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심청굿의 손대춤
6월3일 강릉 단오제의 단오굿도 중반을 넘어서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조전제에 이어 시작한 심청굿은 내용상 판소리 심청가의 내용과 별로 다르지 않다. 예로부터 심봉사와 심청이 넋을 불러 심청굿을 하면, 눈병을 미리 방지 할 수 있고 눈이 밝아지며 장님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어져 왔다. 그래서 장사를 하거나 어업을 하거나 회사를 다니더라도 눈병을 나지 말고, 자식을 낳아도 봉사를 막아 달라는 뜻에서 심청굿을 한다. 심청굿은 4시간 이상의 장시간이 소요되며, 이때 무녀는 심봉사의 넋이라고 하는 종이 술을 달린 손대를 어깨에 메고 굿을 한다. 손대에 매단 창호지에 눈을 씻으면 눈이 맑아진다고 믿음이 있으며. 마지막에 장님이 점을 치고 눈을 뜨는 대목을 촌극처럼 연행한다. 빈순애 보유자가 손대와 부채를 들고 푸너리장단에 부채 손대를 들고 좌우세로 흔들고 어깨에 손대를 얹고 부채를 흔들며 왼쪽돌기와 흔들고 어깨에 얹고 오른쪽돌기 등 손대춤을 추고 굿상을 향해 삼배하였다. 심청무가를 부르고 손대를 조무가 받아가 마을 주민들 중에 눈이 침침한 노인들에게 손대에 복채를 매달게 하여 눈이 밝아지기를 기원하며 다시 빈순애에게 전달하면 복채가 손대 지전에 주렁주렁 매달린 손대를 어깨에 걸치고 심청무가를 진행한다. 무가를 마치면 다시 부채 손대를 들고 춤을 춘다. 양손들고 어르기, 손대 어깨 걸치고 흔들고 돌기, 어르며 앉았다 일어나기, 굿당 안 돌아오기, 왼쪽돌기로 춤을 맺는다. 조무가 가져다 준 바가지에 담근 옥수를 손으로 찍어 눈에 바르니 눈이 번쩍 뜨니 박수갈채가 나온다. 공수를 내리고 이어서 수부술잔을 들고 수비무가로 잡귀잡신을 보내고 심청굿을 마친다.
천왕굿과 천왕곤반의 원님놀이와 발림춤
천왕굿은 천왕에게 인간의 복을 발원하는 내용으로, 우리나라가 명당임을 밝히고 치국잡이를 한 연후에 불교적인 천왕풀이를 한다. 이 굿이 끝나면 양중들이 들어서서 도리강관 원놀이라고도 하는 촌극을 한다. 새로 원님이 부임하면서 도리강관과 기타 이속들, 그리고 하인인 고딕이 사이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재담과 촌극춤으로 주민들에게 웃음을 전달하였고 끝에는 젊은 무녀들이 모두 나와 진도아리랑, 뱃노래 등 남도창을 하면서 강강술래로 돌고 경기창으로 이어지면서 발림춤을 추었다.
손님굿의 손대춤
마마(천연두)와 홍역을 앓게 하는 손님신을 모시는 굿이다. 손님은 홍역. 천연두를 말하는 것으로 별상(別相) ,별성(別星), 호구, 마마 등으로 불린다. 옛날에는 홍역을 앓으면 죽거나 곰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굿은 곰보가 되지 않게 해달라고 손님전에 비는 굿으로 장편무가에 속한다. 내용은 노구할매의 말을 듣지 않은 김철영의 아버지 김장자가 손님마마를 푸대접했기 때문에 자식을 잃게 되고 망한다는 비극적인 서사시이다.
무녀는 심청굿과 같이 손대를 들고 갓을 쓰고 굿을 하는데 이때 서사무가 손님풀이를 부르며 손님을 잘 대접한 노구할매는 복을 받고 구박한 김장자는 외동아들을 마마로 잃게 된다는 내용이다.
제면굿의 소신무관 등 종합 굿춤
옛날에 어떻게 해서 무녀가 생기게 되었는가의 내력을 밝히는 굿으로, 무당의 조상으로 알려진 제면할머니의 넋을 청하여 대접하는 굿이다. 굿의 내용은 한마을에 신이 들린 단골네가 마을에 다니면서 동냥을 하는데, 마을 사람들이 그 단골네를 푸대접하여 재수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네굿을 하여 재수 없게 된 마을에 신들린 무당이 나지 않게 해달라는 뜻에서 제면굿을 하는 것이다. 굿을 하는 무녀가 제면떡을 관중에게 들고나가 들에 가면 종자씨, 집으로 가면 자손들 씨앗이라면서 나눠준다. 이 떡을 먹으면 복이 오고 재수가 좋아진다고 한다.
빠른 푸너리3장(휘모리형)에 맞춰 추는 소신(손신)무관으로 안팍치기, 좌우치기, 상하치기, 하늘치기, 가세치기, 전후치기, 겨드랑치기, 자치무관 등을 추고 돌머리무관으로 돈다.
용왕굿의 수건춤
해상 안전사고를 막아주고 풍어를 기원하며 모든 액살을 막아달라는 사해 용왕전에 올리는 굿이다.
푸너리 1장으로 허튼춤을 추고 무가를 한 뒤에 살풀이춤같은 수건춤으로 멋진 굿판을 꾸몄다.
꽃노래굿의 꽃춤
꽃노래굿은 강릉단오제 때 거의 후반부에 하게 되며, 무녀들이 여럿이 나와 굿상의 지화(紙花)를 양손에 들고 꽃풀이를 하면서 원무를 춘다. 개인굿의 꽃노래는 죽은 망자를 위해 하는 굿이지만, 강릉단오제굿 꽃노래는 신들을 위해서 하는 굿이다. 굿의 내용은 신들이 강릉단오제 행사 동안 강릉시민과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복을 받게 하고, 다음 해 행사에도 신들에게 잊지 말고 다시 찾아오라는 의미로 신이 돌아가시는 길을 환송하는 의미가 있다.
푸너리 1장(중중모리형) 조금 느린 가락에 무녀들의 군무가 펼쳐지는데, 특히 원무와 대무가 일품이다. 군무는 원무로 돌면서 부드러운 좌우세와 돌머리무관, 나비무관 등을 추고 2인 대무에서는 배 맞추기, 등 맞추기, 돌머리무관 등이 펼쳐진다. 푸너리 2장(자진모리형)과 3장(휘모리형)으로 점차 장단이 빨라지면 자치무관, 겨드랑무관을 거쳐 빠른 소신무관(좌우치기, 상하치기, 까불무관, 도리깨무관, 갈매무관, 하늘치기, 겨드랑무관 등 종합)으로 춤 신명을 푼다.
뱃노래굿의 용선춤
영혼들이 저 세상에 갈 때에 배를 타고 평안히 가라는 뜻에서 하는 굿으로, 굿당 천장에 매달아 두었던 용선을 내려 무녀들이 배 젓는 흉내를 내고 뱃노래를 하면서 춤을 춘다.
등노래굿의 등춤
등노래굿은 두 번으로 나뉘어 행해진다. 처음의 초롱등 노래는 두 명씩 짝을 지은 무녀가 마주 서서, 굿당에 있던 초롱등을 들고 춤을 추며 무가를 부른다. 이는 오방신앙과 불교적인 성격이 결합된 내용의 무가이다. 이어서 탑등을 들고 무녀는 긴 사설을 하는데, 이 등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창하는 것이다. 창은 나무를 베는 것부터 시작하여 도끼와 톱을 버리고 마침내 등이 완성되기까지의 내용이며, 마지막에 탑 등을 돌리면서 추는 춤으로 끝난다. 등은 신이 돌아가시는 길을 환히 밝혀준다고 믿음으로 춤춘다.
대내리고 환우(還位)굿
유교식 송신제에 이어 다시 한번 신목에 대를 내려 국사성황님이 굿을 잘 받으셨는지 확인하는 굿. 굿에 사용했던 신목, 지화, 탑등, 초롱등, 용선 등 신에게 속한 모든 것을 태우는 환우굿을 끝으로 2014년 6월5일 강릉단오굿과 단오제의 모든 축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14년 강릉단오제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의의있는 것은 강릉단오굿에 나타난 굿에서 추고있는 색다른 ‘무관(舞冠)’이라는 춤사위와 무구춤들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1천년을 지켜온 강릉단오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1967년 지정)이며, 2005년 11월 25일에 '유네스코 세계인류구전 및 무형문화유산걸작'에 등록되었다. 본래 단오는 보리를 수확하고 모심기가 끝난 뒤에 한바탕 놀면서 쉬는 명절로서 농경사회 풍농 기원제의 성격을 지녔지만 지금은 영동지역 주민들의 공동체의식을 연마하는 축제로 전승되고 있는 것이다. 강릉단오제는 단오굿만이 아니라 강릉관노가면극을 비롯한 강릉농악, 학산오독떼기 등 수많은 지역민속을 감상하며 즐기는 민속놀이판이며 특산물과 겨울이불도 이때 마련한다는 이불시장 등의 다양한 풍물시장이 서고 팔도 먹거리장터도 문전성시다. 뿐만아니라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된 세계 민속춤과 국내 민속예술도 함께 하는 대축제였다. 필자도 틈틈이 축원굿을 할 때나 틈새를 이용하여 여러가지 다른 민속춤과 세계의 춤들을 관람하였었다.