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HOT은 Nordic Dance Platform의 별칭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북유럽에 속한 5개 나라의 컨템포러리 댄스를 집중 소개하는 행사로 2010년 스톡홀름에서 시작되어 2012년 헬싱키, 2016년에는 코펜하겐에서 열릴 예정이다.
ICE HOT의 목적은 국제적인 무용 마켓을 통해 노딕 댄스를 세계에 알리고 노딕 국가의 춤이 세계 여러 나라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데 데 있다.
2014년 ICE HOT은 노르웨이의 수도인 오슬로에서 12월 9일부터 14일까지 열렸다. 오슬로의 유일한 현대무용 극장인 Dansens Hus Oslo가 주최를 했지만, 지역 컴퍼니와 다른 극장과도 협업을 했다.
The Norwegian Opera & Ballet, Bærum Kulturhus, Black Box Teatert, Riksscenen, Riksteatret, Oslo National Academy of the Arts가 참여했으며 이들 극장에서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에서 온 27개 컴퍼니와 228명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이번 플랫폼에는 38개국에서 450명이 넘는 무용 전문가(축제 감독, 기획자, 프레젠터, 안무가, 비평가, 저널리스트 등)가 참여했다. 주최측에 의해 공식적으로 선정된 메인 공연은 모두 27개였고 이밖에도 "More More More" 등 작은 규모의 프레젠테이션과 세미나 그리고 몇개의 Networking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More More More"는 공식 공연에 초대되지 못한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소개할 기회를 갖는 프로그램으로 모두 12개의 단체들에게 각 15분 정도씩 주어졌다.
27개의 메인 공연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작품의 질적인 수준에서나 작품을 풀어나가는 아이디어, 그리고 컨셉트의 다양성 등에서 여느 나라의 댄스 플랫폼보다 평균점이 높았다. 특히 일부 작품에서 보여준 혁신적인 시도는 세계 여러나라로부터 온 델리게이트들에게 해당 작품의 초청을 경쟁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줄곧 ICE HOT에 참여해 온 이종호 SIDance 예술감독은 "2010년 스웨덴에서 처음 출발할 때는 다소 어수선 했고, 2012년 핀란드에서는 운영 면에서 안정되긴 했으나 공연의 질은 다소 약했으나 올해는 전체적으로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고, 행사의 진행 역시 깔끔했다“고 촌평했다.
27개의 메인 공연에 초청된 작품들은 위촉된 국제 심사위원들에 의해 선택되었다. 3명의 심사위원(Samme Raeymaekers, Cathy Levy, Bettina Masuch)은 ‘심사위원의 변’(STATEMENT BY THE JURY)을 통해 “ICE HOT 쇼케이스에 대한 제안사항은 도전적이었고, 우리로 하여금 깊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다. 각자의 컨텐츠는 다를지라도 전세계적으로 창조라는 감성을 공유하고 있는 프로듀서들에게는 서로에게 자극이 될 수 있는 신나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노르웨이 지역의 다양한 스펙트럼의 무용수들을 선보일 목적으로, 이들의 아이디어와 컨셉트의 조합이 창의적인 표현을 충분히 펼쳤으리라 믿는다. 아티스트들은 시대를 넘어서고,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는다"라며 작품 선정에 고충이 있었음을 내비추었다.
ICE HOT의 운영은 노딕 5개국의 무용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나 이번에는 오슬로에서 열린 만큼 행사의 실질적인 진행은 Dansens Hus Oslo에서 맡았고 이를 총괄한 주인공은 Dansens Hus Oslo의 예술감독인 Un-Magritt Nordseth(왼쪽 사진) 였다.
그는 “많은 참가자들로부터 이번 ICE HOT이 다양한 트렌드가 있고 작품들마다 문화적, 역사적인 창의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역대 ICE HOT 중 가장 많은 수의 아티스트와 델리게이트들이 참가한 만큼 이들이 서로 간의 네트워킹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공연장 로비는 물론이고 이동하는 버스 안, 그리고 식사 시간을 이용한 델리게이트들 사이의 미팅은 오전 10시경부터 시작되는 세미나 프로그램에서부터 자정이 넘어 끝나는 Late Night Meeting Point까지 연일 쉴 사이 없이 이어졌다.
2012년 헬싱키에서 열린 ICE HOT과는 달리 아시아권인 일본,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은 물론이고 비유럽권에서 만도 18개국이나 참여하는 등 오슬로 ICE HOT은 성황을 이루었다. 이종호 감독은 물론이고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의 오선명 무용 PD에게도 많은 델리게이트들이 다가와 교류를 제안하기도 했다.
노딕 5개국의 춤 단체와 안무가를 알리는 별도의 부스가 설치되었고, 호주의 아티스트를 북유럽에 알리는 커넥션 프로그램이 Dance Info Finland에 의해, 미국의 무용단과 안무가를 알리기 위한 미팅 타임이 American Dance Abroad란 매니지먼트사에 의해 마련되기도 했다.
이번 오슬로 ICE HOT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을 집중적으로 편성한 것이었다. ‘ICE HOT KIDS’로 명명된 이 별도의 섹션에는 5세부터 10세까지의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모두 5개의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이 선보였다. 3명의 심사위원들에 의해 엄선된 이들 작품들은 40분 내외로 공연 중간중간에 어린이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기발한 소재로 참관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들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을 모두 지켜본 필자에게는, 북유럽의 공공 극장들이 시행하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댄스와 함께 예술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 이를 교육적으로 연계시키는 그들의 공공적인 노력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ICE HOT에서 메인 공연을 선보인 단체는
• 스웨덴의 GoteborgsOperans Dansekompani, K. Kvarnströom & Co / Kulturhuset Stadsteatern, Andersson Dance / ÖOrjan Andersson Jephthah van Dinther / Thiago Granato, Tentacle Tribe, Quarto, Aloun Marchal, Liveratcollective MELO, Memory Wax, Dansstationens Touring Company
• 핀란드의 Anna Maria Häakkinen & Jarkko Partanen, Masi Tiitta, Susanna Leinonen Company, Ima Iduozee • 아이슬란드의 Iceland Dance Company / Helena Jonsdottir, Báara Sigfúusdottir, Margréet Sara Gudjonsdottir
• 덴마크의 Tine Salling, Granhøj Dance
• 노르웨이의 Heine Avdal & Yukiko Shinozaki, Carte Blanche, Ingun Bjørnsgaard Project, Zero Visibility Corp. / Ina Christel Johannessen, Ingri Fiksdal, Berstad / Helgebostad / Wigdel (iiK), Panta Rei Danseteater 였다.
ICE HOT의 모든 일정 등을 논의하는 메인 파트너로는 Dansens Hus Stockholm, Dansens Hus Oslo, Dansehallerne in Copenhagen, Performing Arts Iceland, 그리고 Dance Info Finland이다.
노딕의 많은 안무가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공부하고 작업한다. 그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이 지역 안무가들의 작품이 서유럽 안무가들의 그것과는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자기들만의 색깔이 묻어난 작품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아이슬란드의 토속적인 음악이나 복식을 사용한 작품이나 아주 강렬하고 노골적인 표현을 곁들인 작품, 그리고 조명과 영상 등의 사용에 있어서의 파격적인 춤과의 접목 등을 시도한 작품들이 그런 것들이다.
지구의 북쪽에 위치한 지리적인 영향 때문일 수도 있는, 노딕 안무가들의 다른 성향의 작품들은 향후 우리나라 춤계와의 국제교류가 더욱 활성화된다면 새로운 문화적인 충돌로 협업작업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해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