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광열 올해로 7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춤마켓(BIDAM)은 현장에서 보기에 공연예술 마켓으로서의 골격을 어느 정도 갖춘 것 같았다. 쇼케이스의 면모나 델리게이트들과 쇼케이스 참가자들과의 별도 미팅 프로그램, 그리고 포럼 등 프로그램에서의 다양성이 우선 눈에 띄었다. 이 같은 성장된 변모를 지켜보는 것은 스태프들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올해는 어떤 프로그램들이 실행되었는가?
신은주 2016년 제7회 부산국제춤마켓의 프로그램은 크게 마켓의 형식을 지닌 'BIDAM 쇼케이스'와 축제의 성격을 살린 'BIDAM 페스타'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초청공연으로 이루어진 BIDAM 페스타의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BIDAM 쇼케이스는 프로그램 선정 시 국내외 온라인 공모를 통해 발전 가능성이 있는 작품을 선정하여 델리케이트와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또한 쇼케이스 참가 아티스트들을 대상으로 BIDAM 컬렉션(전시), B 미팅(컨설팅), BIDAM 오픈포럼 등 아티스트들이 국내외 델리게이터와 직접 만나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작품 및 프로모션 관련 컨설팅을 받는 자리를 마련하여 마켓으로서의 생산적 구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지난해 보다 외국에서 참가한 델리게이트들의 수가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시아 위주에서 유럽 쪽으로도 확장되었다는 느낌도 받았다. BIDAM 이전에 개최했던 서울아트마켓(PAMS)에서 만났던 델리게이트들이 팜스가 끝나고 부산으로 이동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우리나라 춤계의 국제교류가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작년보다 해외 델리게이트의 규모를 강화하여 다양한 면면을 가진 델리게이트들이 행사에 참가하였다. 체코 Tanec Praha 축제 및 플랫폼의 설립자 겸 감독인 이보나 크루마노바(Yvona Kreuzmannova), 독일 뮌헨 댄스 페스티벌의 예술감독 니나 홀벳(Nina Horvat), 영국 댄스베이스의 예술감독 모락 데예스(Morag Deyes), 러시아 현대무용센터의 예술감독 엘레나 슬로보치코바(Elena Slobodchikova), 홍콩 Y-Space의 예술감독 빅토르 초이 우 마(Victor Choi-wo Ma), 덴마크의 프로듀서 및 에이전트 르네 방 헤닝슨(Lene Bang Henningsen), 스페인의 에이전트 이바 홀벳 (Iva Horvat)이 해외 델리게이트로 참가했다.
출범이래 줄곧 예술감독을 맡아 오고 있는데 올해의 경우는 어떤 쪽에 비중을 두고 프로그램을 편성했는가?
올해는 BIDAM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마켓의 측면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BIDAM 쇼케이스는 세계 예술시장의 흐름과 변화를 수용한 아시아 작품에 집중하며 작품 선정에 비중을 두었으며, 이들이 BIDAM을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자는 목표를 두고 부가프로그램을 편성하였다. BIDAM 페스타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중심으로 프로그래밍 하였다.
예년에 비해 쇼케이스 참가팀의 경우도 외국팀들이 늘어난 것 같았다. 쇼케이스 팀 선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2016년 3월 국내외 인터넷 공모를 통해 학력, 경력에 관계없이 오직 작품영상과 작품정보만을 제출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9개국에서 32개 작품이 응모하였으며, 그 중 아시아를 중심으로 8개 작품을 영상을 통한 평가를 통해 선정하였다.
국제행사이고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인 만큼 이런저런 업무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과중할 것으로 추측된다. 예술감독으로서 BIDAM을 마친 소감은?
5일 동안 치러진 행사를 마치고 나니 미흡한 부분을 알아차리게 되어 늘 아쉬움이 남는다. 이는 매번 내년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BIDAM은 여러 면에서 네트워크가 잘 이루어져있으며 나는 예술감독으로서 그 토양에 이제 겨우 씨를 뿌리고 있다는 마음이다. 그 토양을 일구어내기까지 협력하고 지원해준 여러분에게 감사하며 그 보람을 나눌 수 있는 즐거움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지역에서 하는 행사치고는 규모가 작지 않은데 행사를 위해 어떤 준비과정을 거쳤는가?
2015년 10월 BIDAM 이후, 자체평가 및 많은 회의를 통해 다양한 측면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행사의 목적과 중장기 계획을 보완하는 2016년 BIDAM 사업계획을 구상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공모 신청하였고, 예산이 확보되기까지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프로그램 진행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공공기금 확정 이후, 쇼케이스 지원공모를 진행함과 동시에 장소 섭외 및 온오프라인 홍보에 집중하였고, 행사를 앞두고는 스탭들과 발생 가능한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며, 아티스트, 델리게이트 케어 및 관객 모집에 집중적으로 최선을 다하였다.
지역에서 국제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은 현지인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것에서부터 언론을 통환 홍보 등 여러 면에서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을 것이다. BIDAM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었나?
어떤 행사든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크고 작은 어려움들을 마주할 때마다 처음의 마음으로 본질을 되돌아보며 중심을 잡았다. 특히 기획팀과 사무국의 조화로운 협업으로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운영진 및 도움주시는 분들의 어드바이스가 큰 힘이 되어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였던 것 같다.
올해 BIDAM이 거둔 성과를 꼽는다면?
비담의 방향성 및 장기적 비전을 위한 초석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예산이 만만치 않게 들어갈 텐데 이번 행사의 총 예산은 얼마이고 이중 공공기관의 지원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모자라는 재원 조성은 어떻게 조달했는가?
이번 행사의 총 예산은 1억 3천만원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4,500만원의 지원을 받았으며 나머지 재원은 메세나를 통한 후원, 개인 기부금 및 자부담 하였다.
향후 이 행사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생각인가?
춤 장르의 새로운 양식을 추구하는 행사, 그리고 네트워크의 장이자 국제교류의 관문으로 부산지역이 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싶다. 또한 부산의 기획, 경영, 재원이 함께 모여 이를 통한 네트워킹으로 다양한 예술활동을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부산춤공간SHIN’은 춤 전용극장으로 부산지역 춤계 활성화와 국제교류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 같다. 신은주 감독은 이 공간의 예술감독도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극장을 운영하는데 애로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부산춤공간SHIN은 조금씩 춤 전용극장으로서의 역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5년째 운영 중인 국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한 국제교류 및 협업 작업 역시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조금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시스템과 전문 인력의 보강을 위한 재원이다.
〈춤웹진〉 독자들을 위해 본인소개를 부탁한다.
경성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였고 경성대학교 교육철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1995년 춤패 배김새 활동 중 〈백의〉 라는 작품을 안무하여 부산무용제 대상과 전국무용제 장려상을 수상하였고 여러 안무작품을 통해 ‘몸’지에서 수여하는 무용예술 연기상을, ‘공연과 리뷰’에서 우수 안무가상, 전문인 최고상, 작가상, 소극장 운영으로 한국춤비평가협회의 특별상 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학산 김덕명춤 보존회와 신우리춤연구회 대표, 부산즉흥춤축제의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부산지역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킹을 꾸준히 진행 중이고, 지역의 민속춤과 전통춤 계승 및 보존에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부산춤공간SHIN을 중심으로 한 협업 외에도 해외공연도 자주 갖는 것 같다.
신은주무용단의 예술감독으로 한국국제교류재단 아시아 3개 도시 투어, 쿠바 아바나 축제, 이탈리아 한국영화제 개막공연, 독일 탄츠 메세 공연, 파나마 프리스마 축제 초청공연, 멕시코 2개 도시 초청공연 등, 일본, 미국, 홍콩, 헝가리, 프랑스의 크고 작은 축제와 예술가들 간의 교류를 진행 중이다.
소극장 공간을 운영하고 국제 춤 마켓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부산 춤계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협력과 소통이다. 다양한 양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각자의 개별적 독창성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마음과 함께 세대 간의 존중을 통한 열린 장의 기반이 다시 구축되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무용가로서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무엇인가?
2017년 4월까지 계획된 전통부터 실험적인 형태의 다양한 해외공연의 일정을 소화하고, 2015년 안무작인 〈시간을 만지다(Touching Time)〉 의 해외초청공연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것이다. 나는 가끔 불안정하고, 돌고 돌아가는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쩌면 그 흔들림과 느림 속에 춤을 묻는 자신이 있고, 생기와 자유를 구하고자 하는 영혼이 깃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한 문화적 환경과 시간 속에서 춤꾼으로 살아가고 싶다.
한국의 춤계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말해 달라.
현재 무용계가 세대, 장르, 교육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용 활동이 다방면으로 활성화되고, 진정한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 이를 통한 서로의 이해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