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broad

2025 몽펠리에 Dance Festival
45년의 역사로 꿰어낸 진주 같은
손인영_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몽펠리에무용축제(Montpellier Danse Festival)는 1981년에 시작되었다. 도미니크 바구에(Dominique Bagouet)와 장-폴 몽타나리(Jean-Paul Montanari)가 함께 출범시켰고, 예술감독은 바구에(1951-1992)가 1982년까지, 이후엔 장-폴이 40여 년 동안 맡았다.

장-폴은 작년에 임기를 끝냈다고 들었는데, 그만두고 얼마 안 있어 돌아갔다고.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무용계는 45년간 한 곳에 인생을 바친 그를 추모했다. 예술감독직과 함께 삶도 끝난 게 아닌가 싶다. 올해 프로그램까지 장-폴이 맡아서 했다고 한다.



Hofesh Shechter, Pierre Martinez, Jann Gallois, Dominique Hervieu ©Laurent Philippe



몽펠리에무용축제는 올해 새롭게 개편되었다. 장-폴이 거의 독단적으로 맡아서 하던 페스티벌은 아고라국립안무센터(CCN)와 공동으로 안무 예술 발전을 혁신적으로 이끌어 갈 예정이라고 한다. “새로운 형식의 창작 발명을 지원하며, 무용 분야를 강화하고, 제작, 유통, 프로그램, 교육 등 무용계 전반에 걸쳐 존재하는 현대적 문제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수행하려는 공동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작년에 몽펠리에 아고라무용센터와 댄스 페스티벌을 공동으로 이끌어 갈 4명의 새로운 예술감독이 선정되었다. 호페쉬 셱터, 피에르 마르티네즈, 얀 갈루아, 도미니크 에르비외(Hofesh Shechter, Pierre Martinez, Jann Gallois, Dominique Hervieu)가 그 주인공들로 내년 몽펠리에축제가 무척 기대된다. (관련 기사 https://www.montpellierdanse.com/un-projet-ambitieux-pour-lagora-cite-internationale-de-la-danse/)

45회 몽펠리에무용축제의 개막은 6월 21일 오하드 나하린의 바체바 무용단이 장식할 예정이었으나 전쟁으로 취소되고, 다음날 아크람 칸 & 마날 알도워얀(Akram Khan & Manal AlDowoyan)의 〈Thikra: Night of Remembering〉(티크라: 아랍어로 기억)이 개막작이 되었다. 공연은 코메디광장 끝에 위치한 1755년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축물인 코메디극장에서 열렸다. 인도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아크람 칸은 세계적인 유명인들과의 협업하여 잘 알려진 안무자로 이번 작품에서는 사우디 현대 예술가 마날과의 공동창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무대는 첫 장면부터 원시적 느낌이 나는 동굴로부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동굴 안팎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시종일관 무대는 어둡고 춤은 강했다. 뿌리에 대한 영감이 드러나는 그의 이번 작품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근 발견된 고고학적 유물인 알울라의 폐허를 소환”한다고 프로그램에 언급되었다. 아마도 알울라의 스토리를 춤으로 만든 게 아닌가 싶다. 움직임 재료로는 그의 강점인 인도 전통춤인 카탁을 현대화했다.





프로그램에는 14명의 여성 무용수가 정확하고 시적인 몸짓으로 음악과 소통하며, 움직임과 타악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엮었다고 한다. 그들은 다리를 옆으로 벌리고 발뒤꿈치를 안쪽으로 밀거나 손가락을 활용한 움직임을 구사했다. 사우디의 역사적 상상을 인도 스타일의 표현과 아크람 칸만의 독특한 몸짓으로 엮은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코미디극장은 관객으로 꽉 찼다. 유럽에서의 아크람 칸의 명성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어슴푸레한 조명은 동굴 안을 비췄다. 여성들이 어둠 속에 서 있고, 흰옷을 입은 작은 아이가 동굴 입구 아래 누워있었다. 높은 단 위의 동굴에서 나온 여자가 긴 겉옷을 벗고 내려와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 여성들의 군무가 있었고, 4명의 주역 무용수의 춤은 어머니와 딸 그리고 여성들의 어떤 줄거리를 표현했다. 낮게 저음으로 깔리던 음악은 강한 울림으로 쿵쿵거리다 인도음악인 여성의 작고 가냘픈 아리아로 변하기도 했다. 머리를 길게 기르고 인도 전통의상을 현대화한 옷을 입은 무용수들은 잘 훈련된 인도와 유럽 무용수들로 구성되었다.

몇 명의 무용수들이 작은 여자아이 뒤에 둘러앉아 긴 머리카락을 가닥가닥 잡고 당기는 등 머리카락을 활용하여 다양한 그림을 만들기도 했다. 아이를 살리려고 애쓰는 여자가 심장을 여러 번 들어 올렸고, 죽이려는 여자들은 작은 여자를 여러 차례 눌렀다. 구성이 다양하고 인도다운 독특한 움직임으로 인해 묘한 이질감과 유연하고 잘 훈련된 몸짓이 주는 동질감도 있었다. 줄거리에 대한 언급 없이 춤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웠던 아크람 칸의 신작은 일반적인 컨템퍼러리 댄스와 다른 이질감이 관객의 감성을 자극했다.



Akram Khan & Manal AlDowoyan 〈Thikra: Night of Remembering〉 커튼콜 ⓒ손인영



개인적으로 아주 집중했고, 움직임의 독특함에 넋을 놓고 봤다. 유럽인들이 흉내낼 수 없는 몸짓의 독특함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웠다. 한국춤의 세계화의 방향이 이런 것이 아닐까. 이 작품은 인도춤을 잘 훈련된 컨템퍼러리 댄스들로 새롭게 재해석했고, 역사로부터 길어온 스토리의 신비함이 있었으며, 인도음악과 감성이 묻어 있는 강렬함이 산재했던 깊은 울림을 주었던 공연이다. 아크람 칸의 연륜이 작품에서 물씬 풍겼으며, 오래된 명화를 보듯 퇴색된 듯했으나 여전히 깊이가 있었다.

다음날, 23일 중극장인 앙가르극장(Hangar Théâtre)에서 에릭 민 쿠옹 카스타잉(Eric Minh Cuong Castaing) 연출과 안무의 〈Forme(s) de vie〉(생명체들)을 봤다. 이동 장애가 있는 2명의 공연자(전직 무용수와 프로 복서)와 3명의 비장애 무용수가 펼치는 감동적인 공연이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바위산 위에서 권투하는 노인의 영상이 나왔다. 상체만 보이다 하체를 보여주니 그가 장애인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노인은 바위산을 두 무용수의 도움으로 걸었다. 셋 다 힘들게 헉헉거리며 겨우 걸음을 옮기는 수준이었다. 이어 무대로 나온 세 사람은 영상의 모습 그대로 실행했다.

노인은 권투하듯 팔을 휘두르다 두 무용수의 도움으로 무대를 가로질러 객석의 의자 사이로 걸었다. 관객들은 일어났다 앉거나 피해주기도 했다. 그 걸음은 겨우 지탱하는 정도였고, 걷다 멈추면 노인은 깊은 숨을 몰아쉬기도 했다. 그 행동에서 노인은 있는 힘을 다해 걷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이어 비장애인 무용수가 몸이 옆으로 굽은 장애인 무용수의 양손을 잡고 뒷걸음으로 무대로 나와 무용수가 겨우 앞을 보고 혼자 설 수 있게 해주고 나갔다. 작고 왜소했다. 그녀 몸은 왼쪽으로 또 앞으로 구부정한 상태로 서서 고개만 겨우 들어 한참 객석을 유심히 봤다. 그 눈길은 뚜렷하고 명확했다. 내 몸과 달리 정신은 살아 있다는 암묵적 시위 같았다. 그 시선은 관객의 뇌리에 각인되었다. 무용수의 이끌림으로 장애 무용수는 상체를 움직이거나 기거나를 했다.





이어 처음에 나왔던 3명의 무용수가 합세하여 2명의 장애인과 3명의 비장애인의 춤이 천천히 벌어졌다. 춤이라기보다 젊은 무용수들이 노인들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잇달아 영상이 나오고 여러 명의 장애인이 산 위를 걸었다. 영상이 끝나자, 장애인 노인 둘이 겨우 서로를 지탱하며 무대에 서 있었다. 상체 위주로 그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움직임을 천천히 했다. 한 팔은 상대의 팔이나 허리를 잡고 나머지 팔로 움직였다. 각각의 움직임이 끝나자, 둘이 같은 움직임을 했는데, 넘어질 듯하여 걱정스러웠다.

젊은 무용수가 여성 장애인 무용수를 뒤에서 안고 마치 스스로 다리를 옮겨 다니며 춤을 추듯 남성이 상체를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들며 앞으로 걷게 했다. 번갈아 가며 왼발은 딛고 오른발은 뜨면서 마치 왈츠를 추듯 했다. 춤추고 싶은 마음의 표현일까? 공연을 보면서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단지, 장애인 무용수들을 걷게 하기 위한 도구로서 비장애인 무용수들이 활용된 듯 해 안무적 기술이 좀 더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반면, 인간의 끊임없는 도전과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의 강함은 어떤 어려움도 타파할 수 있다는 ‘의지’의 감정을 공연에서 느낄 수 있었다.



Eric Minh Cuong Castaing 〈Forme(s) de vie〉 커튼콜 ⓒ손인영



배리어프리 공연을 보면 여러 감정을 느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끼는 공연의 예술성이나 창의적 표현에 대한 찬사를 넘어 인간 승리에 도전하는 무용수들의 독특한 신체 표현과 극복을 통해 색다른 감상 경험을 하게 된다. 예술감상에 있어 미감, 유머감, 비애미, 숭고미 등과는 다른 ‘승리’의 희열감. 이런 감상은 영화나 연극 등에서는 볼 수 있지만 무용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감상인데, 배리어프리 공연은 이런 독특한 경험을 하게 한다.

늦은 밤 아고라무용센터 내 아고라 극장에서 카미유 부아텔 & 세브 베르나르(Camille Boitel & Sève Bernard)의 작품 〈« »〉가 올려졌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서커스와 춤을 넘나드는 인기 있는 프랑스 단체다. 무대는 다양한 장치들이 즐비했다. 여자가 나와 장치가 많은 곳으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문 옆에 걸렸던 것이 툭 떨어진다. 아주 피곤한 듯이 걸어와 앞으로 넘어지자 들거나 입고 있던 것들이 흘러내렸다. 여기저기 걸린 물건들이 하나씩 떨어졌고, 여자는 휘청거리며 넘어지거나 쏟아지는 것을 반복했다.





여자가 옷을 갈아입고 누우려 하자 남자는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하다. 남자 또한 나가기 위해 뭘 들려고 하면 쏟아지고, 일어나려다 넘어지고, 휘청거리면 물건들이 떨어졌다. 겨우 남자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그가 지나갈 때마다 엎어지고 넘어지고 떨어지고 손으로 뭘 짚으면 뭔가가 솟아올라 다른 곳에 떨어지는 등 위험한 상황들이 벌어졌으나 정확하게 계산된 휘청거림이었다. 연쇄작용이 일어나는 것을 보는 건 신기한 경험이었다.



Camille Boitel & Sève Bernard) 〈« »〉 ⓒ손인영



여자가 일어나 청소기를 들고 작동하려 하나 계속 휘청거려 잘 안되었다. 검은 옷을 입은 스탭들이 우르르 나와서 엉망이 된 무대를 치우기 시작했다. 그 자체도 볼거리였다. 암울한 느낌의 클래식 음악이 나왔다. 높은 사다리에서 머리부터 천천히 한 여성이 기어 내려왔다. 무대가 치워지고 여자가 내려가자 조각난 검은 커튼이 무대를 덮치더니 좌우로 움직였다. 두 남녀가 다양한 몸짓, 다양한 의상을 걸치고 커튼 사이로 다니거나 보였다. 놀란 듯 흠칫하는 몸짓이 자주 보였으며 수많은 다양한 상황들이 계속 끝도 없이 펼쳐졌다. 창의력의 집합체처럼 많은 사건이 발생했는데, 비슷한 상황이 계속되어 나중에는 무감각해졌다.

수많은 사건이 무대에서 벌어지는데 우연처럼 보이지만 모두 계산되고, 정밀하게 계획된 우연이었다. 어떤 것을 들면 다른 것들이 정확한 장소에 떨어지고, 짚으면 뭐가 솟아올라 다른 곳에 떨어지고 이는 또 다른 것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프로그램에서 “공중 부양, 붕괴, 돌발성, 기울어짐, 그리고 탈출이 존재”한다고 했는데 작품의 내용 그대로였다. 창의력이 무엇인지, 그 기발한 생각의 뿌리가 어디인지 모르지만, 끝없이 퍼올리는 샘물처럼 아이디어가 넘쳐 나중에는 관객마저 질려버릴 정도로 무궁무진했다.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있게 봤다.

늦은 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아고라무용센터의 야외에서 리셉션이 있었다. 몽펠리에시와 축제관계자들, 그리고 시의 유지들과 공연자, 프로듀스, 프레스들을 초대해서 시장의 축사가 있었다. 시장은 고생한 몽펠리에 관계자들에게도 아낌없는 감사를 보냈다. 프랑스 남부의 크지 않는 소도시에서 45년간 댄스페스티벌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은 국가와 시의 도움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참여한 몽펠리에 시민들은 페스티벌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이 대단했다.



아고라무용센터 야외 리셉션 ⓒ손인영



2024년 〈시라즈〉로 주목을 받았던 아르민 호크미(Armin Hokmi)가 올해도 신작을 선보였 다. 〈마음의–에튀드(Of the Heart-An etude)〉는 24일 ‘ㅁ’자 형태 건물인 아고라무용센터 안쪽의 오픈된 야외장소에서 열렸다. 미니멀한 움직임이 독특한 호크미는 무용수와 음악과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아크미가 실험하는 몸짓의 집합체인 솔로 작품이었다. 아주 조금씩 허리나 어깨 또는 가슴을 작게 움직이면서도 변화가 있어 보이는 그의 몸짓은 그 자체로도 독특하고 집중력이 있었다. 장소 이동 없이 몸짓만으로 작품이 이루진 솔로였으나 지루하지 않았다.

몽펠리에 시내에서 좀 떨어진 비네트극장(Théâtre la Vignette)에서는 25일 6시 피에르 폰트비안(Pierre Pontvianne)이 안무한 〈La Liesse〉(기쁨)가 열렸다. 이 작품은 다섯 무용수의 손과 팔을 연결하여 중력을 이용, 공중 부양하거나 다양한 형태로 전환하는 등의 자주 보이던 움직임 스타일이었으나 시적 감성이 묻어나게 구성했다. 수없이 다른 조합으로 무한 질주하지 않고 중간에 멈추어서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주기도 하고 거울을 설치하여 무용수들이 서 있어도 거울이 움직여서 마치 무용수들이 움직이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구성과 움직임의 홍수로 빠져들지 않게 조절하여 지루함을 줄였다는 게 다른 유사한 작품과 달랐다. 누구나 비슷하면 지루할 수밖에 없다. 움직임이 아무리 독특해도 여러 번 봤던 스타일이면 ‘또’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뭔가 다르게 한다는 건, 창의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만들기 어렵다. 다르면서 재미있게 만들기란 더 어려운 과제다. 무한 변신을 요구하는 관객의 기대는 오로지 창의적인 작품만 무대에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거듭 확인하게 한다.

다음날,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나디아 뷰그레(Nadia Beugré)의 공연 〈Épique !:pour Yikakou〉(굉장해!:이카코를 위해)를 봤다. 제목 〈이카코〉는 그녀가 자란 곳이나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조상의 마을이라니 아마도 대대손손 내려온 나디아의 조상들이 살던 곳이었으나 식민시기에 점령되어 사라진 도시인 듯하다. 그녀는 프로그램에 “실종된 사람들과 상처받은 역사를 되살리는 이 친밀한 증언, 추모의 치유를 반영”한다고 적었다.

흑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노래인지 말인지가 무대에서부터 들렸다. 아프리카 전통악기를 연주하면서 두 사람이 무대로 내려와 한참 노래를 부르자 한 명(나디아)이 더 내려왔다. 흰 천을 휘두르거나 몸에 걸쳤다 흔들다가 접었다. 마치 영혼을 어루만지듯 했다. 3명의 공연자는 나무 아래서 웅얼거리다 바닥에서 뒹굴었다. 악귀를 쫓은 행위 같았다. 관객에게 그들 나라의 말을 하다 크리넥스 휴지를 빼서 바닥에 놓았다. 밀가루 반죽을 하수 쪽에 두고 랩을 부르듯 말이 섞인 노래를 불렀다.



Nadia Beugré 〈Épique !:pour Yikakou〉 ⓒmontpellierdanse.com



바닥의 휴지에 밀가루 반죽을 묻히고 바닥에 그림을 그렸는데, 아무렇게나 그린듯했으나, 예술적이며 아름다웠다. 나디아는 옷을 벗고 흰 천 위에서 단순한 움직임을 했다. 전통 악기의 소리로 인해 원시적으로 보였다. 밀가루 반죽을 손에 넣고 뭉개자, 소리가 질척거리며 났다. 셋은 킥킥거리며 반죽을 얼굴에 바르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양손으로 볼을 두드리며 소리를 만들거나 긴 막대기로 소리를 내기도 하는 등 오감을 자극했다. 마지막에 얇고 긴 막대기를 머리나 몸에 끼우거나, 바지에 넣거나 입에 물고, 양손에 막대를 드니 설치미술처럼 아주 멋진 아트가 되었다.





나디아의 작품은 가무악이었다. 음악과 소리가 전체적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밀가루 반죽과 바닥의 그림, 그리고 막대기를 활용한 설치미술과 춤은 토탈아트였다. 전통적으로 예술은 늘 토탈아트였다. 춤만으로 작품을 만든다는 건 쉽지 않다. 음악과 춤, 그리고 설치미술까지 어우러져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안겨준 이 작품을 개인적으로 아주 흥미롭게 봤다. 창의력의 결집이었으며 자기 정체성이 명확한 좋은 작품이었다. 아마도 오래 기억에 기억될 듯하다. 이 작품은 이후 빈의 댄스페스티벌 임풀스탄츠에서도 공연 되었다.



- 다음 호에 계속

2025. 9.
사진제공_손인영, montpellierdanse.com *춤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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