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휘 대표 선임을 축하드립니다. 어떤 과정을 통해 대표로 선출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선거 등의 절차가 있었나요?
김동규 저희 무용단은 모든 것이 투표로 이루어집니다. 원래 대표 임기가 2년이고 재임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재임을 할 때도 선거로 진행을 했고요. 6년 동안 신창호 대표께서 무용단을 이끄셨는데 이번에 그만 하시겠다고 하셔서 후보를 선출하고 단원들의 투표를 통해 선임이 되었습니다.
LDP에는 출중한 기량을 갖춘 무용수들만이 입단이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단원은 몇 명인가요?
국내에서 활동하는 단원은 26명 정도 되고요, 해외에 있는 단원까지 합하면 30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편이죠.
그동안 LDP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강한 에너지였습니다. 앞으로 단체의 운영 방향을 어떻게 잡아나갈지 궁금합니다.
일단 무용단의 이미지를 두고 보면 말씀하셨듯이 강한 에너지라든가 강한 춤, 젊은 느낌이라는 무용단의 색깔이 있으니 그것은 유지하되 또 다른 색깔을 찾고자 실험적으로 도전하는 노력을 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면 일반적 무용공연만 하기보다는 다른 분야의 분들과 콜라보를 진행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무용 공연의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서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타 장르와의 콜라보를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네.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무용가들은 그렇게 많이 하는데 단체가 그런 기획 의도를 가지고 하기는 쉬운 작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재정적인 문제라든지 제작 환경을 맞추기가 쉽진 않습니다. 그래서 좀 더 원활하게 작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3월과 4월 연속으로 LDP의 공연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아무래도 4월 초에 잡혀있는 LG아트센터 기획공연이 신작이다 보니까 단원들이 그 작업에 많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3월 중순 아르코예술극장에는 지난해 안산문화예술회관에서 다른 무용단과 함께 공연했던 작품 <노 코멘트>(안무_신창호)를 당시 출연했던 무용단과 함께 무대에 올립니다.
4월 공연은 LG아트센터에서 초청하는 기획공연이지요. 국내 무용단체들이 기획공연으로 초청된 것은 안무가 정영두씨가 이끄는 두 댄스 씨어터에 이어 LDP가 두 번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떤 안무가의 작품이 소개될 예정인가요?
신창호씨와 김판선씨 두 안무가의 작품 모두 신작입니다. 김판선씨의 작품은 음악과의 콜라보입니다. 스피커 24개가 설치됩니다. 작품 제목이 <12MHz>(12메가헤르츠)입니다. 12개의 음악 주파수를 가지고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소리, 파장이라든가 음질 등을 무용수가 몸으로 받아서 움직임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컨셉트입니다.
신창호씨의 작품 제목은 (노화)인데요. 영상이랑 세트와의 콜라보가 컨셉트입니다. 태어나서 늙고 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사람이 태어나서 늙고 죽고 하는 과정을 리사이클의 시각으로 보고 영상과 세트를 함께 융합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이번에 저는 출연을 안 해서 옆에서 연습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만 3월과 4월 공연 모두에 출연하는 무용수가 6명이나 되다보니까 하루 종일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 합니다. 그리고 신창호씨의 경우는 계속 활동을 해 와서 단원들이 비교적 익숙한 편인데, 김판선씨의 경우는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저희 단원과 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스타일에 적응해 가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 같습니다. 두 작품의 색깔이 다르게 나올 것 같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대표로서 단원들을 아우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단원들과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나갈지 생각해 보았는지요?
네.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단원으로 13년을 있다 보니 여러 명의 대표를 겪게 되고 무용수로서 쓴 소리는 주로 제가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표가 되나보니 이제 제가 쓴 소리를 들어야 하는 입장이 돼서 제가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쓴 소리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는지 먼저 생각을 해봤습니다. 단원들과의 소통을 더욱 많이 갖고자 합니다. 우선은 무용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컨디션을 체크해주고 하는데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4월 신작 공연 이후의 일정은 어떤 것이 있나요?
무용단 일정 중 큰 것은 9월 정기 공연입니다. 원래는 3, 4월에 정기공연을 해왔는데 LG아트센터 기획공연과 일정이 겹치면서 9월에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상반기에 하나 하반기에 하나, 큰 공연은 이렇게 잡혀있습니다. 이밖에 단원들 개개인의 공연 일정은 거의 매달 있는 듯 합니다.
9월 정기공연에도 신작이 올라가나요?
지금까지 정기공연에 기존의 레퍼토리를 올린 적은 없습니다. 해매다 신작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지,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 중에 있습니다.
이번년도에 해외 공연일정은 없으신 건가요?
무용단 이름으로 가는 해외공연 일정은 올해는 일부러 잡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서 큰 공연 일정이 잡혀 있어서요. 단체로 가는 해외 공연은 내년쯤에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7월에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공연이 있고, 11월 달에 싱가폴과 말레이시아 공연이 잡혀 있습니다. 그리고 단원들도 개인적으로 해외공연 일정이 적지않게 잡혀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무용제에서 신작을 공연해 호평을 받았고 이전에도 LDP 정기공연에서 안무를 맡기도 했는데 이제 대표직을 맡으면서 더욱 안무할 기회가 많아질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안무가와 무용수로서 활동할 때 어디에 더 흥미를 느끼는지요?
바뀐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무용수로 활동을 오래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무용수로서 욕심이 많았습니다.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고 다른 누군가와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이제 안무를 하다 보니 안무 작업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떤 작품을 만들었을 때는 호평을 받고, 또 어떤 작품은 혹평을 받고 하는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안무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것들인가요?
저는 주로 저에 대한 이야기 혹은 주변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선택을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추상적이라든지 철학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와서 작업을 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안무를 시작한 초반에는 제 주관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에서 끝났다면 지금은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 혹은 무엇을 느낄까를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내가 이것을 왜 하지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주관적인 것에서 객관적인 것으로 생각이 많이 돌아선 것 같습니다.
안무가로서 구상 중인 작품이 있다면요?
저는 즉흥적인 편입니다. 그래서 미리 작품을 생각하고 구상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런데 제가 지난 2년 사이에 신작을 6~7개를 했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당분간 작품은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대표직을 맡으면서 일이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춤웹진> 독자들을 위해 간단하게 춤 이력을 말씀해주세요.
LDP무용단에서 13년 동안 활동하고 있고, 2003년인가 2004년도에 비엔나페스티벌 디렉터로 작업을 했었고, 슬로바니아에 미스터코바치랑도 작업을 했었습니다. 그 외 여러 안무 작업들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무용계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들려주세요.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무용계를 생각하는 것보다 저희 단체를 먼저 생각하고 제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무용계에 불만이 있다면 저 역시 그 무용계 안에 포함되어 있는 일원으로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를 생각합니다.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하고 싶지 않은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제가 그렇다면 다른 누군가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용계가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우리 단체가 이랬으면 좋겠다’를 먼저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런 의미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작업의 순수성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입니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을 구분하고 그 안에 맞추려고 하기보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고, 내가 잘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활동하고자 합니다. 그러다보면 누군가는 ‘예술가 같지 않다, 너무 상업적이다’라고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저들은 정말 예술가다’라고 호불호가 나누어지겠지만 각각의 색깔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