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y

샌프란시스코 아트 페스티벌 공연을 하면서
해외 협업 작업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
박나훈_안무가

 

 

 나는 2015년 한·베를린·이탈리아 안무가들과의 공동 작업으로 베를린과 로이트링겐에서 공동제작 공연을 올렸다. 이어 5월에는 2007년 PAMS Choice 선정작품인 <세 개의 공기>를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연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부터 추진되어온 샌프란시스코 크리스틴 칼리 컴퍼니와의 협업을 위한 전초전으로 샌프란시스코 아트페스티벌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유럽 중심의 현대무용 기류에서 미국은 과거의 영광만큼 화려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미국 서부 중에서는 가장 핫한 곳이 샌프란시스코이며 그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 아트 페스티벌을 위시한 ODC 극장과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한 이번 공연을 통한 경험은 아주 감동적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아트 페스티벌은 다원적인 형태의 페스티벌로 무용, 음악, 연극, 미술 등 모든 예술장르들이 프로그램에 포함되었다. 축제는 메이슨이라는 거대한 해군 기지에서 문화예술 복합단지로 탈바꿈한 공간에서 열렸다.
 트위터, 페이스북 ,애플 등 다양한 거대기업 본사가 상주해 뉴욕보다 비싼 물가로 악명 높은 이곳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거대한 5동 이상의 복합단지에서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그리고 교육, 상업 행사 등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는 것은 실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세 개의 공기>는 이번 페스티벌의 오프닝으로 5월 22-24일 동안 공연되었다. 크리스틴 칼리 컴퍼니와 함께 한 공연에서 1부에서 “세 개의 공기”가 2부에서는 크리스틴 컴퍼니의 공연이 올려졌다.
 3일 동안 포트 메이슨 센터 안에서 치러진 초청공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크리스틴 칼리 컴퍼니와 ODC 아트센터와 극장을 중심으로 한 향후 프로모션 의 진행이었다. 나는 그동안 국내에서 순수예술 공연과 커뮤니티 프로그램 활동을 추구함과 동시에 해외공연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단순히 공연만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해외 파트너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속적인 해외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다. 2012년 한·핀란드 커넥션 우수작품 선정을 기점으로 한·싱가폴, 한·유럽 이제 나아가 한·미국 투어를 시도했고 내년 4월에 이미 공연할 극장을 잡은 상태이다.
 이렇듯 필자가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시키기 위해 힘든 프로듀싱까지 마다하지 않은 것은 박나훈무용단의 자생력을 위해 사업의 다양성을 갖기 위함이다. 물론 창작의 영역에서 고군분투하며 해외 파트너와 협업을 지속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원어민 수준의 영어가 아닌 다음에야 작업의 효율성을 갖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노력하고 좌충우돌하며 도전하지 않은 단체가 어떻게 컴퍼니를 운영하며 유지할 수 있겠는가?

 



 이번 샌프란시스코 투어는 단순히 초청공연에 그치지 않고 2016년, 2017년 ODC 극장과 아트센터를 중심으로 크리스틴 칼리 컴퍼니와 관계 확장을 위해 아주 중요한 방문이었다. 기쁜 것은 내년 레지던시에 워킹비자를 발급받아 정식적으로 티칭까지 가능하게 해준다는 극장장의 언급은 단순히 창작 작업에 머물지 않고 현지에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파트너와 협업은 쉽지 않은 대신에 현지의 문화 그리고 삶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리하다. 역시나 현지에서 계속 활동 중인 파트너의 역량은 곧 나의 역량으로 이어지는 장점이 있고 심지어 외국인에게 닫혀 있는 Domestic 페스티벌까지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예민한 두예술가가 서로 교류하며 소통 하는 데는 상당한 노력과 애정과 갈등이 수반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본인 창작자에 대한 자만과 오만으로 독단에 빠지는 것보다 단체의 다양한 영역 그리고 해외 진출과 창작적 교류를 위해서 협업은 아주 중요한 작업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2015. 06.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