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표지인물 인터뷰_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안애순
이 시대 창작을 대표하는 집단이 되고 싶다

 

 





이지현
한국공연예술센터 무용감독 시절 인터뷰한 기억이 있는데요. 몇 년 만에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으로 다시 인터뷰를 하게 되었네요. 벌써 임기의 절반이 지났지요?
안애순 3년 임기에 내년 7월 29일까지니까 1년 7개월 정도 지났네요.

얼마전 <불쌍>으로 호주 공연 다녀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셨는지 말씀해주세요.
2월 중순 호주 시드니로 공연을 갔다 왔고요, 페스티벌은 아니었고 한국문화원 초청으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호주도 아시아의 일원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고, 특히 체스트우드에 있는 500석 정도의 극장이었는데 공간이 아주 좋았습니다. 문화원장님이 교포들에게 돌리는 초대권만으로 객석을 채우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으셨어요. 티켓을 팔겠다는 입장이었죠. 그때 아시안컵 축구경기가 있던 날이라 힘든 상황이었는데도 오히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했었습니다. 교민 초대도 전혀 없었고요. 관객들의 반응은 “이런 공연은 처음 본다”는 것이었어요. 굉장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런 형식, 이런 퀄리티, 이런 현대적인 작품은 본 적이 없다는 반응이었어요.

절반을 지나오고 계신데 자평을 하신다면...
자평을 한다기보다 제가 목표했던 것은 우선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었어요. 제작 시스템이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특히 유통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대무용이 국내에서건 외국에서건 전문적인 계약관계를 가지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또 유통을 통해 레퍼토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작품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많은 관객들이 보는 레퍼토리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유통에 대한 말씀을 하셨는데 국립현대무용단 자체가 어린 단체다 보니 모델이 없어서 좋은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계약을 할 때 국립단체로서의 위신도 생각하면서 국제관계에서 유연한 태도도 유지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 오셨는지 말씀해주세요.
아직 우리나라 창작자들은 지원금 내에서 작품을 만드는 데 신경을 쓰다 보니 내 작품을 얼마에 팔아야 한다는 기준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프로로서 생존하고 있지 못한 거죠. 사실 국립단체에서 이런 기준을 갖고 국제관계를 해나가는 것이 민간단체들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샤이오 극장과 계약을 할 때 중요했던 것은 권위 있는 극장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도 있지만 계약관계 속에서 그들이 평가하는 우리의 객관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그럼 샤이오 극장 측의 대접은 어땠나요?
비교적 만족합니다.
올해엔 이탈리아 파브리카 에우로파(Fabbrica Europa)와 독일 8월 무용축제(Tanz Im August) 참가 등 해외공연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불쌍>을 서울공연예술마켓(PAMS)에서 공연했었는데 그 때 접촉이 됐던 거고요.


<불쌍>은 국립현대무용단 감독이 되기 전 안애순 무용단 때 만든 작품입니다. 이와 관련해 예술감독의 개인 작품이 너무 중심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습니다. 초연 당시에는 평단의 좋은 평가도 받지 못한 편이었고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금은 객관적이고 싶어요. 평단도 좋은 그룹이고 나의 작가성을 인정한 그룹이기도 하죠. 평단의 평가 외에 객관적인 부분을 보자면 이 작품이 다른 주요 외국 단체들 정도의 대접을 받으며 해외에 팔려 나갔다는 것과 관객들이 계속 찾는다는 것이죠. 작품이 레퍼토리가 될 수 없는 것은 관객이 없기 때문인데 <불쌍> 공연이 재 공연될 때 계속 관객들이 와주시고 있다는 것입니다.
평단에서도 이런 객관적인 부분들은 봐주셨으면 합니다. <이미아직> 같은 경우도 한국에서는 굉장히 낯선 작품이었지만 어쨌든 샤이오 극장에서 공연을 할 때 최종 작품 선정과정에서 선정됐고요. 그들의 안목에 선택됐다는 것과 다른 안무가들의 수준으로 계약이 됐다는 것이 작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불쌍> 역시 매 공연 때마다 발전시켜 나가고 있고요, 다른 장르의 평론가, 이론가들의 이야기도 많이 듣고 있습니다. 과정에서 시연회도 여러 번 거쳐 피드백을 받기도 하구요. 마지막에 공연이 올려질 때까지 만족스런 어느 정도의 선을 향해 가는 나름의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현대예술이라는 것은 단정할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과거의 관습적인 기준에 들어맞기를 오히려 거부하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동시대의 최전방에서 작품을 해나간다는 것은 모두에게 낯선 작업이고 기존의 관점에서 호응을 얻기 보다는 새로운 작가로서 새로운 미적 관점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네, 그래서 오히려 작품이 논란거리가 되거나 이슈가 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작품은 여러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하나의 관점만으로 좋다 나쁘다라고 하는 데는 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작업역사 속에서 지금의 작품을 평가하면서 더 기대하는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 평단에 계신 분들에게 더 요구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감각적인 부분만 가지고 평가되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현대예술이라는 것은 시도고, 실험이고, 자체 변형력을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것이죠. 특히 안 감독께서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공을 많이 들이시는 것 같은데요, 다른 장르의 이론가, 학자들의 피드백도 왕성히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조금 더 말씀해주세요. <불쌍>에 대해서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작업을 하셨는지요?
사실은 개인적으로 다른 장르와의 협업을 가장 많이 해온 작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쌍>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고요. <마이크> 이후로 장르 융복합에 포커스가 맞춰져 오고 있습니다. <불쌍>은 유목의 노마드 정신을 무대 위에서 재현해보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아시아가 근대화해가는 과정에 포커스를 바꾸면서 에너지가 모이고 그것이 마구 쌓여 나가다가도 갑자기 또 다시 떠나는 그런 집결과 흩어짐이 무대에서 에너지로 보이길 원했습니다.
그것이 이야기건 물리적인 그 무엇이건 어떤 장소에서 무언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사라지고 또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고 또 다시 그것들이 파괴되거나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장면마다 모든 것들을 포화 상태로 만들었어요. 무대 디자인이라든지 음악도요. 그런 부분을 낯설어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데 이 화려함이 싫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 부분을 흥미로워 하시는 분들도 있죠. 이렇게 다 다르게 받아들이시는 부분이 재미있기도 하더라고요.
초기 <불쌍>은 시각적인 것에 초점을 두었다면 점점 무대 위에 음악 디제잉과 춤의 에너지가 유목의 흐름을 가지고 그것을 영상으로 보이도록 시도한 것이 작년 PAMS 때의 <불쌍>입니다. 새로운 영상작가와 작품을 다시 의논했고요.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시연을 해서 많은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것을 하나로 모으거나 다른 의견을 제거하거나 하지 않고 그냥 두었죠.

개인 작업으로는 아무 문제없다고 봅니다. 앞에 말씀 드린 대로 국립현대무용단의 작업이 되었을 때 안무가 개인의 작업과는 위상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은 3년이라는 기한을 가지고 국립현대무용단에 들어오면 하반기부터 업무를 하게 됩니다. 기존에 이미 정해진 작업들이 있고, 새로운 것을 준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행정적인 시스템에 적응을 하고 작가로서 새로운 작업을 하려면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을 지내고 나면 유통이라는 것은 해보지도 못하고 임기가 끝나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이런 시간적 제약 속에서 <불쌍>으로 여러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외부에서 우려하는 점은 예술가가 예술감독직을 맡을 경우 개인 작품에 비중을 두게 될 때 생기는 부작용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체 운영과 국립단체의 위상을 정립하는 문제는 또 다른 능력을 필요로 하는데 보통 많은 예술가들이 이 두 가지 능력을 갖추기는 힘들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자기가 해오던 일을 기조로 하게 되고 그것이 개인 작품일 경우에는 공적인 자리에서 개인 작품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순이 생기게 되지요. 또 후배들이 나도 저 자리에 가서 내 작품이나 잘 해야겠다라고 오해할 수도 있고요. 이는 물론 국립현대무용단 운영이 좋은 모델을 창출했으면 좋겠다는 기대 때문일 수도 있지요.
국립현대무용단이 2014년에 굉장히 왕성한 활동을 했지요? 이전 시스템과 비교해서 달라진 내용이 있나요?

네. 예산도 제가 오면서 늘어났었고 공연도 많이 했죠. 일단은 국립현대무용단이 이 시대 창작을 대표하는 집단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오페라단이나 발레단이 있지만 그곳에서는 레퍼토리를 많이 하는 편이고 현대무용단은 지금 이곳에 이 시대에 창작을 하는 대표 집단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생각이 큽니다.
2014년에는 해외 및 지방공연을 제외하고 정기공연과 기획공연 등 아홉 번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저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국립단체들에 비해서는 많이 한 게 아니더라고요. 2015년에는 조금 다른 카테고리로 ‘밑, 끝, 바깥’이라는 주제를 잡았습니다. 이전에는 <국내 안무가 공연>이라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끝-레지던시>라는 제명으로 윤푸름, 임지애 등 국내 안무가를 초청해서 공연을 준비중이구요, <바깥-레지던시>에서 탄츠 임 아우구스트에서 화제가 된 독일 안무가 요헨 롤러와 벤 요트 리페 초청 공연이 있습니다. <밑-레지던시>는 컬래버레이션으로 이전의 <우회공간>의 연장선상에서 1990년대를 들여다보는데 지금의 무용계에 있는 40대 중반의 무용수들, 박나훈, 성기완, 안영준, 이경은, 이윤정 등이 겪었던 클럽문화를 모티브로 당시의 문화의 영향이 제도와 함께 무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담고자 하는 작업입니다.

지난번에는 해외 안무가 초청공연과 관련해서 과도하게 비용을 사용했다든지 작품성이 검증되지 않은 안무가였다는 등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교류라는 것이 서로를 알게 하는 과정이 크다고 봐요. 어떤 작품이 일방적으로 초청돼 그 지역 관객을 만나는 것을 교류라고 하기보다는 정말 예술가대 예술가가 레지던시 등을 통해 만날 때 그 문화에 대한 애정이나 이해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들이 그 현장에 가서 우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도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술가들과의 만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안무가들도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들도 우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돈이 많이 든다는 부분은 제작을 하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값이 많이 뛴 부분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거꾸로 그들이 오래 쌓아온 연륜과 전문성을 보면 과도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프로덕션을 하는 입장에서 해외공연을 나가게 될 때 유통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초청자가 모든 비용을 댄다고 하면 모르겠는데 그 작품이 나갈 때 또 지원을 받아야 한다면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공부가 되고, 프로그래밍을 하는 입장에서 다양한 레퍼토리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완성도에 대한 문제는, 물론 굉장히 많은 리서치를 하지만 작품이라는 건 어떻게 나올지를 예상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배우고 경험한다기보다, 주관적인 관점으로 작품이 잘 나왔다 못 나왔다고 평가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교류라는 측면은 좋은 초점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비용으로 그들의 레퍼토리를 만들어 준 셈이 된다면 문제가 있겠죠. 보통 이럴 경우 외국에서는 주제를 선정해 주고, 다른 국내 예술가들과 협업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합작품이 되고 제작국의 위상을 가질 수 있는 동시에 우리 예술가들이 계속 함께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지요.
일단은 지금도 작가들이랑 주제 부분과 관련해서 메일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레지던시를 한다는 것은 우리 시스템을 이용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환경이 포함될 거구요. 그들이 우리보다 우월하게 가지고 있는 유통 네트워크를 우리와 나눌 수 있는 메리트를 지닌 작가를 선정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신작에 관심이 많습니다.
5월에 올릴 <별별천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품을 만들 때 예술가는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하고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단장이라는 자리가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 시대의 영웅을 찾는 것인데, 영웅을 왜 찾느냐는 문제는 이 시대의 암울하고 불안함이 있을 때이고요. 영웅이 나타난 다라기보다는 인간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이죠. 이번에는 많은 인물들을 인형도 아닌, 게임도 아닌, 애니메이션도 아닌 몸짓들을 가지고 최소한의 움직임 질감을 찾고 있습니다. 그것은 동화적이거나 다른 차원의 세상 같은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고, 어린아이의 놀이 속에 인간사가 담겨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작품에 담아왔었는데 이번에는 게임기에 나오는 인물들을 통해 표현하고자 합니다. 게임이라는 것이 재미있는 게 다른 차원의 세계이고, 계속 리셋될 수 있다, 계속 부활할 수 있다, 에너지가 소진될 때까지 할 수 있다, 내 마음대로 만들어갈 수 있다, 나만의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등 환상적이고 이것이 현실을 극복하는 한 방법이고 문화라는 생각에서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기대가 되는군요. 마지막으로 인선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은데요. 국립현대무용단의 활동에 맞도록 시스템 확장은 인력의 확대로 연결이 될 텐데요. 과연 인선이 적합하게 되고 있는지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턴 1명을 뽑는데 50명씩 지원을 합니다. 저도 많이 놀랐는데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이나 노하우는 어마어마하고요. 여러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젊은 인재들이 지원을 합니다. 하지만 계약 조건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 안타깝게도 좋은 인력을 다 수용할 수 없지요. 요즘 젊은 친구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수나 조건보다는 자신이 생각한 새로운 시도들을 펼칠 수 있는 곳인지 아닌지를 더 따지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가능한 한 무용 전공자들을 키워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것은 잘못된 온정적 태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점점 더 전문성을 무시할 수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더 좋은 사람들이 와주면 와 줄수록 시스템은 더 잘 자리 잡을 것이고요. 점점 더 좋은 인력들이 지원을 하고 있고, 전문화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화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무용계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외부 인력의 도움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요. 문제는 무용계 인력들의 실력 문제라고 보는데요.
이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하고 똑같은 것 같습니다. 무용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리고 안무가가 어떤 무용수를 찾고 선택할 것이냐의 문제와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테크닉이 좋고 콩쿠르 입상 경력이 있다 하더라도 안무가의 작품에는 어울리지 않는 무용수일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안무가마다 원하는 무용수가 다를 수 있는 것이죠. 안무가가 말도 안 되는 무용수를 써서 자기 작품을 망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좋은 작품이 나오길 바랄 테니까요. 무용단의 인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예술감독님의 여러 구상이 잘 실현되어 내년에는 좀 더 안정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예술이라는 것이 여러 사람의 평가와 의견이 있고 그것들이 충돌하면서 존재합니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제대로 된 평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심과 애정과 우려도 감사하지만 작은 부분 하나만 가지고 평가될 때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누구나 완벽하게 수행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차분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15. 03.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