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1) 제8회 후쿠오카 댄스 프린지 페스티벌
일본 안무가들의 아시아 시장 진출의 장
후쿠오카댄스프린지페스티벌(FDFF: Fukuoka Dance Fringe Festival)은 공연 기회를 자주 갖기 힘든 일본의 젊은 안무가들에게 점점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마다 신청자들이 늘어나고, 시연되는 작품의 성격이 다양해지고 완성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 등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2008년에 태동, 올해로 8회째를 맞은 후쿠오카댄스프린지페스티벌은 처음에는 일본의 젊은 무용가들이 자신들의 작업을 선보이고 서로간의 교류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공연의 장이기 보다는 자신들의 작품이 해외 무대에서 공연할 기회를 갖는데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듯했다. 곧 국제적인 플랫폼(Platform)으로서의 기능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었다.
요코하마댄스콜렉션이 크게 시니어와 주니어 2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젊은 안무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경연을 펼치고, 몇 개의 쇼케이스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프랑스 정부와 스페인 페스티벌 등과 연계해 시상하는 등 비교적 체계적이고 큰 규모로 펼쳐지는 경연의 장이라면, FDFF는 비경연이며, 참여하는 작품의 질도 그 편차가 비교적 크다.
2월 6일부터 8일까지 후쿠오카의 Pomplaza홀과 Konya갤러리에서 계속된 올해 FDFF의 경우 참가한 25개의 작품 중 적지 않은 작품들이 평균점을 웃도는 수준을 보여주었다. 서울댄스콜렉션과 서울댄스플랫폼, 광진국제무용제와 서울안무가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작품들이 초청된 한국 안무가들과 홍콩 안무가 및 일본 안무가의 몇 개 작품들은 중국과 싱가포르, 한국에서 열리는 올해 국제 무용축제에 초청되었다.
수년 동안 FDFF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Yoshiko Swain은 “소박한 페스티벌이지만 국제무용제와 연계를 통해 교류 범위를 넓히고 인적인 네트워킹을 확대하기 시작하면서 축제의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의 컨템포러리 댄스를 발전시키기 위한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2월 8일에는 싱가포르 Contact 컨템포러리 댄스 페스티벌의 설립자이자 T.H.E 댄스 컴퍼니의 예술감독인 Kuik Swee Boon이 상가포르의 페스티벌과 무용계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일본 중국을 비롯해 매년 주제를 달리해 열리는 이 작은 스피치 섹션은 아시아 주변국의 컨템포러리 댄스와 일본의 춤 환경을 이해하는 장이 된다.
공연 뿐 아니라 워크숍과 스피치 프로그램이 함께 열리고 있는 이 축제의 가장 큰 이벤트는 모든 참가 작품들의 공연이 끝난 후 전문가들의 관람평을 듣는 순서로 올해는 춤비평가이자 FDFF의 자문위원인 Takao Norikoshi, 중국의 축제 기획자인 Kwong Weilap, 안무가 Kuik Swee Boon, 광진국제무용제 예술감독인 유호식과 그리고 필자가 참여했다. 축제의 예술감독들은 관람 소감과 함께 공연된 작품 중 올해 자신들의 축제에 초청할 6명의 안무가들을 함께 발표했다.
4번째 FDFF를 지켜본 필자는 조금씩, 차근차근 성장해 가고 있는 이 축제가 일본 의 컨템포러리 댄스를 발전시키는 완충지대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음을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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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케치(2) 20주년 맞은 요코하마댄스콜렉션 & 요코하마공연예술미팅
같은 기간에 경연과 마켓을 결합시킨 운용의 묘
안무가 Kaori ITO의 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공연(1월 31일)으로 시작된 요코하마댄스콜렉션은(Yokohama Dance Collection)은 2월 15일까지 Red Brick Warehouse를 중심으로 개최되었다.
컨템포러리 댄스의 보급과 신인 안무가의 발굴 지원, 차세대 안무가 육성 지원, 댄스 분야의 네트워크 기능 강화를 목적으로 1996년 바뇰레 국제안무콩쿨(현, 센-생드니 국제안무대회)의 일본 플랫폼으로 출발한 Yokohama Dance Collection(이하 YDC)은 한국의 안무가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무용가들이 YDC에서의 입상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고, 해외에서 연수 기회를 제공받았으며, 이를 통해 주목받는 안무가로 성장했다.
지난 20년 동안 YDC는 젊은 안무가의 등용문이자 일본 국내 유일의 경연 기능을 갖는 페스티벌로 매년 확장되어 왔다. 2000년에 주일 프랑스대사관의 협력으로 '솔로 X 듀오 컴피티션'을 신설해 일본 플랫폼과 동시에 개최했고, 2005년에는 아시아의 안무가를 알리기 위한 댄스 마켓 구축을 위해 〈Yokohama Dance Collection R〉로, 2011년에는 과거 15회의 개최 경험을 토대로 참가 안무가들을 널리 소개하기 위해 〈Yokohama Dance Collection EX〉로 재출발했다.
경연 부문은 안무 경력이 있는 젊은 안무가들이 참여하는 '컴피티션 I'과, 안무 경험이 없는 세대들에게 작품 창작의 기회를 제공하는 '컴피티션 II 신인안무가 부문'으로 나누어져 치러진다. 컴피티션 I은 일본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올해는 '컴피티션 I'에 한국의 이세승, 중국의 Yang Hao, 필리핀의 Razel Ann Aguda Mitchao를 비롯해 7명의 일본 안무가들이, '컴피티션 II‘ 에는 12명의 일본 안무가들이 최종 본선에 진출했다.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요코하마댄스콜렉션 수상자들의 공연 Yuriko Suzuki(11일),김보라(13일), Yo Nakamura의 공연(15일)이 이어졌고 축제의 마지막은 Japan-Korea
Dance Exchange 프로젝트로 Daisuke Inoue와 한국 안무가 이상훈의 협업 공연(2월 14-15일)이 장식했다.
YDC는 공익재단법인 요코하마시와 프랑스대사관이 공동 주최를 하고 있다. 그리고 예술문화진흥기금이 후원을 한다. 자체 수입을 통해 60% 정도, 공공 지원금과 협찬금으로 40%를 충당한다. 티켓 판매 외에 겨울에 창고 근처에 개장하는 스케이트장의 입장 수입을 운영 재원으로 사용한다.
요코하마댄스컬렉션 프로듀서인 Katsuhiro Nakatomi는 “공연 프로그램 못지않게 인적 네트워크, 극장과 페스티벌 간의 네트워크 확장에 신경을 쓰고 있다. 마켓 기능 구축을 위해 국내외의 극장 및 페스티벌 디렉터를 다수 초청, 경연 프로그램의 안무가가 각국의 페스티벌 등에 참가해 공연하도록 하는 기회를 넓히려고 노력중이다”라고 달라진 운영방향을 들려주었다.
올해는 스페인 마스단자, 루마니아 Sibiu 국제 씨어터 페스티벌, 네덜란드의 Utrchet 스프링 공연예술축제 감독을 비롯해 독일, 라트비아, 필린핀, 핀란드, 프랑스, 폴란드, 싱가포르, 헝가리, 한국의 축제감독과 프로듀서, 극장 감독 등이 초청되었다. 현재 YDC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서울세계무용축제, 서울안무가페스티벌, 한국춤예술센터,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iPAP)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올해 YDC 경연I에는 9개국에서 총 90명이 응모했으며, 4개국에서 모두 10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입상자들은 다음과 같다.
•The French Embassy Prize for Young Choreographer
Mikiko KAWAMURA 〈Inner Mommy〉
•MASDANZA Prize
Haruka KAJIMOTO 〈then and after that〉
•Sibiu International Theater Festival Prize
Ikumi KUROSU / Naoto KATORI 〈RE:DIVISION〉
•Encouragement Prize
Kaho KOGURE 〈Far Eriche〉
Ai TOHTOUMI 〈Daytime soliloguy〉
Razel Ann Aguda MITCHAO 〈LA ELLE S’EN VA (there she goes)〉
2015 요코하마 공연예술 미팅(TPAM in Yokohama 2015)
‘공연예술 프리젠터들과 관객들의 국제적인 만남’을 표방한 요코하마공연예술미팅(TPAM in Yokohama 2015)은 2월 7일부터 15일까지 요코하마 Creativecity센터와 카나가와 아트센터 등에서 열렸다.
요코하마공연예술미팅은 올해 20회를 맞았으며 아시아 예술가들의 플랫폼으로서의 기능과 국제적인 아티스트와 프리젠터들의 네트워킹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
무용 연극 등 각 장르에서 4명의 프로듀서들이 선정한 12개의 Showing과 공동제작 작품 등의 공연 프로그램과 아시안 아티스트 인터뷰, 네트워킹 프로그램, 그리고 주최측과 각 단체들이 준비한 크고 작은 쇼케이스 공연들이 9일 동안 요코하마 곳곳에서 펼쳐졌다.
프로듀서 선정 쇼잉 프로그램에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안무가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일본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공연되었다. 몇 개의 국가간 협업 작업이 선보였고 이중에는 2013년 비엔나 ImpusTanz에서 공연된 프랑스의 제롬 벨과 태국 Pichet Klunchun의 〈Pichet Klunchun and Myself〉도 포함되어 있었다.
28개의 쇼케이스 공연 중 한국과 일본의 공동제작 작품인 〈Black Tomatoes〉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일본의 안무가 Fujiyama Annette와 한국의 이주형이 이끄는 Dance Theatre 4P가 함께 만든 이 작품은 두 명의 남성 무용수들이 텍스트를 곁들여 진행하는 30분 길이의 작품이다.
대부분의 공연예술 마켓이 그렇듯 학술 프로그램과 스피드 데이팅, Late Night Meeting Point 등 공연 작품을 사고파는 장과 네트워킹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주최측에서 밝힌 행사 기간 동안 공식적으로 등록한 델리게이트들의 숫자는 450여명 정도였다.
후쿠오카에 이어 요코하마공연예술미팅에도 참여한 싱가포르의 안무가 Kuik Swee Boon은 “내년에 이 마켓의 쇼케이스 프로그램에 출품할 예정이다. 우리 컴퍼니가 아시아 권 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다른 나라로 진출하는데 있어 발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안무가 김재덕과 두 번째 작품을 오는 11월 싱가포르에서 초연할 예정인데 한국과 싱가포르의 합작 작품도 델리게이트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 같다”고 참가소감을 들려주었다.
무용 뿐만이 아니라 연극, 음악, 복합예술 장르가 두루 포함된 이 마켓은 밖으로 드러나기에는 요란스럽지 않았지만, 요코하마 도시 곳곳에 흩어진 10여개의 크고 작은 공연장과 스튜디오에서 20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실속있게 치러지고 있었다. 10년이 된 우리나라의 서울공연예술마켓(PAMS)과 비교했을 때 프로그램의 다양성 면에서도 훨씬 앞서 있었다.
경연(요코하마댄스콜렉션)과 마켓(요코하마공연예술미팅)을 결합해 같은 기간에 국제 행사를 개최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문화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고양시키는 요코하마시의 전략적인 예술정책 역시 10월에 비슷한 성격의 공연예술 축제가 중복 난무하는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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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프로그램_ 2015 댄스 아카이브 프로젝트(Dance Archive Project)
춤 문화유산의 생산적 재창조
요코하마공연예술미팅의 다양한 프로그램 중 가장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2월 10일부터 15일까지 Bank ART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5 Dance Archive Project 였다.
가즈오 오노 댄스 스튜디오(Kazuo Ohno Dance Studio)에서 추최한 이 프로젝트는 5개의 공연과 일본의 근대무용을 이끈 3명의 무용가들의 자료 전시가 어우러진 특별한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전시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상에는 이시이 바쿠가 1926년에 만든 소품에
출연하는 무용가 최승희의 공연 모습이 담겨 있었다. 비록 아주 기교적인 춤은 아니더라도 당시 16세의 나이로 일본으로 건너 온 최승희가 어떻게 바로 무용 공연에 출연할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더해주는 영상이었다.
5개의 각기 다른 공연 프로그램은 5일 동안 모두 6번에 걸쳐 공연되었다. 5개의 프로그램은 1. Toshiko Oka와 Masaru Kakio의 〈The Operation Theatre〉 공연, 2. Takao Kawaguchi의 About Kazuo Ohno (short version), 3. Yoshito Ohno의 〈Tango〉, 4. Takao Kawaguchi의 About Kazuo Ohno (long version), 5. project OH! YAMA의 〈Odorubaka〉 공연이었다.
Archive Materials Exhibition "Searching for the Japanese Modern Dance Roots"란 제목으로 열린 전시회에는 일본의 근대무용을 이끈 Takaya Eguchi(1900-1977), Kazuo Ohno(1906-2010), Baku Ishii(1886-1962)의 사진과 책자, 공연 필름 등이 전시 상영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진 않았지만 연일 꽤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 필자가 보기에도 관람객들이 꾸준히 오는 것을 보고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관람객들은 이들 무용가들의 작품 사진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 외에도 그들의 작업을 기록한 책자들을 넘겨보고, 비디오 모니터를 통해 무용가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상영되고 있는 영상을 보는 등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모습들이었다.
평일 저녁과 휴일 낮 시간에는 5개의 공연 프로그램들이 바로 옆 스튜디오에서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별다른 무대설치 없이 스튜디오 바닥에서 행해진 공연에는 70여개의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연일 관객들로 가득 찼다. 생존한 아티스트의 공연도 아닌, 작고한 무용가들의 작품 공연에 대한 일본 관객들의 특별한 관심 역시 또 한번 필자를 놀라게 했다.
2월 10일과 11일에 공연된 〈The Operation Theatre〉는 1933년 Takaya Eguchi와 그의 부인인 Misako Miya에 의해 독일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이 작품이 Toshiko Oka와 Masaru Kakio의 춤과 Yoshto Ohno의 드럼 연주와 Yochiro Yoshikawa의 세트 디자인과 함께 재연되었다. 이날 공연에는 부토 댄서인 오노 가즈의 춤을 재현한 프로그램과 부토 댄서 Yoshito Ohno의 〈Tango〉 공연이 함께 선보였다.
2월 12일과 13일에 공연된 “About Kazuo Ohno” full 버전 공연은 부토 댄서인 Takao Kawaguchi가 ‘부토의 디바’로 불리었던 오느 가즈오의 춤들을 새롭게 재연하는 형태로 공연되었다. 부제는 “Reliving the Butoh Diva's Masterpieces”. Takao Kawaguchi는 오노의 움직임과 의상, 음악, 발놀림 등을 연구해 오노의 느낌 그대로를 담아 공연했다.
2월 14일과 15일에 공연한 〈Odorubaka〉는 1926년 이시이 바쿠가 최승희와 다른 두 명의 여성 무용수를 위해 만든 작품 〈Grotesque〉를, 남겨진 9.5 mm 필름에 의거해 부분적으로 재현하고 이를 토대로 다시 새롭게 창작한 작품이다.
project OH! YAMA를 이끄는 Yuri Furuie가 안무하고 그녀를 포함해 3명의 무용수가 출연한 이 작품은 "Head over Heels Crazy About Dance"란 부제가 붙어 있다. 안무가는 일본 무용과 유럽 무용이 혼재한 이시이 바쿠의 춤의 색깔과 그의 몸의 에너지 등을 분석해 작품 속에 반영했다. 의상 역시 당시 무용수들이 입고 나왔던 것을 유사하게 재현해 냈다.
간간이 기록으로 남겨진 영상 필름을 오버랩 시킨 이 작품은 무용수들의 표정 연기를 곁들인 코믹한 움직임이 곁들여진 다양한 춤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이 작품은 오는 6월 3일부터 6일까지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되는 국제코믹댄스페스티벌에 초청되어 한국의 관객들에게도 소개될 예정이다.
2015 댄스 아카이브 프로젝트(Dance Archive Project)는 무용가들이 남긴 춤 문화유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고 이를 생산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기획이었다. 옛것을 냉동고에 보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동해서 이를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게 새로운 요리로 선보이는, 전통의 재창조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일본인들의 지혜를 보여주는 작업이었다.
인터뷰_ 댄스 아카이브 프로젝트 기획자 Mizohata Toshio
“대지진 이후 아카이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장광열 당신이 기획한 〈2015 Dance Archive Project〉는 춤 문화유산의 생산적 활용이란 점에서 무척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였다. 언제부터 이 작업을 준비했는가?
Mizohata Toshio 〈Odorubaka〉는 가즈오 오노 페스티벌에서 2013년에 공연된 작품이었으며, 2013년 11월에 다시 제작하기로 되어있었고, 〈The Operation Theatre〉도 함께 만들었다. 그리고 요시토 오노의 <탱고>는 작년 12월에 만들어졌다. 요코하마공연예술회의와 연결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이번 프로젝트가 일본 무용계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일본에는 지난 몇 년 동안 무용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2011년 일본대지진 이후에 사회 전반적으로 archive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2015년 댄스 아카이브 프로젝트는 무용 아카이빙이 창조에 있어서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 지 실험적이며 명백한 방법을 제시해줌과 동시에 왜 우리가 무용 아카이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던져준다.
올해 일본에서는 서양의 현대무용이 이입된지 100년을 기념하는 공연들이 잇따라 준비되고 있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전시와 공연이 병행된 프로젝트에 관람객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번 프로젝트의 예산은 어떻게 확보했는가?
이 프로젝트는 일본예술위원회에서 후원했다. 그러나 후원금이 충분치 않아 가즈오 오노 댄스컴퍼니와 칸타 컴퍼니가 보조해 주었다.
전시장에 상영되고 있는 댄스 필름에는 최승희(Choi Seung Hee)가 춤추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은 그녀의 스승인 이시이 바쿠의 〈Grotesque〉가 맞는가?
그 필름에 등장하는 작품은 바쿠 이시이가 안무하고 최승희, 류코 이시이, 요시코 이시이가 공연한 <그로테스크>였고, 또 다른 하나는 바쿠 이시이의 솔로인 <마스크>라는 작품이다.
영상은 4분 정도 되는듯 했다. 이 작품은 원래 몇 분짜리 작품인가?
몇 분짜리였는지는 잘 모르지만 남은 게 그것 밖에는 없다.
어떻게 이 필름을 구하게 되었는가?
영상은 Shinichi Shimizu가 촬영했고 시즈오카의 시마다 시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었다. 시미주는 시마다시에서 태어난 문화기획가(Cultural Organizer)였고 약국을 운영했던 인물이다. 그는 또한 사진과 망원경 애호가였다. 1937년 다니엘즈 코멧이라는 행성을 발견했고 그의 저서와 사진들은 시마다 시에 기부되었다. 나는 그 영상을 시마다 시립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최승희가 1926년 내한 공연을 가진 이시이 바쿠를 따라 무용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그해에 이시이 바쿠의 안무 작품에 출연해 춤추는 모습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이 필름은 한국의 무용계에도 자료적인 가치가 있다. 이시이 바쿠의 작품 스타일을 연구하는 데도 물론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영상은 오랜 기간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시이 서거 40주년이었던 2002년, 시에서 이 영상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 역시 가즈오 오노 축제 당시 자료를 정리하다가 2011년에 처음 발견했다. 이 영상은 당시 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자료 중 하나였다.
〈Odorubaka〉에는 이시이 바쿠의 작품이 영상으로 사용되었다. 어떤 작품들인가?
프로젝트 오야마의 공연에 소개된 두 영상은 시미주콜렉션의 <그로테스크>와 독일 WEGE ZU KRAFT UND SCHONHEIT의 시걸 댄스이다. 40주년기념 이벤트에서 재구성된 영상들은 Appetite, Frighten, Snake Spirit and Meian (Light And Darkness)이다.
〈Grotesque〉는 3명의 무용수들이 춤추었다. 〈Odorubaka〉는 이시이 바쿠의 오리지널 작품과 OH! YAMA 컴퍼니가 새롭게 안무한 작품이 함께 공연된 것이 맞는가?
오야마는 바쿠 이시이의 초기 작품들과 비쿠 이시이의 다른 작품들과 합하여 일본의 20세기 모던댄스를 표현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를 21세기의 시작 시점에 오버랩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무용수들이 입은 의상은 〈Grotesque〉의 의상과 비슷했는데 오리지널 작품과는 어떻게 다른가?
의상은 비슷한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 자세히 보면 많이 다르다.
오노 가즈오의 춤 스타일을 재현한 작업들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보면서 일본은 중요한 무용가들에 대한 기록 작업과 이를 전승시키는 일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작업을 위한 예산은 어떻게 확보하는가?
우리 댄스아카이브는 독립 프로젝트이며 큰 지원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DAP를 포함한 몇 개의 프로젝트는 예술위원회나 관련 예술기관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이번 전시와 공연을 한국에서도 개최하길 원한다면 가능한가?
프로젝트를 한국으로 가져가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각 아티스트들과의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
춤 문화유산의 보존과 전승이라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오느 가즈오 무용연구 사무국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