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기획연재_ 공동체의 춤 신명의 춤 (2) 봄날, 이땅의 젊은 춤꾼에게
잃어버린 옛춤의 기능을 예술춤 공연에서 회복할 수는 없는가
채희완_춤비평가
춤은 모든 예술의 어머니다.
춤의 기원이 바로 예술의 기원이라 한다.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것, 유목적인 것이 예술의 본령이다.
그러기에 21세기의 한 특성인 유목성(nomadism)과 ‘통’한다.
그러기에 춤은 새로운 세기의 새로운 전망이다.
같이 일하고 같이 먹고 놀고 노래하고 춤춘다.
21세기는 제멋대로 잘 놀아보려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떠난다.
가상세계, 판타지가 현실로 붙잡히는 세계다.
혼자 놀고, 또 더불어 논다. 일과 놀이,
노동과 유희가 네트워킹한다. 현실과 가상이 네트워킹한다…
소수자가 중심부에 뛰어든다. 육체와 정신, 이성과 감성이
한몸으로 얽혀있다. 남과 북, 동과 서가 얽힌다.
그래서 신이 나고 들고 오르고 내리고 지펴서 바람이 난다.


 

“춤추지 않고서야 어찌 인생을 알리요.”
그노서스교의 잠언이 아니더라도 원초적으로 춤은
한 단계 고양된 삶일 뿐. 춤이 아닌 삶이 없었다.
춤은 삶의 필요충분조건이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잃어버린 옛춤의 기능을 현대사회 속에
회복할 가능성은 없는가, 되묻게 된다.
특히 공동체의 춤, 일놀이의 춤, 자연과 영성을 맞이하는 춤,
막힌 말문을 뚫어 소통케 하는 춤,
씻김과 치유로서 살풀이하는 상생의 춤 등 춤의 원초적 기능을
창조적 개성의 표현이라는 현대 예술춤의 주제나 제재로 수용할 길은
없는가. 간절히 또 되묻는다. 이로써 춤의 원초적 에너지를 회복할
지평을 예술적으로 열어젖힐 수는 없는가.
부드러운 붉음, 고된 삶의 씻김, 고양된 삶의 신명의 춤을 오늘도 기약해 본다.
그래서 무너진, 허물어진 상처뿐인 일상을 되살린다.
그래서 쓰러진 예술혼을 다시, 새로, 일으켜 세운다.
춤으로 고무진신한다. 
채희완
현 한국춤비평가협회 회장. 부산대 명예교수, 〈(사)민족미학연구소〉 소장, 〈부마항쟁기념사업회〉 이사, 〈창작탈춤패 지기금지〉 대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 『공동체의 춤 신명의 춤』, 『한국의 민중극』(엮음), 『탈춤』, 『한국춤의 정신은 무엇인가』(엮음), 『춤 탈 마당 몸 미학 공부집』(엮음), 『지극한 기운이 이곳에 이르렀으니』 등을 펴냈고, 그밖에 춤, 탈춤, 마당극, 민족미학에 관련된 논문과 춤 비평문이 있다.
2018. 05.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