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broad

베르바니아 크로스 페스티벌의 현대적인 도약:〈침묵〉과 〈꼬리언어학〉
현대성을 재정의하는 새로운 결합
DOMENICO COLOSI(도메니코 콜로지)

베르바니아 크로스 페스티벌(Verbania Cross Festival)은 예술의 개념을 다양한 관점으로 제시하고 검증함으로써, 무용과 공연예술의 개념을 초월해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고찰을 이끌어냈다. 안토넬라 치릴리아노(Antonella Cirigliano) 예술감독이 이끄는 제8회 크로스 페스티벌에는 국제적 명성의 한국 무용단인 노네임소수(최영현 안무) 와 아트프로젝트 보라(김보라 안무)가 실험정신과 전통을 바탕으로 현실 속의 다의어적 관점을 간결한 구성력과 결합함으로써 독창적인 안무와 연출을 선보이며 이탈리아 피에몬테주의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최영현의 〈침묵(Silentium)〉은 정신에 대한 고고학적 해석을 시도한 작품으로 형이상학과 변증법적 관계에서 자아분열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베르바니아 풍경화박물관(Museo del Paesaggio) 홀에 전시된 오토네 로사이(Ottone Rosai)와 알도 카르피(Aldo Carpi) 작품 사이에 드리워진 어두운 공간에서 마치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사모트라케의 니케〉 조각상의 남성 버전인 듯 여러 개의 작은 손전등을 사용하여 빛의 움직임을 재현했다. 이미 완벽한 포스트모더니즘 세계를 구현한 최영현은 프랜시스 베이컨의 자아를 식별하는 과정을 표현하고, 서채린 무용수의 이질적인 손짓이 어둠 속에서 피어나 절대상대주의 시대의 불분명한 칼리(Kali) 여신의 이야기처럼 모든 신의 죽음 이후 신성함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작품에 새로운 요소를 더한다.

 

 

 아트프로젝트 보라가 선보인 〈꼬리언어학〉은 이번 축제의 폐막공연이었다. 스페인 건축가 살바도르 페레스 아로호(Salvador Perez Arrojo)가 마조레 호수 서편에 설계한 초현대적 양식의 마조레 극장(Teatro il Maggiore) 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진 이 한국 무용단의 창작 공연은 한국 전래동화와 전설에서 영감을 얻은 어린이 동화를 읽어주는 듯했다. 어려운 직립 포지션이나 곤충인간의 뒤틀림, 종이 포장지로 만든 의상, 집, 누에고치, 요람으로 재미를 더한 연출 등 간결하고 즉각적인 몸의 언어를 통해 명확한 장면 구성이 연출되었다. 자율적으로 개조한 무대 위에서 열 명의 무용수는 획일성을 배제하면서 인간 조건의 점진적인 접근성을 마치 라이프니츠의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와 같이 제시하고, 김재덕의 암시적인 배경음악 선율에 따라 진행되는 내레이션 속에 예술적 몸짓에 형식적 완전성을 부여했다. 이 공연에서 김보라 안무가는 구조적 형태의 해체를 통해 다양한 계층을 차례로 재정의하고, 모든 방향을 따라 교차하는 의미와 같이 언어적 표현을 하지 않고도 공감이 교차할 수 있는 차원을 표현해냈다.




PAC 7월 4일 보도
기사 원문:
https://paneacquaculture.net/2018/07/04/silentium-tail-language-trame-contemporanee-al-cross-festival-di-verbania/

도메니코 콜로지 DOMENICO COLOSI
종합예술비평 온라인 매거진 PAC(Pane Acqua Culture) 소속 평론가이다.
2018. 08.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