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broad

2025년 최상의 댄스 공연 · 재발명된 〈크리스마스 캐럴〉 · 러시아 공연 엄금
김채현_춤비평가

[미국]

뉴욕타임스 선정 2025년 최상의 댄스 공연
12월 8일 뉴욕타임스는 ‘2025년 최상의(best) 춤 퍼포먼스’라는 제하의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세 사람의 비평가가 공동 기고한 이 기사는 무대 공연뿐 아니라 무대 이외 공연도 대상에 포함하여 뉴욕을 중심으로 춤 수용의 시각을 다양하게 진단하였다. 이번 선정에서는 미국 이외의 유럽 지역에서 있은 발레도 일부 포함되었다.

전체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12/08/arts/dance/best-dance-performances-of-2025.html


로비 블루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뮤직비디오 안무가 로비 블루이다.블루는 입소문을 탄 갭(Gap)의 광고 "Better in Denim", 가수 겸 래퍼 도에치를 위한 안무는 새로운 춤 열풍을 일으켰다는 평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레이디 가가와 함께 〈Abracadabra〉(아브라카다브라: 수리수리마수리)를 추었던 뮤직비디오가 그래미상 광고 시간에 방영된 것으로 춤에 대한 열정적인 찬가였다고 평하면서 로비 블루의 생에서 그간 기복이 있었다는 사실도 함께 소개한 바 있다(춤웹진 2025. 10.).

춤웹진 로비 블루 기사 링크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213&board_name=from_abroad


타임리스 토치스
로비 블루 다음으로 선정된 건은 타임리스 토치스(Timeless Torches)이다. 뉴욕의 농구팀 뉴욕 리버티의 댄스팀인 타임리스 토치스는 40세 이상 댄서들 23명으로 구성된 팀으로 지금 최연장자는 88세이다. 농구팀 팬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40세 이상으로 단원 규정을 정하고 결성된 지 20년이 되었다. 뉴욕타임스는 “20주년을 맞은 그날 농구 코트 중앙에 모인 단원들은 노래 가사에 맞춰 격렬한 다리 회전, 물결치는 팔을 휘날리며 걷는 런웨이 워킹, 빠른 발놀림 등 다양한 동작을 전시하였고, 3박자 행진으로 쐐기형 대형을 이루었다. 그리고는 하나로 뭉쳐 발을 교차하고 제자리에서 깡충깡충 뛰며 맑고 투명한 합을 이루었다. 정말 훌륭하였다”고 보도한다. “타임리스 토치스의 공연은 아드레날린 주사를 맞은 듯한 활력이 넘치는 경험을 안긴다. 어떤 곡은 유쾌하고, 어떤 곡은 더욱 강렬하다. 모든 곡은 움직임의 힘이 충만한 삶의 기반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무대 위에서든 일상에서든 움직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풍요로운 삶의 토대라는 보편적인 진리를 일깨워준다.”



 

타임리스토치스 공연 모습 ⓒNewYork Liberty



타임리스 토치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07/28/arts/dance/timeless-torches-ny-liberty-dance-team.html


트와일러 사프
춤웹진은 “1970년대 전반기에 발레를 모던댄스 등 다른 춤 장르와 접목시켜 우상파괴의 돌풍을 일으켰던 트와일러 사프(Twyla Tharp), 몇 해 전 80세를 넘겼어도 무대에의 열정은 변치 않는다”고 소개한 바 있다(2025. 4.). 뉴욕타임스는 올해 무대 공연 최고 안무자로서 안무 데뷔 60주년을 기념해서 뉴욕에서 공연을 올린 트와일러 사프를 앞세웠다. 〈디아벨리〉 〈슬랙타이드〉 〈바흐 파르티타〉 〈밀고 밀치기〉 같은 그녀의 전작들로 꾸려진 60주년 기념 공연은 “미국 고전주의의 정수를 보여주는 수정처럼 맑은 작품들이고, 안무 면에서는 그 누구도 그녀와 견줄 수 없다”고 평한다.



  

Tank Dive ⓒRobertBarry, 디아벨리 ⓒAndrewEccles



트와일러 사프 춤웹진 기사 링크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203&board_name=from_abroad


윌리엄 포사이드
뉴욕타임스는 “5월, 드레스덴 프랑크푸르트 무용단이 윌리엄 포사이드의 신작 〈Undertainment〉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고 평하였다. “16명의 댄서들은 숨가쁨, 발성, 손가락 튕기기, 휘파람 소리 등으로 사운드스케이프를 만들어냈고 유동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대형들을 펼쳐 움직이면서 엄정한 정밀성을 유지하였다. 무용수들은 거의 접촉하지 않으면서도 때때로 불가사의하게 대형을 맞춰나갔다.”
그 전달에는 잉글리시 내셔널 발레단이 포사이스의 작품 세 편을 선보였다. 뉴욕타임스는 “세 편 모두 포사이스가 발레 기법과 가능성을 어떻게 확장해왔는지 보여주는 활기찬 작품들이다”고 하였다.

윌리엄 포사이드 춤웹진 기사 링크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205&board_name=from_abroad


바체바무용단
가자지구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바체바무용단의 공연에서 “정치적인 색채와 죽음의 그림자는 불가피하였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하였다. “오하드 나하린의 작품 〈모모〉는 최근 몇 년 사이 그의 최고작으로, 당시의 맥락을 반영하면서도 예술의 다의성을 견지하려고 애썼다. 출연진들이 서로 다른 족속으로 나눠지고 두 개의 춤이 한꺼번에 수행되는 〈모모〉는 공존의 불가능성과 필연성을 고통스럽게 표현하면서 우리가 인정하는 것과 외면하는 것을 불편하게 노출시킨다.”



 

MOMO ⓒBatshevaDanceCompany



바체바무용단 춤웹진 기사 링크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208&board_name=from_abroad


알렉세이 라트만스키
알렉세이 라트만스키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2004년부터 4년 동안 볼쇼이발레단의 예술감독을 맡은 바 있으나 2009년 러시아를 떠나 미국에서 활동해왔다. 그러다 그는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에서 〈푸가의 기법〉을 창작하던 중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완성인 채 모스크바를 떠났다. 올해 그는 이 작품을 로열덴마크 발레단에서 완성했다. 뉴욕타임스는 〈푸가의 기법〉을 이렇게 평한다. “이런 고통스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바흐의 장려한 곡에 맞춰 탄생한 이 새로운 작품은 극적이고 감동적인 만큼이나 감상적이지 않고 추상적이다. 각기 다른 무드와 톤의 다섯 부분으로 나뉜 이 발레는 바흐의 수리적 질서와 아름다움의 우주를 추론해 보도록 한다. 여기서 기하학과 시는 융합되고 전쟁과 반목 같은 인간의 어리석음에 맞서는 보루가 된다.”

알렉세이 라트만스키 춤웹진 기사 링크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208&board_name=from_abroad


발레 〈한여름 밤의 꿈〉 (베를린국립발레단)
루마니아 출신 안무가 에드워드 클루그는 올해 초 베를린슈타츠발레단을 위해 〈한여름 밤의 꿈〉을 창작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공연을 마법처럼 환상적인 현대판 발레라 명명하였다. “밀코 라자르의 풍부한 분위기의 음악에 맞춘 이 발레는 커다란 바위와 초록빛 영상, 그리고 살짝 모습을 드러내는 숲, 최소한의 무대 장치만 사용한다. 모든 것은 암시에 그친다. 천으로 가려진 얼굴과 나뭇잎 손의 요정 군무진, 환상적 의상을 입은 타티아나의 시녀들, 기괴한 곤충 형상, 그리고 몇 가지 소품만 등장한다. 클루그는 뛰어난 솜씨과 활력, 그리고 유머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특히 이 발레의 중심 인물인 양성적이고 변덕스런 요정 퍽을 위해 생생한 개성과 시종일관 독창적인 안무를 창조해주었다.”

발레 〈한여름 밤의 꿈〉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FtDk1m_QUYo


발레 〈지젤〉 (일본 국립 발레단, 로열오페라하우스)
뉴욕타임스는 지난 여름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있은 일본국립발레단의 〈지젤〉을 2025년도의 최고작에 선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일본국립발레단은 해외 순회공연 경험이 드물었으나 일본국립발레단에게 이번 공연은 더할 나위 없이 성공적이었다. 춤과 연기는 시종일관 훌륭하였다. 윌리들 라인의 이질적인 통일성과 공중을 떠도는 듯한 가벼움은 불길함을 자아내었고, 1841년 이 발레가 창작될 무렵 낭만주의자들이 초자연적인 것에 매료되었던 이유를 더 잘 이해하도록 해주었다.”

발레 〈지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07/25/arts/dance/national-ballet-of-japan-giselle-london.html?searchResultPosition=1


레니 해리스
레니 해리스는 스트릿댄스 안무가이자 교육자로서 지난 11월 뉴욕 조이스극장에서 〈American Street Dancer〉 공연을 올렸다. 시카고 풋워크, 디트로이트 짓, 필라델피아 GQ 등 몇 가지 지역 스타일을 모아 레니 해리스의 무용단(퓨어무브먼트)이 펼친 이 공연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각 지역 스트릿댄스의 자부심을 시전하는 동시에 탭댄스로부터 아프리카댄스까지 댄서들이 온몸으로 소리를 내고 춤 추는 스타일로 무대의 열기를 고조시켰다고 평한다.

레니 해리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11/12/arts/dance/rennie-harris-puremovent-joyce-theater-review.html


데이비드 고든
데이비드 고든은 포스트모던댄스의 개척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전위적인 모던을 추구했고 2022년 타계하였다. 1975년 고든이 부인과 공연했던 장소인 뉴욕 소호 지역의 그 다락방에서 당시 작품 〈Times Four〉를 이번 11월에 월리 카르도나가 재연하였다. 뉴욕타임스는 “두 사람이 하나 같이 잘 맞춰 수행하는 반복적인 동작들로 침묵을 쫓아가는 형식적인 춤 〈타임스 포〉는 명상적인 고요 속에서 공간을 탐구하고 무게와 방향의 변화, 그리고 신체 간의 에너지를 강조한다. 처음에는 단순해 보이는 동작이 끝에 이르러서는 거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고든과 그 부인이라는 두 유령을 대리해서 새 버전으로 올린 이 공연은 두 댄서가 반복, 엄정, 그리고 유동하는 심층의 언어를 몸으로 말할 동안 과거와 현재를 융합하는 황홀한 실험이 되었다”고 한다.

데이비드 고든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10/21/arts/dance/times-four-wally-cardona-molly-lieber-david-gordon.html


모니카 반스
춤웹진은 지난 7월 모니카 반스의 공연과 관련하여 “뉴욕에는 뉴욕공공도서관(NYPL)이라 명명된 크고 작은 도서관이 약 100곳이 있다. 맨해튼 중심지 5번로에 소재한 본관은 고전 양식으로 지어진 중후한 대리석 건물과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Lunch Dances〉, 도서관의 로비는 물론 열람실까지 1시간 동안 춤과 노래, 이야기로 진행된 공연. 안무자 모니카 반스의 세련되게 가공된 일상의 춤 언어가 재치있고 푸근한 텍스트와 어울렸다”고 뉴욕타임스를 인용한 바 있다.

그 전인 1월에 모니카 반스는 〈Many Happy Returns〉를 공연한 바 있다. 이 공연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마치 학교 체육관에서의 무도회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펼쳐진다.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시작 부분에서, 누구는 꽃병과 주전자를 정리하고, 누구는 작은 테이블과 컴퓨터 뒤에 앉아 분위기를 조성한다. 움직임과 대사를 통해 캐릭터의 불안감과 기쁨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바흐, 블론디, 주디 갈랜드의 음악이 활기찬 사운드트랙을 이루며 새해를 맞이한다. 꽃다발이 오가고, 관객 중 한 사람이 미리 준비한 건배사를 합니다. 모두들 환호한다. 동료애와 유대감, 그리고 부서진 세상 속에서 낯선 사람들이 공동체를 찾아가는 과정을 탐구하는 실험작이다. 반스는 이번 공연이 일종의 파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소개하였다.

모니카 반스 〈Many Happy Returns〉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01/10/arts/dance/review-monica-bill-barnes-many-happy-returns.html
모니카 반스 〈Lunch Dances〉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05/13/arts/dance/monica-bill-barnes-new-york-public-library.html


렉시 스미스
렉시 스미스(Lexee Smith)는 가수 레이디 가가 등과 협업하는 상업 무용가이다. 그러면서 실험적인 무용을 선보이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한다. 스미스는 모던과 발레를 공부했고, 13살 때 힙합과 재즈 펑크 같은 장르로 관심을 돌렸다. “자기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스미스는 쥬시 크몬이라는 또 다른 자아를 통해 내면의 반항심을 끌어내고 무법자 같은 이미지를 투사한다. 그녀는 유머러스하고, 내성적이며, 우리 시대의 이사도라 던컨이라고 할 수 있다.”

렉시 스미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06/13/arts/dance/lexee-smith-experimental-dancer-addison-rae.html


팸 타노위츠
팸 타코위츠(Pam Tanowitz, 1969~ )는 발레와 모던을 넘나드는 안무가로서 뉴욕을 중심으로 두각을 나타내왔고 머스커닝햄무용단이나 NYCB가 안무를 의뢰한 바 있다. 지난 6월 올린 〈전원〉(Pastoral, 바드서머스페이스) 또한 고전발레와 모던을 자기 특유의 방식으로 결합하였다. 뉴욕타임스는 “베토벤의 〈전원교향악〉을 재치 있게 편곡하고 셔벗 색조의 얇은 의상과 섬세하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색감에 민감한 조명은 너무나 신선하고 유쾌하게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어우러진다. 타노위츠의 재치 있고 복잡한 안무는 자연의 폭풍과 스트레스가 아닌, 예술의 고요함 속에서 사색해내는 자연을 암시했다”고 평하였다.

팸 타노위츠 〈전원〉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06/29/arts/dance/tanowitz-pastoral-review.html


발레 〈실비아〉
지난 7월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는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이었던 마뉘엘 르그리의 안무로 〈실비아〉(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를 공연하였다. 뉴욕타임스는 “르그리는 그의 2018년 버전에서 〈실비아〉의 훌륭한 춤 동작들을 최대한으로 살려냈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은 올해 이 작품에서 섬세한 발놀림, 빠른 방향 전환, 그리고 프랑스 무용 훈련의 특징인 정교한 에폴망(엉덩이, 어깨, 머리의 각진 조합)을 강조하였다. 그 결과는 아주 매력적이었다”고 전한다.

마뉘엘 르그리 〈실비아〉 인터뷰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05/30/arts/dance/manuel-legris-sylvia-paris-opera-ballet.html?searchResultPosition=1


콩파니 바셍가
뉴욕의 새로운 공공장소 다원 공연 축제 ‘다운 투 어스’(Down to Earth, 뉴욕 할렘, 브루클린 등)에서 세계 여러 지역의 작품들이 올려졌으며, 뉴욕타임스는 그중 단연 돋보인 단체로 프랑스의 고공 줄타기 극단 콤파니 바셍가(Compagnie Basinga)를 꼽았다. “그들의 공연은 관객들을 줄 설치 작업에 참여시키는 등 소박하면서도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냈고 하이라이트에서 줄타기 곡예사는 줄 위에서 물구나무서기와 다리찢기를 펼치며, 춤추듯이 침착하고 미소 가득한 표정으로 추락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완전한 기쁨으로 바꿔놓았다.”


윌리엄 켄트리지
지난 9월 뉴욕 브루클린에서 발전소를 개조한 공연장이 개장한 사실이 춤웹진에 소개된 바 있다(2025. 10.). 공연장으로 개장하며 열린 축제 〈파워하우스: 인터내셔널〉에서 춤이 가장 돋보인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윌리엄 켄트리지의 오페라 〈시빌〉을 꼽았다. 뉴욕타임스는 “남아프리카 보컬 하모니와 켄트리지의 생동하는 잉크 드로잉이 어우러진 이 공연에서, 출연자들이 급회전하고 휘저어대는 움직임들은 바람에 흩날리는 메시지의 굉장한 아름다움에 깊이를 더하였다”고 전한다.

발전소 축제 춤웹진 기사 링크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213&board_name=from_abroad


타일러 펙
뉴욕시티발레(NYCB)의 역대 두 안무자는 조지 발란신과 제롬 로빈스가 꼽힌다. 올해 NYCB의 ‘제롬 로빈스 발레 페스티벌’에서 타일러 펙은 과거에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를 위해 제롬 로빈스가 안무했던 솔로 작품 〈무용 모음곡〉(A Suite of Dances)으로 데뷔했다. 여성으로서는 이 역할을 최초로 맡았고, 뉴욕타임스는 펙이 “타이밍과 뉘앙스 표현에서 경이로움을 자아냈다”고 평한다. 펙은 2009년부터 NYCB의 프린시펄로 활약해왔다. “펙은 어린 시절 재즈 댄스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스텝들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다. 플랫 슈즈를 신었든 포인슈즈를 신었든 마치 아무렇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다.”

타일러 펙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08/07/arts/dance/tiler-peck-jerome-robbins-ballet-festival.html


패전트극장
뉴욕타임스는 이번 특집 기사에서 뉴욕 브루클린의 패전트극장이 매 시즌 거의 같은 안무자들의 작품만 선보이는 뉴욕의 공연장들의 타성을 벗어나서 젊은 안무자들의 자유로운 실험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여기서의 공연작들과 함께 패전트극장을 소개하였다.

패전트극장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3/04/21/arts/dance/pageant-dance-space-brooklyn.html


그 외 춤웹진에 소개된 행사들
이외에 뉴욕타임스에서 선정한 베스트 공연에는 춤웹진에서 보도된 다음의 기사들이 포함되었다.

시마라 사라이(Symara Sarai)의 솔로 춤웹진 기사 링크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198&board_name=from_abroad



 

몽키 무대 전경, 트래즐 해럴 ⓒ페이스북



패션 동작을 공연예술로 이끈 화제작 춤웹진 기사 링크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213&board_name=from_abroad
해변은 춤에 무엇인가? 춤웹진 기사 링크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212&board_name=from_abroad


[영국]

〈크리스마스 캐럴〉, 힙합이 재발명하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끌리는 세상에는 희망이 있다. 영국의 힙합공연단 주네이션(ZooNation)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각색한 〈Ebony Scrooge〉(에보니 스크루지)를 올려 가디언 비평에서 별점 4개를 획득하였다. 이 단체는 2025년 1월에 홍보하기를 새들러스웰스이스트극장에서 11월 하순에 개막한다고 진즉 홍보를 개시하였다. 공연에서 스크루지가 차가운 얼음 여왕 같은 패션 전문가로 바뀌었듯이 분위기는 디킨스의 소설과는 완전히 다르다. 결국 얼음여왕도 스크루지처럼 마음이 녹아내리겠지만.

가디언은 이 공연을 두고 ‘10대 이상 모두 즐길 크리스마스 공연’이라 못 박았다. 매튜본의 여러 패러디작들에 비해 힙합 단체라는 차이점들이 있어 어떨지 모르겠으나 〈에보니 스크루지〉도 롱런할지 관심사이기도 하다. 공연은 흑단 목재를 의미하는 에보니를 스크루지 앞에 갖다 붙여 흑백 디자인을 추구하는 패션 거물을 주역으로 내세운다. 그녀의 기세에 꼼짝 없이 얼어붙은 직원들은 기계처럼 디자인만 할 뿐이어서 크리스마스 휴가조차 없다. 스크루지의 과거 현재 미래 유령 같은 틀거리도 그대로 유지되는 듯하다.



 

Ebony Scrooge ⓒZooNation



공연 전반에 대해 가디언은 훌륭한 춤이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였다. 또한 “안무자(Dannielle ‘Rhimes’ Lecointe)는 카리브해 풍을 가미하여 〈크리스마스 캐럴〉을 신선하고 재미있게 아주 펑키하게 재발명해냈다. 악녀 에보니 역의 날카로운 캣워크 댄스는 그 개성을 그대로 반영하였다. 스크루지의 충직한 직원 밥 크래칫이 이렇게 춤을 잘 출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그의 몸짓은 공중을 가볍게 휘저으며 지나가는데, 정말 유쾌한 춤이다. 다재다능한 출연진들, 모든 춤의 수준은 눈부시며 에너지가 넘친다.” 주네이션은 2002년 결성되었다.

기사 링크
https://www.theguardian.com/stage/2025/dec/04/ebony-scrooge-review-sadlers-wells-london-zoonation
〈에보니 스크루지〉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ygiREzBrQDI


[리투아니아]

러시아 작품 공연 엄금, 리투아니아의 뼈저린 결단

발트해의 나라 리투아니아는 18세기말에 러시아제국에 합병되었다가 제1차세계대전 시에 독립했고 다시 1940년에 소련에 강제 병합되었다가 1991년 소련이 붕괴하자 독립하였다. 이 나라의 독립기념일은 며칠일까? 리투아니아의 인구는 300만, 국민소득은 대한민국보다 조금 낮은 편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콘텐츠의 공연을 중단했고 리투아니아 문화부가 러시아로부터의 정신적 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하였다. 이에 따라 리투아니아에서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로미오아 줄리엣〉 〈봄의 제전〉을 러시아 버전으로는 더 이상 공연할 수 없다. 다음은 뉴욕타임스 기사를 요약한 것이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12/15/arts/dance/lithuanian-ballet-jurgita-dronina-100-year-anniversary.html

리투아니아국립오페라발레단은 올해 창단 100주년을 맞아 〈코펠리아〉 재해석본을 공연하였다. 〈코펠리아〉는 1925년 리투아니아에 소개된 첫 발레로서 당시 신생 독립국이 전문 예술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리투아니아는 크렘린의 엄격한 감시를 받던 시기에도 지역 작곡가와 안무가에게 투자하여 리투아니아 민속과 유산을 바탕으로 민족성이 뚜렷한 작품을 개발하였다. 그러한 자긍심과 자결 정신은 지난 100년간 발레에 대한 리투아니아의 태도를 특징짓는 요소가 되었다. 러시아의 팽창 위협이 다시금 고조되는 가운데,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 곳곳에서는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보여주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창문에는 국기가 걸려 있고, 시내버스에서는 행선지 알림들 사이사이에 "빌뉴스는 우크라이나를 사랑합니다"는 문구가 번쩍인다. 지금 리투아니아 발레단은 자신들의 현재 실적에 자부심이 크다. 평균 좌석 점유율은 97%로 유럽 최고 수준이고, 최근 오페라 유로파의 조사에 따르면 유럽 전역의 발레단 중 35세 미만 관객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예술인들이 리투아니아를 많이 떠났으나, 이제 많은 이들이 돌아오고 있다. 현재 발레단의 무용수 74명 중 80% 이상이 리투아니아인이며, 그중 상당수는 고국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들이다.

리투아니아국립오페라발레단의 신임 발레 예술감독으로 2025년 1월 부임한 유르기타 드로니나는 1986년 소련에서 태어났으나 빌뉴스로 이주하였고 스웨덴왕립발레단을 거쳐 캐나다국립발레단 프린시펄을 맡았다. 드로니나는 부임 직후 늦은 저녁 연습으로 시작하는 단원들의 동유럽식 근무 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로 바꾸고 단원들의 수련 시간을 늘리고, 토슈즈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자신이 직접 가르치는 별도의 토슈즈 수업을 개설했다. 그리고 발레학교의 18살 여학생에게 〈동키호테〉와 〈코펠리아〉의 주요 역을 맡기는 등 대대적 혁신에 나섰다. 푸틴의 팽창주의에 맞서는 리투아니아의 반작용과 발맞추어 드로니나가 발레 원작들에서 러시아 풍을 씻어내고 대안을 추구함으로써 가져올 예술적 결실에 벌써 관심이 모이고 있다.



 

Coppelia ⓒLithuania’s National Ballet



예술감독 드로니나의 작품 〈코펠리아〉는 프웽트를 벗어난 안무가 마르티나스 리메이키스의 〈코펠리아〉를 따른다. 〈코펠리아〉의 통상적인 유머를 벗어나 드로니나의 〈코펠리아〉는 E. T. A. 호프만이 트라우마와 강박을 그린 단편소설 〈모래인간〉에 더 가깝다. 계속해서 굽히고 접히는 안무와 거대한 대머리, 기괴하며 어린아이 같은 형상들이 등장하는 무대는 확실히 음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캐나다]

오지를 찾는 공연 단체의 미담을 알린 〈호두까기 인형〉

공연예술계에서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호두까기 인형〉이다. 최근 몇 해 국내에서는 〈호두까기 인형〉이 공공 무용단뿐 아니라 군소 발레단들까지 올리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11월 하순 〈호두까기 인형〉 순회 공연 직전에 소품과 무대 배경막을 실은 5톤 트럭이 주차장에서 사라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트럭 도난 소식이 전해지자 도움을 주겠다는 제안들이 쇄도하였다. 수천 킬로미터나 멀리 떨어진 발레단이 배경막을 제공하겠다며 나섰고 공연장 인근 무용 학교가 창고를 개방하여 발레 팬들이 소품 제작에 동참했다. 도난 신고 후 16시간 만에 트럭이 발견되어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뉴욕타임스는 이 사건의 전말을 보도하면서 캐나다 발레의 한 모습을 소개하였다.

기사 링크
https://www.nytimes.com/2025/12/23/arts/dance/nutcracker-ballet-jorgen-stolen-set-toronto-canada.html

트럭을 도난당한 단체는 요르겐발레단(Ballet Jörgen)이다. 1987년 창설된 이 단체는 고전발레 가운데 주로 가족을 위한 발레를 재각색 안무하는 데 주력해왔다. 이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캐나다 온타리오 북부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과 설피를 신은 벌목꾼 등 관객들이 좋아할 캐나다적 요소들이 그득하다. 지역 어린이들이 출연하여 지역 사회 참여를 강화하는데, 이를 위해 발레단 단원이 공연 시즌 시작 전에 현지에서 8~16세의 지역 어린이들을 오디션하고, 교사들에게 안무를 지도한다. 대개 발레단이 현지에 도착해서 함께 연습할 시간은 몇 시간 뿐이고, 많은 어린 무용수들에게는 무대에 서는 첫 경험이 된다. 아이들 중에는 춤 훈련을 많이 받은 아이들도 있고, 거의 받지 못한 아이들도 있어서 안무는 의도적으로 단순하다. 개구리처럼 뛰거나 곰처럼 기어가는 동작들이 그렇다. 다람쥐, 청설모, 비버도 등장한다. 그래서 공연의 전체 제목은 〈The Nutcracker: A Canadian Tradition〉이다.



 

The Nutcracker ⓒBalletJörgen



요르겐발레단의 고전발레는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로미오와 줄리엣〉 등 고전발레를 그대로 재안무하는 것이 아니라 캐나다의 시각에서 재해석 재각색 재창작한 것들이다. 그러므로 요르겐발레단은 자신들의 안무 저작권을 강조한다. 발레단의 설립자 벵트 요르겐(Bengt Jörgen)은 1980년대 초 스웨덴에서 온 이민자로서 캐나다국립발레단에서 몇 시즌 활동하였다. 요르겐발레단을 시작할 때 계획은 자신을 포함 캐나다 안무가들에게 현대 작품을 의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산 부족, 소도시에서 고전발레를 공연해야 할 필요성에 따라 방향을 바꾸고 모든 연령대의 관객에게 어필할 스토리 발레의 새로운 버전에 집중해왔다.

이번 〈호두까기 인형〉 소동으로 요르겐발레단이 창단 이후 광활하고 인구 밀도가 낮은 캐나다에서 변방이나 오지를 찾아 공연에 주력해온 사실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지난 겨울에는 폭설이 쏟아지는 북방림 지대에서 커튼이 망가진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공연하였었다. 요르겐발레단은 지난 37년 동안 활동해 오면서 캐나다 언론 매체에 소개되거나 평론을 받은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번에 뜻밖의 사건으로 캐나다 최대 신문의 1면에 그 활동상이 소개되었다.

김채현
춤인문학습원장.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명예교수. <춤웹진> 편집장. 철학과 미학을 전공했고 춤·예술 분야 비평 수백 편과 저서 『춤과 삶의 문화』 『춤, 새로 말한다 새로 만든다』 『뿌리깊은 나무 샘이깊은 물』(1)을 비롯 다수의 논문, 공저, 『춤』 등의 역서 20여권을 발간했다. <국립무용단 60년사>(2022년 간행, 국립무용단)의 편집장으로서 편집을 총괄 진행하고 필진으로 참여하였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예술춤과 국내외 축제 현장을 작가주의 시각으로 직접 촬영한 비디오 기록물 수천 편을 소장하고 있으며 한국저작권위원회, 국립극장 자료관, 국립도서관 등에 영상 복제본, 팸플릿 등 일부 자료를 기증한 바 있다.​​​​​​​​​​​​​​​​​​​​​​​​​​​​​​
2026. 1.
*춤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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