황을 이루었다. 거기에 할 말 마저 많은 70대의 선생님들이 찾아주셨다는 건 앞으로 연구회 활동에 청신호가 아닐 수 없었다.

강연은 1. 장홍심 유품 사진의 새로운 가치–한국민속극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를 이지현 장홍심무용연구회 공동회장이 발표하고 2. 명무 장홍심을 만난 사람들(1)을 이자균 한국민속연구소 대표가, 3.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장선생님의 유품 이야기가 심하용 한국민속극박물관 관장의 순서로 이어졌다.

이지현 연구회 공동회장의 유품 사진의 새로운 가치를 밝히기 위해 준비된 96쪽의 PPT 발표자료는 지난 12월 25일 유품과 찢어진 사진을 입수하게 된 과정과 12월 26일부터 진행된 복원 준비 및 분류과정, 1월 14일부터 2월 말까지 5차에 걸친 사진 붙이는 복원 과정과 분류 과정을 설명하였다.



  

사진 복원 과정(공동회장 이지현), 복원불가 판정과정(공동회장 최선일)



Ⅱ.사진 읽기에서는 사진의 수적 분류와 통계를 보여주었고 유품 사진의 총수가 300여장이라는 것과 복원 불가로 판단된 사진 조각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발견된 사진과 그간 장홍심 연구를 비교하여 장홍심선생의 삶과 활동을 근거로 1. 함흥권번 시절, 2. 경성시절, 3. 부산시절, 4. 서울시절, 5. 노년 이렇게 5개의 시기를 설정하고 앞으로 연구가 시기별로 이어질 것을 설명하였다.

Ⅲ.장홍심 선생님 인맥과 계승 현황과 연구 현황을 살피고 Ⅳ.장홍심 연구의 가치에서는 그래도 간간이 이어진 장홍심 연구들에 힘입어 이번에 발견된 사진과 대조하고 비교한 결과 장홍심의 대한 연구가 부족했던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주변에서 깊은 상호관계를 맺으며 활동했던 춤예술가들에 대해 매우 단편적이거나 누락된 사실들이 많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는 우리 외적인 힘에 이끌려 자발성을 원동력으로 하지 못했던 근대화 과정에 대한 편협한 인식이 아직도 채워지지 않음을 나타낸 것으로 연결되었다. Ⅴ.연구회 활동계획에서는 바로 이런 부분을 메우는 학술 연구와 장홍심 선생의 개인사를 섬세하게 읽어내고 그것을 전체 역사에 연결지어 전체 춤역사를 확장시키는 일을 연구회의 역할로 밝혔다.

이어진 명무 장홍심을 만난 사람들(1)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시리즈 코너인데, 장홍심 선생님을 최초로 1991년 인터뷰 한 이는 살풀이춤 전수조교이자 연구자였던 김정녀 선생이지만 이미 작고하셨기에, 같은 해에 두 번째로 인터뷰하신 이자균 대표를 모셔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자균 선생은 당시 30대의 젊은 나이로 여러 굿판과 소리판의 현장을 촬영하고 열정적으로 인터뷰한 현장 활동가였고, 91년 당시 중곡동의 연습실에 찾아갔던 당시의 분위기, 선생님의 모습과 선생님을 알던 사람들이 서로 전했던 연습실에서 고독사하신 이야기를 전해 주셨다. 이때 청중석에서는 가벼운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자균 대표의 인터뷰는 무용연구자들의 인터뷰와는 다르게 당시 연구에서는 필수적인 악가무 일체의 관점에서 진행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자균 한국민속연구소 대표 ⓒ이규철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장선생님의 유품 이야기가 심하용 한국민속극박물관 관장의 순서로 이어졌다. 28년간 유품 사진을 소장하고 장홍심 선생의 전시 부스를 아직도 갖고 있는 박물관의 관장으로서 심관장은 트렁크를 들고 당시 관정이었던 부친 심우성 선생을 찾아온 장홍심 선생님 제자 박인숙씨 이야기를 당시를 회고하며 전했다. 연구회의 앞으로 연구 과제이기도 한 박인숙씨 행적은 아직도 잘 드러나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당시 박인숙씨가 심우성 선생에게 전한 구구절절한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심관장님의 이야기는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심하용 한국민속극박물관 관장 ⓒ이규철



심우성 선생의 사진을 띄워 놓고 발표 중인 심하용 관장 ⓒ최선일



제자 박인숙 편지



제자 박인숙이 보낸 편지 봉투



준비된 강연이 끝나고 나서는 진행이랄 것도 없이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당시 상황을 알고 계신 선생님들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그러다 보니 비어있는 정사뿐 아니라 야사(野史)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고 그 시절로 돌아간 듯 풍성한 이야기들이 꼬리를 물며 이어졌다.

연구회는 다음 행사로 자손이 없고 고독하게 돌아가신 선생님의 넋을 뒤늦게나마 위로하기 위해 4월 25일 ‘예인 장홍심 위패 봉안식’(속초 보광사, 주지 석문스님)을 예고 했다. 보광사는 실향민을 위로하기 위해 위패를 모셔드리는 사찰로 함흥이 고향이셔서 실향민으로 한 평생 사셨던 장홍심 선생님 사연을 듣고 연락이 와서 봉안식을 거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장홍심무용연구회의 창립학술강연에 만약 장홍심 선생님의 넋이 와 계셨다면 선생님은 반가운 표정으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때론 눈물짓고 때론 함께 웃고 때론 입술을 움직이셨을 것 같다. 이제 남은 일은 춤의 후손으로서 우리의 일로 시작되었다. 선생님도 우리를 지켜봐 주실 게 분명하다. 여러분도 이 행보를 지켜봐 주시고 함께 하시기 당부드린다.



창립학술강연을 마치고 ⓒ이규철



창립학술강연을 마치고 예술가의집 앞에서 ⓒ이규철



복원된 사진과 의상이 담긴 트렁크가 세미나실 밖에 전시되었다 ⓒ이규철



유품 사진의 입수과정에 대한 기사
• [학술강연] “스승의 찢어진 사진을 다시 잇다”… 제자 이지현이 밝히는 예인 장홍심, 다시 춤의 역사로 (2026. 3. 3. 국악타임즈)
  https://gugaktimes.com/news/article.html?no=80980
• 찢어진 사진들을 복원하며 밝혀낸 장홍심의 춤세계 (2026. 3. 12. 더프리뷰)
  http://www.thepreview.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204


창립학술강연에 대한 기사 및 방송
• 격동의 근대사 속에서 춤으로 한 시대를 살아간 장홍심 (2026. 3. 16. 불교신문)
  
https://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436351

• 승무 대가 장홍심 발자취 찾는다... 연구회 발족 (2026. 3. 20. BTN방송)
 ​ https://youtu.be/pb9Tl9Ti_HM?si=F6e1OIy_kENz_Ddc

이지현

1999년 춤전문지의 공모를 통해 등단했다. 2011년 춤비평가협회 회원이 되었으며, 비평집 『춤에 대하여 Ⅰ, Ⅱ』를 출간했다. 현장 춤비평가로서 왕성한 비평작업과 함께 한예종 무용원 강사를 역임하고, 현재 아르코극장 운영위원과 국립현대무용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2026. 4.
*춤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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