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y
뉴욕 무브먼트리서치 레지던시 작업기
재도전으로 더욱 가치있는 기회 만나
이윤정_댄스프로젝트 뽑끼 대표
나는 서울무용센터와 뉴욕 Movement Research에서 Exchange Artist로 선정되어 뉴욕에서 레지던시를 하고 있다(https://movementresearch.org). 6주 동안의 일정으로 이곳 오게 되었고 현재는 4주차이다. 선택한 Melt 워크숍(Movement Research에서 1년에 두 번 있는 안무가를 위한 워크숍)은 모두 끝난 상태이고, 2월 5일에 있을 Judson Memorial Church에서의 솔로 공연을 앞두고 있다.
작년 12월 말에 뉴욕에 도착했을 때는 입이 얼어붙을 정도로 날씨가 너무 추워서 한 발짝도 밖에 나갈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작년 12월 말에 뉴욕에 도착했을 때는 입이 얼어붙을 정도로 날씨가 너무 추워서 한 발짝도 밖에 나갈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Movement Research Exchange Artist Program 지원방법
2017년 서울무용센터 홈페이지에서 공고를 확인하고 지원해 세 차례의 과정을 통해서 레지던시에 선정되었다(1차 서류, 2차 인터뷰, 3차 뉴욕 무브먼트 리서치에서 3-4명중 한 명을 최종 선택). 사실 작년에 최종선택에서 떨어져 올해 다시 지원을 하게 되었다.
지원과정에서 필요한 서류는 Statement, Motivation Letter, 영문 BIO를 준비해야 한다. 언뜻 세 가지 밖에 되지 않아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서류를 준비하는 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다. 만약 내년을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9월 중에 공고가 날 것이고 그 이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준비를 하면 좋을 듯하다.
이 서류들을 준비하면서 나는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는지 또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 하는 좋은 시간을 갖게 되었고 한글이 아닌 영문자료를 준비하면서 좀 더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또 작년에 준비했던 statement를 다시 보게 되면서 또 조금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나를 정리하고 나의 작업을 글로 정리한다는 것을 왜 미처 시작하지 못했을까 하는 반성도 했다.
Movement Research 센터에서는 예술가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수업들이 마련되어 있고 소메틱, 즉흥수업, 테크닉 수업, 안무가를 위한 다양한 수업들이 1년 내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익스체인지 레지던시, 2년 지원 레지던시 등 안무가를 위한 다양한 레지던시도 진행되고 있다.
• Artists-in-Residence (AIR, 안무가 레지던시): https://movementresearch.org/programs/artists-in-residence
• MELT Class(안무가를 위한 안무 워크숍): https://movementresearch.org/series/melt-winter-2018
지원과정에서 필요한 서류는 Statement, Motivation Letter, 영문 BIO를 준비해야 한다. 언뜻 세 가지 밖에 되지 않아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서류를 준비하는 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다. 만약 내년을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9월 중에 공고가 날 것이고 그 이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준비를 하면 좋을 듯하다.
이 서류들을 준비하면서 나는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는지 또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 하는 좋은 시간을 갖게 되었고 한글이 아닌 영문자료를 준비하면서 좀 더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또 작년에 준비했던 statement를 다시 보게 되면서 또 조금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나를 정리하고 나의 작업을 글로 정리한다는 것을 왜 미처 시작하지 못했을까 하는 반성도 했다.
Movement Research 센터에서는 예술가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수업들이 마련되어 있고 소메틱, 즉흥수업, 테크닉 수업, 안무가를 위한 다양한 수업들이 1년 내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익스체인지 레지던시, 2년 지원 레지던시 등 안무가를 위한 다양한 레지던시도 진행되고 있다.
• Artists-in-Residence (AIR, 안무가 레지던시): https://movementresearch.org/programs/artists-in-residence
• MELT Class(안무가를 위한 안무 워크숍): https://movementresearch.org/series/melt-winter-2018
기나긴 한파와 함께 1월 2일부터 본격적인 Melt 워크숍이 시작되었고 나는 John Jaspers, Daria Fain, Claire Cunningham, Jess Curtis 의 Melt Workshop을 선택하게 되었다. 워크숍을 들으며 그들이 그들의 작업을 통해서 얻는 철학들, 워크숍을 진행하는 태도, 그들의 다양한 안무 스킬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1주차: John Jaspers는 18년 전 미국에서 American Dance Fes-tival에서 수업을 들었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 너무 좋았던 기억이나 다시 선택하게 되었고 세월이 지난 후 그의 작업관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많은 호기심이 있었다. 또 뉴욕에 활동하는 이양희 안무가가 John Jaspers의 워크숍을 적극 추천하기도 했다. 18년 전에는 테크닉 위주의 수업이었다면 현재는 안무법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매우 이성적이면서도 직관을 믿고 따라야 할 수 있는 수업이었다. 직관과 이성 이 두 가지를 모두 이용해서 안무를 하는 그의 방식이 꽤나 흥미로웠다.
2주차: Daria Fain의 워크숍은 기공의 원리를 이용한 신체 강화훈련과 센터의 에너지를 오픈하고 신체의 구조적 정렬과 중력과의 관계를 실험하는 것이었다. 사색하는 움직임을 통해서 몸의 본질을 생각하고 몸의 무게 중심의 이동을 이용해 간단한 스코어를 만들어 보았다. 35년째 기공수련을 하고 있는 Daria Fain은 프랑스사람이다. 오랜 기공수련의 경험으로 다양한 움직임을 개발하고 그 소스를 이용해 작업을 만들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동양의 철학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또 어떻게 공연예술로 발전시키고 있는지 매우 궁금했다. 지구의 5요소 중 물과 불의 성질을 이용해 움직임을 리서치 했고, 3시간의 수업시간 중 1시간 반을 기공수련을 통해서 몸과 나를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그날의 중점적 움직임들을 이용해서 즉흥을 하거나 움직임을 만들었다.
3주차: Claire Cunningham, Jess Curtis 워크숍은 상대의 몸을 바라보고 듣는 훈련을 통해서 나를 바라보는 방법들을 찾는다. 이 훈련을 통해서 스코어를 만들고 솔로와 듀엣 그리고 군무까지 만들게 되는 다양한 안무의 스킬을 경험할 수 있었다.
Claire Cunningham과 Jess Curtis의 워크숍에 참여하기 전 American Realness(뉴욕에서 1월에 열리는 댄스페스티벌)에서 그들의 공연 〈THE WAY YOU LOOK (AT ME) TONIGHT〉을 보았다. 100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질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지난 몇 년 동안에 보았던 공연 중 감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었다. 무엇을 바라보고 또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바라본다’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워크숍을 통해서 그들이 삶의 방식이 주는 존경심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그 시선 안에 담겨 있는 많은 메시지들. 그들의 몸이 주는 존경심 그 자체가 예술의 기본이 되어 있었다.
레지던시와 공연준비
다양성이 인정되고 다양한 공연의 예술의 형태가 존중되고 있는 이 뉴욕이라는 도시는 다시 한 번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레지던시의 장점은 익숙하지 않은 도시에서 지내면서 만나게 되는 공간들과 시간들 그리고 다양한 예술가들의 만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영감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심지어 냄새, 바람, 터치 등등.
좋은 수업을 듣거나 좋은 공연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들을 만나서 시간을 보내느냐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뉴욕에서 활동 중인 영화감독 양소영과 안무가로 활동 중인 이양희에게 많은 도움과 영감을 받게 되었다. 스스로를 이방인이라고 말하며 묵묵히 자신들의 작업을 위해서 삶을 대하는 태도들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세상과 잠시 떨어져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중에 장점이다. 언어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원하는 것이 명확하다면 언어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그리고 정말 원한다면 우주가 도울 것이다. 스스로가 그냥 섣불리 외국에 나가고 싶다가 아니라 내가 어떤 주제로 세상과 만날 준비가 되었는지 체크해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이 레지던시에 떨어졌을 때는 잠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만약 작년에 이곳에 왔다면 올해처럼 온전히 다 느낄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레지던시의 장점은 익숙하지 않은 도시에서 지내면서 만나게 되는 공간들과 시간들 그리고 다양한 예술가들의 만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영감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심지어 냄새, 바람, 터치 등등.
좋은 수업을 듣거나 좋은 공연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들을 만나서 시간을 보내느냐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뉴욕에서 활동 중인 영화감독 양소영과 안무가로 활동 중인 이양희에게 많은 도움과 영감을 받게 되었다. 스스로를 이방인이라고 말하며 묵묵히 자신들의 작업을 위해서 삶을 대하는 태도들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세상과 잠시 떨어져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중에 장점이다. 언어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원하는 것이 명확하다면 언어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그리고 정말 원한다면 우주가 도울 것이다. 스스로가 그냥 섣불리 외국에 나가고 싶다가 아니라 내가 어떤 주제로 세상과 만날 준비가 되었는지 체크해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이 레지던시에 떨어졌을 때는 잠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만약 작년에 이곳에 왔다면 올해처럼 온전히 다 느낄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내일부터는 공연(2월 5일)의 첫 연습이 있는 날이다.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 Judson Memorial Church에서 춤추던 선배님들의 에너지가 가득 담긴 이곳에서의 공연.
매주 월요일마다 Judson Memorial Church에서 3-4명씩 무브먼트 리서치의 아티스트들을 서포트하는 공연이 있다. 아티스트들이 현재의 질문들을 완성된 공연이 아닌 과정중심의 공연으로 15분 정도의 길이로 준비하면 된다. 어떠한 비평 없이 아티스트의 과정을 지켜봐 주는 의미 있는 공연이다.
서울로 돌아갈 날이 벌써 2주도 남지 않았다니 모든 것이 꿈만 같다. 한국에 돌아가면 바로 백남준 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획전 〈웅얼거리고 일렁거리는〉의 참여 작가로 개막공연을 준비해야 한다. 이곳에서 받은 많은 영감들이 솔로 공연에 잘 담겨지길 기대해 본다.
이윤정
댄스프로젝트 뽑끼(Dance Project PPopKKi) 대표. 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술교육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함께 예술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11월 X 이윤정 춤 이어추기〉 독립예술가 품앗이 프로젝트를 6년째 이어오고 있다.
댄스프로젝트 뽑끼(Dance Project PPopKKi) 대표. 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술교육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함께 예술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11월 X 이윤정 춤 이어추기〉 독립예술가 품앗이 프로젝트를 6년째 이어오고 있다.
2018. 02.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