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추모기획_ 무용평론가 김영태 10주기
오는 7월 12일은 시인이자 무용평론가로 한 시대를 풍미한 김영태(金榮泰)의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김영태는 2007년 7월 12일 향년 7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 1959년 〈사상계〉의 추천으로 시인으로 등단한 그는 월간 〈춤〉 〈객석〉 〈공간〉 등에 무용평을 발표, 무용평론가로 활동했으며 17권의 시집과 7차례의 개인전을 가졌었다. 선생의 10주기를 맞아 그를 아끼던 몇몇 지인들과 한국춤비평가협회는 전시‧출간‧이야기 모임 등으로 이루어진 추모행사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초개(草芥) 김영태(金榮泰) (1936년~2007년)
1936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59년「사상계」를 통해 시단에 나왔다.〈草芥手帖〉〈여울목 비오리〉〈결혼식과 장례식〉등의 시집과 산문집, 그리고 음악 평론집, 무용 평론집 등 61권의 저서가 있으며, 1971년부터 2007년까지 8차례에 소묘 그림 개인전을 가졌다. 1972년 현대문학상, 1982년 시인협회상, 1989년 서울신문사 제정 예술평론상, 2004년 허행초상 등을 수상했다. 2004년 동아무용콩쿠르․유니버설 키로프 발레 콩쿠르․ 서울 국제무용제 심사위원과 1989년 한국무용평론가회(한국춤비평가협회 전신) 회장을 역임하였다.
추모행사 7월 11-23일
떠난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同行 중인, 김영태
장승헌_공연기획가
초개(草芥) 김영태는 시인이자 무용평론가, 화가이자 서예가, 수필가였다. 우리 시대 마지막 보헤미안, 문화의 딜레탕트(호사가)라고도 불렸다. 스스로는 ‘초개(보잘것없는 지푸라기)’라고 자신을 낮추었지만, 지난 2007년 7월에 작고하기까지 이름 앞에 늘 이런 다양한 수식어들이, 때와 장소에 따라 번갈아가며 뚜렷이 그를 수식했다.
<여러 분야에 두루 이름이 양명하다보면 낱낱의 깊이를 의심할 수도 있을 텐데, 김영태는 이를 비껴간다. 〈매혹〉〈남몰래 흐르는 눈물〉〈누군가 다녀갔듯이〉 등 17권의 시집을 발표한 시인으로서 현대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했으며, 〈갈색 몸매들〉〈막간〉 등 13권의 무용평론집을 낸 평론가로서 서울문화예술대상(무용 부문)을 수상하고 한국무용평론가회 회장, 서울국제무용제 심사위원 등을 역임키도 했다. 〈징검다리〉 등 12권의 산문집과 여타 소묘집까지 합하면, 생전에 남긴 저서만 60권이 넘는다.
또한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화가로서 총 7차례의 그림 전시를 가졌고 문학과지성사에서 발간하는 시집 총서 ‘문학과지성 시인선’ 표지 그림, 여러 무용공연들의 홍보매체에 숱한 소묘와 글씨(캘리그래피)의 흔적을 남겼다.
이처럼 전방위 예술가로서 여러 예술분야에서 활활한 생애를 살다갔기에, 그의 주변에는 무용가, 시인, 화가 등 교류가 깊었던 예술인과 지인들이 유독 많다. 그들을 중심으로 ‘초개 김영태 추모사업회’가 결성되었고, 2008년에는 〈나의 뮤즈들〉이라는 제목의 1주기 추모공연이 열렸다. 3주기인 2010년에는 여러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지인들이 각자 소유하고 있던 김영태의 회화 작품들을 모두 한 자리에 전시했다. 김영태의 ‘그림’과,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그리움’이 모인 전시이기에, 제목이 ‘그림과 그리움’이었다.
2017년 올해는 10주기가 되는 해다. 출판인 민병모가 “2007년 그는 세상을 떠났다. 아직 난 그를 꼭 빼닮은 사람은 못 봤다”고 회고했듯이, 세월이 흐를수록 ‘다시는 볼 수 없는, 어디에도 빼닮은 사람이 없는’ 김영태에 대한 그리움은 깊어져간다.
기일(7월 12일)이 포함된 7월 11일부터 23일까지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한 갤러리 류가헌에서 미술품수집가 이재준이 수집한 김영태 그림전 〈草芥초개와의 동행〉을 중심으로 유고집 〈초개일기〉의 출판기념회 등 각종 행사와 공연이 펼쳐진다.
● 7월 11일(화) : 수목장으로 묻힌 강화도 전등사의 나무를 찾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린다.
● 7월 12일(수) : 갤러리 류가헌 (종로구 청운동 112-3)
한국춤비평가협회에서 마련한 ‘초개 김영태를 생각하는 저녁’
한국춤비평가협회 대표인 원로 춤비평가 이순열 선생과 회원들, 건축가 김원의 회고사와
<여러 분야에 두루 이름이 양명하다보면 낱낱의 깊이를 의심할 수도 있을 텐데, 김영태는 이를 비껴간다. 〈매혹〉〈남몰래 흐르는 눈물〉〈누군가 다녀갔듯이〉 등 17권의 시집을 발표한 시인으로서 현대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했으며, 〈갈색 몸매들〉〈막간〉 등 13권의 무용평론집을 낸 평론가로서 서울문화예술대상(무용 부문)을 수상하고 한국무용평론가회 회장, 서울국제무용제 심사위원 등을 역임키도 했다. 〈징검다리〉 등 12권의 산문집과 여타 소묘집까지 합하면, 생전에 남긴 저서만 60권이 넘는다.
또한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화가로서 총 7차례의 그림 전시를 가졌고 문학과지성사에서 발간하는 시집 총서 ‘문학과지성 시인선’ 표지 그림, 여러 무용공연들의 홍보매체에 숱한 소묘와 글씨(캘리그래피)의 흔적을 남겼다.
이처럼 전방위 예술가로서 여러 예술분야에서 활활한 생애를 살다갔기에, 그의 주변에는 무용가, 시인, 화가 등 교류가 깊었던 예술인과 지인들이 유독 많다. 그들을 중심으로 ‘초개 김영태 추모사업회’가 결성되었고, 2008년에는 〈나의 뮤즈들〉이라는 제목의 1주기 추모공연이 열렸다. 3주기인 2010년에는 여러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지인들이 각자 소유하고 있던 김영태의 회화 작품들을 모두 한 자리에 전시했다. 김영태의 ‘그림’과,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그리움’이 모인 전시이기에, 제목이 ‘그림과 그리움’이었다.
2017년 올해는 10주기가 되는 해다. 출판인 민병모가 “2007년 그는 세상을 떠났다. 아직 난 그를 꼭 빼닮은 사람은 못 봤다”고 회고했듯이, 세월이 흐를수록 ‘다시는 볼 수 없는, 어디에도 빼닮은 사람이 없는’ 김영태에 대한 그리움은 깊어져간다.
기일(7월 12일)이 포함된 7월 11일부터 23일까지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한 갤러리 류가헌에서 미술품수집가 이재준이 수집한 김영태 그림전 〈草芥초개와의 동행〉을 중심으로 유고집 〈초개일기〉의 출판기념회 등 각종 행사와 공연이 펼쳐진다.
● 7월 11일(화) : 수목장으로 묻힌 강화도 전등사의 나무를 찾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린다.
● 7월 12일(수) : 갤러리 류가헌 (종로구 청운동 112-3)
한국춤비평가협회에서 마련한 ‘초개 김영태를 생각하는 저녁’
한국춤비평가협회 대표인 원로 춤비평가 이순열 선생과 회원들, 건축가 김원의 회고사와
무용가 황희연, 해금연주자 강은일 등의 추모 공연이 마련된다.
● 7월 11일-7월 23일: 갤러리 류가헌 전시 2관
미술품수집가 이재준의 김영태 그림전 〈草芥와의 동행〉
● 7월 11일-7월 23일: 갤러리 류가헌 전시 2관
미술품수집가 이재준의 김영태 그림전 〈草芥와의 동행〉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우리는 만났다.
音樂이 흐르고 있었기에
‘안네소피무터’ 바이올린 독주회
동행했다. <
내 옆구리 한 쪽을
音樂人 이재준
나보다 젊은 그가.
김영태 시 ‘同行’ 전문이다. 시 속에 등장하는 음악인 이재준. 미술품 수집가이자 클래식음반애호가로 알려져 있지만, ‘김영태’라는 이름과 연결 지어지면 경외와 감탄의 ‘그 이재준 선생’으로 바뀐다. 단순히 팬이라는 말로는 혹은 지음(知音), 애독자, 애호가 요새 널리 통용되는 ‘덕후’라는 말까지 동원해도 딱히 이재준과 김영태의 관계를, 그 결의 촘촘함과 깊이를 재대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는 김영태가 출간한 60여 권에 달하는 책을 모두 읽었고 또 모두 수집했다. ‘선생이 그 자그마한 손으로 밤새워 조탁한 문장들을 함부로 읽을 수는 없어서’ 아직도 그 책들을 읽을 때는 침향을 피우고 단정히 앉은 자세로 읽는다.
이재준은 비매품이라 구하지 못한 소묘집 〈往來〉의 여분을 얻고 싶어 직접 연락한 것을 계기로 김영태와 첫 대면했다. 그리고 2007년 작고할 때까지 김영태의 마지막 5년에 동행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초개선생과 이승에서 5년간의 동행’이었다. 김영태의 ‘遊於藝(예술에서 놀다)’에 함께 한 것이다. 시 속 표현대로라면, 초개의 ‘옆구리 한쪽’에 그가 있었다.
음악연주회 13회, 화랑순례 31회, 국립박물관 관람 3회, 무용관람 2회, 대전, 대구로 지방여행 2회, 식사 동행 100여 번 등 ‘예술현장’에서부터 음식점까지 김영태와의 ‘동행’을 일지로 촘촘히 기록했다. 아직도 김영태가 그리우면, 생전에 그와 함께 갔던 식당에 찾아가 그날의 음식을 먹으며 미각으로나마 또 그를 그린다.
“이선생과 함께 이 찬란한 햇빛 속에서, 이 쑥부쟁이들을 일 년만 더 볼 수 있다면 좋겠어요.” 서울시립미술관 정원을 걷던 마지막 동행에서 한 초개의 말도 그 일지에 담겨있다.
이번 전시 〈초개와의 동행〉에는, 이재준이 미술품수집가로서 수집한 김영태 그림 40여 점이 공개된다. 작고한 예술가가 세상에 남겨 놓은 작품뿐만이 아니라, 작가와 그를 혹애한 소장가의 관계로부터 다시금 전방위 예술가 김영태를 회고하는 특별한 전시다.
생전 김영태의 목소리를 듣고 볼 수 있는 영상도 상영된다.
● 7월 11일-7월 23일: 갤러리 류가헌 전시 1관
〈초개일기_김영태의 무용일기〉 출판 기념전시
허허벌판에서
우리는 만났다.
音樂이 흐르고 있었기에
‘안네소피무터’ 바이올린 독주회
동행했다. <
내 옆구리 한 쪽을
音樂人 이재준
나보다 젊은 그가.
김영태 시 ‘同行’ 전문이다. 시 속에 등장하는 음악인 이재준. 미술품 수집가이자 클래식음반애호가로 알려져 있지만, ‘김영태’라는 이름과 연결 지어지면 경외와 감탄의 ‘그 이재준 선생’으로 바뀐다. 단순히 팬이라는 말로는 혹은 지음(知音), 애독자, 애호가 요새 널리 통용되는 ‘덕후’라는 말까지 동원해도 딱히 이재준과 김영태의 관계를, 그 결의 촘촘함과 깊이를 재대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는 김영태가 출간한 60여 권에 달하는 책을 모두 읽었고 또 모두 수집했다. ‘선생이 그 자그마한 손으로 밤새워 조탁한 문장들을 함부로 읽을 수는 없어서’ 아직도 그 책들을 읽을 때는 침향을 피우고 단정히 앉은 자세로 읽는다.
이재준은 비매품이라 구하지 못한 소묘집 〈往來〉의 여분을 얻고 싶어 직접 연락한 것을 계기로 김영태와 첫 대면했다. 그리고 2007년 작고할 때까지 김영태의 마지막 5년에 동행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초개선생과 이승에서 5년간의 동행’이었다. 김영태의 ‘遊於藝(예술에서 놀다)’에 함께 한 것이다. 시 속 표현대로라면, 초개의 ‘옆구리 한쪽’에 그가 있었다.
음악연주회 13회, 화랑순례 31회, 국립박물관 관람 3회, 무용관람 2회, 대전, 대구로 지방여행 2회, 식사 동행 100여 번 등 ‘예술현장’에서부터 음식점까지 김영태와의 ‘동행’을 일지로 촘촘히 기록했다. 아직도 김영태가 그리우면, 생전에 그와 함께 갔던 식당에 찾아가 그날의 음식을 먹으며 미각으로나마 또 그를 그린다.
“이선생과 함께 이 찬란한 햇빛 속에서, 이 쑥부쟁이들을 일 년만 더 볼 수 있다면 좋겠어요.” 서울시립미술관 정원을 걷던 마지막 동행에서 한 초개의 말도 그 일지에 담겨있다.
이번 전시 〈초개와의 동행〉에는, 이재준이 미술품수집가로서 수집한 김영태 그림 40여 점이 공개된다. 작고한 예술가가 세상에 남겨 놓은 작품뿐만이 아니라, 작가와 그를 혹애한 소장가의 관계로부터 다시금 전방위 예술가 김영태를 회고하는 특별한 전시다.
생전 김영태의 목소리를 듣고 볼 수 있는 영상도 상영된다.
● 7월 11일-7월 23일: 갤러리 류가헌 전시 1관
〈초개일기_김영태의 무용일기〉 출판 기념전시
“가진 것은 없지만 남이 보지 않는 것을 보고 느꼈던 정신 하나만으로 한 시대를 살다간 풍경인이 남긴 선물로 남아 줬으면 한다.”
〈초개일기〉 출간을 앞두고 김영태가 책의 머릿글로 쓴 글이다. 2006년 12월부터 출간을 도모했으나, 2007년 7월 황황히 작고하는 바람에 유고가 되고 말았다.
1969년 무용평을 쓰기 시작하면서 틈틈이 기고한 글들과 1970년대에 쓴 일기, 그리고 1986년부터 〈현대시세계〉〈객석〉〈춤저널〉〈몸〉〈정신과 표현〉 등에 쓴 무용일기 등이 수록돼 있다.
머릿글 말미에 ‘그동안 안 팔리는 춤 서적 열 몇 권을 출판해 준 붕우 이규상 형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라고 적혀 있듯이, 김영태 선생과 인연이 깊은 눈빛출판사 이규상 대표가 10주기를 맞아 발행하는 책이다.
류가헌 전시1관에서 전시 판매된다.
〈초개일기〉 출간을 앞두고 김영태가 책의 머릿글로 쓴 글이다. 2006년 12월부터 출간을 도모했으나, 2007년 7월 황황히 작고하는 바람에 유고가 되고 말았다.
1969년 무용평을 쓰기 시작하면서 틈틈이 기고한 글들과 1970년대에 쓴 일기, 그리고 1986년부터 〈현대시세계〉〈객석〉〈춤저널〉〈몸〉〈정신과 표현〉 등에 쓴 무용일기 등이 수록돼 있다.
머릿글 말미에 ‘그동안 안 팔리는 춤 서적 열 몇 권을 출판해 준 붕우 이규상 형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라고 적혀 있듯이, 김영태 선생과 인연이 깊은 눈빛출판사 이규상 대표가 10주기를 맞아 발행하는 책이다.
류가헌 전시1관에서 전시 판매된다.
2017. 07.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