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지난 1월2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3년도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 지원심의결과가 발표됐다. 심의 결과에 따르면 공모사업에 신청된 사업 중 총 282개 사업에 81억2천9백8십만원이 지원됐다. 비평활성화를 위한 지원금에는 전체 지원금액의 약 5%에 해당되는 총 4억4백만원이 지원됐고, 그 중 공연예술에는 2억5천4백만원, 시각예술에는 1억5천만원의 비평활성화 지원금이 각각 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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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활성화 지원금, 연극에 비해 무용 4천만원 이상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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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공연예술비평활성화 사업의 총 금액 중 분야별 지원액을 살펴보면 무용 6천9백만원, 연극 1억1천3백만원, 음악 2천5백만원, 전통예술 3천2백만원씩 배정돼 있다. 무용비평 분야에서 7개의 지원분야 중 무용만을 대상으로 비평을 싣는 전문지들은 <몸>, <춤>, <춤과 사람들>, <춤비평>지 등 4개이다. 4개의 전문지들의 지원금은 각각 <몸>지는 1천5백만원, <춤>지는 1천7백만원, <춤과 사람들>은 1천5백만원 그리고 <춤비평>지는 3백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될 예정이다. 지원금 자체 금액으로만 보자면 날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출판업계에서 지원금에 힘입어 1년의 살림살이를 하기란 빠듯해 보인다.
우선 장르별 지원금액을 비교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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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활성화를 위한 공연예술 지원금 총액을 시각예술과 비교해 보면 각각 2억5천4백만원과 1억5천만원이 배정되어 있다. 시각예술 분야는 미술뿐 아니라 건축과 디자인 등 응용미술을 포함해 총 19개의 항목에 지원금이 배정돼 있다. 그 중 9개는 전문지, 10개는 개인연구서 지원에 관련된 것이다. 공연예술 분야는 4개의 장르로 구분돼 각각 연극 1억1천3백만원, 무용 6천9백만원, 음악 4천만원, 전통예술 3천2백만원의 지원을 받게 된다.
이 두 분야의 지원금액은 비평활성화 지원금액 총액에서 약 6대4의 비율을 보이며 공연예술이 시각예술보다 지원금을 더 많이 배정받고 있다. 아래의 도표를 살펴보면 두 장르간의 시장규모를 살펴볼 수가 있는데 미술시장은 전체 매출액은 공연시장에 비해서 2배 가까이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지만 그에 비해 종사자수는 공연시장이 미술시장보다 약 9배 가량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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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공연시장이 단위 작품 생산당 더 많은 인력이 투여되고 있으며, 더 많은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예술의 장르적 특성상 투여인력대비 생산성이 비례관계를 맺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다시 공연예술에서는 단위 예술작품 당 더 많은 인력이 투여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많은 국민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생각했을 때 안정적인 공연예술계 활성화를 위해 조금 더 배려된 지원금의 증액에 대해 고려할 여지가 있다.
춤 비평 활성화 지원금, 전문지 발간에 너무 평중(84%) 되어 있어
여기서 무용 분야로 시선을 집중시켜 보자. 공연예술에서 무용비평 활성화를 위해 지원되는 금액은 총 6천9백만원이다. 무용분야에는 총 7개 사업에 지원금이 배정되엇다. 이중 6개가 전문지 지원이고, 나머지 1개는 개인 비평지 발간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비평활성화사업지원의 지원신청 분야, 및 대상 기준을 살펴보면 우선 크게 ‘전문지 발간 지원’과 ‘비평활동 지원’의 두 가지로 나뉜다. 전문지 발간 지원의 신청자격은 최근 3년 이상(2010~2012년) 공연예술 전문지를 발간한 단체이고, 비평활동 지원은 최근 3년 이상(2010~2012년) 공연예술 관련 연구실적이 있는 단체 및 개인이 자격을 가진다.
전문지발간 지원은 공연 리뷰, 비평문, 국내외 각종 관련 정보 등을 포함한 전문지를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사업을 대상으로 하며, 비평활동 지원은 비평적 이슈를 가지고 기획된 세미나, 심포지엄 등 학술행사, 비평매체 발간(온라인 매체 포함), 해외 비평 동향에 대한 조사 연구 활동 그리고 개인 비평집 발간 사업을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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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분야 7개의 전문지는 월간 <춤>이 1천7백만원, 월간 <몸>이 1천5백만원 그리고 월간 <춤과 사람들>이 같이 1천5백만원의 지원금액을 받게 된다. 현대미학사의 <공연과 리뷰>는 1천만원, 미학예술비평 전문지 <민족미학>은 6백만원의 지원금을, 한국춤비평가협회의 <춤비평>지 발간이 3백만원을 배정받는다. 개인비평활동 지원에는 유일하게 심정민 평론가가 3백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춤 전문지, 비평지면 더 늘여야
우선, 무용분야 비평활성화 지원금액의 특성을 연극계와 비교해보자. 연극계는 전체 10개의 분야 중 정기발간 3개(<한국연극>, <연극평론>, <공연과 이론>), 단행본 사업 5개, 학술행사 2개 등 월간지는 1개만 지원금을 받는 반면 무용계는 전체 7개 분야 중 6개가 정기발간물 사업이다. 정기 발간물 3개 중 월간 <한국연극> 5천만원, 계간지 <연극평론>이 1천8백만원, <공연과 이론>이 1천5백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정기 발간물에 총 8천3백만원의 지원금을 배정됐다. 이는 무용분야의 7개 정기발간물이 총 6천6백만원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무용분야가 연극분야에 비해 정기발간물의 종류가 더 많아 예산이 더 작게 분배된 결과를 살펴볼 수가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것은 말 그대로 ‘비평활성화’ 기금이다. 현재 비평이 실릴 장은 더욱 더 사라지고, 질적으로 퇴보하고 있는 비평계를 볼 때 당면한 과제들이 많이 있지만 비평 활성화를 위한 공적 기금 지원의 중요성은 재차 강조할 필요도 없을 듯하다.
문예진흥기금을 지원받는 각 춤 전문잡지들은 지원금 사용의 목적에 부합되게 춤 비평 지면을 더욱 확대하고 비평가들에 대한 원고료 지원도 더욱 늘릴 필요가 있다. 비평 지면이 더욱더 늘어나고, 다양한 의견이 담긴 비평가들의 글을 실어 비평계를 활성화 시키고 나아가 그것이 공연계 전체의 건강한 공연생태계가 조성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비평의 영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비평 매체들에 대한 지원금을 다양화시키고, 더욱 증액시키는 것이 ‘비평 활성화’의 근간이 됨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