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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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 2021년 3월 20일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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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소
- 서울탄츠스테이션
강혜련 서울탄츠스테이션 대표이사 |
김혜라: 서울탄츠스데이션은 민간 무용전문예술센터로 개원 초부터 해외스튜디오를 벤치마킹한 획기적인 운영방식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제 탄츠스테이션이 개원한지 10년이다. 먼저 축하드리며 코로나19로 작년에는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혜련: 2021년 1월 17일 10주년을 앞두고 분위기가 가라앉아 속상했다. 사실 10년을 맞이하면서 재계약해야 하는 상황이라 센터를 계속 유지해야 할지 말지 갈등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건강도 그렇고, 10년 동안 고비들이 많았다. 2010년부터 센터를 준비했다. 미국, 유럽 등 외국에 민간 스쿨이 있지만 유일하게 우리만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정말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던 중 이 센터 공간을 보는 순간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역삼동 연습실을 정리하고 시작하게 되었다.
그간 탄츠스테이션이 일반인과 전공자들에게 부담이 덜한 쿠폰제로 춤강좌 선택의 능동성과 자율성으로 실용적인 성과를 냈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입시 전문 학원 위주이다. 입시 위주 교육이 중심이다 보니 일반인을 위한 대중적 센터가 없었다. 그리고 전공생들도 대학에서 정해진 수업만으로 훈련을 받게 되면, 다양한 예술가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백그라운드가 다르고 자유로운 곳에서 다양한 장르를 배우면 독특한 예술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며 센터를 오픈했다. 일반인과 전공인 두 부분을 기대하며 일을 추진했는데 예상 밖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였고, 그 당시에는 정말로 일반인이 그렇게 많이 춤을 추고 다니는 줄 몰랐다.
10년 동안 이 안에서 너무 많은 걸 배웠다. 사람들이 춤을 좋아하고 자기만의 특별한 운동으로까지 생각한다. 재즈나 방송 춤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발레를 좋아했다. 저는 순수무용, 공연예술 분야에 있다가 센터를 하면서 많은 걸 깨우치고 알게 되었기에 실용, 대중무용에 관한 논문도 쓰게 되었다. 미국의 중심지 뉴욕에서의 경험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다. 매달 학원비가 아니라 듣고 싶은 수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사실 강사들은 학교에서 가르칠 때 1~4학년까지 같은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는데, 이곳에서는 수업마다 회원들이 바뀌니까 당황하고 힘들어했다. 나중에는 본인들이 자신의 교수법을 찾아가면서 공부가 되었다고 하더라.
예술 활동만 하시다가 이런 센터 경영을 했으니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렇다. 이런 운영은 처음이었고, 경영을 알고 하는 게 아니라 예술인의 감으로 했다. 춤계에 필요하다는 의무감에서 시작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힘든 일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가장 힘들었던 건 데스크를 담당하던 친구들이 자꾸 바뀌었고, 그럴 때마다 고비가 있었다. 센터를 운영하면서 힘들 때 접고 싶어도 못 접었던 이유가 이 센터는 이미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80명의 강사, 회원 몇 백명 이들을 생각하니 개인적인 어려움으로 센터를 접기가 쉽지 않았다. 의무감과 사명감으로 끌고 온 거다. 그래도 유지하다 보니까 많은 무용 선생님들, 무용 관계자분들의 격려와 함께 초창기에는 한국현대무용협회에서 공로상 등으로 응원을 해주셨고, 참, 이번에는 무용교육자상까지 받게 되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계기도 되었다, 또한, 센터 내에서 춤이 좋아 찾아와주시는 많은 일반인·전공인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개인으로 하다가 2014년 즈음 센터를 법인으로 바꿨다. 초반에는 개인적으로 돈을 투자했고 생각보다 자리를 빨리 잡았다. 외국에까지 소문도 났다. 4년차로 넘어갈 무렵, 보기에는 운영이 잘 되어 보였을 거다. 그런데 경험이 없다 보니 수업료를 너무 저렴하게 했다. 그 당시에는 돈의 개념보다 많은 사람이 오기를 희망했다. 물론 초반 목적은 달성했지만 나중에 사람은 많은데 이윤이 남지 않아서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해보니 수지타산이라는 게 있는데 그것을 잘못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젊은 친구들은 우리가 도입한 쿠폰제를 적용해서 센터를 차린 경우도 있어 회원들이 따라 나가면서 한 번 휘청거렸었다. 그래도 돌아오겠지 하고 버텼는데, 다시 돌아오더라. 사실 자기들만의 센터를 차린 친구들 중 2년 만에 문 닫는 곳도 있었고... 그때 참 안타까웠다. 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이미지이다. 처음부터 수익 구조를 만들 뜻도 없었고 다만 춤계에 이런 공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혹여라도 잘못되게 비춰지는 게 싫었다. 개인 체제 운영보다 법인 운영은 굉장히 까다롭지만 개원 초 취지를 지키기 위해 법인체제로의 운영으로 이미지 확보에 노력했다. 지나고 보니 큰 사업을 한 거였다.
서울탄츠스테이션의 미나유 클래스 ⓒseoultanzstation.com |
개원 초부터 미나유 선생이 어드바이저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두 분의 역할이 잘 구분되어 있는지, 여전히 활발하게 관여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외부에서 미나유 선생님과 부딪치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처음 함께 하면서 서로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한 번도 부딪친 적이 없다. 저는 경영 쪽에, 선생님은 수업 관련된 쪽에 관여했다. 미나유 선생님은 수업에 다 들어가서 강사들 체크하고 문제점을 보완하고 회의도 하고 이런 시스템으로 잘 운영하다가 4년 전에 제가 몸이 안 좋았고 미나유 선생님도 마찬가지로 몸이 안 좋아서 흔들렸다. 미나유 선생님은 그 이후로 본인 컨트롤을 하면서 수업을 자제하신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가 센터와 거리를 두고 있다. 그 이유는 이제는 직원들이 자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센터가 오래 가기 위해서 데스크가 굉장히 중요한데 다행히 무용하는 친구들이 데스크 일을 잘한다. 다른 전공자들도 있었는데 확실히 마인드가 다르다. 오히려 그들이 일은 더 잘할 수 있으나 끈끈한 무엇을 모르더라. 그래서 일에서는 부족하더라도 무용을 전공한 친구들이 와서 센터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본다. 이곳에서 엑셀부터 시작해서 모든 걸 배워서 일을 하는 친구들이지만 착실하게 배우고 애정이 담겨있다. 10년이 되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가 가장 큰 걱정이고 숙제이다. 작년부터는 내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지켜보는 편이다. 직원들이 알아서 아이디어를 내서 경영하고 나한테 보고만 하라고 했다. 앞으로 직원들이 탄츠스테이션을 끌고 갈 수 있었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많은 고충을 들었다. 앞에서 말씀하셨지만 어떻게 센터를 운영할지 고민이 많아 보인다.
언제까지 강혜련 혼자서 끌고 갈 것인가, 10년 동안 정말 열심히 해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나 혼자 해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한계점를 넘어서야 하는데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저의 아이디어도 젊은 애들을 쫓아갈 수 없다. 10년 동안 큰 몸집을 끌고 왔는데 나 힘들다고 접는 건 무용계의 손실이지 않은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들과 함께 만드는 서울 탄츠스테이션으로 거듭나야 한다. 아니면 공공기관에서 탄츠를 좀 살려줬으면 좋겠다. 더 나갈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본다. 제가 처음에 생각할 때는 외국에 있는 댄서들, 강사들과 교류하고 뉴욕까지 못 가도 아시아에는 진출하고 싶었는데... 그런 사업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가 약하다는 판단이다.
새로운 사람들과 힘을 합쳐 센터를 성장시키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주위에 젊은 인재들도 많을 텐데 그들과 연결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앞으로 필요하다. 기획이나 또 다른 쪽 함께해줄 참신한, 의욕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서울 탄츠스테이션은 공공기관에서 지원받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지원보다는 누군가 운영에 합류해서 운영 체계로 갔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법인이니까 이사체계로 해서 이사들이 운영하는 방법도 좋을 듯하다. 제2의 서울탄츠스테이션으로 거듭나는 게 중요하고 필요하며 앞으로의 과제이기도 하다.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센터가 초기 취지에 맞는 서울탄츠스테이션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주제를 바꿔서, 초반에는 댄스경연대회도 있었고, 전문 댄서로 지원하기 위해 잘츠부르크 실험춤 학교로 오디션을 보게 보내는 것으로 들었다. 계속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초반에 탄츠에서 회원들과 강사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댄스경연대회를 했다. 사비로 200만원 상금도 주었다. 탄츠에서 수업을 하는 사람들이 상금을 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대회를 열어보니까 외부 사람들이 가져가더라.(웃음) 그렇게 몇 년 유지하다가 몇 년 전 장학생을 선정해서 장학금을 지급하는 거로 바꿨다. 정말 안 해본 게 없이 여러 시도를 했다. 그러다가 장학금으로 무용단을 만드는 게 어떨까 해서 무용단을 창단했다. 무용단이 커졌으면 좋겠지만 큰 극장을 대관해서 올리기엔 넉넉하지 않았고 월급을 줄 여력도 안 됐다.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 최소한으로 스튜디오 공연을 제공해주는 거로 시작했고 초반 몇 년을 잘했다. 홀에 관객이 80명 정도 올 정도로 했고 외부에서 다른 무용수들도 공연하기도 했다. 처음에 외부에 홍보해서 여러 사람이 잘츠부르크 오디션을 보게 했다. 몇 회 지나니까 홍보에 어려움이 있어서 개별로 비디오를 찍어서 보내주는, 심사 대행을 해줬고 개인적으로 원하면 미나유 선생님이 연결해준다.
STS무용단 공연 모습 ⓒseoultanzstation.com |
STS무용단의 자세한 활동상황도 듣고 싶다.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들이 참여하고 있는가?
센터에는 일반인이 많다. 전공인이 아닌데, 여기서 무용을 하면서 전공으로 바꾼 친구들이 꽤 있다. 체육학과 출신인 사람, 사학과 전공인 사람 등 배경이 다양한 친구들이 춤이 좋아서 현대무용 전공으로 전향해 활동하고 현재 컬쳐컬러무용단을 끌어가고 있다. 이렇듯 배경이 다른 무용수들이 무용단에 들어오면 또 색다른 작품이 나올 거라 기대해서 무용단을 만들었다.
제가 탄츠를 만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늘 일반 관객이 공연 관람을 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싶었다. 일반 관객은 뜬금없이 공연을 보러 가지는 않는다. 이들이 춤을 배우면서 즐겨야 공연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그래서 센터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탄츠에 무용수들이 수업을 들으러 오는데, 거의가 어렵게 춤을 배우러 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의 무용 활동을 도와주고 싶었다. 미나유 선생님하고 함께 도와주고자 했는데, 문제가 있었다. 우선 생활이 어려워 근근이 알바해서 와서 쿠폰 사서 듣는 게 끝이다. 그 외 시간을 투자해서 연습하고 무용 활동을 할 여력이 없는 거다. 살기 바쁘다 보니 여기 올인하려는 마음이 없는 상황이 참 힘들었다. 이 스튜디오에 조명을 설치해서 스튜디오 공연을 활성화할 계획으로 매달 공연을 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몇 년 하다가 이 친구들을 외부 무용계에 연계해주고 소개해주고 끌어줬다. 매년 장광열 선생님이 주최하는 ‘서울국제즉흥춤축제’에 참여하고 외부에서 공연이 조금씩 자리 잡았는데, 이들이 하는 얘기가 막상 나가서 해보니 한계도 느끼더라. 어울리지 못하기도 하고... 미나유 선생님 공연할 때도 이 친구들이 무용수로 참여하는데, 스스로 부대끼는 거다. 그럴 때마다 단원들에게 자신들만의 다른 색깔이 있다고 격려해준다. 그런데 정말 다른 색깔이 있다. 처음에는 기본이 너무 안 되어서 간섭했는데 나중에는 놔뒀다. 1년이 지나고 봤더니 그들만의 색깔이 나오더라. 저는 탄츠를 운영하면서 기다려주는 지혜를 얻었다. 느리지만 기다리면 서서히 색깔이 나온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한다. 좋은 현상이고 바람직하다. 이들은 무용단 생활을 처음 해보는 거라 하나하나 가르쳐줘야 한다. 그래도 장점은 착한 마음을 갖고 있고, 느리지만 묵묵하게 춤을 좋아하니 이 친구들을 끝까지 도와주고 싶다.
기존에 춤 패턴을 배우지 않았던 친구들이 만들어내는 것들, 사실 그 친구들이 현장에서 부딪치는 게 있을 것이다. 개성보다는 테크닉 앞에서 주눅 들고 기존의 춤계 질서에 합류하지 못하고, 비교가 생겼을 것으로 짐작된다. 반면 춤을 전공하지 않고서도 훌륭한 안무가들이 많지 않는가. 컨템퍼러리 창작 경향도 예전처럼 테크닉에만 의존하지 않고 개념 중심, 수행 중심으로도 하는데, 이 친구들이 이런 안무나 창작 경향을 알면 또 하나의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데 힘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다양한 배경을 갖춘 친구들이 이론과 실기, 창작 동향을 잘 알고 공부하면 훨씬 강력한 무언가가 될 수 있을 텐데... 그런 수업이 있다고 들었다.
초반에는 연기법 수업, 댄스필름 수업, 이론을 겸비한 실기도 많이 했다. 무용 분야, 연극 분야에서 액팅하는 선생님도 있었는데, 내가 빨리 앞질러 가는 성향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런 수업은 소수가 참여했다. A홀에서 4~5명이 하려니까 수업을 지속해서 하기가 어려워서 단기별로 운영한다.
일반인만이 아니라 전공자들도 이 센터에서 지속적인 연습도 하며 배우고 나누는 것으로 안다. 더불어 강사로도 활동하며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이곳은 강사들이 취업할 수 있는 터전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전공자들이 졸업하고 난 후 무용단 활동들 하지 않으면 연습할 때가 없다. 사실상 재교육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온 거다. 출산하고 몸 풀러 온 친구들도 있고 외국에서 공부하다가 한국 와서 잠깐이라도 강사를 할 수 있다. 외국에서 온 친구들이 초반에 구경하러도 많이 왔다. 뉴욕 같다며 강사들에게 티칭하려면 어떡해야 하는지 문의 전화도 온다. 가르치는 것도 경험이 있어야 하지만, 처음부터 잘 가르칠 수 없다. 여기는 본인이 원하면 누구든지 수업을 할 기회가 있지만, 스스로 하기 나름이다. 잘 운영해서 회원들이 많으면 자리 잡을 수 있다. 한 명이든 두 명이든 끝까지 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반이 만들어진다. 기억에 남는 일로서, 외국에서 활동하는 친구가 수업을 진행하고 싶다고 해서 왔는데 자기 수업 홍보물을 만들어서 회원들한테 나눠주었다. 그런 걸 배워야 한다. 기분 좋은 건 현직 교수나 전문 무용단, 및 국립발레단 활동하는 현역무용수들이 수업을 들으러 오면서 이런 공간에서 몸을 다듬을 수 있는 것을 좋아해 주신다. 이 터전의 필요성을 알기 때문이고, 그런 데서 큰 보람을 얻는다.
강사진이 몇 명이나 되고 수강생 비율은 어떤가. 강의를 하고 싶으면 할 수 있는 통로는 있는가?
강사는 80명, 전체 수업은 130개 정도 된다. 남녀 성비는 1:9 정도이다. 남자들이 없다. 한동안 발레를 하는 남자들이 많이 왔었다. 2013~2014년까지 약사, 변호사만 9명이 왔었다. 오래 배워온 일반인들이 많아 수준이 높다. 그리고 전공생과 일반인 비율은 4:6이다. 전공생이 많이 늘었고 청소년들은 5~10% 정도로 적다. 강사 섭외는 외부에서 활동하는 선생님을 확인하고 직접 연락하기도 하고 다른 선생님들이 추천해주시기도 한다. 간혹 센터에서 수업하고 싶다고 이력서 보내시는 분도 있다.
서울탄츠스테이션 홈페이지 스크린 캡쳐 https://seoultanzstation.com |
가장 인기 있는 수업은?
발레이다. 발레는 마니아가 많지만 반면 현대무용이나 타 장르는 대중성이 낮다. 사람들한테 발레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 대부분 “음악이 아름다워서”라고 답한다. 그래서 현대무용 강사들한테도 아름다운 음악을 사용하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이들과 친밀감을 주기 위해선 음악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미나유 선생님께 마사 그레이엄 테크닉과 즉흥무용 수업을 꼭 해주셔야 한다고 했다. 요즘 현대무용 전공자들은 마사 그레이엄 수업을 잘 안하려 한다. 그래도 계속 전공생들에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다양한 장르 춤도 배우라고 한다. 대학에서는 배울 수 없는 수업들 말이다. 이곳의 장점이다.
대학에서 배우지 못하는 다양한 춤 강좌를 소개해 달라.
여기서는 모든 춤 장르 수업을 한다. 발레, 현대무용은 물론이고 댄스스포츠, 볼룸댄스, 탱고, 탭댄스도 있고 아프리카댄스도 부활시켰다. K-POP, 힙합 수업이 잘 안 된다. 보니까 선생을 쫓아가고 마니아층이 있다. 그리고 동아리, 동호회가 있는 장르는 잘 안 된다. 초반에는 재즈가 잘 되었는데 2014~2015년부터는 내리막이었다. K-POP이 활성화되면서 재즈가 가라앉더라. 전체적으로 춤 흐름이 달라지면서 실용무용 쪽 수업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한국무용 수업은 필수로 한다. 우리 춤이 없으면 안 되기에 무조건 유지한다. 여기서는 조용한 움직임이 안 통한다. 땀 흘리고 활동적인 스타일의 수업이 수요가 있다. 예를 들면 요가, 필라테스도 사실 유지하기가 힘들다. 바디 콘트롤 수업도 필요하기에 인원이 없어도 유지하려 한다. 필요한 수업은 인원이 없어도 우리가 보조해준다.
이곳이 입시전문 학원이 아닌데 인텐시브 코스에서 학생들이 대학을 간다고 들었다.
처음에 전혀 생각을 안 했는데, 어느 날 어떤 친구가 대학에 가고 싶다고 했다. 학생이 원하는데 나 몰라라 할 수 없어서 미나유 선생님과 조심스럽게 의논을 하여 선생님께서 인텐시브 프로그램을 맡아주셨다. 혹여라도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걸 우려해서 무조건 예고 기준으로 수강료를 맞췄다. 보통 일반 학원은 비싸다. 짧은 시간에 배우고자 하는 학생이 많아 타이트하게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 놓는다. 상, 하반기에 오픈 클래스를 열어서 학부모들이 참관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열심히 해서 대학도 100% 갔다. 또 미나유 선생님이 지도해서 유학도 가게 해주고, 전공생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사실 미나유 선생님이 수업하다 한계를 느낀 게 회원들이 계속 바뀌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지 못해서 딜레마가 왔었다. 건강 문제도 있다 보니 에너지가 안 생기는 거다. 그런 참에 인텐시브 학생을 가르치면서 그들의 실력이 향상되니까 재미가 있어 하셔서 2~3년 전부터 인텐시브 수업만 집중 하고 계신다. 학생들이 잘 따라줘서 대학에 진학도 했고 이제는 외부에서 활동도 한다. 그런 모습에서도 보람을 얻는다.
센터가 시작한지 10년 동안 많은 시도를 하며 어려움도 있었지만 성장했다고 보인다. 우리가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작년에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앞으로 새로운 전략이나 계획이 있는가?
우리는 처음부터 인터넷에 한 달에 200만원씩 투자하며 홍보했다. 그래서 네이버에 서울 탄츠 검색하면 1순위로 사이트를 확인할 수 있다. 돈 액수만큼 순위가 있다. ‘티켓몬스터’도 했고 이제는 유튜브에 채널을 만들고 영상을 제작해서 게시한다. 구독자 숫자에 따라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하니 무용하는 사람들도 춤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익을 창출할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 그리고 이번에 코로나로 인해 정부지침에 따라 센터 문을 닫았었다. 학교에서 ZOOM으로 수업하둣이 우리도 뒤늦게 몇 명 선생이 와서 했다. 순발력 있게 자립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저는 유튜브나 요즘 관심사를 모르니까 젊은 친구들이 해줘야 하고 행정적으로, 운영 면에서도 수혈이 필요하다. 그리고 10년 후에는 교수법도 분명 달라질 거다, 이미 달라졌듯이. 가르치는 재료도 달라질 텐데, 이런 걸 연구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어쩌면 이 공간도 필요성이 사라지고 화상해야 하는 변화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서 앞질러 가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일지 고민이다.
우리는 팬테믹을 겪으며 홈트레이닝이나 비대면 디지털 공간을 경험하고 있다.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더라도 댄서들이 만나서 느끼는 에너지와 화학적인 반응을 나누는 공간은 필요할 듯하다. ZOOM으로 단기간 수업을 할 수는 있겠으나 한계가 있지 않는가?
다 같이 연습하며 에너지를 경험한 세대는 그리워하고 필요로 할 것이다. 반면, 이제는 젊은 친구들이나 줌이 편한 세대는 공동체 공유 경험이 없어서 아예 모를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이러한 공간은 기본적으로 반드시 있어야 하겠지만 규모가 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본다. 나중에 여러 사람과 함께 더 크게 확산시켜서 무용학교처럼 갈 것인가 아니면 서울탄츠스테이션을 유지하되 훗날을 생각해서 규모를 줄여서 갈 것인가도 고민 중이다. 만약에 규모를 줄인다면 10년 후 무언가가 나올 것에 대비해서 새로운 걸 준비해야 한다. 그랬을 때 크기가 변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다.
제가 보기에도 수익사업이지만 대표이사께서는 전문무용학교 개념으로 센터의 비전을 두고 계신듯하다.
외부에서 보면 탄츠가 잘 될 거 같지 보이지만, 안에서는 엄청난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처음에 탄츠를 만들 때 평생교육원까지 생각했다. 규모가 커서 허가가 나온다. 그렇지만 초반부터 너무 큰 판이고, 이사가 여러 명 있어야 한다. 또 행정적인 게 복잡해서 초반에 안 했는데 정말로 제가 원하는 건 무용학교이다. 10년을 해보니 이곳은 발전 가능성 있는 콘텐츠이고, 수익 구조도 어느 정도 된다. 하지만 제가 희망하는 것은 더 체계적으로 만들어서 무용학교로 발전하는 것이다. 전문적으로 구조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저 혼자서는 부족하니 정말 무용에 관심을 갖고 투자할 사람들과 이 콘텐츠를 탄탄한 구조로 만드는 게 소망이자 꿈이기도 하다.
그동안 수고와 투자를 아끼지 않아서 이곳은 많은 시민들이 춤을 접하고 즐기고 꿈꿀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은 무엇인가?
너무 감사한 건 10년 동안 별 탈 없이 늘 한결같았던 점이다. 마음에 드는 공간을 만나 설레면서 추진했던 초심을 잊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쓰며 여기까지 왔다. 마음을 비우고 시작했고 지난 10년간 여러 모로 큰 공부를 했다. 10주년이 되면서 여러 행사를 준비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무산됐다. 그래도 여러 분들께서 지난번에 축하 메시지, 인터뷰 영상을 제작 및 참여해줬다. 너무도 감사하다. 항상 서울탄츠스테이션을 관심과 사랑해주시는 무용계 선생님들, 수업했던 강사 분들, 비엔나 유학 간 학생들의 영상을 취합하여 유튜브에 게시했다. 그들의 감동과 격려에서 더 이어 나가보자고 마음먹었다. 10년간 안 해 본 것 없을 만큼 해봤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웃음). 〈춤웹진〉에서도 우리 센터 10주년에 관심을 가져주고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정리: 이슬기 <춤웹진> 인턴기자
김혜라
춤웹진 편집위원. 춤미학과 비평을 전공하였고 2012년 한국춤비평가협회를 통해 비평가로 등단했다. 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의전문위원으로 할동하며, 〈춤웹진〉에 정기적으로 평문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