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우리는 행복한가?
얼마 전 잡코리아에서 남녀직장인 1,709명에게 직업만족도 설문조사를 했더니 가장 행복할 것 같은 직업 1위로 ‘예술가’(18.7%)가 뽑혔다. 사람들이 예술가를 선망하는 이유는‘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같아서’였다.
네델란드 화가이자 경제학자인 한스 애빙은 <왜 예술가들은 가난해야 할까?> 라는 책에서 'Art Rush'를 이야기하면서 금광을 찾아 몰려드는 골드러쉬(Gold Rush)처럼 예술로 성공을 지망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지만, 정작 예술계도 프로스포츠처럼 1등이 모든 성과를가져가는 승자독식 구조로 인해 정부지원 및 기업후원의 혜택도 1%에게만 돌아가서 부유한 소수의 예술가와 99% 가난한 다수의 예술가가 존재하는 현실을 이야기했다.
한국에서 예술가와 민간예술단체로 살아가는 것은 사회의 시선보다 더 고달프고, 성공이라는 장밋빛 미래가 준비되어 있지도 않다. 오히려, 언제나 창작과 생활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 차 있다. 서울발레시어터가 17년간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국공립예술단체와 달리 매년 하는 재원, 운영 그리고 비젼에 대한 고민을 함께 이야기하고자 한다.
1. 국공립예술단체 집중 지원 및 그 결과
1) 집중 지원
- 안정적인 예산 및 인력확보로 인해 국공립예술단체는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 터 등 민간예술단체보다 좋은 작품과 창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국립발레단의 경우 더 많은 관객을 확보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민 간예술단체, 특히 발레단의 경우에는 남자무용수 확보 이외에도 다양한 어려움이 있어 꾸준한 창작활동과 작품의 퀄리티를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국공립단 체에 쏠려있는 지원정책이 무용계 전체의 균형을 흔드는 현상은 민간단체를 운영하는 대표들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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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립예술단체 방방곡곡
- 전국문화예술회관 중 자치단체 재정자립도 50% 미만 공연장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가 지원하는 기금으로 국립예술단체가 무상으로 공연한다. 그래서 민간예술단체와 공 정한 경쟁이 되지 못 한다. 민간예술단체가 참여할 수 있는 한국문예회관연합회 우수 공연 지원 프로그램은 공연장의 자부담이 있고 참여 단체에는 연 4~5회 정도로 초청 횟수가 제한되기 때문에, 100% 전액이 지원되고 9회 가량 참여하는 국립예술단체 방 방곡곡 프로그램에 비해 「자유시장 경쟁」의 원칙에 위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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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턴지원
- 국공립예술단체는 대학 졸업(예정) 무용수들을 정단원, 준단원, 연수단원 이외에도 정부지원 인턴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인력수급 불균형을 가져왔다. 특히 남자무용수들은 급여, 공연수당 문제로 민간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 2012년부터 민간예술단체에도 문화부 인턴 지원사업이 확대 지원되어 인력운용에 형평성이 다소 개선되고 있다.
2. 민간발레단 현황
1) 현재 단체
전문무용수지원센터 2012 심포지엄
○ 총 55개 단체(2011 대한민국 국립발레학교 보고서 참조)
- 재단법인 : 3개(국립, UBC, UBC2)
- 사단법인 : 4개(SBT, 조승미발레단, 코리아발레씨어터, 발레류보브)
- 임의단체 : 48개(광주시립발레단, 이원국발레단, 서울와이즈발레단 등)
2) 주요 활동 민간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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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서울발레시어터 운영 및 재정
1)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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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인원 : 총 40명(무용수 30명, 사무국 10명)
○ 이사회 : 이사장, 단장(상임이사/대표), 이사
- 발레단의 재원조성 및 비젼 수립을 함께 고민하는 이사회로 구성하고 있다.
○ 예술감독(상임안무가) 및 무용수 : 상임안무가, 지도위원, 단원, 연수단원
- 창작발레가 단체의 핵심 미션이기에 상임안무가가 상주 활동하고 있으며, 단원들 은 발레와 현대무용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 사무국 : 제작감독, 기획홍보팀, 행정팀(과장), 의상실장
- 초창기 사무국에는 다른 민간예술단체처럼 전문적인 인력이 부족하였으나, 기획홍보팀과 제작감독이 단체
구성원으로 있으면서 전문적인 기획 및 제작 프로 덕션을 운영하게 되었다.
2) 재정
- 공공지원금은 공연장 상주예술단체 지원사업(2009~2012년), 노동부 사회적기업 (2010~2014년)으로 기간이 한정
되어 자립방안을 모색 중이다.
- 기업후원은 2010년까지 CJ문화재단(연간 5,000만원~1억원)이 있었으며, 2011년에 는 세스코의 기업 후원을 받았
으며, 꾸준한 후원기업을 확보 중이다.
- 개인후원은 예술단체의 사회적 활동에 공감하여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2011 년 홈리스발레교육은 크라우드
펀딩(1,100만원)을 성공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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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공지원금 현황
◯ 노동부 (예비)사회적기업
- 내용 : 2009년 11월에 시작된 노동부 (예비)사회적 기업은 청년 실업 구제와 사회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진행되
었으며 예비사회적기업은 3년, 사회적기업 인증 전환 시 2년 추가 지원되어 총 5년 동안 인건비를 지원한 다.
- 기간 및 자부담 한계 :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한 자립이 중요하기에, 매년 10%씩 자부담 비중이 증대된다.
그래서 매출 및 운영에 대한 부담이 크며, 5년 이후 추가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후속 지원에 대한 방안이 마련
되어야 한다.
- 취약계층 확보 어려움 : 기존 예술단체에서는 4대 보험을 지급하지 않고 프리랜서로 함께 작업한 예술가를 정규
단원을 채용하여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하고 싶으나, 노동 부 채용기준에 따라 6개월 이상의 청년실업자 구제가
주요목적사업이라, 채용대상자가 제약조건이 많다.
◯ 공연장 상주예술단체 지원
- 내용 : 2009년부터 진행된 공연장 상주예술단체 지원사업은 예술단체의 공연 및 교육 콘텐츠를 지역 공연장에
개발, 제공하여 단체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 공동사업 한계 및 기간 제한 : 2년마다 기간 한정으로 지원되어 지속적인 프로그램 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지원 예산에 비해 수행해야할 예술 단체의 사업이 많아져서, 결과론적으로 지원보다는 예술
단체 자부담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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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서울발레시어터 비젼: 예술과 사회
1) 예술 : 외바퀴 자전거
<창작과 대중화>라는 미션을 통해 예술적 성취를 중심으로 활동하였다. 하지만 민간예술단체는 운영을 위한 재원조성과 창작 활동을 스스로 운영 하기엔 외바퀴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불안정하고 어렵다. 서울발레시어터는 창단 15년 이 되는 해부터 사업별 지원금이 아닌 사회적 기업, 공연장 상주예술단체 등 공공 지원금 과 기업 및 개인 후원 확대를 통해 조금은 단체를 안정되게 운영해오고 있다.
2) 예술과 사회 : 두바퀴 자전거
예술단체는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동참을 통한 사회를 반영하 는 활동을 해야 한다. 그런 노력들이 예술단체에 대한 사회적 명분을 확보하게 되어, 지 속적인 단체운영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낸다. 그래서 서울발레시어터는 두바퀴 자전거처 럼 예술과 사회의 만남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예술과 사회의 만남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 전문무용수지원센터 2012 심포지엄 을 넓혀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며, 예술의 감동이 확대되어 단체의 정체성이 확립되어 갈 것이다.
3) 2012년, 앞으로의 고민과 기대
그 어느 때보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불안하고 불확실한 2012년. 민간예술단체를 이끌어가는 대표나 모든 단원 및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의해 창작의 욕을 잃는다면 이는 대한민국 문화 예술계 전체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 이 분명하다. 민간도 뼈를 깎는 고통으로 재원확보와 자립으로 우수한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정부 지원 쏠림 등 차별에서 오는 여러 가지 문 제들이 하루 속히 개선되길 기대해본다.
※ 위 자료는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가 주최한 2012년 심포지엄 "전문무용수의 직업화는 가능한가?"의 발제문이며 원저자는 김인희임. 주최측 및 저자의 승인없이 인용 및 복제할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