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커뮤니티댄스 전문사 양성 한국무용교육원 김화숙 이사장
스스로 사업을 기획하고 시행하는 전문 지도자 배출

우리나라의 무용교육은 대학 무용학과를 비롯해 대부분 무용전문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학교 밖 교육, 사회교육에서 무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커뮤니티댄스가 국내에 조금씩 보급되곤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전문가용 교육을 적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커뮤니티댄스 전문사 양성과정을 5년째 시행하고 있는 한국무용교육원 김화숙 원장을 통해 국내 커뮤니티 댄스의 현 주소를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김인아
커뮤니티댄스 전문사 양성과정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습니까?
김화숙 한국무용교육원에서 주최하여 2011년부터 시작하였습니다. 2007년도에 설립된 한국무용교육원은 본원 이외에 서울, 부산, 대구, 광주를 포함한 총 8개 지부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국무용교육원 설립의 전신은 2005년도에 시작되었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무용)강사지원사업 연구진들입니다. 그 연구진들이 초·중·고 무용교수·학습과정안과 초등학교 무용교과서 발간, 그리고 다양한 대상(아동복지시설, 여성결혼이민자, 소년원)들을 위해 연구·개발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무용교육원을 설립하게 된 것이죠. 한국무용교육원은 학교 밖 교육, 즉 사회교육에서 무용이 담당해야할 더 큰 일들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무용 강사의 역량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커뮤니티댄스 전문사 양성과정은 2010년도 예비 모임을 거쳐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햇수로 5년째 개설되고 있는 한국무용교육원의 주 사업입니다.

전문사 양성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됩니다. 첫 번째 DT(Dance Teacher) 과정에서 50시간을 수료하면 3급 자격증이 주어집니다. 이를 수료한 사람이 두 번째 단계인 30시간의 DP(Dance Programer) 과정을 마치면 2급 자격증을 받습니다. DT와 DP과정을 수료한 후 최고 과정인 DA(Dance Animateur) 과정을 통해 1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요.
DT과정에서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고, DP과정에서는 대상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커뮤니티댄스 전문가 DA과정은 프로그램 개발 능력을 토대로 사회적 이슈와 커뮤니티 탐색을 통해 커뮤니티댄스의 기획과 실천이 가능한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검정 받는 과정입니다. 개인으로 보면 많은 과정을 거쳐야하므로 인내심이 요구될 수 있어요. 그러나 이 과정을 모두 수료한다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커뮤니티댄스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계별 과정이 탄탄해 보이는데요. 양성과정의 개발에 있어서 주안점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무용교육은 대학 무용학과를 비롯해 대부분 무용전문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커뮤니티댄스가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도 전문인 체계의 커리큘럼을 벗어나지 못해 어떤 경우에는 일반인들에게 전문가용 교육을 답습해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무용은 어렵다, 힘들다는 인식을 갖고 오히려 춤을 싫어하게 되기도 하는데요. 한국무용교육원에서 개설한 커뮤니티댄스 전문사 양성과정은 일반인들도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있어 춤을 통해서 자신감 혹은 자존감 회복, 관계형성 등 궁극적으로 가치 있고 행복한 삶으로 다가갈 수 있게끔 합니다.
한국무용교육원에서는 DA 양성을 위해 슬로우웜업, 즉흥무용, 댄스아이디어, 예술통합무용, 에코댄스, 무용상담, 무용읽기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즉흥무용의 경우 이미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시지만 양성과정에서는 일반인들을 위한 즉흥무용 방법론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일반인들에게 적용했을 때 그 효과는 대단히 크게 나타나지요.

 



주요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좀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한국무용교육원의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은 10여년에 걸쳐 끊임없이 연구하고 피드백을 받아 발전시켜온 것으로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개발한 ‘김화숙의 슬로우웜업’, 대구가톨릭대 오레지나 교수의 ‘에코댄스’는 특허를 받아놓은 교육프로그램이에요. 경성대 한혜리 교수의 ‘예술통합무용’은 강사풀제 때부터 지금까지 개발해온 프로그램으로 기본원리부터 방법론까지 완벽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또한 저희 교육원 전혜리 부이사장의 ‘댄스 아이디어’는 상상력과 창의력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외에도 무용읽기, 무용 프로그래머의 역할 , 커뮤니티댄스 기획 등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김화숙의 슬로우웜업’은 느린 움직임으로 몸과 마음의 진정한 휴식을 추구합니다. 열린 몸, 자유로운 몸, 행복한 몸을 통하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존중하고, 깨닫는 과정이며 자유와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는 움직임 방법론을 내용으로 합니다. ‘댄스 아이디어’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발산적 사고의 기법을 적용하여 댄스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표현하도록 돕습니다. ‘예술통합무용’에서는 예술통합적 근거와 예술통합무용교육의 목표, 실행 규칙을 이해하고 대상에 따라 교육 내용과 방법을 개발·설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소통을 실천하는 ’에코댄스‘를 통해 몸을 매개로 나, 타인, 자연과의 관계를 새롭게 형성해가는 생태예술의 과정과 방법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전문사 양성과정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 신청하는지요?

처음에는 주로 무용 전공자가 신청했는데, 최근에는 신청자의 범위가 한층 넓어진 것 같습니다. 강사풀제에 참여했던 무용전공생들이 조금 더 배우고 싶다는 의지로 신청하는 경우도 많고, 강사풀제에 미처 참여하지 못했던 분들의 등록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 분야에 관심있는 초등학교, 특수학교 교사들과 연극·미술 등 타장르 예술인들도 다녀갔어요. 일반인들도 종종 수강하고 있고요. 다른 분야, 다양한 분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들이 전문사 양성과정을 수강하고 계신데, 그동안 최고 DA과정까지 모두 이수하고 1급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요?
최종 DA과정까지 모두 수료한 커뮤니티댄스 전문가는 17명입니다. DP과정까지 수료한 사람은 36명, DT과정까지 수료한 사람은 88명 배출되었습니다. 한번이라도 이 과정에 참여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총 250여명 정도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 같네요.

 



커뮤니티댄스 전문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은 주로 어디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합니다.

문화예술교육 단체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16개 시·도 문화재단에 기획서를 제출하여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구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프로젝트를 따내 사업을 실행하기도 합니다. 현 시대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기획안을 제안할 수 있다면, 전국의 문화재단 뿐만 아니라 기업의 예술교육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있지요.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대상에 적합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역량 있는 무용지도자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임에 분명하죠. 이 양성과정은 무용분야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동안 수동적으로 주어진 시간과 장소에서 무용을 가르쳐왔다면 이제 DA과정까지 마친 전문가는 본인 스스로가 대상을 찾아다니면서 대상자를 확장시키기도 하고 프로젝트를 받아올 수 있습니다. 한 학급에 한 명의 선생님으로 국한되어 있었던 학교 무용강사와 달리, DA과정을 거친 전문가는 스스로 사업을 기획하고 시행되는 사업에 무용강사들을 모집, 참여시키는 등 사업을 확장시키기도 하고 또 다른 10명, 20명의 무용강사를 배출할 수도 있지요. 전문가의 역량과 활동 범위가 종전에 비해 훨씬 넓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정을 운영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연구진이나 사무국 식구들이 한국무용교육원 설립 이래 지금까지 봉사 차원에서 모두 무보수로 일하고 있고, DA과정도 아직까지 수익은 전혀 없습니다. 연구진들이 모두 지방대학 교수라서.... 이제까지 지역에서만 양성과정을 개최했지요. 이번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시도하게 되었는데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참여자 모집에 어려움이 있네요. 커뮤니티 댄스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이 양성과정 자체를 잘 알지 못해 찾아오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사무국에서 홍보의 방법을 좀 더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겠지요.
앞으로는 장소 문제만 해결된다면 서울에서 계속하려고 합니다. 아직까지 무용분야는 자신의 스승이 하는 일에만 관심을 갖고 인맥에 의해 조성되는 분위기라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이 실험적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커뮤니티댄스 전문사 과정이 알려지고 활성화되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외국에서는 이미 커뮤니티댄스가 활성화되어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와 비교해서 국내 커뮤니티댄스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성공적인 케이스로 콜롬비아 몸의 학교(El Colegio Del Cuerpo)가 있지요. 세네갈의 모래 학교(Ecole des Sables)라든지 뉴욕시의 문제 청소년을 위한 무용교육도 유명하구요. 특히 영국은 커뮤니티댄스 분야에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곳이죠. 라반센터에 커뮤니티댄스 학과가 있고, 이 과정을 졸업하게 되면 커뮤니티댄스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지요. 따라서 예술복지 차원에서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됩니다. 이미 외국에서는 춤을 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참여형태로 생활 속에 들어와 있습니다.
기계화, 편리화된 21세기형 학교교육에서 정서교육과 인문교육이 필요하다는 점, 그 대안이 예술교육이라는 점은 국내에서 여러 차례 강조되어 왔었습니다. 그 예술교육 안에는 음악, 미술, 연극, 무용이 당연히 들어가 있죠. 학교 밖 교육에서도 불리한 환경에 놓인 사람,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예술교육을 적용시키고 있고요. 우리도 이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학교교육과 사회교육분야에 예술교육을 실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혜택 받지 못한 공동체가 너무 많습니다. 커뮤니티댄스 전문사들은 일단 대상을 확장하는 일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DA들이 다수 배출되어 혜택 받지 못한 수많은 공동체들을 찾아 춤으로 다가가야 할 것입니다.
국내에서 커뮤니티댄스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대상자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파고들겠다, 어떤 지역사회에 들어가 생활밀착형으로 공동체를 이뤄보겠다는 커뮤니티댄스 전문가는 얼마나 될까요? 아직까지 무용분야는 주어진 편리한 환경 속에서 예술교육을 실행하는 것에 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커뮤니티댄스 전문가는 이 분야에 매진하여 적극적인 태도로 삶 속에 들어갔으면 합니다. 그래서 커뮤니티댄스를 확산, 발전시키기를 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공동위원장으로 있는 무용교육혁신위원회에서 12년에 걸쳐 추진한 무용교사자격증 제도가 지난해 신설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현재 음악, 미술만이 포함되어 있는 우리나라 초·중등 예술교과에 ‘무용’과목을 포함시키는 것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연극은 포함됨) 학교교육을 통해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무용을 접할 수 있도록 무교혁을 통해 지속적인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독립적인 무용교과가 만들어지면 무용분야에서 학교 안의 환경은 좋아질 겁니다. 물론 더 큰 세상인 학교 밖에서도 무용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하겠죠. 일반인들에게도 무용이 혜택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바로 이 커뮤니티댄스 전문가들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강사풀제를 진행할 때에는 초·중·고등학교에 신뢰받는 무용강사 1,000여명만 있다면 무용교과는 만들어지고 예술교육이 달라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어요. 마찬가지로 커뮤니티댄스 전문사 양성과정으로 DA가 100여명만 배출된다면 지역사회의 작은 마을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과정을 시작한지 5년 동안 17명의 DA가 배출되었으니 10년 안에 100명이 나올지는 확신할 수 없네요. 그러나 커뮤니티댄스 전문가들이 양성되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예술교육을 실천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무용교육원에서 희생정신과 사명감을 갖고 이 일을 진행하고 있는 연구진 및 종사자 분들과 함께 향후 커뮤니티댄스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2015. 08.
사진제공_한국무용교육원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