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대통령 하야’ 시국에 즈음한
한국춤비평가협회의
시 국 선 언 문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민심이 대한민국 전역에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이 선출한 대통령의 권한을 40년 지기의 여인과 주변의 십상시 인간들에게 양도하여 대통령의 자격을 스스로 포기해왔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래 경제민주화를 비롯 기초노령연금, 무상보육, 누리과정 공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였다. 또한 세월호 진상규명의 회피, 1992년에 이미 위헌 판정이 내려진 국정교과서제도의 부활 강행처럼 국정을 오도하는 갖가지 행태를 다반사로 보였다.
이에 편승하여 권력의 집행자들은 정당한 시위의 과잉 진압, 여론 조작, 간첩 조작, 특정 공무원 배제 탈락,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 등 온갖 술책으로 국정 오도에 스스로 호응해왔다. 대통령과 일부 고위직은 민주국가 대한민국을 독재 억압 국가로 되돌리는 행태를 서슴지 않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박근혜 정부가 자행한 실정(失政)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번 국정농단의 게이트를 계기로 만천하에 드러난 대로, 정부 기구 권력 작동 시스템 및 정부 고위직 책임자들의 대대적 혁파가 시급하다. 이와 함께,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무 의식은 지극히 미약한 채 국민 위에서 국민을 다루려 드는 일부 공직자들의 반민주적 풍조 또한 공직 사회에서 시급히 일소되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무용계를 비롯 문화예술계의 현장은 싸늘하게 식어왔다. 오늘 어느 문화예술인은 최저임금 선상의 아르바이트에 나서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어디에서고 희망이 저물고 있다. 오늘 어느 문화예술인은 블랙리스트에 갇혀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도처에서 억압의 그림자가 서성이고 있다. 오늘 어느 공연장은 공연 내용을 염탐하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어디선가 검열 공화국의 기운이 틈을 살피고 있다.
헌법에서의 국민 주권을 자기 주변 인간들에게 스스로 내맡긴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의 정상적 운영은 아예 방치되었다. 청와대 속에, 청와대 곁에, 청와대 위에 마녀 최순실, 십상시 정윤회·정호성·안봉근·이재만 등이 오만하게 있었다. 국정 개입, 대학 입학 특혜 조장,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을 빌미로 한 기업 자금의 편취 등 꼭두각시 박근혜를 앞세워 그들은 국정을 마음대로 농단했고 국민을 철저히 우롱했고 천태만상의 악행을 자행했다.
황교안 국무총리,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남재준 전 국정원장, 우병우 전 청와대민정수석, 김종덕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김종 차관 그리고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하여 박근혜 정부의 요직에서 권한을 행사한 이들은 대통령 하야 시국에 대해 연대 책임이 막중하고, 한국춤비평가협회는 그들의 책임을 엄중히 묻는다.
아울러, 국회는 국정조사를 통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작성 유포, 문화예술 표현의 자유 억압, 출범 당초부터 부실했던 문화융성위원회 운영 실태, 현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과 현직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의 선임 경위, 문화예술위의 운영 실태 및 권한 남용, 문예진흥기금의 모호한 집행 등 문화예술계의 현안을 백일하에 밝혀내야 하고, 한국춤비평가협회는 국회 국정조사를 강력히 요구한다.
박근혜 정부의 총체적 실정은 국가원수의 권위 상실, 민생의 악순환, 대통령 하야 민심으로 귀결되었다. 대통령 직을 올곧게 수행하지도 않았고, 수행할 의사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은 시국이 더 악화하기 전에 하야해야 마땅하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권력 배후에서 문화예술계를 농단한 이들의 책임은 그것대로 엄중히 다뤄져야 한다. 한국춤비평가협회는 특히 그들의 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그간의 권력 남용과 국정 오도를 방조한 바는 없었는지 깊이 자성하면서 무용인, 문화예술인과 함께 민주적이며 지성적인 풍토를 다져갈 것임을 재삼 다짐한다.
2016년 11월 4일
한국춤비평가협회
이순열 채희완 이병옥 김태원 이종호 김채현 장광열
이만주 권옥희 김영희 이지현 김혜라 서정록 방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