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broad
해마다 2월이 오면 요코하마를 방문하는 것이 10여 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필자에게 2월=요코하마는 이제 연례행사가 되었다.
필자의 2월 요코하마는 안무경연을 포함한 축제인 요코하마댄스콜렉션(Yokohama Dance Collection, YDC)과 네트워킹을 강화한 공연예술 마켓인 TPAM(Tokyo Perfoming Arts Meeting)에 참여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다.
나란히 25회째를 맞은 YDC와 TPAM은 매해 2월 10일을 전후해 개최하고 있으나 올해는 중국 한국 일본이 돌아가면서 개최국이 되는 동아시아댄스플랫폼까지 열린 데다 TPAM의 메인 쇼케이스 역시 어느 해보다 춤 공연이 많았다.
이로 인해 체류 기간의 연장은 물론이고, 늘어난 춤 공연과 행사들로 필자의 하루는 공연을 보는 것 외에도 전시, 세미나 참가, 네트워킹과 미팅 등 온통 춤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필자가 머문 호텔 룸에서는 코로나 19 때문에 요코하마 항에 묶여 있는 대형 크루즈가 어렴풋이 보였다. 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큰 배를 보는 공포감도 열흘 동안 뿜어져 나온 춤의 열기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요코하마댄스콜렉션(Yokohama Dance Collection, YDC), 도쿄공연예술미팅(Tokyo Perfoming Arts Meeting, TPAM) ⓒ장광열 |
제25회 요코하마댄스콜렉션(Yokohama Dance Collection)
1월 28일부터 2월 16일까지 계속된 YDC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본선에 진출한 젊은 안무가들의 경연 작품(Competition I과 II) 공연과 개막 프로그램인 비디오, 전시, 춤이 결합 된 호주 홍콩 일본의 협업작업 〈ON VIEW: Panorama〉 세계 초연을 비롯해, YDC와 협력하고 있는 페스티벌 참가작을 초청하는 Dance Connection, 입상 안무가들의 초청공연인 Dance Cross 외에도 부대 행사로 야외 공연, 커뮤니티 댄스 공연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요코하마댄스콜렉션 공식 개막작품인 비디오, 전시, 춤이 결합된 호주·홍콩·일본의 협업작업 〈ON VIEW: Panorama〉 ⓒ장광열 |
요코마하댄스콜렉션 커뮤니티댄스 공연 장면 ⓒSugawara Kota |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무엇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안무 경연대회이다. 경연 부문은 안무 경력이 있는 젊은 안무가들이 참여하는 Competition I과, 안무 경험이 없는 세대들에게 작품 창작의 기회를 제공하는 Competition II로 나뉘어 치러진다.
이중 Competition I은 일본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올해는 38개국에서 모두 87개의 작품이 응모했고 이중 홍콩, 필리핀, 타이완, 일본, 한국에서 10명의 안무가들이, 39개팀이 지원한 Competition II에는 11명의 일본 신인 안무가들이 최종 본선에 진출했다.
요코마하댄스콜렉션 마스단자축제에 초청된 Lin Chun-Yu 〈A Pillow Song〉 ⓒSugawara Kota |
요코마하댄스콜렉션 Dance Cross에 공연된 Giuseppe Chico & Barbara Matijevic 〈Forecasting 2〉 ⓒSugawara Kota |
요코마하댄스콜렉션 신인안무가 부문에서 최우수신인상을 수상한 Hashimoto Roma 〈cyclone Chronicle〉 ⓒOno Ryusuke |
2월 8-9일 Red Brick Warehouse 공연장에서 열린 Competition I에 참가한 열 명 안무가들의 이름을 확인한 후 평자의 관심은 Shimojima Reisa에 쏠렸다. 2018년 YDC의 Asian Selection에서 30분 길이의 작품 〈SKY〉에서 보여준 그녀의 강렬한 안무 패턴 때문이었다.
Shimojima는 〈SKY〉에서 댄서들의 인체의 한계를 실험하는 듯 저돌적인 행위와 오브제를 이용한 몸의 확장, 강렬한 음악과 人聲(인성)의 배열, 그리고 거침없이 담아내는 독백을 통한 메시지를 통해 만만치 않은 여운을 남겼었고, 그해 아키타국제무용제와 폭력을 주제로 한 지난해 서울세계무용축제에도 초청되었다.
8일 공연 작품 중 Shimojima Reisa의 〈The Monkey without a Diaper〉는 그녀가 2017년 YDC Competition II에서 선보인 솔로 작품 〈Monkey in a Diaper〉의 연계 작업이었다. 특유의 집중력과 무대 장악력, 원숭이의 행동을 차용한 움직임과 춤의 조합은 여전히 그녀가 만만치 않은 안무력의 소유자임을 각인시켰다. 다만 작품 중간에 대걸레를 오브제로 사용하는 장면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란 느낌이 든 것이 옥의 티였다.
임성은, 안현민 〈Nuisance〉 ⓒSugawara Kota |
고블린파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성은 안형민 공동 안무의 〈Nuisance〉도 두 명 댄서의 컨택에 의한 자연스런 움직임 변주와 뛰어난 앙상블로 주목받았다. 이 작품은 전체 구성에서 움직임 조합의 평이함을 뛰어넘는 시도가 더해진다면 예술적 완성도 역시 더욱 높아질 것이다.
Yokoyama Ayano 〈Suiyoubaion〉 ⓒSugawara Kota |
9일 공연된 작품 중 심사위원상을 받은 Yokoyama Ayano 안무의 〈Suiyoubaion〉은 수평선과 맞닿은 각기 다르게 보이는 바다의 이미지를 수십 개의 플라스틱 페트병과 조명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매칭시킨 점이 돋보였으나 움직임 구성에서나 실제 춤의 질감 등에서는 독창성이나 변별력을 찾기기 쉽지 않았다.
이날 평자를 포함 international guest들로부터 가장 호평을 받은 작품은 루마니아 Sibiu국제연극제에 초청받은 송윤주 안무의 〈Pillar of Mind〉였다. 무엇보다 전통의 현대화 작업에서 그동안 시도했던 유형과는 색다른 신선함 때문이었다.
탈춤의 대사와 조용필의 대중가요 ‘킬리만자로의 표범’ 가사를 차용, 속도와 음감의 변화를 시도한 음악적인 구성과 탈춤의 놀이적인 요소를 접목한 움직임과의 절묘한 배합이 빚어낸 독창성이 호평의 요인이었다. 이 작품은 송윤주와 함께 출연한 남성 무용수와의 앙상블의 밀도가 더 깊어지고, 춤의 질감이 살아난다면 국제 춤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이 예측된다.
송윤주 〈Pillar of Mind〉 ⓒSugawara Kota |
이틀 동안에 걸쳐 열린 Competition I은 전년에 비해 출품작들의 평균점이 다소 저하된 느낌을 받았다. 작품을 풀어나가는 방법도 다양했고, 차별성도 도드라졌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평이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요코마하댄스콜렉션 시상식 후 참가 안무자들과 심사위원들 ⓒSugawara Kota |
요코하마댄스콜렉션 안무경연에 참가한 한국 안무가와 무용수들. 왼쪽부터 최종인, 송윤주, 안현민, 임성은 ⓒ장광열 |
제3회 동아시아댄스플랫폼 HOTPOT
YDC가 홍콩의 City Contemporay Dance Festival 및 한국의 SIDance와 함께 3년 전 HOTPOT을 시작한 것은 플랫폼을 통한 유통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였다. 요코하마의 2개 극장에서 2월 11일부터 16일까지 계속된 HOTPOT은 중국 한국 일본 섹션에 당초 열네 명 안무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었으나 실제로 12개가 공연되었고 이 중 10개가 일본과 한국 안무가들의 작업이었다.
모두 4명 안무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었던 중국 섹션은 코로나 19로 인해 2명의 중국 안무가가 본토로부터 출국이 금지되어 결국 2월 11일 Red Brick Warehouse No.1 3층 공연장에서 홍콩과 마카오 안무가의 작품만을 공연했다.
이중 홍콩 안무가 Wayson Poon의 〈Vortex〉는 남성 무용수의 밀도 있는 움직임 매칭이 주는 여운이 꽤 길게 잔향을 남겼다. 한두 번 어느 순간 변화의 기점이 생길 듯했으나 안무가는 시종 같은 톤으로 끌고 갔고 그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위험을 댄서들의 집중력과 공력으로 버텨냈다.
Wayson Poon 〈Vortex〉 ⓒYulia Skogoreva |
중국에 이어 다섯 명 한국 안무가들의 작품은 2월 13일 같은 장소에서 이경은의 〈Two〉, 권혁의 〈While〉, 김호연과 임정하의 〈The first abundance society〉, 김선영의 〈Bottari〉, 윤푸름의 〈Boda〉가 차례로 선보였다.
한국 안무가들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고, 다섯 작품이 소재나 구성, 작품을 풀어낸 방식 등에 있어서 각기 차별성을 보여 시너지 효과도 획득했다. 공연을 지켜본 게스트들은 아시아 컨템포러리댄스의 수준을 평가하는 데 있어 한국이 선두권에 있음을 인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경은 〈Two〉 ⓒYulia Skogoreva |
권혁 〈While〉 ⓒYulia Skogoreva |
김호연, 임정하 〈The first abundance society〉 ⓒYulia Skogoreva |
김선영 〈Bottari〉 ⓒYulia Skogoreva |
윤푸름 〈Boda〉 ⓒYulia Skogoreva |
2월 14~16일 사흘 동안에 걸쳐 모두 다섯 개의 작품을 선보인 일본은 개개 작품의 성격이나 규모, 그리고 무대미술의 사용 등에서 다양성을 담아내면서 홈 개최국의 이점을 활용한 프로그래밍을 선보였다.
2월 14일 카페 공간을 때에 따라 공연장으로도 활용하는 ZOU-NO-HANA TERRACE에서 공연된 Shimaji Yasutake와 Tamaki Roy의 〈ARICA〉는 게스트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dance와 rap, 그리고 sound의 융합을 내세운 콘텐츠가 신선했다. 즉흥을 기저로 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댄서(Dancer)와 자유로운 스타일의 래퍼(rapper)가 보여주는 조합은 예기치 못하는 우연성에 의한 몸짓과 청각을 자극하는 변화무쌍한 사운드의 융합으로 묘한 재미를 더했다.
Shimaji Yasutake의 순발력이 동반된 즉흥적인 움직임과 제스처, 그리고 연기적인 요소들과 Tamaki Roy의 간간히 터져 나오는 감각적인 피처링이 주는 人聲의 변화무쌍함은 컨템퍼러리댄스의 확장성이 가져다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Shimaji Yasutake, Tamaki Roy 〈ARICA〉 ⓒYulia Skogoreva |
필자는 2018년 홍콩, 2019년 서울, 그리고 이번 요코하마까지 3년 연속 HOTPOT을 현장에서 지켜보았다. HOTPOT이 동아시아의 춤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고, 네트워킹 확대와 함께 레퍼토리 구축이라는 성과를 얻은 반면에, 국제 춤 시장에서의 경쟁력이란 측면에서는 그 한계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유럽의 무용 강국들이 2년마다 댄스 플랫폼을 개최하는 데 비해 매해 개최되는 HOTPOT은 질 높은 작품의 선정에는 분명히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마켓과 달리 플랫폼은 양질의 작품을 모으는 작업이 그 핵심이기 때문이다. 모든 출품작들이 다 좋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다수의 작품들은 평균점 이상을 훨씬 뛰어넘어야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홍콩 City Contemporay Dance Festival은 2월 15일 밤에 열린 HOTPOT 폐막 리셉션에서 다음 HOTPOT은 2021년 11월 홍콩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수준이 계속 이어진다면 HOTPOT은 격년제 개최를 검토해야 될지도 모른다.
HOTPOT Talk 프로그램 중 한국 안무가들 순서(좌), HOTPOT 렉처 프로그램 일본의 춤평론가 Ishii Tatsuro가 'An Overview of Contemporary Dance in Japan'을 주제로 강의했다(우) ⓒ장광열 |
HOTPOT 개막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는 SIDance 예술감독 이종호(좌), HOTPOT 공연을 마친 후 한국의 안무가들과 출연자 행사관계자들이 함께(우) ⓒ장광열 |
제25회 도쿄공연예술미팅(TPAM)
1995년에 시작된 도쿄공연예술미팅(TPAM)은 처음에는 도쿄공연예술마켓으로 시작했으나 2011년에 ‘market’ 대신 ‘meeting’으로 단어 하나를 바꾸었다.
”사고 파는 것“에 한정하지 않고 공연예술의 활동을 더 넓게 확장한다는 의미에서 플랫폼의 기능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또한 아시아의 네트워킹에 치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2015년부터는 아시아 예술가들의 공동제작에 직접 관여하기 시작했다.
올해 TPAM은 2월 8일부터 16일까지 9일 동안에 걸쳐 요코하마의 카나가와 아트센터와 Kosha 33 등에서 열렸다. 공식 프로그램이 열린 메인 장소만 여덟 곳이나 되었다.
공연예술 마켓을 표방한 성격의 행사가 대부분 그렇듯 TPAM 역시 스피드 데이팅, Late Night Meeting Point 등 공연 작품을 사고파는 장과 네트워킹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주축이 되었다. 메인 쇼케이스에 해당하는 TPAM Direction을 비롯해 TPAM Exchange, TPAM Fringe 등을 통해 200개가 넘은 크고 작은 공연이 소개되었다. 장르로 보았을 때 연극 35편, 무용이 32편이었고, 퍼포먼스가 23편, 음악 9편 순이었다. 비주얼 아트와 설치미술 작업도 각각 4편씩 소개되었다.
여기에 ‘미팅’이란 단어가 무색하지 않게 서로 만나는 크고 작은 토론과 세미나, 미팅 프로그램이 무려 300개가 넘었다.
200개가 넘는 공연 중에는 유난히 무용 공연이 많았고 여러 나라 아티스트들의 협업 작품이 많았던 것도 올해의 특징이었다. 메인 쇼케이스 성격을 띤 TPAM Direction에 선정된 11개 공연 모두가 무용 공연이거나 무용과 연계된 작품들이었다. 개막 공연인 〈nothing’s for something〉은 벨기에와 노르웨이 일본 무용가들의 합작품이었고, 폐막공연인 〈Title to be announced〉는 3명의 일본 무용수들과 1명의 한국 무용수가 출연한 협업 작품이었다.
TPAM 다이렉션 쇼케이스에 선보인 장애인 무용 〈Sandbox Bento〉 ⓒ장광열 |
TPAM 쇼케이스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무용작품도 포함되었다 ⓒ장광열 |
주최 측은 올해 TPAM에 40개가 넘는 나라에서 예술가들과 페스티벌 감독, 프로듀서, 컴퍼니 매니저, 프리젠터 등 700명 넘게 참여했다고 밝혔다. 40개국에서 400명의 게스트들이 참석한 지난해에 비하면 놀랄만한 성장세다. 또한 공연예술 관계자와 관객 등을 합치면 15,000명이 요코하마를 방문해 공연예술과 만난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밝혔다.
확실히 올해 TPAM은 아시아 예술가들과 국제적인 프리젠터들의 네트워킹에 초첨을 맞춘 예년과 비교했을 때 아시아 이외 나라의 쇼케이스가 늘었고, 특히 미팅 프로그램이 무척 많아졌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였다. 타이완 홍콩 마카오 일본 등 아시아 국가 외에도 호주 캐나다 북유럽 등 여러 대륙의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캐나다의 프리젠터와 축제 감독 등이 참가한 캐나다 네트워킹 미팅 광경 ⓒ장광열 |
호주의 네트워킹 파티 모습 ⓒ장광열 |
세미나 프로그램 중에는 Asia Network for Dance(AND +)가 특히 주목할 만했다. 2월 14일 오전 10~12시 본회의 4개 세션에 이어 오후 2시30분~5시 ‘Developing Artistic Practice in Dance’ 등을 주제로 한 3개의 워크샵 세션이 이어졌다. 이 세션에는 아시아의 무용 프로듀서들 뿐만 아니라 호주, 유럽의 무용관계자들도 참석, 제작 경험을 공유하고 폭넓은 의견을 개진했다.
세미나 Asia Network for Dance(AND + ). ‘Developing Artistic Practice in Dance’ 등을 주제로 한 3개의 워크샵 세션에는 아시아의 무용 프로듀서들 뿐만아니라 호주, 유럽의 무용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장광열 |
무용뿐만 아니라 연극, 음악, 복합예술 장르가 두루 포함된 TPAM은 밖으로 드러난 것은 요란스럽지 않았지만, 요코하마 도시 곳곳에 흩어진 크고 작은 공연장과 스튜디오에서 25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실속있게 치러지고 있었다.
10년이 지나면서 대한민국의 서울공연예술마켓(PAMS)이 해마다 퇴보하고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프로그램의 다양성 면에서나 운영 면에서, 델리게이트들의 관심도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훨씬 앞서 있었다.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팅 프로그램을 통해 네트워킹을 확장하는 여타 공연예술 마켓과의 차별화된 프로그래밍은 해마다 TPAM이 빠르게 확장되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경연을 포함한 축제(요코하마댄스콜렉션)와 미팅을 포함한 마켓(요코하마공연예술미팅)을 결합해 같은 기간에 국제 행사를 개최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문화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고양시키는 요코하마 시의 전략적인 예술정책은 10월에 비슷한 성격의 공연예술 축제가 별다른 변별력 없이 난무하는, 거품 가득한 대한민국 공연예술의 국제교류 실상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컸다.
여기에 유사하지만 차별성 있는 세 개의 행사를 연계해 효율성을 배가시키는 일본 공연예술 관계자들의 열린 사고와 협업 정신은 우리에게 또 다른 교훈을 남겨주었다.
장광열
1984년부터 공연예술전문지 〈객석〉 기자, 편집장으로 20여 년 활동했다. 춤비평집 『변동과 전환』 , 『당신의 발에 입맞추고 싶습니다』 등의 저서가 있으며, 서울국제즉흥춤축제 예술감독 등을 맡아 춤 현장과 소통하고 있다. 한예종·숙명여대 겸임교수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