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광열_<춤웹진> 편집위원
장광열 지난해에는 예술감독으로 대구국제즉흥춤축제(Dimpro: Daegu International Improvisation Dance Festival)를 태동시키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고 올해는 대구국제즉흥춤축제 대표로 두 번째 축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국제즉흥춤축제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유연아 대구국제즉흥춤축제 운영위원회가 구성되어있고, 회의를 통해 분야별로 업무를 나누어 맡고 있다. 운영위원회의 구성원들은 대구 무용계에서 현재 활동하는 무용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축제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감을 공유하는 의미로 예술감독은 운영위원들이 돌아가면서 맡고 있다. 올해는 우혜영 교수(영남대 무용과)가 선임되었다. 김선영(대구 카톨릭대학교 외래교수), 우혜영 교수, 유연아(씨유단스 무용단 대표), 정희연(대구시립무용단)이 현재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Dimpro는 바록 아직은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즉흥’이란 차별화 된 ‘국제’ 무용축제란 점에서 지역춤의 다변화와 지역 무용가들의 국제교류에 기여한다는 의미에서 올해도 기대가 된다. 올해 축제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되었는가?
4월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공연과 워크숍 프로그램을 하는 것으로 짜여졌다. 15일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 라온에서 있을 즉흥 공연에는 Makoto Matsushima(일본), 전흥렬ㆍ손송희(서울), 춤서리무용단(마산), 김민준(대구), 김선영 대구현대무용단(대구), Kay&고지혜(네덜란드) 등 해외와 대구 그리고 여타 지역의 무용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16일에는 T.O.M.A무용단(부산), 윤보경 아트스테이(충주), 김성용MOOe무용단(영남대학교 교육책임교수)의 그룹 즉흥 공연과 컨택 즉흥 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컨택 즉흥 공연에는 네덜란드에서 온 Kay Patru와 고지혜, 마코토 마스시마(일본), 추현주(대구카톨릭대학교 겸임교수), 박홍기(Hong's Dance company), 김성우가 출연한다. 즉흥 워크숍은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영남대학교와 스페이스 라온에서 Makoto Matsushima와 Kay Patru가 강사를 맡아 각각 번갈아 진행된다.
아무래도 새로운 행사는 처음 시작할 때가 가장 힘들다. ‘즉흥’이란 생소한 장르를 인지시켜 가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대구에서 새로운 국제 무용행사를 갖게 되면서 주변의 적지 않은 시선을 느꼈었다. 지역적 특성 때문인지, 다양성과 개방에 대한 생소함 때문인지, 그러한 주위의 염려와 우려에 대한 부담이 분명히 있었다. 지역 무용계와 각 대학, 그 사이에서의 어떤 특수한 관계를 떠나, Dimpro가 순수하게 창작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대구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무용 축제로 지속적으로 남아 다양한 예술가들이 참여하기를 희망할 뿐이다.
즉흥춤 공연을 위한 적절한 공간(공연장)이 없어 선택의 폭이 좁았고, 해외 예술가들의 스케줄이나 협의하여야 하는 일이 추가로 있었지만, 서울국제즉흥춤축제(Simpro)와 긴밀한 협력으로 잘 이루어냈다. 그리고 각 운영위원회들의 소속은 달랐으나 즉흥축제를 위한 위원들의 공통된 노력과 목표가 있었기에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유연아 대표의 경우 즉흥을 어떻게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2000년 독일 하노버에서 프레데릭 플라몽 안무의 〈future of work〉이라는 작품에 출연했었다. 무용수들은 장누벨이 건축한 거대한 체육관 규모의 2층,3층,4층의 원형 무대 위를 한 바퀴 이동한다. 이것은 하루에 1시간 공연으로 평균, 하루 3회 공연으로 이루어졌다. 이 공연의 솔로 부분인 첫 4분의 시간은 즉흥이었는데, 같은 음악, 같은 의상, 같은 경로와 무대에서 나는 6개월간 300여회의 공연을 즉흥으로 한 적이 있었다.
완벽의 문제가 아닌 완벽히 즉흥으로 다가간 순간으로 내게는 항상 긴장의 연속이었으나, 가장 순수한 춤을 만났던 순간으로 기억한다. 매번 다른 순간에서의 선택과 결정, 그리고 에너지들 사이에서 누렸던 많은 감성들이 그려낸 동선들과 움직임은 결코 서로 같거나 만난 적이 없는데, 즉흥에서 만나는 가장 나의 존재와 가까운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러한 즉흥의 매력에 빠져, 그래서 지금도 즉흥이 있는 자리라면 어김없이 찾아가는 것 같다.
<춤웹진>의 독자들을 위해 본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독일 하노버, 벨기에 샬로와 무용단, 헝가리 등지의 무용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하였고, 독일 드레스덴 팔루카 국립무용대학교 석사, 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런던 메트로폴리탄대학교, 드레스덴 팔루카 국립무용대학교에서 객원 안무와 강의를 하였다. 현재는 씨유단스 무용단에서 안무자, 대구국제즉흥춤축제 대표, 독일 탄츠베를린 춤축제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고, 체코 브르노 콘서바토리 한국분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시대에 즉흥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몸의 반응과 움직임을 인간의식의 종합적 소유현상으로 볼 때, 즉흥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가장 근접한 접근 방식이다. 무엇보다, 인간 예술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의 욕구와 본능에 가장 가까운 것이 즉흥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대구국제즉흥춤축제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계획인가?
즉흥은 옳고, 그른 것이 없다. 즉흥을 하고만 있다면---. 아직은 일반 무용 공연 형식을 준비하는 경우를 간혹 볼 수 있다. 대구에서 즉흥 춤 소개가 다소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당장 어떤 수치나 결과보다는 즉흥에 다양한 경험과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한 과정이 더욱 중요한 것 같다. 해외 예술가들의 워크숍과 공연 소개를 중심으로 즉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알리고, 이로 인한 지역 예술가의 창작고취와 의식변화를 기대해보고 싶다.
그밖에 올해 계획이 있다면 들려 달라
7월에 독일 베를린에서 2015 탄츠베를린 춤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대규모의 축제가 아닌 집중적인 워크숍이 공연으로까지 이어지며, 매우 인텐시브하게 이루어진다. 올해에는 독일에서 잘 알려진, 전 올덴브르크 시립무용단 안무가 마틴 스티퍼만 외에 하이디 바이스 등 3개의 작품이 워크숍과 공연으로 오를 예정이다. 그 외 하반기 <봄의 제전> 신작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무용계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보수적으로 알려져 있는 대구 지역에서 각각 소속이 다른 젊은 무용가들이 운영위원을 맡아 하나의 국제 축제를 운영해 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예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운영위원들의 자기 희생적인 노력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부산국제즉흥춤축제(Bimpro)가 올해로 8회째를 맞으면서 잘 운영되고 있는 사례가 있는 만큼 Dimpro도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구 지역의 무용가들뿐만이 아니라 여타 지역의 무용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시도를 하는 것도 대구를 중심으로 국내외 무용가들의 보다 많은 소통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