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2024 한국춤비평가협회 춤비평가상 선정 결과 공지

한국춤비평가협회는 2024년 1월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정회원들의 장시간 공개 논의를 거쳐 2024 춤비평가상을 선정하였다. 선정 대상은 2024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이뤄진 공연작과 활동 가운데 공공무용단의 것을 선정 대상에서 제외한 민간단체 및 개인의 예술춤 공연 및 춤 관련 주요 활동이다. 선정 기준은 작품상과 베스트상의 공연작의 경우 작품 완성도, 참신성, 공감대 및 시의성, 연기상의 경우 무대 탁월성, 개성 및 공연 기여도 등이다. 2024 춤비평가상으로서 올해의 작품상 1편, 베스트 작품 8편이 선정되었다. 세부 선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상식은 2월 5일 오후 2시 예술가의집(대학로, 서울)에서 춤계 신년 교례회와 함께 있을 예정이다.​

한국춤비평가상은 1996년 무용평론가상으로 시작된 이래 2010년 한국춤비평가상으로 재정립되어 올해로 28회째로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한국춤비평가협회는 국내 춤비평의 심화를 지향하는 취지로 2021년부터 국내에서 한 해 단위로 발표된 관련 학술·학위 논문 전체 가운데 우수 논저를 선정하여 춤비평논저상을 수여한다. 올해 춤비평논저상은 오는 3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의 작품상 

김재덕 〈Medita〉


 베스트 작품 
김민 〈Are You Guilty?〉
김현태 〈큰 강이 비로소 길(佶)을 열었다〉
김형민 〈I Dance the theater〉
박소희 ‧ 정승환 〈민들레〉
배진호 〈죽여버리기(Kill)〉
백연 〈발레로-훈민정음〉
정재우 〈헤어질 결심〉
정훈목 〈Yaras〉


 연기상 
〈씨앗에서 새싹까지〉 김평수
〈NoBody〉 류장현
〈인어공주〉 〈라 바야데르〉 조연재


 평생공로상 
동희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어산 어장
채상묵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보유자


 춤비평신인상 
해당작 없음

- 선정 이유 -

올해의 작품상 부문

〈Medita〉, 모던테이블, 김재덕 안무작
속도감과 직관성을 주무기로 삼았던 그간의 경향을 벗어나 내면적 움직임이 한국적인 미감에 맞닿아 고요한 상태에서도 역동적인 에너지가 유려하게 흐르는 움직임을 시적 운율로 승화시켜 춤의 서사가 자발적으로 생성되도록 하는 깊은 철학적 안무력을 보여주었다.
현재를 희생하며 나가는 진취성도,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인정욕구도 아닌 ‘지금 여기’에 충실한 모습으로 과거와는 달라진 주제의식, 달라진 창작 메소드로 내적 환희 가득한 포용성 있는 춤을 보여주었다. 현대예술로 포장되어 공허한 구호를 일삼는 작업이 아니라, 무딘 감각을 깨워 교감하는 춤으로 관객과 한층 가깝게 소통한 점이 고무적이다.

베스트 작품 부문
〈Are You Guilty?〉, TOB GROUP, 김민 안무작
오브제를 이용한 무용수들의 에너지 배분, 이를 움직임과 음악의 확장으로 이어간 안무가의 뛰어난 감각과 세밀한 구성력이 돋보였다.

〈큰 강이 비로소 길(佶)을 열었다〉, 정길무용단, 김현태 안무작
이육사라는 인물을 통해 역사의식을 갈구하고 전망하는 사람들의 절실한 감정을 아름답고 지적인 춤과 시적이고 감각적인 무대장치로 구현했다. 이는 안무자의 특별한 감수성과 웅숭깊은 사유에서 비롯한 강인한 춤 정신에 힘입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역사(이육사)에서 현재(안무가)의 삶으로 이행하는 춤의 사회적 실천의지이다.

〈I Dance the theater〉, 5Edges, 김형민 안무작
극장 공간의 사회적 정체성을 탐구한 작업으로, 극장 내 규칙과 제약이 예술가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권력을 보여준 작품이다. 독창적인 안무법으로 새로운 춤적 비전을 제시하며, 관습적인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실천적으로 돌파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민들레〉, 하야로비무용단과 뽕잡화점, 박소희 ‧ 정승환 안무작
성적 소수자로 몰린 50대 남성이 내면적 갈등과 사회적 억압 속에서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긍정을 통해 끝내 자기 확인에 도달, 사회적 자유를 획득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생명에 관한 생물학적 자유와 사회학적 자유의 문제를 동시에 거론한 주제의식이 돋보였다.

〈죽여버리기(Kill)〉, SAL, 배진호 안무작
타인, 존재, 감정, 육체의 네 가지 죽음을 본능적, 가학적, 파열적인 몸짓과 움직임을 기반으로 관객의 시선 정면에서 현장감 높게 제시했다. 이와 함께 각 주체들에 가해지는 억압에 강력한 메스를 들이대며 잔혹극 양식의 발상을 환기하고 정석(定石)의 춤 움직임을 과감하게 벗어남으로써 감성과 감각, 지각 활동, 그리고 춤 활동에서 주체가 자기 자신임을 반추하도록 했다.

〈발레로-훈민정음〉, 백연발레프로젝트와이, 백연 안무작
한글 특유의 미적 조형성을 묘파, 훈민정음의 소리와 국악 타악 리듬에 맞추어 경직된 발레 움직임과 거리를 둔 컨템포러리 발레로 전신 움직임과 발레의 라인을 적극 활용하여 자음과 모음을 몸 움직임으로 구현하고 자모(字母) 낱글자들과의 유희성을 활달하게 부각해 언어적 소통매체로서 훈민정음의 가치를 환기함과 동시에 한글의 미래를 향한 발원(發願)을 난장 스타일로 펼쳤다.

〈헤어질 결심〉, 댄스컴퍼니 브레이브맨, 정재우 안무작
점차 메말라가는 세계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풍토에서, 보기 드물게 진솔한 마음을 표현한 작품으로, 짜임새 있는 구성과 진정성 느껴지는 춤으로 한 예술가의 삶과 작업에 대한 깊은 고뇌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었다.

〈Yaras〉, 주목 댄스 씨어터, 정훈목 안무작
통제 가능한 기술적 장치와 통제되지 않는 주체적 인간상을 대치시키는 감각적인 연출로 주제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실험적인 형식으로 관객의 시선과 사유를 촉진하며, 인공지능의 시대 종말론적 휴머니즘의 의미를 환기시킨 수작이다.

연기상 부문
김평수
창작춤 〈씨앗에서 새싹까지〉에서 한 생명의 포태, 출산 및 그 창조적 진화과정을 주제로, 살과 살갗과 3천여 뼈마디, 그리고 온갖 땀과 눈물과 피와 체액 등의 직감관 언어매체를 순도 높고 장쾌하게 구사함으로써 우리 춤문화 언어를 크게 확충시켰다.

류장현
기교적이고 다듬어진 춤이 아니어도 주제를 표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능력이 뛰어났다. 즉흥적인 듯하지만 계산된 직관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을 훌륭히 소화했다.

조연재
존 뉴마이어 안무 〈인어공주〉의 인어공주 역, 유리 그리고로비치 안무 〈라 바야데르〉의 니키아와 감자티 역을 표현함에 있어서 탄탄한 기본기에서 나오는 안정된 테크닉과 음악적 해석이 뒷받침된 독창적인 캐릭터 창출로 컨템포러리 발레와 클래식 발레 모두에서 탁월한 춤과 연기력을 보여주면서 주역 무용수로서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에 크게 기여했다.

평생공로상 부문
동희스님
범음범패의 최고 수준을 인정받아 비구니 스님 최초로 어산어장이 되신 동희 스님은 2024년, 16년 만에 제자들과 함께 〈遠聞-천상의 춤과 소리〉 공연을 마련하고, 진관사국행수륙재를 집전하는 등 지난 50년 넘게 후학을 양성하고 불교예술의 보존과 전승에 힘써왔다.

채상묵
전통춤의 큰 스승인 최선, 강선영, 이매방 문하에서 수련하였고, 전통춤 및 전통춤을 토대로 한 창작 활동을 하며 평생의 춤 길을 걸어왔다. 국가무형유산 승무의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후에는 전통춤의 공연과 교육 활동에 더욱 전념하며, 전통춤계의 어른으로서 크게 이바지하였다.

춤비평신인상
춤비평신인상의 공모 규정에 의거 접수된 응모작을 심사한 결과 2024년 해당작이 없음을 공고함.

2025. 2.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