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2016 한국춤비평가상 수상자 인터뷰

 

 

 한국의 한국의 원로·중견 무용평론가들로 구성된 한국춤비평가협회(회장_이순열)는 12월 10일 예술가의집에서 2016년도 춤비평가상 및 베스트 작품 선정회의를 개최, 다음과 같이 수상작들을 선정했다.
 춤비평가상과 베스트 작품은 2015년 12월 1일부터 2016년 12월 9일까지 1년 동안 공연된 춤 작품과 무용수를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특별상은 춤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뽑았다.
 수상 작품들은 한국춤비평가협회 회원들의 추천을 받은 작품들을 대상으로 토론을 거쳐 최종선정 되었다. 한국춤비평가상의 경우 국공립무용단의 작품은 수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관례에 따라 올해도 심의대상에서 제외되었다.
 2010년 처음 제정한 몬도가네(Mondo Cane)상은 한국 춤계 발전을 위한 명목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그 발전을 크게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 사업이나 인물을 수상자로 선정한다. 2016년 몬도가네상에는 조윤선(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박명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안호상(국립중앙극장장)이 공동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선정사유ㆍ안무가 약력ㆍ수상자 인터뷰



■ 작품상 ● 〈조절하다〉 (안무_박순호, 제작_국립현대무용단&국립국악원무용단)
활이 가진 속성을 오브제와 속도감으로 활용하면서, 인간이 갖고 있는 자아와 연계시킨 분명한 콘셉트와 국립국악원 연주자들의 라이브 연주와 무용수들의 움직임, 오브제와의 궁합이 정교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예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박순호
브레시트댄스컴퍼니 감독 및 안무가
지구댄스컴퍼니 대표
2014 한국춤비평가협회 베스트작품 〈유도〉

주요 안무작품: 〈활〉 〈人_조화와 불균형〉

 



안무가 박순호 인터뷰

2016 춤비평가상 작품상 선정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전문적 지식과 폭넓은 경험으로 예술적 가치를 판단하는 기관에서 주는 상이라 수상의 의미가 남다릅니다. “우선 밑그림 작업을 잘 했다” 공증 받은 느낌이라 할까요. 저는 앞으로 〈조절하다〉 작품이 몇 십번이고 반복해서 관객과 만나길 바랍니다. 그 만남은 작품 자체가 힘을 가질 수 있는 길이고,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첫 시작을 전문가분들께 공증 받은 거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수상소감을 표하는 기회를 통해 꼭 단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항상 든든히 그리고 조용히 저의 단점을 채워주는 정철인, 수컷들만 우글대는 무용단에서 꼼꼼히 챙겨주는 지금은 네덜란드에 유학 중인 이다솜, 거침없는 성격이지만 묵묵히 저를 따라주는 멋진 정재우,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다양한 개성을 갖고 있는 무용단 사람을 지지해주는 막내 류지수 모두 감사합니다.

언제부터 구상을 하게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활〉이란 제목으로 2014년 LIG문화재단에서 처음 써치를 했습니다. 그때의 작업은 권영학 궁장님을 만나서 활의 제작과정, 활 쏘는 행위의 의미와 경험을 알아가는 시기였고, 밑그림을 가질 수 있는 작업 기간이었습니다. 이번 〈조절하다〉는 2016년 국립현대무용단과 국립국악원의 ‘춤의 연대기’를 통해서 현악기의 음악적 색채가 활시위의 고유한 움직임에 실리는 것을 원했습니다. 이렇게 음악과 오브제 그리고 움직임이 관계를 맺어가며 서로의 장르가 색을 입혀내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심사’-마음을 쏘는 행위 즉 내적으로 자기 자신과 관계에서 번뇌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했는가?
활과 시위 그리고 몸이 관계하며 만들어내는 운동성, 현악기(농현주법)을 통해 느껴지는 운동감이 함께 무대에 그려지길 원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시간성을 통해서 ‘텐션’과 ‘고유한 리듬’으로 드러나며 작품의 주제를 나타낼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했습니다.

2017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소개해 달라.
2017년 상반기는 미국 3개 도시 투어와 조지메이슨 대학교, 럿거스 대학교에 짧은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반기에는 신작 써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2017년 새해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새해에는 저의 주변사람들이 평안하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 베스트 5 ● 고블린파티 〈옛날 옛적에〉 (공동창작_임진호 이경구 지경민)
한국 전래의 남성 의상 및 장신구에 깊숙이 배인 미감을 오늘의 시각에서 해체 재구성하는 작업을 현대춤으로 모색하면서, 해학적 에피소드들을 전통적 소리창 장르와의 협업을 매개로 재구성하고 옛것의 단순한 재현을 뛰어넘어 유구한 미감을 현대의 감성으로 재해석 상상해냄으로써 현대춤의 지평에 풍요로움을 더하였다.

고블린파티
2010 2013 Kore-A Moves 유럽투어
독일 Tanzmesse, LIGHT ON-LIGHT OFF N°7, 불가리아 one dance week 등 투어
국립현대무용단 프로젝트 ‘전통의 재발명전’, PAMS 초이스, 2016창작산실 선정

대표작품: 〈아이고〉 〈혼구녕〉 〈인간의 왕국〉 〈은장도〉

 



고블린파티 인터뷰

2016 춤비평가상 베스트5 작품 선정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2014년에 〈혼구녕〉이라는 작품으로 춤연기상을 수상했었다. 그 때, 혼자서 상을 받으며 수상소감으로 '임진호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말'만 번지르르 하게 마음을 표현한 것 같아 한동안 마음에 걸렸었다. 2016년에는 〈옛날 옛적에〉라는 작품을 통해 10년 지기 동료 임진호와 함께 이 상의 영광을 나눌 수 있게 되어 다행이고 감사하다. 그리고 공동창작자로 함께한 막내 동료이자 재주 많은 춤꾼 이경구양과도 영광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
하나밖에 없는 아름다운 음악을 입혀준 한국말을 너무나 잘하는 해미, 변함없는 무한한 애정으로 작품을 함께 연출해준 프로듀서 겸 무대감독님 김진우 형, 보잘 것 없는 춤사위를 비춰준 빛추다 대표 이승호 조명감독님, 우당탕탕 시끄러운 소리들을 매끈하게 다듬어주신 허선영 음악감독님, 수많은 소품의 위치를 일일이 다 기억하고 챙기시느라 고생 많았던 남인경 감독님, 넓은 멍석을 5시간에 걸쳐 손수 바느질하여 하나의 춤판을 극장에 만들어준 고블린파티의 사람들 주성, 규민, 성은, 규민, 현민, 소진. 한 시간 가량의 작품을 무용수들과 함께 호흡해주신 관객분들.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옛날 옛적에〉를 함께 즐겁게 만들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말로는 다 전하지 못한 고마운 마음을 상으로나마 이분들께 조금이라도 갚는 것 같아서 감동스럽다.

언제부터 구상을 하게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2016년 5월, 무용창작산실 우수작품을 선정하는 쇼케이스 때 20분 길이의 작품으로 처음 선보였다. 이 때 우수작품으로 선정되어 한 시간 가량의 작품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12월에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되었다.
고블린파티에는 오래된 물건, 관습, 지나간 시대, 역사적 인물 등 과거에 존재한 것들을 바라보고 재조명하여 작업한 작품들이 꽤나 많이 있다. 이 작품들이 불분명한 기록에 대한 소재를 토대로 감성적인 면을 추출하여 현대적인 미장센으로서 움직임에 작용하게끔 하는 작업이었다면 〈옛날 옛적에〉는 위와 같이 걸러진 과정을 통해 탄생한 춤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찌 보면 대놓고(?) 전통적인 소재들을 무대에 펼쳐볼 작정을 하고 이 옛 물건들이 어떻게 무용수들로 인해 살아 움직여질까를 기반에 두고 작업에 임했다. 우리는 이 전통소재들이 무용수의 춤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도구'를 넘어서서 살아있는 이야기로 들리길 바랐다. '부채'에서 잠이 오지 않는 밤 할머니가 해주시던 재미난 옛 이야기가 들린다면 그저 소품으로만 보이던 ‘부채’가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담았다. 조금 더 당돌하게 이야기하자면 소중한 것을 보존하고 이어가는 것에 있어 고블린파티 만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고 싶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했는가?
우리는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공연을 만드는 단체이기에 절대 전통 무용을 흉내내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우리가 보고 들어온 정보가 있어서인지 한복을 입고, 부채를 들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전통적 춤사위를 흉내를 내기 마련이었는데 이를 가장 조심하며, 그 안에서도 동시대성을 찾으려는 것에 가장 큰 중점을 두었던 것 같다.

2016년 활동내용과 2017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소개해 달라.
2016년에는 1시간 길이의 신작을 두 작품이나 만들었다. 역량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다보니 이렇게 작업을 해보았는데 다행이도 무척이나 재미있었고 많은 배움을 얻었다. 앞으로도 고블린파티는 장시간의 작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 또한 우리가 2016년에 낳은 아이들 〈옛날 옛적에〉와 〈은장도〉의 레퍼토리화를 위하여 이 아이들을 잘 키워보려 한다.

2017년 새해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2016년에 꽤나 많은 공연을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모든 공연이 중요했지만 그 중 가장 의미있었던 것은 울산과 대구, 안산 등의 지방공연이었다. 10년 정도 공연을 하면서 생각되는 것은 해외공연보다 하기 힘든 공연이 지방공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지방공연을 끝내고 났을 때의 성취감과 뿌듯함이 있는데, 이를 위해 주 활동지역인 서울 외의 지역에서 공연을 많이 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더불어 고블린파티와 함께하는 모든 이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대표 인터뷰 〈옛날 옛적에〉 방향제안_지경민)




■ 베스트 5 나인티나인아트컴퍼니 〈심연〉
우리 고유의 정서로 일컬어지는 한(恨)이라는 내면의 움직임을 정갈한 한국춤으로 구현해내는 작업을 짜임새 있는 군무와 신앙적 제의 양식, 정결한 분위기를 축으로 해서, 한의 표출보다 내면의 묘사에 초점을 맞춰 수행하여 한의 심오한 영혼 세계를 시적인 형상성으로 제시하고 한국춤의 오묘한 세계에 이르는 공감대를 세련미 있게 넓혔다.


안무자 장혜림
2016 창작산실 우수작품 선정 〈침묵〉
제16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선정 〈심연〉
제18회 크리틱스초이스 최우수안무가 선정 〈숨그네〉


주요 안무작: 〈침묵〉 〈심연〉 〈숨그네〉 〈븘나올〉

 




안무가 장혜림 인터뷰

2016 춤비평가상 베스트5 작품 선정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올 한해 〈심연〉 작품을 통해 삶의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었던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믿음으로 함께 해준 무용수들과 작품을 위해 도와주신 모든 분들의 노력과 수고에 주신 상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기쁩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언제부터 구상을 하게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처음 〈심연〉 작품의 불을 지피게 된 것은 컴패션밴드 활동을 하면서 세상을 보는 것과 살아가는 것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일어날 때 즈음입니다. 가난과 전쟁, 사고, 난민, 죽음,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어내고 있는 삶은 지금 현시대에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안에 안전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나는 어떤 춤을 추어야 할까하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심연〉은 삶의 희노애락 중 슬플 애(哀)를 춤으로 노래하듯 표현한 ‘애가(哀歌)’입니다. 인생의 크고 작은 풍랑에 부딪혀 가라앉아버린 사람들의 내면 깊은 곳의 애한, 정서적 공허함을 해결하지 못하는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을 보며 망망대해 위에 쓸쓸히 떠있는 돛단배를 떠올리며 안무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2016년 4월 크리틱스초이스 최우수 안무가 초청공연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했는가?
작품을 하면서 늘 고민하는 것은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길 바랍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이야기에서부터 함께 겪고 있는 시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번 〈심연〉에서도 관객 누구나가 보고 개인의 삶에서부터 사회적인 이슈, 역사까지 다양하게 연결시키며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힘든 시대와 상황을 겪어내고 있는 많은 분들의 상처와 고통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삶을 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으려 했습니다.

2016년 활동내용과 2017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소개해 달라.
2016년에 <심연>은 크리틱스초이스, 창무국제예술제, 스파프에서 공연했습니다. 마지막 작품으로 〈침묵〉을 무대에 올렸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나면 그제서야 보이는 아쉬운 부분들이 많아요. 내년에는 〈심연〉과 〈침묵〉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보완하는 작업과 더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2017년 새해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Ninety9 Art Company 동료들과 의미 있는 작업들로 행복하게 춤추고 무대에 서길 바랍니다.




■ 베스트 5 ● 모던테이블 〈속도〉
한국 전통음악에 대한 통념을 뛰어넘어 속도와 충돌시키는 신선한 실험작으로, 돌파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완성도를 높이는 끈기를 보여주었다.


안무자 김재덕
모던테이블 예술감독
아르헨티나 국립현대무용단 〈tension espatial〉 초청안무
브라질 지아데마 시립현대무용단 〈força fluida〉 초청안무
싱가폴 T.H.E 댄스 컴퍼니 초청안무 (〈Mr.Sing〉 외 5편)

주요 안무작: 〈다크니스 품바〉 〈속도〉 〈맨오브스틸〉

 




안무가 김재덕 인터뷰

2016 춤비평가상 베스트5 작품 선정을 축하한다. 수상 소감은?
애정을 쏟은 작품이 상을 받게 되어서 너무나 행복합니다. 그리고 항상 함께 해준 모던테 이블 단원들에게 감사하고, 이 상은 모두의 노력이 만들어낸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터 구상을 하게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2015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공연되었고, 국립국악원 민속 악단장이신 아쟁연주자 김영길 선생님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2016년에 SIDance를 통해 작품을 재정비해 좀 더 큰 극장에 맞는 포맷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했는가?
1차적으로는 무용가로서 제 자신이 하고 싶은 동작에 몰두하였습니다. 안무가로서의 제 동작의 정체성과 개성을 최대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동작들이 하나의 시퀀스로 만들어진 후엔 속도라는 주제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정리를 해가면서 자연스럽게 순차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속도’라는 것이 계속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 지루하다고 느끼고, 속도가 어떻게 역동적으로 변화되느냐에 따라 그 자체로도 음악적인 재미를 동작 속에서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최근 스토리텔링적인, 혹은 서술적인 작업을 지양하려고 하고 있어요. 원초적으로 접근해서 동작 그 자체로도 즐겁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움직임 자체에 더 몰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는, 올해 작품을 재정비하면서는 음악과 조명에도 관심을 쏟았습니다. 제 작품에는 딱히 대도구나 큰 소품이 등장하지 않아요. 대부분 블랙 댄스플로어만 깔려있는 빈 무대에서 작품을 올리기 때문에, 조명과 음악을 이용해서 동작을 극대화시켜 보여줄 수 있는 방법들을 주로 고안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신경을 쓰다 보니, 때로는 음악이 눈에 보이기도 하고, 동작이 음악적으로 귀에 들리는 듯도 합니다. 무용이 그 자체로 난해하다는 평이 흔하지만, 난해하지 않으면서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여기에서 시작되지 않나 싶습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활동내용과 2017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소개해 달라.
2016년에는 총 23번의 공연을 했어요. 〈다크니스 품바〉의 경우에는 중국 베이징댄스페스티벌과 일본 아키타, 그리고 영국 런던의 The place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베이징 댄스 페스티벌은 중화권의 첫 공연이라 많이 긴장했고, 일본 공연은 일본 무용의 대가인 이시이 바쿠와 히치타카 타츠미를 기리는 페스티벌이라 공연초청이 너무 꿈만 같았어요. 런던의 The place는 초청이 결정되고 나서도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또한 〈다크니스 품바〉 말고도, 야외공연을 목적으로 만든 〈맨오브스틸〉이라는 작품이 정말 많은 관심을 받아서 행복한 한해였습니다.
안산거리극축제를 시작으로 서울거리예술축제, 고양호수축제까지 수도권의 거리예술축제는 거의 다 가본 것 같습니다. 초연으로 올린 작품이었는데 많은 관심을 주셔서 너무 감사한 한해입니다. 〈속도〉도 그런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2017년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체홉 국제연극제의 초청이 확정되었고, 2016년 마지막 해외공연이었던 일본 아키타에서의 공연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브라질에서의 레지던시 초청안무가 있습니다.

2017년 새해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2016년도처럼 바빴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인 것 같아요. 올해는 무용수들의 부상이 있어서 마음이 아픈 일이 종종 있었는데, 내년에는 저희 단원들이 다치지 않고 항상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프로듀서가 종종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젓자’라는 말을 하는데, 그 말처럼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베스트 5 ● 댄스프로젝트그룹 Tan Tanta Dan 〈우물〉
독무 형식으로 드라마식 전개가 드문 일반적 춤 경향과는 대조적으로 안무자 자신의 개성이 강한 모노 댄스 드라마 양식을 통하여 이른바 헬조선의 희망 부재 현실에 대해 퍼포먼스 및 다양한 소도구 등의 장치와 모던 댄스 움직임을 주축으로 한 통렬한 드라마로 대응하는 가운데, 안무자의 자전적 정서를 모두가 공유할 의미로 승화하고 사회성 깊은 작품으로 구현하였다.


안무자 최진한
댄스프로젝트그룹 Tan Tanta Dan 대표
한국현대무용진흥회 2016 댄스비전 최고무용가상
2016 제37회 서울무용제 연기상 〈비밀의 정원-장은정 안무〉


주요 안무작: 〈A! man〉 〈목신의 오후〉 〈푸리〉 〈몽정〉

 




안무가 최진한 인터뷰

2016 춤비평가상 베스트5 작품 선정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감사합니다. 떠한 의미든 나를 돌아보고 격려하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합니다. 개인적으로 혼자 하는 소품들의 작업을 해오다가 모노댄스드라마라는 형식을 갖고 60분가량의 작품을 만들고 공연하는 과정은 저에게 대단히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온 세 번의 작업을 통해 스스로 조금은 성장했다고 생각하지만 자괴감에 빠지는 시간들은 점점 더 길어졌습니다. 내가 하는 이야기가 이기적이고 작위적이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늘 작업하면서 가장 큰 고민거리였는데 조금은 공감할 수 있다는 의미로 느껴져서 작업하는 데의 작은 안도와 뿌듯함을 갖게 합니다.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춤으로, 작업으로 이야기 하려 합니다.

언제부터 구상을 하게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2016년 11월, 최진한 세번째 모노댄스드라마로 초연된 작품입니다. 사회 안에서 걷고 먹고 생각하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이야기 하고 나누고자 하였습니다. 새로운 이야기 꺼리가 아닌 지금, 지금의 나를 생각하면서 내안의 여러 가지 모습 중에 불안전한 자아를 보고 내 모습이 나만의 것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와 같은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였습니다. 사회에 속해있는 나의 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했는가?
현재 세대를, 현 사회를 살아가면서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이 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다른 이에게도 같거나 비슷한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작업하였습니다. 어이없는 현실 속에서의 참담함과 공포감, 허탈감, 자괴감들이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밀려오고 무지함으로 덮으려하는 폭력 앞에서 나는 어떻게 이러한 감정들과 만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였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지점이 타인, 관객의 어느 지점과 만나 커뮤니케이션 되어 교감되길 원합니다. 그 안에서 느끼는 생각과 감정, 에너지에 대한 교감에 중점을 두었으며 내가 하는 이야기 속에서 당신의 모습을 발견했으면 했습니다.

2016년 활동내용과 2017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소개해 달라.
2016년도는 감사한 해로 시작해서 감사함으로 마무리되는 해입니다. 내가 언제까지 춤을 추며 살 수 있을까, 삶에 대한 걱정 고민이 많던 지난해를 지나며 올해 초에 용기를 받고 시작하였고 그래서인지 올해는 댄서로서, 저의 작업들로 끊임없이 몰두하고 땀 흘리는 시간들이었습니다.  2017년에는 아직 큰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내 생각과 뜻대로 이루어진다면야...... 춤추는 사람으로 좋은 공간과 시간이 주어진다면, 또는 찾아서 좋은 작업을 만들어 가는 것이 제일 행복한 시간일 것이고---. 기존에 해왔던 작업들을 수장시켜 버리는 아픔을 좀 덜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재정리하고 발전시켜서 아쉽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다져서 만들고 싶은 생각입니다.

2017년 새해에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늘 그렇습니다. 행복한 시간이길... 나와 나의 당신들이 그리고 나라가 행복한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주여.

 




■ 베스트 5 현대무용단 자유 〈광장〉
젊은 춤의 정신을 저항과 자유의 공간 ‘광장’에다 춤으로 풀어놓았다. 기억과 의식의 공간을 설정하는 틀로 연극적 장치, 프레임을 무대에 배치하는 등 감각적인 안무로 현재와 과거의 시공간이 중첩되는 (역사)공간을 무대에 구현해냈다. 감정을 덜어낸 치밀하게 계산된 춤의 언어로 춤의 사회적 실천의지를 실현하였다.


안무자 박근태
현대무용단 자유 대표
2014 SCF 베스트그룹상 수상 〈Man’s diary〉
2016 제37회 서울무용제 〈광장〉 우수상 수상


주요 안무작: 〈I Wish〉 〈Always be myside〉 〈lady Macbeth〉 〈Justice〉

 




안무가 박근태 인터뷰

2016 춤비평가상 베스트5 작품 선정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감사드립니다. 뜻하지 않은 수상소식에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안무자를 믿고 따라와 준 무용수들에게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특히 작품의 주연으로 연습기간 동안 많은 조언을 해준 안선희와 조현배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하고 싶습니다.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힘든 시기에 나온 작품입니다. 춤, 작품, 안무에 대한 확신과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로 여겨집니다.

언제부터 구상을 하게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몇 해 전 지인을 통해 우리나라에는 진정한 광장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광장이 있어야 할 곳에 지나치게 큰 분수대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화단 등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모여 우리의 말을 할 수 있는 공간의 부재에 대해…. 그 이야기를 듣는 그 순간에는 크게 동요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후로 작품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여기저기의 광장의 모습이 엄밀히 따지면 광장의 모습이라 불리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며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내용적 측면에서 광장은 당연히 있어왔던 것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공간적으로 해석해 그 상황이 줄 수 있는 감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했는가?
작품의 첫 영감을 받은 곳은 독일 뮌헨의 Marine Plazt를 봤을 때였습니다. 그곳의 광장의 모습은 사람들이 그 공간을 꽉 채운 상태에서 언뜻 보면 무질서하게 보이지만 그 속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질서를 보고 광장에서 우리의 움직임은 이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광장〉이라는 작품에서 꽉 채워진 공간속에서의 밀도와 그와는 또 다르게 새벽이나 해가 진 저녁에서 공허한 광장의 모습이 주는 빈 공간에서의 남겨지는 감정의 상태를 무대에서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그것을 저는 협소한 공간(제약이 있는)과 확 트인 공간이 주는 이질감에서 오는 무용수들의 신체 상태와 감정 상태를 무대 위에 나타내었습니다. 또한 이점을 이번에 연기상을 수상한 안선희 무용수가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호불호가 있는 마지막 장면의 경우, 공연이 끝나고 난 뒤, 안선희 무용수가 저에게 와서 혼자 뛰고 있는데 자신의 숨소리와 발자국소리만 들려 무섭기도 하고 외롭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무용수가 안무자의 생각과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를 정확하게 나타내주었던 것입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활동내용과 2017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소개해 달라.
2016년도에는 상반기는 작업을 준비하는 리서치의 기간이었습니다. 공연들이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었습니다. 무용단의 정기공연과 서울무용제 그리고 서울문화재단 우수레퍼토리 공연까지 쉴 새 없이 작업에 매진했던 한해였습니다.  〈광장〉 작품의 재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품시간을 좀 더 늘려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장면을  보완해 만들고 싶고, 또한 2인무를 준비하려 합니다. 남성2인무로 40대 무용수들과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2017년 새해에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라 안으로 울분의 2016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좀 더 진실과 정직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작업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무용단 내부적으로는 대표가 안선희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옆에서 최대한 열심히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원으로 활동을 할 예정이며, 현대무용단 자유가 좀 더 진정성 있는 작품으로 관객을 찾을 수 있도록 하려합니다.

 




■ 춤연기상 안선희(현대무용단 자유) 수상작 〈광장〉 (안무_박근태)
춤(몸)의 응축과 발산, 스스로 춤의 언어를 조절하는 내적 에너지의 충만함을 통해 무의식에 내재된 기억과 고통, 상처를 치열하고도 절제된 춤의 언어로 아름답게 그려냈다.


안선희
현대무용단 자유 단원
안선희 현대무용단 대표
2015년 부산무용제 〈12ft〉로 안무상과 여자연기상 수상


주요 안무작: 〈Heaven〉 〈근영아 놀자〉 〈The park〉 〈The hall〉

 




 

 

수상자 안선희 인터뷰 

 

 

 

2016 춤비평가상 춤연기상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소식을 들었을 때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많이 놀랐습니다. 또한 기뻤습니다. 이런 영광스러운 상을 받을 수 있게 한 감사한 분들이 생각이 납니다. 박은화 교수님과 이번 서울무용제 〈광장〉작품의 안무자 박근태, 함께 고생한 무용단원들입니다. 뜻이 깊은 상이라 부담감도 있지만 무대에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진정성 있는 작품 활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수상 작품은 언제 초연이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광장〉은 11월 서울무용제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오늘날의 광장의 역할에 대한 고민, 소리 없는 광장과 잃어버린 장소와 언어를 찾고자하는 작품입니다.

무용수로서 어떤 내용의 역할을 맡았고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춤추었는가?
특별히 역할이 주어진 것은 아니었고, 작품에서의 광장이라는 공간과 몸의 연결성을 찾아가며 공간이 주는 밀도를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그것은 누군가와 함께하고자 하는 욕망과 다시 공허함으로 채워지는 장소에서 존재하는 사람이고 현존하는 몸으로 반응되는 감정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무용수로서 다른 안무가의 작품에 출연했을 때와 본인이 안무한 작품에 출연했을 때 다른 점이 있다면 ?
안무자나 무용수로 활동하든 작품 주제, 의도에 집중하기 때문에 크게 다른 점은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안무자의 작품을 할 때 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거 같아 재미가 있고 많은 상상과 새로운 움직임들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2016년 활동내용과 2017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소개해 달라.
2016년에는 두 달에 한 번씩 공연을 한 것 같습니다. 2017년 또한 미리 잡혀있는 공연들이 많습니다. 춤추는 순간순간을 감사하며 여러 작품을 경험해보고 싶고 하고 싶은 작품을 만들면서 안무자로 더 열심히 활동하려 합니다.

2017년 새해 무용계에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용수 안무가들이 좋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었음 하고, 다양한 장르의 춤과 예술가들을 무대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춤연기상 이경은(리케이댄스) 수상작 〈마음 도깨비〉 (안무_이경은)
30분 길이의 고독한 솔로 춤을 통해 정화와 재생을 향한 은근하면서도 지구력 있는 춤을 보여주었다.


이경은
리케이댄스 예술감독
경기대학교 대학원 무용극전공 초빙교수
2012 광주비엔날레 개막공연 안무


주요 안무작: 〈ZERO〉 〈사이〉 〈TWO〉 〈모모와 함께〉

 




수상자 이경은 인터뷰

2016 춤비평가상 춤연기상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참으로 기쁜 소식에 감사할 뿐입니다. 특히 〈마음도깨비〉는 긴 시간을 준비하면서 자신에게 많은 도전과 변화를 시도한 작품이어서 이번 수상 소식이 큰 격려와 응원이 되었습니다.

수상 작품은 언제 초연이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마음도깨비〉는 한·불 공동제작으로 만들어진 30분 길이의 솔로 작품입니다. 먼저 2016년 5월 24일 프랑스 항콩트르 코레그레픽 인터내셔널 생상드니(구, 바뇰레 국제 안무 축제)에서 초연되었고, 한국 초연은 10월 7일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에서 공연되었습니다. 마음과 몸속에 부정과 욕망의 도깨비들은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상생을 위한 요소임을 인정하고, 마음 속 도깨비들을 한껏 드러내고 함께 흐드러지게 논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음과 양, 상극, 상생, 조화의 구성으로 안무해 보았습니다.

무용수로서 어떤 내용의 역할을 맡았고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춤추었는가?
이 작품에서 저는 저 자신이었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통해 공감을 만들어내고자 철저히 나 자신이고자 했습니다. 나 자신에 내재되어 있을 부정과 욕망의 모습을 도깨비로 상상하여 그로테스크한 움직임으로, 도깨비를 외면으로 드러내는 방법을 회화적 이미지로 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춤추는 몸이 잘 드러나게 하기 위해 의상을 최소화할 계획이어서 다이어트와 체력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많이 힘들었지만 자신에게 도전하는 무대였습니다.

무용수로서 다른 안무가의 작품에 출연했을 때와 본인이 안무한 작품에 출연했을 때 다른 점이 있다면?
아마도 필터링의 과정 없이 바로 직행하는 것이 차이가 아닐까요? 모든 그림과 콘셉트를 알아차리고 하는 상태에서 나는 주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6년 활동내용과 2017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소개해 달라.
올해 내내 〈마음도깨비〉 제작과 공연으로 프랑스, 한국에서 보냈습니다. 신나는 예술여행으로 소외지역에 있는 초등학교, 중학교로 춤 배달을 했고, 12월에 리케이댄스 레퍼토리 〈ZERO〉 공연으로 올해 활동을 마쳤습니다. 2017년에는 〈마음도깨비〉 투어가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브라질, 홍콩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리케이댄스 15주년 기념을 맞이해서 즐거운 기획을 구상중입니다.

새해 무용계에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야말로 상실과 불안의 시대에서 무용가로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며 무엇을 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하면서, 우리 무용계가 뭉쳐야할 때 뭉치고 또 좋은 작품 제작과 공연으로 대중들과 공감할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새해 무용계에 일어날 모든 공연예술과 교육 현장 등 모든 활동이 성숙하게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각자의 작업으로 바쁜 와중에서도 찾아가서 보고 싶은 공연이 넘쳐나고 보면 기분 좋은 영감을 교환할 수 있는 공연들로 가득 채워져 대중 속에 무용가로서 자부심 가득한 새해 만들어지기를 희망합니다.

 




■ 춤연기상  정기정(하야로비무용단) 수상작 〈흙, 태초에〉 (안무_정기정)
중력계에 살고 있음을 새삼 일깨우는 몸과 몸 움직임으로 표현의 견결함과 복잡미묘함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정기정
A.D.F 장학생
전국 차세대 안무가전 대상 수상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최고 무용가상 수상


주요 안무작 : <블랙 홀> <소풍가는 길> <회귀> <흙-태초에...>

 




수상자 정기정 인터뷰

2016 춤비평가상 춤연기상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춤비평가들이 뽑은 올해의 춤 연기상을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어 받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또한 춤꾼으로 반평생을 살아온 저에게는 용기를 주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상이란 항상 노력의 대가를 받는다는 느낌이라 보람됩니다. 앞으로 열심히 하라는 충고로 알고 춤추겠습니다.

수상작품은 언제 초연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흙-태초에〉는 2002년에 초연된 작품으로 2016년 제30회 하야로비 무용단 정기 공연을 통하여 재구성되어진 작품입니다. 성경 창세기에 원본을 바탕으로 내용과 형식에 충실하려고 했습니다. 최초 인류인 아담의 창조, 이브의 탄생, 뱀의 유혹으로 선악과를 먹는 아담과 이브,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아담과 이브, 빛으로 대변되는 신에게서 구원을 찾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의 역할을 맡았고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춤추었는가?
〈흙-태초에〉 작품에서 이브의 역할을 맡았고 작품 전체에 흐르는 주된 정서인 원시성을 적합하게 표현하려고 했으며 신체접촉에 주안점을 둔 동작언어를 성실하고 세밀하게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무용수로서 다른 안무가의 작품에 출연했을 때와 본인의 안무한 작품에 출연했을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춤꾼으로서 타 작품이든 저의 작품이든 임하는 자세는 항상 같습니다. 저의 작품에서는 저의 안무 의도에 맞게 스타일을 유지하고 다른 안무가의 작품에서는 안무가의 의도된 연출에 충실하려고 하며 저의 생각을 배제하고 임합니다. 그래서 안무가의 스타일에 맞추려고 노력하므로 다른 안무가들이 저의 스타일이 다양하다고 평을 합니다.

2016 활동 내용과 2017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소개해 달라.
2016년에는 금정산 생명문화 축전에 참가해 〈회향〉과 〈금어맞이춤〉에, 일본군위안부 해원상생 한마당에 참가해  ‘소녀상 모심춤’을 추었습니다. 제30회 하야로비 정기공연에서 안무, 극단 자갈치 창단30주년 기념 공연 〈Remember〉를 안무했습니다. 부산 민예총주관 ‘행렬 넘어 행렬’ 작품 〈회귀〉, 창작탈춤패 지기금지 정기공연, 마당극 〈소리굿 아구 2〉에서  소녀상 역할을 춤추었습니다.  2017년 새해에는 하야로비 정기공연과 극단 자갈치 〈Remember〉 재공연, 창작탈춤패 지기금지 순회공연, 다양한 민중 거리공연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2017년 새해 춤계에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한국춤계의 중년 춤꾼들을 위한 작품 활동무대와 지원금이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한국 춤계의 발전은 사실 중년 춤꾼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1968년대 이후 베이비붐 세대들 즉 대한민국 경제 붐 시기에 태어나 98년 경기침제, IMF를 겪은 지금의 중년 춤꾼들은 가장 예민한 감성을 갖고 있는 세대들입니다. 그런 극과 극을 견디며 춤을 추어 왔기 때문입니다. 지금 위치의 중년 춤꾼들은 한국 춤계를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해 왔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원로 춤꾼들의 노하우를 이어받아 독창적이고 다양한 작품들을 발표했습니다. 사실상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음 세대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줄 수도 있는 춤꾼들이 바로 지금의 중년 춤꾼들이라고 봅니다. 제가 작품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한국 춤계에 중간 역할이 무너질 수 있는 상태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원로의 가르침을 온고지신하여 다음 세대로 이어줄 한국 춤계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춤꾼들이 누구겠습니까?  바로 작금의 중년 춤꾼들입니다. 중년 춤꾼들을 지원하는 것은 곧 한국 춤계를 발전시키는 지름길입니다. 새해에는 중견 춤꾼들에 대한 관심이 보다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특별상

● 주디 반 자일 Judy Van Zile (무용인류학자. 하와이대학교 명예교수)


민족무용학자. 하와이대학교 명예교수.
라바노테이션 공인 교사
세계무용연구협의회(CORD),세계전통음악연구협의회(ICTM) 산하 Ethnochoreology 연구회, 국제라반기록법협회 회원


주요 저서: 『Perspective on Korean Dance(한국 춤에 대한 시각)』
     *세계무용연구협의회(CORD) 최우수출판상 수상

 한국의 춤과 무용가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외국 학자로 “최승희 춤의 국제성”을 주제로 2016년 10월 5-6일 무용역사기록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심포지움에서 〈한국에서 공연의 현대성: 최승희의 춤〉에 관해 발표했다.
 주디 반자일은 2002년 최승희 탄생 90주년 국제심포지움과 2011년 최승희 탄생 100주년 국제포럼 등 국내와 해외 여러 나라에서 열린 학술발표회에서 최승희에 대한 연구물을 발표했으며, 작고한 무용가 김천흥의 〈처용무〉를 무보화 하고, 『Perspective on Korean Dance』 발간 등을 통해 한국춤을 연구하고 해외에 널리 소개하는데 크게 공헌했다.




■ 몬도가네(Mondo Cane)상 (공동 수상)

● 조윤선(문화관광체육부 장관, 전 청와대 정무수석)
● 박명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 안호상(국립중앙극장장)

 
조윤선 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서 정관주 비서관과 함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모하였다는 참으로 수치스러운 여론, 박명진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를 금과옥조로 문화예술 불법 검열 및 감시를 획책하였다는 참으로 수치스러운 여론과 창작산실 무용부문 예산을 국립무용단 창작 지원금으로 전용한 점, 안호상은 국립중앙극장장으로서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공석 상태를 1년 4개월이나 방치, 단체운영에서의 파행을 범하였다는 참으로 수치스러운 여론에 따라 본 협회는 그 여론들의 진상을 밝히고 천추에 전하기 위해 수상자로 선정했다.

 * 몬도가네상 (Mondo Cane Award)
 
한국춤비평가협회가 2010년 처음 제정한 상으로 한국 무용계 발전을 위한 명목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그 발전을 크게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 사업이나 인물을 수상자로 선정한다.
 상의 명칭은 1963년 이탈리아 영화감독 야코페티 등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몬도 가네(Mondo Cane)’에서 따왔다. 몬도 가네(Mondo Cane)라는 말은 ‘개 같은 세상’이라는 뜻으로 다큐멘터리 영화는 세계의 기괴한 풍속을 담고 있다. 이 영화 개방 이후 한국에선 엽기적이고 부조리한 광경이나 사건을 풍자할 때 ‘몬도 가네 같다’는 비유를 많이 쓴다. 

2016. 12.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