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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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 2022년 4월 25일 오전 1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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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소
- 아카데미아인(서울 동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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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윤혜린 윤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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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에 춤의 흐름에서 유동적인 경향이 더해지고 있다. 춤이 분화되는 양상들이 증대함으로써 나타나는 경향이다. 젊은 세대일수록 그런 경향에 노출되는 정도가 높을 것이다. 획일적이지 않고 불투명한 미래로 나아가며 시행착오를 회피하지 않고 자구책을 찾으려 하는 작업들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로 들어본다. 잠수함은 바깥을 관측할 때 잠망경을 이용한다. 보이지 않는 잠수함처럼 작업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고 그들의 고심어린 잠망경으로 꿈을 추적한다. - 편집자 |
©춤웹진 |
김인아: 〈춤웹진〉은 지난 3월부터 인터뷰 ‘꿈을 이루는 잠망경’을 기획 연재하고 있습니다. 잠망경은 잠수함 바깥으로 나온 망원경입니다. 잠망경처럼 더 넓은 세계를 모색하면서 꿈을 펼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무용인들, 여러 양상으로 분화되고 다원화된 춤세계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다양한 춤 현장의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두 번째 인터뷰에서는 ‘댄스트럭트’와 함께 합니다. 우리가 주시해온 댄스트럭트는 시대 흐름과 맞닿은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먼저 이 자리에 모신 댄스트럭트 두 분의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윤혜린: 전 어릴 때부터 한국무용을 전공했고, 예중과 예고를 거쳐 대학 무용과를 졸업, 현재 경영대학교 MBA 과정을 밟으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그리고 댄스트럭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영을 비롯해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일들이 많습니다. 사람 채용, 서류 작성, 그리고 비즈니스를 따고 사업 운영 방향 등등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윤경주: 저는 독어독문학과 경영을 전공했습니다. 디자인과 영상 미디어 쪽으로 다시 공부하면서 ‘세상에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PD 일을 하고 있습니다. 윤경주 댄스트럭트 이사입니다.
댄스트럭트를 소개해주세요.
윤혜린: 댄스트럭트는 춤과 관련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이고 올해로 3년차입니다. 최근 더 확장해서 댄서들의 활동을 돕는 매니지먼트 사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무대가 아닌 광고, 방송 등에 소개됨으로써 춤 활동에 도움 될 수 있는, 다른 방법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댄스 종합 엔터테인먼트라고 할 수 있어요.
윤혜린 댄스트럭트 대표 ©춤웹진 |
두 분은 어떻게 함께 하게 되었나요?
윤경주: 지인 소개로 만난 대표님을 따라 춤 공연을 한두 번 관람했는데 안타깝더라고요. 전 춤에 문외한이지만, 춤 공연을 보면서 ‘왜 대중들한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 ‘왜 조금 재미있는 콘텐츠로 알려져 있을까?’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대표님한테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콘텐츠를 만드는 걸 함께 하자고 제안했고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댄스트럭트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보면 ‘댄스’에 대한 애정이 강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댄스트럭트를 만들게 된 계기와 이것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목표, 취지를 소개해주세요.
윤혜린: 무용과를 졸업하고 안무가 꿈을 꿨던 때가 있습니다. 친구들과 한두 번씩 공연을 올린 적 있는데, ‘왜 쓰는 돈은 있고 버는 돈은 없을까?’ 그리고 ‘왜 관객들은 공연을 보러오지 않을까?’라고 질문이 생기더군요. 물론 제가 신인이었지만 기성 안무가 역시 매출이 없고, 주변 지인들이 공연을 보러 옵니다. 이 환경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했고, 관객과 무용수의 가교 역할을 하는 잡지사를 만들려고 했으나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요즘 매체인 유튜브에서 사람들한테 알려보자, 영상으로 접근하자는 가벼운 생각으로 채널을 열었어요. 처음부터 개인 유튜브 채널은 아니었어요. 브랜드 채널을 만들고 사업을 운영하고 싶었거든요. 대중들에게 더 춤을 알리고 싶었고, 무용수들이 자기 공연을 알릴 수 있는 창구가 되어 티켓 매출을 올릴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한때 안무가의 꿈을 꿨고, 지금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댄스트럭트에서 어떤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나요? 유튜브도 있고 SNS도 있잖아요.
윤경주: 댄스 매거진을 표방하는데요. 인스타그램에 매주 2회 정도 댄스씬의 뉴스거리를 지속적으로 업로드합니다. 유튜브 채널에서는 직접적으로 댄서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다른 곳에서 하지 않는 현실적 이야기를 전달해서 대중들한테 다가가고 댄스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또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대해 모든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죠.
윤경주 댄스트럭트 이사 & 프로듀서 ©춤웹진 |
콘텐츠 제작 과정과 운영 방식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윤경주: 콘텐츠를 제작하기에 앞서, 니즈를 파악하는 편입니다. 재밌는 것이 떠올랐다고 제작하는 게 아니라 구독자와 댄서, 춤 마니아층이 좋아할 만한 소재거리를 수집하고 회의합니다. 그리고 시기에 맞는 소재를 고려하는데요. 일단 조회수가 높아야 하고, 대중들의 관심을 받아야 하잖아요. 예를 들면 스트리트우먼파이트가 핫할 땐 이와 관련된 소재를 모으고 시의성있게 콘텐츠를 내보냅니다. 기획이 완료되면, 제가 어떤 레퍼런스를 참고할 것인지에 관한 세부 기획을 맡아요.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가면 캐스팅과 장소 섭외를 하고, 촬영 날에 우리가 보유한 장비를 활용해서 촬영하고 난 다음 제가 주로 편집합니다. 제3자의 눈이 필요하기 때문에 편집할 때 대표님이 자주 피드백을 주십니다. 마지막으로 편집이 끝나면 유튜브 핏에 맞는 썸네일 작업과 제목 선정 회의를 합니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최종 업로드하는 과정을 갖고 있어요. 작년에는 많을 때 거의 한주에 한 편씩 업로드를 했고, 지금은 2주에 한 편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댄스트럭트 영상 콘텐츠 제작 현장 ©댄스트럭트 |
제작 과정 중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계는 무엇인가요?
윤혜린: 기획 단계에 공을 들입니다. 중심이 잡혀야 캐스팅하고 촬영, 편집할 때 공수를 줄일 수 있잖아요. 또 타깃 고객, 영상의 오디언스가 누구이며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잡는 작업을 오랜 기간 했습니다.
구독자들은 어떤 분들일까요?
윤혜린: 일단 춤을 좋아하는 댄스 매니아로 설정했는데, 그조차 범위가 넓더라고요. 성인 발레 수업을 한두 번 듣는 분, 댄스 현직자, 매주 댄스 학원에 가는 분 모두 춤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잖아요. 더 좁혀서 우리를 구독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찐팬’은 누구인가 생각했고, 한 단계 좁혀서 댄서와 댄스씬, 댄스 문화에 애정이 있는 분을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고요.
기획 단계에서부터 흥미롭고 애정이 들어간 콘텐츠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몇 가지 콘텐츠를 소개해주세요.
윤경주: 작년에 제작한 ‘댄스테이지’라는 콘텐츠가 애착이 갑니다. 엄청난 기획력이 들어간 콘텐츠는 아닙니다. 댄서에게 음원 사이트 톱100 차트에 진입했던 곡을 선택해서 재해석을 통해 안무를 구상해달라고 요청했어요. 대중성 있는 곡에 춤을 추다 보니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어린아이와 댄서가 함께 나와서 이야기하는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타깃을 명확하게 설정했고 댄스씬의 어두운 면도 꾸밈없이 보여주는 콘텐츠예요. ‘“언니, 춤춰서 얼마 벌어요?” 13살에게 솔직할 수 있을까’라는 영상인데, 아이 앞에서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을 혼자 인터뷰에서 말하는 방식이죠.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으로 힘든 댄서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랐어요. 실제 댓글도 많이 달리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기도 했고, 이러한 콘텐츠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응원을 받아서 애착이 많이 갔습니다. 타깃을 고려해서 제작하면 반응이 온다는 걸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요.
윤혜린: 저도 경주님과 같아요. 댄서들의 재정적인 문제를 다룬 콘텐츠를 만들 때 타깃 층을 정하고, 그들이 무엇을 좋아할지 고민했어요. 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반응해주셔서 뜻깊었어요. 그리고 어떤 콘텐츠를 가장 좋아하는지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댄스테이지’를 가장 많이 꼽으시더라고요. 기존의 춤과 대비할 때, 비교적 가볍게 다루는 채널일 수 있어서 ‘댄서들이 별로 안 좋아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많이 했습니다만 의외로 대중적인 것에 맞춰 춤을 추고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시도를 좋아한다는 걸 느꼈죠.
댄스트럭트 ‘댄스테이지’ 몽키패밀리 김경민 무용가의 사이렌 |
댄스트럭트 “언니, 춤춰서 얼마 벌어요?” 13살에게 솔직할 수 있을까 (Feat. 스트릿댄서, 한국무용수) |
댄스테이지에는 어떤 분들이 참여했나요?
윤혜린: 다양한 장르의 댄서가 참여해주셨습니다. 순수무용과 대중무용을 나누지 말고 ‘움직임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들 댄서라고 지칭하자’ ‘그들을 도우고 노출할 수 있는 채널이 되자’는 목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여러 장르의 댄서들을 캐스팅했죠.
유튜브 콘텐츠는 조회수와 댓글에 민감하죠. 제작진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콘텐츠가 있는 반면, 이와 별개로 구독자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도 있을 텐데요. 대중성을 고려한 제작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윤혜린: 한 2년간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 또는 댄스씬 찐팬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대중들이 좋아하는 걸 다루면 조회수는 보장되지만, ‘이들이 우리 채널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경청하고, 우리를 구독하는 사람일까?’라는 고민이 들더군요. 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중심을 잡지 못했는데, 올 초부터 우리의 첫 목적대로 댄스씬에 애정있는 사람을 위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끌고자 했어요.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댄서의 재정적 어려움에 대한 콘텐츠를 기획한 것이죠. 다행히도 구독자 분들은 댄서들이 춤과 관련된 대중문화 콘텐츠를 리뷰한 영상을 좋아해 주셨습니다.
윤경주: 다른 리뷰와 차이점이 있었어요. 다른 리뷰 콘텐츠는 감정적으로 표현한다면, 우리는 구체적인 동작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한국무용 전공자와 스트리트 댄서 두 분이 다양한 관점에서 동작을 보여주면서 리뷰했어요. 이 부분을 재밌게 봤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조회수가 높은 건 대중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된 것이겠죠. 케이팝이나 이슈몰이 중인 방송 프로그램과 연계된 콘텐츠가 그렇더군요. 그렇지 않은 영상과 조회수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제작하면서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전반적으로 겪는 애로 사항은 무엇일까요?
윤경주: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조회수, 시청률을 생각해야 해서 그 지점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대중적인 주제가 아니어도 어떻게 높은 조회수를 달성할 수 있을지, 깊은 주제를 어떻게 풀어야 대중들이 좋아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PD로서 제가 잘 푼다면 모두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을 텐데, 어렵죠. 방금 말씀하셨듯이 케이팝을 건드리면 조회수가 잘 나옵니다. 그러나 찐팬은 아니에요. 높은 조회수에 기대지 않더라도 우리 구독자한테 진실된, 그들이 필요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해요. 예전에는 조회수를 신경 쓰고 시의성 있는 걸 만들었다면, 지금은 조회수가 높지 않더라도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언젠간 우리를 알아봐 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3년차 내공이 느껴지는군요.
윤혜린: 나름 댄스씬에 있는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채널이 된 것 같아요. 이제는 더 나아가 그들과 소통하기 위한 콘텐츠가 필요할 때입니다. 그래서 여러 시도를 하고 있어요.
현재는 어떤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나요?
윤경주: 댄서들의 하루를 보여주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댄서들도 다른 댄서의 생활이 궁금하고, 이제 춤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잘 추는 사람의 일상이 궁금할 수 있어요. 또 성공한 댄서의 하루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수도 있죠. 이런 것을 풀 수 있는 24시간 콘텐츠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들만의 문화라는 게 없어지길 바라요. 댄서들도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일을 하는 거예요. 또 댄서는 공부를 소홀히 하고 노는 걸 좋아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깨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윤혜린: 하고 싶은 건 많습니다만, 시간과 인력이 부족해요. 기획과 콘텐츠 편집을 탄탄히 하는데, 업로드하고 나서 아쉬운 점이 발견되더라고요.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앞서 댄스 종합 엔터테인먼트라고 소개해주셨는데요. 댄스트럭트라는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무용인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윤혜린: 모든 아티스트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우리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해 창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어요. 창작을 하는 데 있어 서류나 지원서 작성 등 부수적인 일도 필요한데 그런 행정적 지원도 가능하고요. 넓게는 아티스트 브랜딩을 하고자 합니다. 저희가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대중에게 노출될 방법에 대해 누구보다 고민하고 있는데요, 가장 쉬운 방법은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거예요. 요즘에 인스타그램이 릴스가 자주 노출되도록 하잖아요. 어떻게 본인의 춤을 릴스에 잘 드러나도록 혹은 대중이 매료되도록 찍을 수 있을지, 또 어떻게 지속해서 올릴지에 대한 고민을 같이합니다. 인스타그램 뿐 아니라 여러 방법을 동원해 아티스트 브랜드가 탄탄해지면 작품 활동했을 때 관객들이 공연을 더 많이 보러올 거라고 생각해요. 공연에 관객을 동원하기 위해선 단순히 지원서를 쓰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기존의 기획사와는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이것이 지금 시대의 방법이고,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파고드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대중이 자주 접하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핫한 매체를 통하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유튜브라는 매체는 쉽지만 어려울 것 같아요. 누구나 만들기는 쉽지만, 조회수와 구독자수를 늘리면서 장기간 채널을 운영하는 것은 퍽 어려운 일이죠. 댄스트럭트가 춤계에서는 독특한 채널 같습니다.
윤혜린: 맞아요. 3년 전쯤 유튜브가 한참 붐을 일으켰고, 그 당시 저 말고 기획자들이나 춤 잡지사에서 유튜브를 시도했습니다만, 결국엔 댄스트럭트만 남았더라고요.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것 뚜렷한 목적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채널을 통해 댄서들이 조금 더 많이 노출됨으로써 그들의 소득이 느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3년 넘게 운영하면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자평해본다면 어떤가요?
윤혜린: 최호종이라는 무용수가 우리 채널에 출연하고 나서 음반사 ‘유니버설뮤직’에서 광고 제안을 받았고, 음악과 함께 최호종님의 춤을 댄스필름으로 만들어서 홍보한 사례가 있어요. 또 우리 채널에 출연함으로써 잡지사에 실린다거나 모델이나 CF 광고, 방송 제안받은 경우도 있어요. 우리가 도와드려서 같이 진행한 적도 있고요. 많게는 10건 정도 되는데, 아직 수치화하기엔 미미한 숫자지만 앞으로 더 커진다면 파급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윤경주: 이런 결과들이 작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첫 발걸음을 뗐고, 이제 달리기만 하면 되는 단계인 것 같아요. 대표님 말씀처럼 수치화할 수 없지만 지금처럼 죽도록 열심히 하면 성공의 빛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어요. 지금은 한 줄기 빛이 보이는 상태라고 할 수 있죠.
ⓒ춤웹진 |
지금 가진 고민과 앞으로 어떤 계획을 하고 계시는지 듣고 싶어요.
윤경주: 중복되는 말입니다만, 기획을 통해 발견한 소재들을 어떻게 대중화시킬 수 있을지, 찐팬들이 원하는 콘텐츠는 무엇일지 고민됩니다. 샤워할 때도 생각나고 꿈속에서조차 끊임없는 고민하게 되어요. PD로서 당연한 일이고, 꾸준히 공부하고 있어요. 대중 콘텐츠가 왜 시청률이 높은지 분석하고 있고요. 개인적인 바람은 대중들에게 움직임이 어려운 게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거예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춤을 추잖아요. 이것 역시 하나의 움직임이고, 춤이 쉽다는 걸 콘텐츠를 통해 전달하고 싶습니다.
끊임없이 공부한다는 말씀이 어떤 말인지 알 것 같아요. 앞서 진정성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콘텐츠에 정성이 깃들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혜린님은 제작자 대표로서 갖는 포부와 계획이 있을 것 같아요.
윤혜린: 최근에 팀원을 모아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스케일도 키워야 하고, 어떻게 하면 댄스트럭트가 일하고 싶게끔 하는 회사가 될 수 있을지, 회사 자체를 어떻게 브랜딩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아직은 구상 중이라 공개하기 힘들지만, 콘텐츠 제작과 매니지먼트 말고도 새롭게 고민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춤 시장에서 규모를 만들어내기 힘든데, 더 스케일업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고 있어요. 댄서들을 위해 보다 나은 창작 환경을 만들고 싶고,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채널을 운영하면서 돈을 벌어야 하잖아요. 홍보를 맡길 수 있는 채널이 되고자 올해는 영업을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춤 페스티벌이나 춤 기관이 홍보했던 방식은 언론 광고, 홍보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우리는 요즘 시대와 트랜드에 맞는 광고 방법이 있다는 것, 이제는 뉴미디어를 통해 광고하고 인플루언서를 통해 홍보한다는 것을 알리고자 제안서를 작성하고 그들과 컨택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작년에 SIDance와 했던 레퍼런스도 있고요. SIDance 공연 하이라이트를 압축해서 댄스테이지 콘첸츠로 홍보 영상을 제작했었는데, 공연 예매율이 높았다고 합니다. 이 레퍼런스를 가지고 올해는 춤 페스티벌과 기관들에 홍보 영업을 제안할 예정입니다. 댄스씬은 목소리를 많이 내는 곳이 아니잖아요. 소통이 활발하지도 않고요. 우리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이들에게 말을 걸다 보면 네트워킹이 이루어지면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우리의 요청에 더 응답해주시고 소통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변동하는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댄스트럭트를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응원하겠습니다. 긴 시간 인터뷰에 감사드립니다.
김인아
한국춤비평가협회가 발행하는 월간 〈춤웹진〉에서 무용 전문기자로 활동 중이다. 창작과 수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가치에 주목하여 무용인 인터뷰를 포함해 춤 현장을 취재한 글을 쓴다. 현재 한예종에서 무용이론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