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우리
전국 어디서나 우리 곁을 지키는 파출소. 파출소가 우리 치안뿐 아니라 마음까지 지키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누구나 자유로 드나들며 이웃과 만나고 문화예술을 즐기는 동네 문화예술 사랑방이 되고 있다. 파출소에 문화가 입혀지는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청,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유휴 치안센터를 재단장하여 2016년 6월 서울 수유동 소재 문화파출소 강북을 시작으로 그동안 전주, 여수, 춘천, 군포, 청주, 대구, 울산, 제주 등 전국 9곳에 문화파출소를 개소했다. 각 문화파출소마다 ‘문화보안관’이라는 문화예술 전문가가 경찰관과 함께 상주하며 지역과 주민 특성에 맞는 생활밀착형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무용, 음악, 미술 등 장르별 예술교육부터 바구니 공예, 천연 염색, 버스킹, 수제 요리, 목공 수업과 같은 문화체험, 범죄피해자·가족, 소외계층,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문화예술치유까지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파출소의 문턱을 낮춘다. 문화파출소를 찾은 주민들은 프로그램 수강뿐만 아니라 직접 문화예술 활동을 제안하거나 강사가 되어 배움을 나누기도 하고, 각종 동호회나 주민 모임 장소로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한다.
2018 문화파출소 오픈포럼 현장 |
지난 3년간 문화파출소에서 열린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주민 주도적 문화예술 활동의 성과와 의미를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체부와 교육진흥원은 지난 12월 27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드림홀에서 '2018 문화파출소 오픈포럼'을 개최하여 시범운영 3년의 결과를 공유했다. (라이브영상, 문화파출소 오픈포럼 홈페이지. https://artinpolice.modoo.at/)
문화파출소 사업은 2016년 지역 여건과 의견을 반영한 치안센터의 공간 조성을 시작으로, 2017년 문화파출소 활성화를 위한 지역 특화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지난해는 이를 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한 연계 및 협력에 주력했다. 올해는 그동안 사업을 맡았던 단체들이 1년 더 운영을 지속한다. 2020년 지역이관을 앞두고 있어 보다 나은 운영방식과 역할을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 날 오픈포럼은 문화파출소가 여러 지역에 뿌리 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에 앞서 사업의 성과를 공유, 점검해보는 사전단계로 이뤄졌다.
‘문화로 안전한 우리 동네’ 발제로 오픈포럼의 첫 문을 열었다. 문화파출소 초기 운영체계를 기획하고 사업 모니터링을 담당한 메타기획컨설팅 최도인 본부장이 3년간의 문화파출소 운영 성과, 지속운영 모델뿐 아니라 지역화의 방향을 간추려 제시했다. 특히 문화파출소의 역할과 가치로 다음의 세 가지를 주시했다.
첫째, 문화파출소는 주민들의 생활권 안에 위치하여 지역밀착형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고 주민 누구나 문화를 향유하고 활동의 주체가 되어 주도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갈 수 있도록 ‘열린 플랫폼’으로서 기능한다. 둘째, 문화파출소는 문화예술교육에 기반한 공동체 생활안전 프로그램을 통해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더불어 사는 삶, 지역의 사회 포용성을 제고하며 서로를 능동적으로 돌보는 ‘문화안전망의 커뮤니티’를 조성한다. 셋째, 지역 치안행정을 담당하던 유휴공간이 부처협력을 통해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됨으로써 지역 문화예술 네트워크 형성에 기여하는 ‘지역공동체 문화공간’으로 자리한다.
덧붙여 최 본부장은 “지난 3년간 9개 문화파출소는 지역과 운영단체의 성격에 맞게 다양한 경로로 발전했다”면서 “2016년 6월부터 2018년 11월까지(30개월) 총 9,859명이 참여했고 월 평균 참여자 수가 매년 증가했으며 총 725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문화파출소 강북_ 어르신들을 위한 무용 수업 '달팽이의 춤' |
문화파출소 군포_ 문화안전망 프로그램 |
문화파출소 울산남부_ 어린이기자단이 발행한 어린이 신문 |
발제에 언급되었던 세 가지 역할가치에 주목하여 주제별 패널토크가 이어졌다. ‘문화예술교육의 열린 플랫폼’을 주제로 서울 강북, 청원, 제주 문화파출소가 주민이 문화 활동의 주체가 되어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 내 문화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던 사례를 소개했다. 두 번째 패널토크에서는 ‘커뮤니티 문화안전망’이라는 주제로 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울산 어린이기자단 프로젝트,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여수, 춘천 문화파출소의 문화 커뮤니티 조성 사례 등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 패널토크는 '지역 공동체 문화 형성'을 주제로 군포, 덕진 문화파출소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문화파출소는 생활권 내의 인프라를 활용하여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거점을 확보하는 유용한 솔루션으로, 지역 문화예술 네트워크 형성에 기여하고 공동체 문화를 확산시킨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진흥원 관계자는 “유휴공간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한 사례는 많으나, 문화파출소는 경찰관계자(치안센터장)와 문화예술교육기획자(문화보안관)가 함께 상주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은 이례적”이라며 “문화파출소 사업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관계자들도 주목하고 있는 사례인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체계적이고, 탄탄한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파출소의 변신뿐 아니라 춤과 문화를 나눌 안정된 기반이 생활 밀착 공간에서 는다는 점에서도 문화파출소는 주목 받고 있다. <춤웹진>은 다음호에서 문화파출소 현장을 연속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춤비평가협회가 발행하는 월간 〈춤웹진〉에서 무용 전문기자로 활동 중이다. 창작과 수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가치에 주목하여 무용인 인터뷰를 포함해 춤 현장을 취재한 글을 쓴다. 현재 한예종에서 무용이론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