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무용수의 조기 은퇴로 인한 문제는 무용이라는 예술장르가 활성화된 모든 국가가 공유 하는 세계적인 고민이다. 이에 따라 발레의 역사가 오래된 구미국가에서는 그동안 무용수 복지뿐 아니라, 은퇴 후 전직에 대한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왔으며, 몇몇 국가에서는 일찍이 무용수 직업전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센터를 설립했다. 1973년 설립한 영국의 DCD(Dancers' Career Development)를 시작으로, 1985년에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1986년에는 네덜란드에서 각각 무용수 직업전환센터를 창립했다. 이들 센터는 직업전환 을 비롯한 무용수 관련 제반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으며, 이들 간의 상호교류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각자의 활동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국제연합기구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특히 점차 무용수의 활동이 국제화되어감에 따라 전 세계 무용수들의 은퇴 후 직업전환 문제를 총괄하여 접근할 수 있는 국제기구의 역할이 절실 하게 되었다. 이러한 필요에 부응하기 위해 1992년 10월, 캐나다,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스위스 그리고 미국 등 6개국의 대표자들이 스위스 로잔에서 모여 국제기구를 창출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이듬해인 1993년 10월 스위스 로잔에서 ‘전문무용수 직업전환 국제연합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the Transition of Professional Dancers, IOTPD)’를 설립했다.
이 기구의 사업내용이 국내에 전해지면서 한국무용, 현대무용 등 타 장르의 무용분야에 비해 은퇴 시기가 빠른 발레계를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무용수의 직업전환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05년 9월 29일 프레스센터에서 ‘직업무용수, 은퇴 이후 무엇을 할 수 있는가?’(국립발레단, 유니버설 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주최)를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당시 IOTPD 회장이자 네덜란드 직업전환센터장 폴 브롱크호스트(Paul Bronkhorst)가 참석하여 국내에도 유사한 기관의 설립이 필요함을 전했다.
네덜란드의 전문무용수 재교육을 위한 기금 운용 방식의 지원제도를 국내에 도입하려는 무용계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대해 문화관광부는 ‘예술인 복지증진노력 지원정책’ 중에 서 새로운 방식의 지원 대상으로 받아들여 과감한 지원을 결정했고, 그 결과 2007년 1월 22일 문화관광부의 법인설립 인가를 받아 ‘재단법인 전문무용수지원센터’가 출범했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Dancers' Career Development Center, DCDC)는 무용기초예술의 기본요소인 인적자원, 그중에서도 무대에서 춤을 추는 무용수의 육성과 권익보호를 목표 로 설립되었다. 설립 이후 실시한 실태조사를 통해 전문무용수 직업전환 활성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기반연구를 수행했다. 또한 서구의 무용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역활동 에 대한 지원이 부진한 면을 보완하기 위해 무용수 상해 및 직업 활동을 돕는 사업을 광범위하게 펼쳤다. 물론 직업전환을 위한 재교육사업을 통해 무용수가 은퇴 후에도 다양한 직업군으로 그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짧은 사업기간에도 불구하고 높은 전문무용수지원센터 2012 심포지엄 성과를 인정받아 2008년 IOTPD에도 가입했다. 그러나 국고(2007년 2억, 2008년 4억, 2009년 5억, 2010년 2억8천7백, 2011년 3억, 2012년 2억)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재정구조 탓에 자율적인 사업구상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정기적인 지원금을 확보하고, 문화계 기금을 모으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서구에 비해 후원금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실정에서 무용수의 센터 회원가입비 외 분담금을 소집하는 등의 무용수 개인의 적극 적인 참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타 예술장르와 비교해 매우 구체적인 사업내용과 세계적인 위치로 빠르게 발전한 센터가 열악한 재정구조로 인해 그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0년 부터는 직업전환센터로서의 기능이 거의 마비된 상태다. 무용수 활동지원과 상해지원에 주력할 뿐, 설립당시의 취지에 가장 중요하게 강조된 직업전환을 위한 재교육사업이 전면 취소되었다.
한국의 전문무용수 직업전환정책은 직업무용수를 포함해 대학을 졸업한 전공자까지 고려하는 포괄적인 구상을 요구한다. 전문무용수에 대한 정의도 모호한 상황에서 서구의 전문무용수 정의와 동일한 직업무용수는 물론, 전문무용단체 소속 또는 프리랜서 무용수까지 그 대상을 광범위하게 다루어야 한다. 매해 1천2백 명에 해당하는 대학졸업자도 대상 으로 하여 전문무용수의 길로 입문하지 않아도 바로 타 직업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아마추어 무용수까지 포괄적으로 포함해야한다. 창업을 목표로 분담금을 부담할 수 있는 직업 무용수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과 더불어 대학중심의 전반적인 교육현장에서 간과하고 있는 무용 근접분야 교육에 이르는 소극적 정책까지 다양한 시각의 접근이 절실하다.
본 글에서는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설립당시 가장 주된 사업목표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소외되어있는 무용수 직업전환과 관련한 정책에 대해 새로운 자각이 필요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2008년 직업전환 연구보고서를 발표할 당시 제시하였던 구체적인 안이 실현되기도 전에 무용인의 전반적인 복지개선 또는 예술활동 지원에 묻혀 그 중요성을 상실해 가고 있는 본 주제에 대해 대상인력 및 경로, 단계별 지원사업 과제 등으로 나누어 재조 명하고자 한다.
Ⅰ. 서론
1. 직업전환 대상인력 분석
직업전환 대상자 인적 구조를 살펴보면 전문무용수지원센터에 실시한 「2007 전문무용 수 실태조사」의 911개 표본 중 여성이 83.3%로 무용분야가 상대적으로 여성중심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절대적 다수인 여성 무용수들이 직업전환과정에서 겪게 될 문제 즉 출산, 육아 등의 문제를 정책적으로 보조해주어야 함을 의미한다.
연령대별로 보면 19~25세가 31.9%, 20대 후반이 34.1%로 20대 이하가 총 66%로 압도 적으로 많으며, 40대 이상은 5.5%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분야에 비해 무용계 은퇴인력이 젊다는 것을 나타낸다. 젊은 인력이 직업전환에 나설 경우 보다 다양하고 적극 적인 영역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러한 젊은 인력이 은퇴 후 그대로 방치될 경우의 손실은 막대하며, 따라서 이들이 적시에 직업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직업전환 대상자의 교육 구조는 다음과 같다. 「2007 전문무용수 실태조사」에서 직업전환을 원하는 대상을 살펴보면 한국무용 전공이 46.1%, 현대무용이 19.9%, 발레가 15.7% 로 무용실기 전공생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퇴무용수의 대부분이 다양한 직업훈련 경험이 거의 없을 것임을 드러내며 따라서 은퇴 후 직업전환과정에서 직업전환교 육이 절실함을 암시한다.
한편 전문무용수가 되기까지의 교육기간에 대해 설문한 결과 6~10년이 36.1%, 11~15 년이 30.8%로 6년 이상 15년 이하의 기간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4~5년이 11.1%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전문무용수가 되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긴 훈련기간을 필요로 함을 나타내며 그만큼 다른 분야의 경험이 적을 것임을 암시하여, 다른 분야로의 직업전환을 목표로 하는 경우 철저한 재교육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교육수준별로 보면 대졸이 57.8%로 절반을 넘고 있으며, 석/박사 역시 24.6%에 이르고 있는 반면 고졸 이하는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무용분야가 상대적으로 고학력 위주임을 드러냈다. 이는 대학진학이 목표인 한국의 교육실정 속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일찍이 전문무용수의 진로를 택하기 보다는 대학진학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반 고등학교 외에 예술계 특수목적학교인 예술 고등학교의 교과과정의 커리큘럼도 일반 고등학교의 교과과정과 무용 교과과정을 모두 담고 있으며, 따라서 예술적 자질 향상에 중대한 시기에 대학진학이라는 목표 속에서 예술적 능력함양의 기회를 많은 부분에서 놓치게 된다. 한해에 1천2백 명 정도의 대학 무용과 졸업생들이 배출되고 있는 실 정에서 일반교과과정을 이수한 무용계인력이 직업전환과정에서 이를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전문무용수에 이르지 못한 수많은 무용전공생들이 무방비하게 사회에 노출되고 있어 이들을 위한 지원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무용계 종사자들의 노동형태 또한 매우 열악한 조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2007 전문무용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무용활동과 관련된 정보의 출처로 ‘주위의 동료/후배를 통해서’가 41.8%로 가장 많은 응답을 보였고, 그 다음으로 ‘전문 잡지를 통해서’가 23.8%, ‘인터넷을 통해서’가 18.3%로 드러났다. 이는 공적 네트워크가 구축되어야 함을 드러낸다.
건강보험(가입자:92.9%) 외에 국민연금(가입자:59.2%), 산재보험(가입자:34.7%), 고용보험(가입자:29.8%) 부문의 가입자가 턱없이 적은 수치로 나타났다. 이는 무용예술인들이 사회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국ㆍ공립단체 무용수에 비해 민간 단체 및 독립무용수들이 사회보장의 공백에 더욱 심하게 노출되어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은퇴 후 직업전환 시 실업급여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제대군인지원 센터의 ‘전직지원금’과 유사한 재정지원이 요구된다.
무용수를 본업으로 하고 있는 무용수들의 경우 고용형태에 있어 ‘기간제/계약직/임시직/촉탁직’이 48.8%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정규직’이 32.3%, ‘파트타임/시간제’가 8.3%로 나타났다. 직업전환을 위한 재정운용에 있어 ‘공제회’ 구조를 갖출 경우 비정규직의 경우에는 고정적인 적립금의 납부에 어려움이 있어 제도의 혜택을 받는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비정규직을 위해서는 적립금납부에 있어 특정한 혜택 등 정 규직과 다른 방식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본업인 무용을 통해 얻은 수입의 경우 연간 999만 원 이하인 경우가 전체의 36.7%에 달했다. 한편 본업인 무용 외에 겸업을 가지고 있는 무용수는 44.2%에 달했으며 겸업을 갖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해 46.0%가 ‘본업의 수입 부족’으로 답했다. 전체적으로 열악한 임금수준을 보여준다.
외국에서는 임금 양극화가 주요한 문제점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 무용계 는 전반적으로 열악한 임금수준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외국의 경우 임금 수준은 낮지만 복지수준이 높아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음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열악한 복지수준으로 무용수들은 이중고를 겪게 된다.
한편, 이 같은 높은 겸업 비율을 감안하여, 직업전환 과정에서 이러한 겸업을 주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볼 수 있다. 특히 겸업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제1직업 의 수입 부족’이라는 응답이 46.0%로 가장 많았으나, 그 다음으로는 ‘자신의 발전을 위해’ 가 34.7%, ‘관심 분야가 넓어서’가 7.8%로 드러나 겸업의 많은 부분이 무용수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관심사에 의해 선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겸업을 직업 전환을 통해 본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2. 직업전환 경로 및 정책수요
무용수 은퇴 이후 직업전환 경로는 피고용자가 되느냐 혹은 자영업자가 되느냐에 따라 크게 ‘재취업’과 ‘창업’으로 나뉜다. 또한 진출하는 영역이 기존의 활동 영역이냐 혹은 새로운 영역이냐에 따라 ‘무용계 내’와 ‘무용계 외’로 나뉠 수 있다. 첫째, 무용계 내로 진출하는 경우의 예는 예술감독, 단장, 안무가, 트레이너, 연출가 등이다. 둘째, 무용계 외로 진출하는 경우의 예는 조명연출가, 무대제작자, 무대감독, 영상제작자, 기획자, 공연장 운영자, 매니저, 극장 기획자, 홍보마케팅담당자, 교수 및 대학 강사, 무용행정가, 무용평론가, 무용치유사 등이 있다. 그 외 기타 무용관련 사무 등의 영역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될 수 있다.
1) 재취업의 경우
‘재취업’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은퇴 직후 일정기간 집중적인 직업훈련을 받으면서 관련 경비의 부분 또는 전체를 보조받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때 취업의 활성화를 위해 공공분야 및 민간분야의 취업알선 및 자격증 취득, 인력 수요 등에 대한 정보제공이 중요하다. 또한 기업문화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사회적응 프로그램이나 이력서 작성양식, 면 접방식 등 취업 요령 특강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직업현장에서 필요한 어학, 컴퓨터, 자격증 취득과정 등 사이버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운용함으로써 은퇴무용수가 제2의 직업에 보다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용계 내의 재취업의 경우에는 기존의 개인적 인맥 네트워크로 이루어지던 무용계의 일반적인 관행을 탈피하여, 공식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적절한 인력이 양성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한다. 한편 무용수로 활동할 당시 가졌던 겸업의 과반수가 무용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감안하여 이러한 겸업을 직업전환을 통해 본업화할 수 있는 방안 을 강구한다.
무용계 외로 진출하는 경우에도 전문무용수로서의 경력을 이용하는 방안과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경력을 활용하는 경우에는 무용계와 무용계 외의 영역을 연계하여 무용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또한 무용 경력에서 도출되는 능력이나 무용전공을 통해 받아온 교육 중 새로운 직업군들에 활용 가능한 것들을 목록화 하는 한편, 이를 무용계 외의 직업 영역과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한편 경력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나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하여 완전히 새로운 직업탐색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무용계 외 재취업의 경우에는 부처 간 협력을 통해 보다 유효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2) 창업의 경우
‘창업’의 경우는 업종분석, 입지분석 등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컨설팅 서비스가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한편 무엇보다 재정지원, 즉 창업자금에 대한 융자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재취업의 경우와 차별화된다. 따라서 전문 컨설턴트의 도움으로 창업상담을 지원하며, 일정한 자격을 갖추었을 경우 재정지원을 하거나 은행과 연계하여 저리대부의 형식으로 재정적인 보조를 해주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
또한 소상공인지원센터와 협약을 맺어 소상공인지원센터와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용수가 센터의 특정 교육을 이수하는 등 특정 자격조건을 갖출 경우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부처간 협약 방식이 있을 수 있 다.
무용계 내 재취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무용계 내 창업은 공식적 네트워크를 통해 창업에 필요한 무용계 내부 정보를 확보한다. 또한 직업창출 프로그램을 통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새로운 분야의 창업을 유도함으로써 무용시장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무용계 외 창업 또한 무용계 외 재취업의 경우와 비슷하게 이루어진다. 단, 무용계 외 창업의 경우 사업의 실패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어 이러한 실패를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추가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Ⅲ. 단계별 지원사업 과제
1. 컨설팅 및 취업정보 지원
직업전환에 있어 중요한 것은 ‘취업’ 그 자체가 아니라 취업 주체가 진정으로 원하는, 취업주체에게 적합한 직업을 찾아 만족스러운 직업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다. 취업 그 자체가 목적이 될 경우, 많은 경우 취업 주체는 직업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또 다시 직업전환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은퇴무용수의 경우에서 와 같이, 때때로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진입해야 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주체에 대한 분석 즉 ‘나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나에 대한 이해’는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지는 상담 및 컨설팅 과정을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직업전환의 첫 단추로서 컨설팅과 함께 중요시되어야 할 것은 체계적이고도 풍부한 ‘정보지원’이다. 정보화 사회 속에서 수많은 직업군 속에 제2의 직업을 찾아나서는 데에는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에게 적합하고, 유용한 정보를 가려내어 그에 시기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직업전환센터에서는 직업전환에 필요한 제반 정보를 취합하여 각 개인에게 적절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직업전환 과정을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상담 및 컨설팅 그리고 정보지원은 전 지원과정의 진입로에 해당하며, 실제로 지원대상자 자신들이 센터로부터 제공받기를 가장 원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렇게 직업 전환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는 컨설팅 및 정보지원 부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지원이나 재정지원 등 가시적인 지원영역들에 비해 소홀히 다루어질 수 있다. 특히 단 순한 ‘상담’으로 인식될 경우 체계적이고도 과학적인 지원이 어렵게 된다.
영국 DCD(Dancers' Career Development)에서는 무용수에게 예민하게 다가오는 직업전환 과정을 시작함에 있어 ‘심리적인 접근방법’을 강조한다. 전문상담사를 고용하여 1대1 상담, 심리측정, 자격을 가진 사람 및 조언자그룹과의 네트워킹, 인생코칭 세미나 등을 통해 무용수들이 심리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심리적 지원에 있어서 DCD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용수 친화적인 환경’으로, 무용수의 자발적인 의사를 존중하고 심리적인 안정감 속에서 직업전환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여 성공적인 직 업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네덜란드 SOD(Retraining Program for Dancers, Stichting Omscholingsregeling Dancers)에서는 직업전환, 연금, 건강 및 경제 등에 대한 방대한 범주의 상담을 하는데 있어 전문적인 직업상담사의 고용 없이 센터장이 도맡아 하고 있다. 또한 직업전환 기획 안은 지원자 스스로 작성하도록 함으로써 역시 무용수의 자발적인 의사를 중요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직업전환 센터는 모두 무용수의 자발적인 의사가 존중되는 직업전환과정을 강조하고 많은 부문에서 무용수 스스로의 판단에 직업전환 과정을 전적으로 맡기고 있으나 이렇게 무용수 자발적인 직업전환을 강조함으로써 자율적인 과정을 유도하는 것과는 별도로, 자기 분석 내지 경력 분석에 있어 보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함은 아 쉬움으로 남는다.
국내에서는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컨설팅 프로그램이 참고할 만하다. 지원대상의 역량 및 장점을 진단하고, 잠재역량을 찾아 적절한 경력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특수한 전직지원프로그램 ‘파워풀 체인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1대1 컨설팅과 그룹교육, 시뮬레이션 등의 형태로 진행된다. 그 외에도 전직계획수립을 도와 생애설계 지원을 하며, 취업 및 창업 진행 중 모니터링 및 상담을 통해 성공적인 전직을 유도하고 있다. 다수의 전문 컨설턴트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이러한 제대군인지원센터의 컨설팅 과정은 직업전환과정에 접근함에 있어 ‘직업의 전환’보다는 ‘경력(career)의 전환’에 초점을 맞추는 데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경력’은 ‘직업 + 자신의 이전 직업분야’의 개념으 로, 자신이 이전 직업에서 구축해온 인맥, 지식, 기술, 성과, 경험 등을 총괄하여 나타내는 개념이다. 이는 개인이 어떤 직업을 가졌던 사람이라는 단순한 정보가 전달할 수 없는 다양하고도 실질적인 정보, 즉 개인이 어떤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어떤 전문성 (profession)을 가진 사람인지의 정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새로운 직업군에 접근하는데 유용한 정보로 쓰일 수 있다. 이러한 ‘경력’ 중심 접근방법을 통해 단순히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접근이 범할 수 있는 목적전치의 우를 피할 수 있다. 컨설팅과정은 이렇게 개인의 경력, 그 중에서도 어떠한 이전 가능한 기술(transferable skill)을 가졌는지를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이를 적용시킬 수 있는 새로운 직업군을 찾아 나섬으로써 이루어진다.
앞서 살펴 본 해외와 국내의 직업전환을 위한 컨설팅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국내 실정에 맞는 방향설정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우선 직업전환과정에서 학연중심의 폐쇄적 구조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대책을 검토해보면, 먼저 관련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공식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온라인 정보시스템 등의 구축을 통해 보다 개방적인 정보 공유를 모색할 수도 있다. 정부 간 연계를 통해 지원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며, 민ㆍ관 연계를 통해 맞춤형 취업 알선이나 적실한 기업정보제공 등이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전문무용수 직업전환센터를 중심으로 양성적인 정보망을 구축함으로써 기존의 음성적 관행을 허물고 보다 효과적인 직업전환 과정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상담전문 인력을 활용하여 합리적이고도 분석적인 직업전환과정을 가능케 할 수 있다.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는 전문 컨설턴트집단을 고용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한편, 영국 DCD에서는 센터의 전 직원이 상담을 맡고 있으며, 그 외 추가적으로 전문적인 자격을 갖춘 상담사를 고용하고 있다. 네덜란드 SOD에서는 전문 상담사 없이 센 터장이 상담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상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적 컨설턴트를 고용하는 방법에서부터 센터 직원이 직접 상담을 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수위의 상담 형태가 가능한데, 전직과정의 핵심일 수 있는 이 분야에 있어 가급적 전문인력을 활용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2. 재교육 프로그램 개발
직업전환을 위한 재교육프로그램은 두 가지 방법으로 운영될 수 있다. 첫째, 센터와 계약을 맺은 컨설팅 업체의 재교육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둘째, 은퇴무용수에게 필요한 교육내용을 센터가 파악하여 관련 기관과 연결하거나 자체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법이다. 첫 번째 방법은 제대군인지원센터의 재교육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여 살펴볼 수 있 다. 두 번째 방법은 직업전환센터가 대학 교육기관, 무용 및 문화예술교육기관, 노동부 산하 기관과 협력하여 재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이다. 직업전환센터는 각 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사전에 조사하여 무용수가 개인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시간을 절약해 주고 편리하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긴 하지만 교육내용이 한정되어 있고 무용수의 특성을 고려할 때, 새로운 분야의 인맥구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직업전환기관 중 하나인 제대군인지원센터의 경우에도 이러한 한계점을 지적하고 있어서 컨설팅 업체에서 제공하는 교육과정과 함께 두 번째 방법을 병행하는 점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직업전환센터에서는 학부모와 학생을 위한 연수 혹은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예비 전문무용수인 학생과 이들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직업인으로서의 무용수를 이해하고 나아가 무용수의 직업전환의 의미와 필요성을 인지하는데 목적을 지닌다. 이러한 학부모의 협력체계는 무용수의 직업전환에 동반되는 정신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협 력하는데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취업과 동시에 일찍이 직업전환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얻어 미래를 설계하는데 효과적 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교육청 직업전환교육지원센터의 경우 학생지원, 교사지원과 더 불어 학부모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부모상담과 학부모연수로 구분하여 자녀의 직업전환교육을 위한 교육을 비롯해 학부모 자신의 창업모델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렇듯 직업전환을 꿈꾸는 당사자뿐 아니라 부모까지 포함한 재교육프로그램은 필수과제이다.
3. 창업지원
전문무용수지원센터에서 실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