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
장애예술 활성화, 박차를 가한다
  • 일    시
    2023년 11월 22일(수) 오후 2시
  • 장    소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실
김채현_<춤웹진> 편집장


 



김채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하 장문원)에서 지난 10월 24일 서울 충정로에 이 세상 모두를 위한 모든 예술극장을 모토로 ‘모두예술극장’을 개관했습니다. 이음예술센터가 2015년에 문을 연 지 8년이 지났고 이번에 새 극장을 확보하게 되었네요. 극장 개관을 축하드리면서, 오늘은 김형희 이사장과 함께 그동안의 활동이라든지 향후 청사진을 주제로 인터뷰를 가지려 합니다. 우선 모두예술극장을 개관하고 나니까 주변에서 보이는 반응들은 어떠했습니까?
김형희: 관심들이 매우 많으셨어요. 비장애인 예술 기획자라든지 단체들의 관심이 많았고, 또 이 극장이 배리어프리(barrier free) 공연장을 지향해서도 관심을 모은 듯해요. 우리 무용예술계에서 장애인이 그동안 배제라기보다는 관심을 받지 못한 터였는데, 이제 드러나기 시작하는 추세를 느끼게 됩니다. 소외를 떠나서 장애가 또 다른 예술과 함께 오브제(objet)가 되는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창작의 시각이 더 확장됐다는 점에서 호기심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예술 부문 기획자, 행정가, 그리고 단체, 안무가들에게서 또 다른 눈과 시각으로 발상이 전환되는 시점인 것 같아요.

장애예술의 새로운 물리적 환경을 새롭게 확보함으로써 장애예술이라는 것이 기존의 차원에서 새 차원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반응이 아닌가 합니다. 이제 그와 아울러서, 방금 언급하신 게 배리어프리가 귀에 들어오는데요. 배리어를 우리말로 걸림돌 내지는 장벽이라 하겠는데. 이번 극장에서는 어떤 걸림돌을 제거한 겁니까?
장문원 이사장에 취임했을 때 제가 생각했던 장애예술이 있었어요. 장애 예술인들 사이에서도 ‘장애인 예술’이냐 ‘장애 예술’이냐, ‘장애 예술인’이냐 등등 논의가 많았고 많은 분이 장애인 예술, 즉 장애인이 하는 예술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했어요. 장애인이 하는 예술, 그 개념이 뚜렷하게 작용하면서 나름 발전하는 과정을 지속해왔지요.


중도(中途) 장애

이사장님은 장애 예술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은 줄로 압니다. 여기서 잠시 그간의 계기를 소개해주시면 어떨까요?
전 어려서부터 춤을 했고, 예술이라는 것도 어려서부터 계속 경험하며 성장해왔습니다. 대학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했는데, 그러다 대학 졸업학년 때 불의의 교통사고를 입었습니다. 잠시 과거사를 말씀드려야 하겠습니다. 그 교통사고로 경추 부분이 손상되어 참 오랫동안 재활 치료를 받았어요. 그 몇 해 사이에 소논문 제출 제도를 통해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계속 재활과 독서로 생활하던 중에 그림을 하는 장애인을 알게 되어 붓을 손목에 붕대로 묶어 그림을 익히고 한참 후 개인전도 열었습니다. 교통사고 이전에는 접하지도 않았던 미술이라는 걸 접한 인연으로 임상미술치료사가 되었고 또 대체의학대학원을 졸업한 후에 임상미술치료 분야에서 활동했었지요. 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과 대학원 재학 중에 수천 시간의 임상실습을 거쳤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가족의 도움은 정말 컸습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실에 걸려있는 김형희 이사장의 그림



장애인표현예술연대라는 조직으로 사회 활동도 진행한 줄로 압니다.
2007년 몇몇 사람들과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라는 비영리 민간단체를 만들면서 문화예술 관련 일들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 전에 2006년에 출산하면서 심리적 우울을 극복하려는 뜻에서 임상미술이라는 걸 찾게 됐어요. 당시 임상미술치료학회 수업을 듣고 자격증을 따면서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거죠. 이렇게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는 임상미술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사람들과 함께 만든 단체였지요.

임상 활동을 한 병원은 주로 어딘가요?
국립재활원에서 많이 했어요. 4년 정도 나갔는데 2년은 봉사하며 저와 같은 척수 손상 환자들의 사례를 보고자 했고, 2년은 논문을 쓰면서 활동했죠.

긴 세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군요. 사회 단체를 만들고 활동하게 된 동기도 있었겠지요?
10년을 혼자 집에서 그림 그리고 음악 듣고 컴퓨터를 독학하고 보냈습니다. 제가 병원에서 임상미술치료를 할 때 저처럼 젊은 친구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어떻게 살아야 될지 모르는, 절망이 많아 보이더라고요. 그 과정을 저도 다 겪었거든요. 책을 보면서 죽음에 관한 생각을 많이 했는데, 어느날 키에르케고르의 글귀 중 ‘절망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다’라는 걸 보면서 절명을 희망으로 바꾸고자 결심했어요. 그래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림이 희망의 씨앗이 된 거죠. 병원에서 내가 이분들과 나의 10년 동안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예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를 설립하게 된 거죠.


배리어프리

본인이 직접 겪은 일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어떤 필요나 욕구가 아주 생생하고 강했을 텐데, 방금 배리어프리가 실현되는 극장이 모두예술극장이라고 하셨어요. 일반 극장에 비해 모두예술극장에선 어떤 배리어가 없는 건가요?
우선 100%는 아니고요. 처음 공연장 열고나자 어느 최중증 장애인이 “어디서도 받아보지 못한 서비스를 여기서 받았습니다”라고 하더라고요. 기존의 극장에 무언가를 보러 갈 때, 사전에 예약하고 극장에 가기 전에 편의시설을 사전에 물어야 하고 또 어떤 방식으로 가야 하는지 알아야 하지요. 일반적으로 그렇게 처리해야 하는 사전 작업이 10개가 있다고 한다면, 여기에선 8개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지요. 나머지 2개는 공연을 볼 때의 콘텐츠라든지 본인의 신변 처리일 수 있죠. 본인이 할 수밖에 없는 2가지는 아직 남아있어요. 그래도 극장 스탭진들의 교육을 통해 웬만큼 해결될 만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 보완될 수 있다는 말씀이죠. 짐작건대 이 정도의 배리어프리 극장은 국내에서 배리어프리 정도가 가장 높은 거 아니에요?
국내에 비교할 대상은 사실 없다 봅니다. 그리고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이라고도 제가 이제 감히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이걸 설계부터 해서 3년간 연구하면서 외국 사례도 찾아봤는데, 더 찾아보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국가 차원에서 예산을 투입해서 만든 건 세계적으로도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이번에 모두예술국제주간이라든지 다양한 걸 하는데요. 이전에 ‘No Limits in Seoul’이라고 장애예술축제를 열었어요. 영국의 행사를 우리 직원들이 직접 가서 보고 그 컨셉을 가져와서 한국에서도 했거든요. 이번에는 거기서 과감하게 벗어나서 ‘모두예술주간’을 열어 해외의 예술가들을 초청했고, 1500명 정도 관람했어요.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



내실 갖춘 프로그램 개발 주력

극장 개관을 기념하여 모두예술주간을 시작했는데, 올 연말 내로 5~6가지 공연 프로그램이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려요. 그리고 특이한 프로그램으로서는 ‘장애예술 매니페스토’가 있고, ‘무리무리 아무리’ ‘나란 나란’ 등 워크숍을 열고 지향점을 체계적으로 모색하는 프로그램들이 함께 설정됐더라고요. 해외 전문가와 국내에서 활동하는 분들도 참여하시는데, ‘장애예술 매니페스토’와 ‘포용적 예술 2023’은 아마 국내에서 장애 예술과 연관해서 상당히 체계적이면서 학술적 시각까지 함께 담아 담론화한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어요.
아직 장애인 예술에 대해서 장애 예술이냐 문화 예술이냐 기타 등등 어떤 개념의 정립이 없었어요. 모두예술주간에 강연과 담론화, 그에 따른 워크숍, 그리고 결과물 발표, 총 3가지 트랙으로 만들었어요. 초청된 일본, 영국, 미국 분들은 저희가 찾아가서 만났던 분들이었어요. 전 한국적인 것을 만들고 싶었고 3개 트랙을 만들면서 이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고 새 생각의 워크숍과 축제를 체험해 봄으로써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향으로, 전반적으로는 큰 틀이 세팅이 됐어요.



지난 10월 개관한 모두예술극장 외부 전경 ⓒ김채현



이번에 열은 모두예술주간에서는 성과나 효과가 있는가요?
장시간 기획하고 경험과 연구를 통해 만들었어요. 기존에는 해외에 가서 경험하기도 하고, 확장했다기보단 정리했어요. 이번에는 기존 사업을 정리하면서 품질을 높였어요. 그래서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 기획자들도 아주 많이 오셨고 예술가들의 관심이 높았어요. 또 극장 오픈으로 인해 전국에 있는 재단의 관심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질을 성장시킨 것 같아요. 기존의 소외계층들이 하는 발표회가 아닌 장애예술을 논할 수 있는 질적 성장에서는 최고였다 봅니다. 홍보 전략이긴 하지만, 개관과 함께했기 때문에 개막식, 개막작 기타 등등 계획 내에서 만들어 냈어요.

프로그램을 해보니 어떤 느낌이 들었어요?
최근에 시대 흐름과 관심을 통해 많은 분이 장애예술을 인지하고 하고 있는데, 전 장애예술이라는 것은 어떤 소외계층의 예술이 아니고 기존의 예술 분류에 포함될 수 있는, 새로운 또 하나의 예술 장르라고 생각해요. 이 예술 장르에선 장애가 오브제가 되는 거죠. 사회에서든 어디서든 장애가 있으면 결핍된 부분들이 걸림돌이 된단 말이에요. 그런데 예술 안에서는 이 장애가 또 다른 오브제가 돼서 예술과 함께 녹여졌을 때는 그것만의 독특한 예술로 창작될 수 있다는 개념이죠.
 제가 장문원에 오면서 큰 목표가 있었어요. 모든 사업에 장애를 녹여들이는 거죠. 역발상적인 부분인데, 세계적으로 장애 유형을 법적으로 정한 데는 한국밖에 없는 줄로 압니다. 복지 면에서, 법적 근거로써 15개의 장애 유형을 가지고 있거든요. 해외에서는 장애 유형 분류를 하지 않고 장애인, 비장애인 상관없이 통합적으로 같이 해야 하는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번에 참여한 연구자들도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전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예를 들면 발달장애인이 미술을 했을 때, 시각장애인이 미술을 했을 때, 청각장애인이 미술을 했을 때 나오는 작품이 다르고 각각 굉장히 독특하단 말이에요. 장애가 예술화되면서, 오브제로 사용된다는 개념을 역발상적으로 하고 있고 그것은 한국에만 있기 때문에 한국적 장애인 예술을 만들어 내고 싶어요.
 극장이 있고 또 내년에는 전시장을 조성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실은 해외에 초청받아 오신 분들이 다들 너무 부러워해요. 멀리서 오는 분들은 참여하기 힘들기 때문에 장애인들한테 숙식까지 제공했거든요.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온전히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환경이거든요. 접근성이라는 거죠. 아무튼 이런 것들이 잘 정립되고 정리되면 한국적인 장애예술이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는 개념과 철학과 어떤 이론화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어요. 작년에는 1년간 연구만 했고 올해까지 한 15개~17개 정도 정리가 되고 있어요. 그 타당한 연구를 통해서 기존에 있는 역량 강화 5개의 사업, 신규사업 5개, 그래서 10개 사업을 세팅했습니다. 현장에 반영될 수 있는, 현장 장애 예술인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사업들로 구성했어요.

장애 유형의 법적 분류가 15개로 되어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어떻게 되죠?
신체적 장애, 정신적 장애로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요. 신체적 장애는 지체장애, 뇌병변 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언어장애, 안면장애, 신장장애, 심장장애, 간장애, 호흡기장애, 장루ㆍ요루장애, 뇌전증장애가 있고, 정신적 장애에는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정신장애가 포함됩니다. 법적으로 분류돼서 그 법을 통해 지원받습니다. 이 장애 분류 유형이 한국에만 있기 때문에 한국적인 장애 유형을 예술과 접목했을 때는 또 다른 뭔가가 나올 수 있다는 거지요.

모두 15개로 분류하는 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아니군요.
스페인어를 못하다면, 스페인에 가면 장애인이에요. 현지 언어를 못 하기 때문이죠. 미국에서는 비만, 당뇨도 장애에 들어가요. 그런 때문에 외국과 이 범주가 달라요. 복지나 의료상의 부분 때문에 분류한 것이지만, 이것을 예술과 접목하면 독특함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시각, 청각, 지체, 발달, 정신장애예요. 장문원에서는 이 5개의 장애 범주를 가지고 모든 예술에 접목하는데요. 그래서 5개의 장애와 4개의 장르 음악, 무용, 미술, 연극, 총 20개의 예술 강사 지침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예술 강사들이 장애인들을 가르치러 갔을 때, 내가 지체장애인이지만 공부하지 않으면 시각장애의 불편함이나 글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몰라요. 이에 따라 그런 커리큘럼과 지침서를 만들어서 43명의 장애 예술가 강사를 양성했고, 파견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거죠.

역량 강화 사업 5개, 신규 사업 5개를 진행한다고 했는데 신규 사업으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신규사업에는 지금 말씀드린 특화형 장애 예술 강사 양성 및 파견 사업이 있고, 신기술 사업, 전시장 조성, 장애 예술인 바우처 등등이 있어요.



모두예술극장 개관 프로그램 및 ‘장애예술 매니페스토’ 프로그램북 표지



장애예술의 원동력 그리고 함께 하기

흔히들 이분법으로 일반의 예술 그리고 장애의 예술을 나누고, 그 둘의 관계에서 일반의 예술을 표준으로 삼고 장애예술은 거기에 따라가는 듯한 또는 그걸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듯한 발상이나 오류가 흔하지 않습니까. 말씀 중에 장애예술이라는 것을 장르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어요. 그리고 새 장르라기보다는 별도의 장르라는 말은, 일반의 예술과 장애의 예술이 서로 하는 몸이 다르고 추구해야 할 어떤 그 목적과 목표도 일치하지 않아서 말하자면 미학에서 차이가 나지요. 예술이라는 궁극의 틀에서는 일치하겠지만, 사람의 활동으로서 그 안에서 세부적으로 어떤 무엇을 구현해내는 방법이나 구현해내려고 하는 의도는 상당히 차이가 있죠. 그런데도, 그걸 자꾸 유사하다고 보기 시작하면, 일반 예술을 기준으로 삼게 되는 오류에 빠지기 쉽습니다. 때문에 굉장히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요. 서로의 독자성을 인정하면서 대국적 측면에서 예술이 인간과 세상을 구한다는 점에서 어떻게 스스로 함께 나아갈 것인가 하는 게 중요한 지점으로 보입니다. 장애라는 것이 그 하나의 오브제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장애예술에서는 장애가 재료이자 출발점이고 원동력인 거죠. 일반 예술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한, 쉽게 말하면 참신한 재료일 수도 있고요. 거기서 별개의 창의성도 촉발되겠지요. 그리고 손을 잘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의 그림과 보조 도구의 도움을 받아서 그리는 그림은 아무래도 작가의 의지 면에서부터 상당히 차이가 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일반 예술인도 장애 예술을 시도할 수 있겠지요. 아무튼 세세한 측면에서 앞으로 치료 방법 또는 활동 방법 또는 교육 방식이 새롭게 많이 개발돼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아직은 시작 단계여서 세분화해서 접근하는 활동은 사실 그동안 좀 흔치 않았지요.
제가 장문원에 왔지만, 장문원에 와서 이걸 한 것이 아니라 표현예술연대에서 했던 표현예술의 부분이거든요. 장애예술을 장문원에서 처음 쓴 게 아니라 표현예술연대에서 사업을 할 때, 융복합 장애인 예술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했어요. 왜 장애인 예술이 아니라 장애예술이냐는 것인데, 장애 예술에서는 장애가 하나의 예술과 함께 할 때 오브제로 쓰이거든요. 그리고 장애인만 하는 게 아니죠. 장애인도 할 수 있고 비장애인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모두예술극장이라는 것은 장애인인 나와 비장애인인 네가 함께 뭔가를 만들어가는 것이죠. 왜 함께 해야 하느냐의 측면에 있어서 사회적 통합화라는 이야기도 하지만, 장애 예술인들이 예술인이 되기까지의 그 성장 배경 입문 과정을 볼 때 중도(中途) 장애인이 80%예요. 그 말은, 그전에는 예술가가 아니었는데 장애로 인해서 예술을 하면서 노래를 불러보면서 예술을 하는 예술가가 됐다는 말도 되고요.
 그리고 장애 예술인들은 시설에 대한 환경적 접근성 그리고 경제적 또는 인식으로 인해 전문 예술 교육을 받는 정도가 10%도 안 돼요. 이분들이 어떻게 예술을 하는지 보면, 처음에 병원에서 임상미술치료사들의 미술 치료를 통해 그림을 접하게 돼요. 최근에는 음악, 미술, 춤 기타 등등 테라피가 다양합니다. 예술을 접하면서 치유가 되고 심리적으로 절망에서 희망의 코드로 바뀌게 되는 거죠. 그림 그릴 때 행복했던 기억을 품고, 퇴원하고 집에 왔을 때 이걸 어디서 활용하는가 보면 복지관과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에서 동호회처럼 미술 프로그램에 참여해요. 그러다 보면 이분들이 발표회를 열고, 자기 긍지를 갖고 보람을 느끼죠. 몸은 못 움직여도 노래는 할 수 있기 때문에, 전공자는 아니지만 예술 쪽에 소질이 있다면 중간 입문 단계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자립생활센터 쪽에서 더욱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고, 활동하다 보면 아는 사람이 이곳저곳을 소개해주며 장애인 예술 단체, 학교, 그리고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아 전시회를 열죠. 그러면서 작가로 데뷔하는 거죠. 이러한 과정을 겪기 때문에 장애예술이 아무래도 혼자서는 힘들다는 거지요. 왜냐하면 비장애인들은 많은 공부를 하고, 학력도 좋고 유학까지 다녀온 분들이 많거든요. 이런 분들이 우리와 함께했을 때, 그분들에게 교육적인 걸 받게 되는 거죠. 그런 개념으로 장애예술이라는 것을 만든 거죠. 결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통합을 해야 하고, 장애인들을 데리고 뭘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필요에 의해 함께하는 거죠.
 중요한 건 다름을 함께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예술밖에 없는 거예요. 복지와 의료의 면에서 장애 유형이 분류되지요. 그런데 이걸 가지고 창작되는 무언가는 없어요. 하지만 예술에 이걸 도입했을 때는 장애가 오브제가 되는 것이지요. 이번에 아카데미의 전문학교 교육을 만들면서 어느 대학 예술대 학장님과 협의를 통해 28명의 장애예술인이 학교에서 공부하게 돼요. 외부에서 장애예술 단체들이 교육을 많이 하지만 사실 밖에서 하는 것과 학교 교육 경험의 가치가 다르겠지요. 그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캠퍼스 안에서 비장애인들과 같이 공부하고, 비장애인들한테도 장애에 대한 것을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그리고 마지막에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창작하는 형식으로 시범 사업을 만들고 있어요. 조만간 강의실에서 모든 걸 같이 쓰면서 어떤 접근성이라든지 배리어프리가 없는 부분들은 저희가 충분히 교육을 해주고, 담당자들을 연계할 계획입니다. 학교에선 그런 부분들을 너무 몰랐고 새롭다고들 하시죠. 



김채현 <춤웹진> 편집장



그 사업명은 무엇인가요?
장애예술창작아카데미인데요. 3개의 꼭지가 있어요. 하나는 전문가 과정으로 학교에 다니는 거죠. 학교에 들어가서 예술을 배운다는 건 전공자거든요. 또 하나는 접근성 수어 기타 등등 해서 강의를 듣고 경험하는 거죠. 또 하나는 외국 사례들을 풀어서 하는 거죠. 예술 단체들의 공모를 통해 지원해 주는 개념이 아니고 공공기관에서 할 수 있는 사업으로 세팅됐어요.

장애예술의 홀로서기, 장애인이 홀로 선다는 게 아니라 일반예술과 장애예술이 대등한 관계에서 장애예술 자체로서 독자성과 자립성을 주장하면서도 협업해 나가는 그런 구도를 생각할 수 있겠지요?
그전에는 장애예술보다는 장애인 예술이었죠. 즉 장애인이 했던 예술이지요. 그런데 장애예술이라는 건 장애인만 하는 게 아닙니다. 예술의 오브제가 장애라는 것이죠. 장애예술을 하는 비장애인 예술가도 있어요. 사실은 장애인들이 꾸준히 예술을 했고, 장애 예술 역사가 30년 가까이 되거든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예술이기 때문에 장애라는 걸 얹을 수 있다는 거죠. 오늘 내가 발표한 예술은 내일엔 새로운 게 아니잖아요. 내일엔 또 새로운 걸 생각하고 창작해내야 하는 게 예술가이다 보니 장애라는 오브제를 활용할 수 있다는 거죠. 비장애인 예술가들은 아마 “장애인과 춤을 춰야 하는데 어떻게 춤을 추지?”라는 생각부터 먼저 할 거예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팔을 조금밖에 못 움직인다고 했을 때, 장애예술에서는 그에 대한 창의성이나 움직임이지 못하는 그 결핍을 어떻게 소화해낼 낼 것인가, 아니면 듀엣을 했을 때 보여주고 싶은 선과 각도는 무엇인지를 고민해서 새로운 걸 만들어 내는 거죠.


장애예술 자립기반 조성

장문원이 11월 29일에 미션과 비전 선포식을 열지요? 장문원의 비전을 보면 핵심가치가 3가지 있어요. ‘창의
변화’, ‘협력상생’, 그리고 ‘전문소통’이죠. ‘창의ㆍ변화’에서는 장애 예술의 저변확대, ‘협력ㆍ상생’에서는 장애예술의 사회적 가치 확산 그리고 ‘전문​소통’에서는 지속 가능한 장애 예술을 위한 기반 조성으로 설정해서 세부 과제 총 15개가 됩니다. 우선 가장 중점에 두고 싶은 과제라면 어떤 것일까요?

가장 핵심은 장애예술인들의 예술 활동을 위하고 또 이를 통해 조성하는 자립 기반입니다. 세부 과제에 ‘일자리 창출’이 있어요. 12월 8일에 기업인들을 모시고 일자리 창출 성과공유회를 열어요. 일자리 창출은 모든 과제들이 함께 흘러가면서 만들어지는 건데요. 제가 제일 처음 와서 연구한 게 장문원의 법정 법인화였고 현재 발의된 상황입니다. 두 번째 연구는 제도 개선이에요. 작년에 제도를 개선해서 12개의 유형을 만들고, 장애예술인들의 형성 배경과 입문 과정을 바탕으로 동호회 지원, 예비예술인 지원, 개인 창작 지원, 국제 교류, 유망 예술인 지원 등등 12개의 유형을 찾아 올해 공모를 했어요. 디테일하게 세분화해서 장애예술인들이 정확하게 자기가 어떤 부분에 뭘 지원해야 하는지를 알고요. 작년에 공모에는 680명이 지원했다면, 올해 917명으로 증가했어요. 지원 신청자만 38%가 늘어난 거예요. 이걸 봤을 때 장애 예술이 굉장히 활성화되고 많은 이들이 세상에 나와 있기 때문에, 저변 확대에서 많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 창작에 올해 지원금에 10억원을 더 투입을 한 거예요. 그러니까 개인 작가 활동들이 더 많이 활성화되겠죠.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들과 일자리 관련해서 3년째 함께 하고 있는데, 81명 정도 기업에 고용됐어요. 기업들이 참여를 통해 또 다양한 기업들이 관심을 두게 되고, 성과공유회를 하면서 고용모델을 만들어내는 중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움직이는 거라 단계적으로 가는 건 아니고 담당자들이 있어요. 예술 강사도 사실 직업이거든요. 올해 시작했지만, 내년에 안착시키면 예술 강사가 제일 큰 직업이 될 거예요. 커리큘럼이나 지침서 만든 걸 기반으로 지역 공모를 통해 지역에서 강사를 양성, 파견하게 할 예정입니다. 제가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해야 하므로 어려워해요.

그걸 시행하는 기관들이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어려워한다는 거죠?
네. 배리어프리조차 뭔지도 모르죠. 그래서 우리가 지침서를 만들었고, 지역 재단이나 단체는 이것을 기반으로 지역 예술가들을 모집해서 학교에 파견하는 거죠. 이음센터는 양성 교육이라든지 간담회를 통해 힘들고 어려운 걸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무장애 향유 접근성 매뉴얼 4종을 개발하고 있어요. 배리어프리라든지 장애/무장애 관련된 용어 정리, 공연 콘텐츠에 대한 배리어프리, 전시 관련한 배리어프리, 그리고 시설에 관한 매뉴얼을 만들어서 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급하려고 하고 있어요.

아까 기업에 81명이 고용됐다고 했는데, 고용 형태는 대체로 어떠한가요?
장애인 관련 법에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있어요. 대기업과 기관은 그 비율이 3.1% ~ 3.6%입니다. 만약에 그걸 못 채웠을 때는 고용 부담금을 내야 합니다. 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한 만큼 고용 부담금을 감면해 주는 거예요. 그러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장애인 예술인들을 고용해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고, ESG경영 그리고 사회공원 차원에서도 필요하죠. 3년간 운영해보니까 기업에서 장애 예술인들을 1대1 다이렉트로 직원 계약을 해야 해요. 기업에서는 장애 유형을 모르고 관리를 어려워하죠. 발달장애인들은 단체에 모여 있단 말이에요. 이 친구들을 관리했던 관리자 한 명을 더 고용해서 월급 주면서 같이 관리하고 업무일지, 근태관리 등을 하는 형태가 하나 있어요. 저도 그렇지만 중증장애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한 명을 고용해도 두 명을 고용한 가치를 감면받을 수 있어요. 그 예산으로 관리하는 비장애인 월급을 주는 거죠. 이러한 형태가 기본입니다. 그런데 저희는 또 하나의 고용을 만들고자 하는데, 이렇게 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도 있고 장애 예술단체의 생태계에 있어서 하나의 기업 단체에서 10명의 단원을 데리고 있는데, 이들이 기업과 다이렉트로 했을 때 단체 명의만 남는 경우가 있어요. 거기에다 또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이에요. 1년 계약해서 마음에 안 들면 그만두고, 연장은 2년까지만 돼요. 2년 뒤에는 보장이 없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런 문제는 정책적으로 풀어야 되는 부분이에요. 대안으로 기업에서 단체와 위탁을 하고, 단체에서 이들을 관리하고 양성하고 기업과 연계된 행사에 나가서 이미지를 개선해주는 거죠. 그런 방식의 두 가지 위탁의 고용 모델이 있고, 또 하나는 장애 예술인들이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개념입니다. 어느 지역 교육청과 얼마 전에 MOU를 체결했는데, 시범적인 부분이라 아직 공개하지 않았어요.

장애 예술인 일자리 창출은 앞으로 상당히 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계약직보다는 정규직 비율이 굉장히 높아야 하는데 정규직으로 되는 아직은 그 비율이 상당히 낮을 거라 봅니다.
연구 용역을 통해 작년에 전반적인 연구를 했는데, 실효성 있는 연구가 되지 않아서 올해 후속 연구를 했어요. 일자리가 있는데, 수급권자들을 수급 때문에 일을 못 해요. 어느 정도 선까지는 하지만, 그 이상 돈이 들어왔을 때 하지 못하는 거죠. 그러니까 “일을 할 것인가? 수급을 받을 것인가?”라는 식으로 해서 안 된다는 거죠. 계약직 2년이라고 했을 때, 다시 수급을 받아야 하는데 한 번 일을 하면 탈락되는 거죠. 그러니까 선택을 못하고 아예 수급을 받으면, 결국 무능력자를 만드는 거죠. 이런 것들을 연구를 하다 보니 복지 쪽에 시행령을 손질하면 가능성이 있겠다는 걸 찾았어요. 이것을 어느 의원과 함께 발의하고 시행령을 만들고 해야 해요. 지금은 목전의 총선 때문에 경황이 없겠지만 어쨌든 단계적으로 방향을 틀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애예술 활동 지원 업무 전담기관

법적인 뒷받침은 물론이고, 사회적 인식 제고도 아주 중요한데 근본적으로는 아까 말씀대로 장애예술의 창작과 제작 자체가 활성화되는 것이 중심이 돼야 겠죠. 그러한 역량이 있어야 그다음에 계속 사회적 수요에 대응해 나가면서 또 새 수요를 또 만들어내서는 선순환될 텐데, 이 창작-제작 활성화에 관한 작업을 지금까지 쭉 이야기하셨어요. 이음예술센터 또는 장문원에서 앞으로 어떤 사업에 좀 더 초점을 맞춰서 활성화시켜 보려는 그런 사업이 혹시 있을까요?
작년부터 올해까지 10개의 사업을 만들었고, 각 사업마다 나름대로 구성을 잘했고 그 구성이 현장 장애인들한테 굉장히 피부에 닿을 거라 생각해요. 올해는 시범 사업으로 대학교에 들어가기도 하고, 말하자면 다 시범 단계인 거예요. 내년에는 이걸 안착시킬 수 있는 작업을 하고 향후 5~6년까지 잘 흘러가면 굉장히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10개의 사업이라는 게 어떤 건 버리고 어떤 건 하는 게 아니라, 장문원이라는 공공기관 차원에서 움직일 수 있는 사업이에요. 예술단체나 외부에서 하는 게 아니죠. 그리고 예술단체의 사업을 공모를 통해 진행하고 있고 한 65억 정도 들어갑니다. 많은 단체들은 이러한 사업을 통해 활동을 하면 되는 거죠. 그래서 저변 확대뿐 아니라 장애인의 가치 확산까지 가는 거고, 내부적으로 전문화되려면 장문원의 직원들이 장애에 대한 전문성을 가져야 하겠지요. 그리고 예술, 행정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서 자기가 맡은 사업에 헤드가 돼야 하는 거죠. 헤드가 돼서 기획자가 되고, 용역을 기용하고 용역들을 관리하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장문원의 직원들입니다. 사업 담당자가 전문가가 될 수 있게끔 역량을 강화 해야 합니다. 아직 장문원은 문체부의 전담 기관이에요. 내년에 3년째 되거든요. 그래서 작년 초에 법정 법인화를 연구해서 국회에서 발의했고, 지금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황인데 그 부분이 안정돼야 위상 있는 기관으로 전문화가 되죠.

장문원은 2021년 3월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업무 전담기관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전담 기관은 어떤 의미일까요?
일단 공식적인 공공기관은 아니라는 뜻이지요. 문체부에서 예산 사업을 집행할 때 장애예술인들에 관련된 걸 문체부에서 모두 다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 기관을 세워 별도 사업들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거죠. 3년의 기간은 문체부가 아니라 기재부에서 정하는 거예요. 3년 동안 어떤 사업들을 어떻게 했으며, 그 실적은 어땠는지 보는 거지요. 내년 3월이면 3년이 만료됩니다. 그래서 평가를 받으면 공공기관으로서의 자격에 변화가 올지도 모릅니다.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



토대 세울 마중물의 중요성

마지막으로 모두예술극장 개관을 계기로 강조하고 싶은 말이나 이음예술센터의 활동이라든지 장애 예술계에서 바라는 바가 있나요? 장문원의 사업들을 계기로 지역에서도 서로가 더 힘을 갖고 키워가는 차원을 전망해볼 수 있을 텐데, 장애인 예술 계통에서는 이걸 또 어떻게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겠는지 궁금해요.
장문원은 공공성 면에서 장애예술의 전반을 진흥하는 사명을 띠고 있지요. 장문원에서 해야 할 일로서 이런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역에 장애인 문화예술센터를 건립하라는 조례가 있습니다. 사실 지역 자체 예산이나 정책 라인의 관심이 적습니다. 그래서 장문원은 지역 특성화 사업으로서 5년째 부산문화재단, 광주, 제주, 충북의 재단들, 최근에는 박경리문화재단에 마중물로 처음에 3억을 지원해요. 처음에 3억은 마중물로 시작되지만 2차 연도에 뜨는 지역에서 예산 확보를 하게 돼 있어요. 매칭 펀드로요. 그래서 광주하고 부산은 장애인 창작센터가 2개 생겼고, 거의 6억 5천만원의 자체 예산을 확보했죠. 그러니까 그런 기구들이 확장될 수 있게끔 장문원은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어느 정도 성장하고 자립되면, 그 지원금 예산을 다른 지역에 투입하여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런 장치들을 활용해서 지역에 장애인문화예술센터나 창작센터가 많이 생기도록 여건을 조성해나가야 할 것 같아요.

현재 장애인 문화예술센터가 부산하고 광주에 있나요?
네. 장문원과 같은 성격은 아니고 창작센터이죠. 장애예술가들이 그 공간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는 거예요. 말씀드린 대로 박경리문화재단을 지원했는데, 리모델링해서 장애예술인들의 레지던시 사업을 하는 거로 알고 있어요.

마중물 내지는 종자돈을 지원해서 지역 거점이 자립적으로 자리잡을 계기를 만들어 주는 거군요. 전국에서 많은 거점이 속속 들어섰으면 합니다.
장문원은 그런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연구하고 개발해서 널리 알리는 거지요. 돈을 준다고 해서 다 해내는 것은 아니겠지요. 대개들 힘들어해서, 커리큘럼과 방법을 알려줘야 해요. 그래서 내년에 접근성 매니저를 양성해서 커리큘럼을 만들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사실 장애예술이라는 것은 장애인을 위한 예술이 아니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뭔가 할 수 있는 같은 방향을 잡아가는 예술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모두예술극장은 그나마 기존의 극장에 비해 표준인데, 전 환경이 변하면 장애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느 환경에 갔을 때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장애를 논할 게 없는 거죠. 물리적이든 콘텐츠이든요. 그런 세상을 위해서 지금은 많은 것들을 만드는 과정에 있고, 급성장하는 상황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상관없이 모두 함께 갔으면 좋겠어요.



 



장문원이 활발하게 뿌리를 내리는 가운데 앞으로 활동에 기대가 큽니다. 그리고 이사장님 본인이 무용과 미술 분야에서 쌓은 이력, 경험, 활동이 장애예술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아무튼 이번에 모두예술극장을 열고 내년의 전시장까지 갖추면 활동에 더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상상되는군요. 또 전국에 여러 거점이 늘어나는 계기도 되고 아울러 그걸 뒷받침하는 체계적이며 과학적인 그리고 미학적인 작업도 강화되어 생각보다 훨씬 빠른 진전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를 통해 장문원의 무용 분야 활동도 다채로워질 것으로 믿습니다. 이러저러하게 그 계기가 바로 이번 10월 모두예술극장의 개관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2015년 장문원 설립 이래 8년~9년 동안 활동하신 수많은 분들의 노고도 대단하셨을 테지요. 잘하려다 보면 때로 어려움도 없지 않을 듯합니다. 장문원의 큰 발전을 위해 계속 정진해주시기를 성원하면서 오늘 긴 말씀 감사드립니다.

김채현

춤인문학습원장.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명예교수. <춤웹진> 편집장. 철학과 미학을 전공했고 춤·예술 분야 비평 수백 편과 저서 『춤과 삶의 문화』 『춤, 새로 말한다 새로 만든다』 『뿌리깊은 나무 샘이깊은 물』(1)을 비롯 다수의 논문, 공저, 『춤』 등의 역서 20여권을 발간했다. <국립무용단 60년사>(2022년 간행, 국립무용단)의 편집장으로서 편집을 총괄 진행하고 필진으로 참여하였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예술춤과 국내외 축제 현장을 작가주의 시각으로 직접 촬영한 비디오 기록물 수천 편을 소장하고 있으며 한국저작권위원회, 국립극장 자료관, 국립도서관 등에 영상 복제본, 팸플릿 등 일부 자료를 기증한 바 있다.​​​​​​​​​​​​​​

2023. 12.
사진제공_춤웹진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