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송년기획_ 이슈로 보는 2015 무용계

 ■ 한국 무용가들의 해외무대 진출 다변화  

 

 한국 무용가들의 해외무대 진출 양상이 다양화 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김재덕은 싱가포르 T.H.E댄스컴퍼니의 상임 안무가로 두 개의 신작을, 아르헨티나 국립무용단에서 초청 안무가로 새 작품을 안무했다.
 국립무용단이 <회오리>로 프랑스 칸무용제에서, 국립현대무용단이 <불쌍>으로 독일 베를린 ‘탄츠 임 아우구스트(Tanz Im August)’의 초청을 받아 폭스뷔네(Volksbuhne) 극장에서, 안은미무용단이 파리의 떼아트르 드 라빌에서 3개의 작품을 공연한 것도 유명 축제와 극장으로의 진출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로 기록될 만하다.
 멕시코 세르반티노 축제에서 한국특집 개최(김보라 박순호 최상철의 작품 소개)한 것과 디아츠앤코가 국제안무플랫폼 Camping에서 한국 안무가들이 대거 참여토록 한 것도 의미 있는 교류였다.

 




 ■ 무용계를 우울하게 한 사건들

 

 충남 홍성군이 군비 등을 지원받아 지난해 9월에 치러진 제1회 대한민국 전통무용제전 주최 측에 사업비 4억 원 중 약 2억7천만 원을 반환하도록 하면서 담당자를 경찰에 고발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무용계 원로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홍성군은 자기 고장 출신의 역사적 인물을 조명한 행사의 사업비 정산과 관련해 불법적인 행정조치와 고발로 행사 전체의 성과와 대외적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기자회견에 대해 무용계 일각에서는 정확한 진위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성명서 발표는 성급했다며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청주시립무용단 상임안무자 P감독이 전임 3대 안무자 시절 ▶입단비 명목의 금품 수수 ▶시립무용단원으로부터 오디션비 명목의 수백만 원대 금품 수수 ▶작품비 명목 금품 수수 등과 관련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결국 혐의가 있음으로 밝혀지는 불미스러운 사건도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공공 지원금의 유용, 교수임용과 입시, 병역면제, 직업무용단 입단을 둘러싼 금품수수와 고액의 레슨비 수수 등 비도적적인 무용계의 관행은 반드시 근절되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 역사 속으로

 1975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현대무용을 지도하던 육완순이 창단한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이 2015년 12월 5일 아르코예술극장대극장에서 ‘아름다운 40년’이란 타이틀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창단 멤버는 이청자 김옥규 이정희 김복희 김화숙 박명숙 박인숙 양정수.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은 소속 무용가들의 다양한 창작활동으로 우리나라 현대무용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예술감독 윤완순은 ‘상선약수(上善若水)’ 가장 선한 것이 물을 닮는 것이란 말처럼 단원들이 낮은 곳을 향하는 겸손함으로 지난 40년 동안의 컨템포러리 정신을 구현할 것을 당부했다.

 





 
■ 공공 무용단 현안과 운영에 대한 관심 증대

 ‘한국의 공공무용단 운영,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한국춤비평가협회의 포럼은 공공무용단 단원들의 설문조사를 곁들인 운영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와 외국의 공공무용단 운영사례 등을 토대로 실질적인 현안들을 도출했다.
 대전시립무용단도 창단 30주년을 맞아 공공무용단의 현안과 미래상을 모색하는 포럼을 가졌다. 이 두 포럼에서는 예술감독의 임기와 고령화, 정년 및 오디션 문제 등이 가장 핫한 이슈였다. 천안시립무용단과 광주시립발레단에서는 외국의 직업무용단 운영사례에 대한 특강을 개최하기도 했다.
 12월 6일 공공무용단 예술감독들은 서울에서 모임을 갖고 ‘전국 시·도립 무용단 예술감독 협의회’를 2016년 2월에 공식 출범하기로 합의했다.

 





 ■ 지역 무용계의 변모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이 새로 개관했다. 개관 페스티벌에는 29개국 33개 작품이 공연되었고, 관객 수는 1만675명으로 집계됐다. 총 96회차 공연 중 전체 객석 점유율은 86%였고 이중 유료 관람객은 60% 수준이었다. 페스티벌 기간 중에는 유럽, 아시아, 북미 등 전 세계 공연예술 관계자 200여명이 다녀갔고 계원예술대 융합예술과 등 서울 지역 단체 관객들도 많았다. 아시아무용단이 창단되었고 그 첫 공연이 아시아예술극장과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되었다.
 10월 1일부터 11일까지 신은주무용단 주최, 부산국제춤마켓조직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2015 부산국제춤마켓(Busan International Dance Market:BIDAM)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을 계기로 본격적인 마켓으로의 변신을 표방하고 개최되었다. 이 마켓은 향후 영남지역 무용가들의 국제교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새로운 국제 무용축제의 태동과 기존 축제의 답보

 

 SPAF, SIDance, Modafe 등 기존 국제무용축제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창무국제무용제가 지원금의 대폭 증액으로 종합무용축제로 변신했고, 뉴댄스아시아국제축제(구 광진무용축제)는 아시아 무용가들의 네트워킹의 장으로, 서울국제즉흥춤축제(Simpro)는 원로 무용가 수잔 버지를 초청, 안무가들을 위한 즉흥 워크숍 프로그램을 별도로 편성하는 등 워크숍을 강화하고 부산과 대구에서 즉흥춤축제를 연계하는 등 네트워킹 확장에 공을 들였다. 노원국제코믹댄스페스티벌, 불교무용대전, 수원발레축제, 고양국제무용제, 세종국제무용제 등이 올해 새롭게 태동되었다.
 (사)한국발레협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발레축제는 공공적인 성격의 축제임에도 축제 운영에서의 문제점과 매년 되풀이 되는 창작발레 작품의 빈약한 예술성으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었다.

 




 ■ 주목할 만한 직업무용단의 작업들

 

 국립발레단은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새로운 레퍼토리로 확보한 것과 <백조의 호수> 공연에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프리드만 포겔을 객원으로 초청 주역 남성무용수의 전범을 보여주면서 예술적인 완성도를 배가시킨 노력이 주목을 끌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그램 머피의 지젤> 초연, 창단 20주년을 맞은 서울발레시어터의 기념 사업들, 광주시립발레단의 객원 안무가·무용수를 초청해 만든 모던 발레 공연과 지역소재 작품을 재창작 하는 시도 등도 호평을 받았다.
 국립무용단의 <회오리> 업그레이드 작업과 <코리아 환타지>의 또 다른 버전으로 제작한 <향연>공연, 홍승엽 예술감독이 이끄는 대구시립무용단이 홍콩의 챠오(Willy Tsao) 예술감독이 이끄는 CCDC(City Contemporary Dance Company), 일본의 노이즘(Noism) 예술감독인 가나모리 조(金森 穣) 무용단과 함께 ‘니가타 인터내셔널 무용 페스티벌’ 참가를 통한 국제교류 활동도 눈길을 끌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춤이 말하다’ 등 기획공연과 가족 관객들을 위한 <어린 왕자> 등의 제작을 시도하는 의욕을 보였으나 신작들 대부분이 기대만큼의 수준을 보여주지 못하고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2015. 12.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